영화산업은 다수 대중의 인기를 모아 한 사람의 스타에게 몰아 준다. 은막에서 활약하는 주연 배우들은 흥행이 성공할 때마다 쏟아지는 환호와 갈채를 받는다. 그리고 취한다. 그 전에는 누구도 누리지 못했던 이 호사로움은 배우들의 특권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날 환경이 변했다. 영화에 이제 소리가 들어가게 된 것이다. 동작과 표정을 중심으로 자신을 표현하던 그들이 이제 목소리를 보여야 하게 되었다. 무성 시대의 스타들은 상당한 두려움을 느꼈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거부한다. 하지만 돈을 쥐고 흥행을 주관하는 제작사는 시대 변화에 따라가게 된다. 원래 기술쟁이 보다 장사꾼이 변화에 적응하기 쉬운 법이니 말이다. 그리고 제작사의 문 밖에는 수 많은 지망생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으니 오디션만 치르면 무성 시대의 스타가 빠져나간 자리는 금방 메꿔진다.

자 이제 불쌍한 것은 왕년의 스타 조지다. 자부심이 내면화되어 자신감이 넘치는 것은 좋지만 방향이 다른 쪽으로 열심히 돌진해보았자 돌아오는 것은 냉소일 뿐이다. 마치 돈키호테가 풍차에 돌진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그는 하나씩 잃어 간다. 처음에는 인기, 다음에는 재산, 이어서 자신감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생존에 대한 의지까지 잃어 버린다.

사람이 바닥을 치려면 사물을 냉정하게 볼 줄 알아야 한다. 흐릿하게가 아니라 냉정하게 말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아야 할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을 보려고 한다. 이미 사라진 추억이라는 렌즈를 벗지 못하고 주변을 본다. 흐릿한 모습에서는 진실이 나타나지 않고 정말 필요한 결심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어둠이 있다면 빛도 있는 법. 그에게는 스타 시절에 뿌린 작은 선의가 있었다. 여배우 지망생 페피에게 성공의 팁 하나를 준 것이다. “성공하려면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그의 말을 잘 따랐고 무엇보다 무성에서 유성으로의 변화에 잘 적응하였다.

몰락한 스타를 늘 안쓰럽게 여긴 그녀의 호의와 보살핌은 스타에게는 힘이다.

조지가 이제 살아날까? 하고 보던 관객에게 충격이 하나 주어진다. 가게 앞에서 머뭇거리니 경관은 조지에게 독설을 퍼붓는다. 사람을 좌절시킬 정도로 엄청난 독설이다.

원래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만인 앞에서 쏟아지는 모멸감을 못 이겨 뛰어난 성과를 낸 기업인들도 자신의 몸을 던진 일들이 얼마전에 벌어졌었다. 권한을 함부로 쓰면 좋지 않게 돌아오는 법이다. 무릇 말에 독을 타서 준다면 상대에게는 독배가 된다.

반면에 살리는 말도 있다. 애정이 담긴 말이다. 정말 나를 위하는구나 하는 진심이 담긴 말은 사람을 살린다. 생의 마지막이라고 자신을 던지려고 높은 곳을 찾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 쓰여진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라는 싯귀를 보고 마음을 다시 잡았다고 한다.

자 어쨌든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힘은 애정에서 나온다. 아무리 어려워도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야라는 말 한마디를 들으면 갑자기 힘이 난다. 그리고 그 힘으로 어제까지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던 장애물도 한번에 치우고 올라서게 된다.

본래 가장 큰 장애는 마음 속에 머물기 때문이다.

 

아티스트가 왜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아카데미 상까지 받았을까?

내가 내린 답은 지금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변화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무성에서 유성으로 바뀌듯이 어제와 오늘 갑자기 전세계적으로 터지는 온갖 위기이야기는 세계인들을 다 힘들게 만든다.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의 환경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지켜야 할 것과 바꿔야 할 것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자존심은 지켜야 하지만 오만은 버려야 한다. 그런데 어느 쪽이 자존심이고 어느 쪽이 오만일까?

 

현대인들이 아티스트의 주인공 조지의 갈 길을 잃은 모습에 자신을 투영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답이 순수한 사랑에 있다는 고전적인 답 또한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느 종교가 이야기 한 오랜 이치처럼 이 세상의 구원은 서로 사랑함에 있기 때문이다.

상처를 치유하고 바닥에서 일어나게 만드는 모든 힘은 사랑에서 찾아야 한다. 영화의 흑백 영상은 그렇게 우리들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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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고스란히 사회학 텍스트로 써도 좋을 영화입니다.

1980년대의 사회상이 잘 담겨 있는데

주먹,돈,권력,핏줄의 관계가 정말 정말 잘 묘사됩니다.


1980년대는 전두환 후반기로 돈이 몰려오던 때입니다.

거의 꼴까닥 할 것 같던 한국경제가 3저 효과 하더니 단숨에 날라갑니다.

그리고 모두들 돈에 취해있을 때 새로운 욕구들이 나타납니다.


좀 더 그레이Gray, 아니 블랙에 가까운 인간의 욕구들이 나타납니다.

그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사업화가 필요합니다.

불규칙성을 줄여주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적절한 가격과 원칙

대외 신용을 만드는 일들이 사업화의 핵심입니다.


출발은 마약과 매춘, 양성화된 모습은 나이트클럽이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로 보자면 이들 사업은 매우 수익성이 높습니다. 

원가는 낮고 수익은 높고 경쟁자는 매우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 조폭은 주먹을 휘드르며 특권을 유지하죠.

돈이 있는 곳에 주먹이 나서기 때문에 싸움이 납니다. 

아마 요즘에도 가끔은 신문에 이름이 나오죠.


이 때 전직 공무원이 등장합니다.

시작은 매우 미약한 주인공 최민식은 관세 공무원으로 

돈의 세계에서 맛을 보았기고

억울함을 풀고 한방 해보자는 열망을 가졌습니다.

혼자만은 안되겠죠.. 중년 아저씨 하나가 ..

그래서 새로 알게 된 조폭을 어떻게든 엮게 됩니다.

수단은 같은 혈족이라는 점을 이용해서요...

자세한 장면은 영화를 보면 재미있게 나옵니다.


난세에는 크로스 오버가 중요합니다.

역사의 위인들도 서로 다른 두 세계의 경계에서 태어나고 활동한 경우가 많죠.

최민식은 공무원과 조폭 그 사이에 걸쳐져 있었습니다.

두 세계가 하나로 묶인다니 이상하겠죠.

하지만 이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공권력을 힘에 업은 밤의 권력, 이렇게 되면 무적이 되죠..


공권력은 왜 이렇게 왜곡될까요?

그건 그들이 돈을 필요로 했기 때문입니다.

민주화는 돈을 먹는 하마입니다. 선거라는 행사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로 합니다.

막 선거판에 등장한 공무원들이 정상적으로 살았다면 돈이 없겠죠..

덕분에 어디엔가 빨대를 꼽고 열심히 빨아들여야 할 곳이 없는지 찾아다닙니다.

그들에게 딱 맞는 수단을 제공한게 최민식이죠..


바로 빠찡꼬입니다.

도박사업은 막강한 현금 창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원도 산골 폐탄광이 변모한 강원랜드를 잘 보십시오.


다시 한번 강조드리는데 크로스 오버가 되는 인재라면 남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자기의 키워드 하나 하나로는 모자라지만 이를 결합하면 남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죠.


이제 또 다른 세계로 가볼까요?

권력의 핵심은 칼입니다. 바로 검찰이죠.


80년대는 민주화의 시대입니다. 광주의 학살에서 시작한 전두환 정권 내내

경찰은 방패를 들고 거리에서 학생들의 돌팔매를 막아야만 했습니다.


이 시대가 노태우로 넘어가면서 검찰에게 권력이 쏠립니다.

모두가 선출한 지배자, 동의로 만들어진 법, 이를 지켜야 하라는게 이 시대의 지배논리입니다.


검찰은 보다 세련되었죠. 냉정하게 감옥으로 이어지는 문을 가리키면서 큰 세력들을 길들입니다.

아마 노태우는 후일 수사과정에서 자기가 검찰을 다수 고위직에 등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하더군요.


그런 검찰의 모습이 영화에 적나라하게 나타납니다.

보통 착한 사람이라면 굳이 여기까지 갈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우리 주인공 최민식은 경계를 걷기로 했습니다. 그냥 교도소의 담장을 걷는 수준이 

아니라 자기는 돈줄이 넘치는 어둠의 세계에 머물면서 경계선을 확 당겨서 자기만 하얗게 포장합니다. 놀라운 수완이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한명 한명이 칼을 잡고 이 칼을 어떻게 휘두를까 하는 자부심을 가진 존재.

그런 검찰인데요..

여기서 바로 비장의 무기가 나타납니다.

최민식은 경주최씨라는 명문의 일족입니다.

오랫동안 경주 지방에서 지배층을 형성한 최치원의 후예 답게 이들의 자부심은 대단합니다.

그 혈족이 도구로 등장하고, 금두꺼비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검찰이라는 조직의 특수성이 보여집니다.

검사동일체라는 원칙에 의해 만들어지는 상명하복 문화.


그래서 양심과 원칙을 지키려는 실무자와 어느 정도 노회한 상층부의 갈등이 나타납니다.


술자리 장면은 정말 검찰의 리얼리티를 잘 보여주죠.

검사님, 의뢰인, 그리고 변호사 등...


이 장면 하나로도 영화는 사회학 교과서의 가치가 있습니다.


자 이제 돈의 시대도 극에 달하다보니 무언가 정화가 필요하다는 선포가  나옵니다.

증권,부동산 등 사회 곳곳에 퍼진 버블을 보면서 지도층에서

돈과 권력을 등에 업고 독버섯처럼 커져버린 조폭을 다스려야 한다고 방침이 정해졌습니다.


이후는 또 이후대로 스토리가 이어지고...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몇개 있습니다.


이제 다 늙은 최민식은 아들을 검사로 키워냅니다.

이 때 검찰 고위층은 요즘에 검사 재미없는데 라는 말을 던지더군요.

적대적 공범자라는 개념이 있죠.

조폭이 설쳐줘야 검사도 할일이 있는데

이제 많은 사업이 합법화되고 제도화되어버리니

예전만큼 칼 자루 쥐고 내가 법이야 하고 외치는 쾌감이 줄어들었다는 의미겠죠..


그리고 영화가 마무리 되는 과정을 보면서

이 모든 주인공들이 매달리게 되는 가치는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돈일까요? 과연 돈 만일까요?

그 보다는 더 큰게 아마 혈족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혈족은 공동의 씨를 받고 태어나 고래로부터 운명공동체였습니다.

가장 최우선의 목적은 자손을 보전하는 일이었죠.

이 시대의 대한민국 아버지들 대부분 이 운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영화의 모습은 한국사회의 단면일 것입니다.

위선,돈,권력 그리고 편법

이 규칙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지 못한다면 빠른 성공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악착같이 정말 개 같이 벌어들이는 돈들의 궁극적 목적은 자식 하나 잘 키우자는 마음이겠죠..

구정물을 뒤집어 쓰던, 새파랗게 젊은이들에게 두들겨 맞던 간에 

자식 하나 잘 키운다는 사명감으로 그들은 굴종을 참아야 하는 그런 삶..


그 인고의 세월을 헤쳐나오신 많은 아버님들께 절을 한번 하고 싶었습니다.


꾸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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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까지 보았던 배트맨 영화 중에서나 근래에 미국에서 나온 영화 중에서 가장 여운을 많이 남기는 작품이다.
많은 헐리우드 영화들이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서 볼거리를 만들어 관객에게 선물한다.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영화는 그 순간 짜릿함을 주지만 나와서는 거기가 끝이다. 예를 들어 아이언맨의 경우 액션을 중심으로 한 볼거리와 테크널러지는 있지만 그것에서 멈춘다.
반면 메시지를 담아 머리를 자극하는 영화는 여운이 길게 남는다. 특히 인간의 본원적인 문제들 가령 선과 악에 대한 고민 등을 다루면서 숙제를 남기는 작품들도 있다.
이번 배트맨은 분명 액션과 볼거리가 뿐만아니라 메시지로서도 좋은 값어치를 한다.

영화가 배경으로 도시는 여전히 고담(Gotham), 뉴욕의 어두운 단면이다.
그리고 이 도시를 잘 들여다보면 미국 전체가 보인다. 특히 9.11 이후의 미국의 어두운 면들이 극적으로 부각되어 있다.
처음에는 비극적인 잔혹함이 다음에는 풍자적인 우화가 나타나고 마지막으로는 여운이 남는데 그 속에서 우리가 읽어야 할 것은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 일 것이다.

매번 반복되는 시리즈에서 전작을 넘어서기 위해 감독들은 고민한다. 주인공을 한번에 업그레이드 시키기 어렵다면 방법은 그가 놓인 과제의 어려움을 바꾸게 된다.
이번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오히려 악인의 역할을 한 조커다.
그의 잔혹함은 차지하고 정말 뛰어난 점은 머리 싸움과 비전이었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 조커는 동네의 조무라기 깽단과는 질이 다르다.
그가 구사하는 방법을 보면 심리전의 대가라는 점을 잘 알 수 있다.
경영과 관련해서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이 가장 뛰어난 기술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내편이 아니라 적을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기술이야말로 최고로 쳐야 한다.
그런데 이번 주인공 조커는 이 분야의 정말 대가다.

그가 상대하는 반대편의 리더들인 배트맨과 검사 그리고 경찰들과 이를 둘러싼 일반 시민들까지 거대한 집단을 어떤식으로 자극하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상대편은 게임의 끝에 거의 다다를 때 까지 아니 게임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이런 악인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산더미처럼 쌓인 돈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더 어렵다.

그는 교묘히 각종 사람들의 심리를 활용한다. 빚이 많은 경찰관들이 어떻게 넘어가서 자기편이 되는지를 알고 이를 활용해 조직들을 빠르게 부패시킨다.
그런데 이 정도는 매우 작은 약과다.

각종 이벤트들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준다. 그의 경고가 실현될 때 마다 사람들의 공포는 업그레이드 되고 그 결과 점점 그의 의도대로 놀아나게 된다.

테러의 위협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사람들은 점점 테러리스트가 원하는 방향으로 되어 간다. 즉 지금이 가장 긴급한 상황이라는 명분으로 각종 긴급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생명의 위협에 따른 긴급 피난이라고 하는 명분을 통해 점점 평소에는 가지 않던 길을 서슴지 않고 선택한다.
그 과정에서 전통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지켜오던 여러 제도적 장치들이 어떤 것은 붕괴되고 어떤 것은 무력화되어 버린다.

선거를 통한 자치, 법의 적용에 의한 만인에게 공평한 기회부여, 언론을 통한 참여 등 민주주의를 지탱하던 여러 제도들이 순식간에 몰락하면서 가장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회가 추락해버린다. 이기심과 공포만 남은 얼굴들 따를 리더를 잃어버리고 가치를 잃어버린 사회의 모습이 그것이다.

그러면서 조커의 의도가 서서히 드러난다.
악이 진정 원한 것은 자신의 복제였다. 상대를 괴롭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을 닮게 만드는 것이다.
인간의 가장 큰 소망이 오래 사는 것이고 그 다음은 자신을 무엇으로 남기느냐이다. 자식을 남기는 것도 아니고 영생도 아닌다면 자신을 닮은 존재를 남기는 것이야말로 영원히 사는 길이다.

원래 세상의 선악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선이라고 극단적으로 내세우던 가치도 잘 못 방향을 잡으면 악과 별다르지 못 하게 된다. 그런 이치를 조커는 예를 직접 만들어가면서 보여주는 것이다. 왜냐고? 사람들에게 리더를 불신하게 만들어 가야 할 방향을 잃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 함정에 배트맨이 빠지느냐 빠지지 않느냐는 것은 어려운 숙제가 된다.

그러면 이것은 누구에 대한 비유일까?
바로 미스터 조지 부시다.
그는 알고 보면 선하고 신실한 기독교인이다. 덕분에 수많은 선하고 신실한 기독교인이 그를 지지하기 위해 과감히 투표장에 나와서 표를 모아주었고 그는 재선에 성공하였다.
그 결과는 아름다울까?
미국은 9.11 이후로 점점 테러리스트에 닮아가고 있다. 이라크 전쟁의 명분이 어디갔는지는 이제 아무도 묻지 않지만 결과는 매우 참혹하다. 관용이 없어진 나라, 자신의 위기 상황만 강조하면서 각종 합의를 파기 하는 나라, 그러고서도 손에는 막대한 힘을 보유하기에 위험해진 나라. 이것이 바로 미국인데 이는 단지 외부의 테러리스트 한 둘의 폭력만으로 만들어질 수는 없다.
정말 자신을 몰락시킬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역시 조커에 대한 비유는 빈 라덴이 될 것이다.

부시와 그가 이끄는 미국을 자신과 닮게 만드는데 거의 성공해가는 빈 라덴의 행보가 여기 영화속의 조커에 잘 투영 되어 있다. 비아냥과 함께.

물론 영화는 거기에서만 그치지는 않는다. 다른 한편으로 가장 어려운 속에 놓였어도 인간은 희망이라는 또 다른 창구를 잊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속에서 소위 사회적 게임이 하나 시도되는데 다 보여주면 스포일이 되기에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겠다. 통념을 벗어나기에 한번 관심 있게 보아주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화는 영웅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는다.
어느 사회든 영웅은 필요하다. 대다수 사람들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길을 찾지 못 하기 때문에 리더로서의 영웅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진정한 영웅의 길은 거기에 있지 않은지 모른다. 오히려 반대편 다들 시끄러울 때 조용히 생각해보자고 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흑인 오바마를 오늘 미국의 대통령 후보로 까지 만든 것은 거대한 변화다. 주류 사회의 전통적 가치로는 도저히 이해되지도 납득되지도 않는 현상이지만 이것 또한 하나의 흐름이다.

영화 마지막의 여운과 이 흐름과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선과 악, 우리의 현실에 대해 깊게 고찰하도록 만드는 작품이라면 충분히 관심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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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마음 편하게 요즘 한국 영화 축 쳐졌으니 영화인들 기운 살리자고 한번 봐 줄수도 있고
청순한 우리 수애씨 변신하는 모습 따라가면서
아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는데
아내는 약해도 그 속의 무엇인가 여인의 모습은 강하구나 하는 느낌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작고 약한 시골 여인이 주인공입니다. 남편이 우연찮게 군대에서 사고를 치는 덕에 멀리 월남이라는 공간으로 날아가버립니다. 그리고 그 남편을 따라 이 여인은 멀고도 험한 길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을 통해 우리는 70년대로 뛰어들게 됩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전장터입니다.
총알이 날라다니고 바로 옆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젊은 청년들이 무수히 죽어갑니다. 바로 그렇게 죽음이 난무한 공간이기에 우리는 더 더욱 삶이란 무엇인지를 묻게 됩니다.

참, 영화속의 리더들은 참 훌륭했습니다. 한국군 중령,대령이든 아니면 대위든간에.. 그리고 미군도 훌륭했고 삶과 죽음이 오가는 곳에서 그 리더들은 하나 같이 독특한 멋을 가졌습니다. 자상하기도 하고...
그런데 그들끼리는 왜 그렇게 목숨 걸고 싸워야 하는지 참 어려운일입니다.

이렇게 여러 진영의 군대를 이끌고 있는 리더들은 대부분 수애씨에게 잘 해줍니다. 베트남의 노 아저씨도 매우 훌륭했습니다. 다들 수애씨를 인정해주었죠.
왜 그런지 곰곰히 따져볼까요?

전쟁터라는 공간은 기본적으로 죽음이 가득한 곳입니다.
남성들의 세계는 그렇게 잘못태어난 죄 덕분에 목숨을 걸고 투쟁해야 합니다. 그렇게 싸워서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요? 영화에서 그 내용은 돈으로 대표되는 물질주의를 표현해주기도 합니다. 절대로 아름답지는 않게.
남자의 반대는 무엇입니까? 여자입니다. 여자는 남자를 낳아주었고 또 남자를 위해 자식을 나아서 존재의 영속성을 보장하기에 남자 보다 위대한 존재입니다.
매일매일의 성과가 삶을 얼마나 잘 줄여갔는가로 측정되는 남자들에 대비되어 삶을 늘려가는 여자는 얼마나 위대한 존재입니까? 평소가 아니라 전장이기에 그들은 더 이를 절실히 느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들 사이를 수애씨에게는 하나 더 큰 무기를 갖고 다가갑니다. 바로 노래죠.

전쟁이라는 죽고 죽이는 잔혹한 공간속에서
서로 다른 여러 집단들, 한국군,미국군,베트남인민해방군 등 사이를 오가며
모두의 마음을 열어주는 노래 솜씨는 정말 뛰어납니다.
이 작은 여인 한명이 이 모두의 마음을 움직이죠...

1차대전의 우매함을 그린 스탠리 큐브릭의 걸작 <영광의 길>에 보면
맨 마지막에 프랑스 군 진영으로 붙잡혀온 독일 소녀의 노래를 들으며
다들 슬픔에 잠기는 장면이 나옵니다.

노래는 서로 적대하는 진영을 넘어서 모두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의 환희의 찬가를 공동체의 상징으로
활용하듯이 이 작품에서도 수애씨의 노래 더해서 춤은 많은 불쌍한 목숨들을 움직여갑니다.

노래는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일에 지친 군인에게 활력을
쾌락을 원하는 미군들에게는 섹시함을
그렇지만 가장 깊이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는
삶의 고뇌에 가득찬 많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던져지는
<님은 먼곳에>가 아닐까요?

전장에 놓인 젊은이들에게 님은 멀리 있는 연인 아니면 부인일수도 있고 또 어머니일수도 있습니다. 전장을 지키려고 싸우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그 님은 바로 자신의 동료,이웃주민 그리고 계속 후일을 키워가야 할 어린아이들일수도 있습니다.
작은 토굴에서도 아이를 가르치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렇기에 그 노래는 하늘위의 헬기에서도 땅 속의 토굴위에서도 깊게 퍼지면서 모두의 마음을 열어 준 것 아닐까요?

그 님을 꼭 남편이나 특정한 인물로 놓지 않을 수 있다면
우리는 많은 다양한 감정을 가질 수 있으리라 보입니다.

스필버그가 <라이언일병 구하기>에서 무수히 많은 죽음을 보이고 나서
그 속에서 한 대상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삶이란 무엇인가 역으로
죽음의 가치는 또 무엇인가 물어갔듯이 영화는 우리에게 생각을 오래 오래 남깁니다.

이 작품도 수애가 써니가 되면서 길게 길게 걸어가는 과정을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 노래가 무엇인지 죽음 속에서의 삶이 무엇인지 찬찬히
우리 가슴속에 물음을 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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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시원시원하게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서부 영화 스타일지만 조선 이야기도 나오고 보다 한국적인 캐릭터들이
곳곳에 잘 등장합니다.

하늘도 나르고 대포 사이도 피하고 그러면서도 무언가 쫓아갑니다. 멀리멀리...

스트레스 해소용으로는 원티드 보다도 더 낫더군요.
주제가 아주 알차지는 않아도 빠르게 진행되는 액션 사이로
아기자기한 유머가 많이 담겨 있었습니다.

모델로 삼았다는 원작도 찾아보고 싶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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