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마음 편하게 요즘 한국 영화 축 쳐졌으니 영화인들 기운 살리자고 한번 봐 줄수도 있고
청순한 우리 수애씨 변신하는 모습 따라가면서
아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는데
아내는 약해도 그 속의 무엇인가 여인의 모습은 강하구나 하는 느낌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작고 약한 시골 여인이 주인공입니다. 남편이 우연찮게 군대에서 사고를 치는 덕에 멀리 월남이라는 공간으로 날아가버립니다. 그리고 그 남편을 따라 이 여인은 멀고도 험한 길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을 통해 우리는 70년대로 뛰어들게 됩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전장터입니다.
총알이 날라다니고 바로 옆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젊은 청년들이 무수히 죽어갑니다. 바로 그렇게 죽음이 난무한 공간이기에 우리는 더 더욱 삶이란 무엇인지를 묻게 됩니다.

참, 영화속의 리더들은 참 훌륭했습니다. 한국군 중령,대령이든 아니면 대위든간에.. 그리고 미군도 훌륭했고 삶과 죽음이 오가는 곳에서 그 리더들은 하나 같이 독특한 멋을 가졌습니다. 자상하기도 하고...
그런데 그들끼리는 왜 그렇게 목숨 걸고 싸워야 하는지 참 어려운일입니다.

이렇게 여러 진영의 군대를 이끌고 있는 리더들은 대부분 수애씨에게 잘 해줍니다. 베트남의 노 아저씨도 매우 훌륭했습니다. 다들 수애씨를 인정해주었죠.
왜 그런지 곰곰히 따져볼까요?

전쟁터라는 공간은 기본적으로 죽음이 가득한 곳입니다.
남성들의 세계는 그렇게 잘못태어난 죄 덕분에 목숨을 걸고 투쟁해야 합니다. 그렇게 싸워서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요? 영화에서 그 내용은 돈으로 대표되는 물질주의를 표현해주기도 합니다. 절대로 아름답지는 않게.
남자의 반대는 무엇입니까? 여자입니다. 여자는 남자를 낳아주었고 또 남자를 위해 자식을 나아서 존재의 영속성을 보장하기에 남자 보다 위대한 존재입니다.
매일매일의 성과가 삶을 얼마나 잘 줄여갔는가로 측정되는 남자들에 대비되어 삶을 늘려가는 여자는 얼마나 위대한 존재입니까? 평소가 아니라 전장이기에 그들은 더 이를 절실히 느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들 사이를 수애씨에게는 하나 더 큰 무기를 갖고 다가갑니다. 바로 노래죠.

전쟁이라는 죽고 죽이는 잔혹한 공간속에서
서로 다른 여러 집단들, 한국군,미국군,베트남인민해방군 등 사이를 오가며
모두의 마음을 열어주는 노래 솜씨는 정말 뛰어납니다.
이 작은 여인 한명이 이 모두의 마음을 움직이죠...

1차대전의 우매함을 그린 스탠리 큐브릭의 걸작 <영광의 길>에 보면
맨 마지막에 프랑스 군 진영으로 붙잡혀온 독일 소녀의 노래를 들으며
다들 슬픔에 잠기는 장면이 나옵니다.

노래는 서로 적대하는 진영을 넘어서 모두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의 환희의 찬가를 공동체의 상징으로
활용하듯이 이 작품에서도 수애씨의 노래 더해서 춤은 많은 불쌍한 목숨들을 움직여갑니다.

노래는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일에 지친 군인에게 활력을
쾌락을 원하는 미군들에게는 섹시함을
그렇지만 가장 깊이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는
삶의 고뇌에 가득찬 많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던져지는
<님은 먼곳에>가 아닐까요?

전장에 놓인 젊은이들에게 님은 멀리 있는 연인 아니면 부인일수도 있고 또 어머니일수도 있습니다. 전장을 지키려고 싸우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그 님은 바로 자신의 동료,이웃주민 그리고 계속 후일을 키워가야 할 어린아이들일수도 있습니다.
작은 토굴에서도 아이를 가르치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렇기에 그 노래는 하늘위의 헬기에서도 땅 속의 토굴위에서도 깊게 퍼지면서 모두의 마음을 열어 준 것 아닐까요?

그 님을 꼭 남편이나 특정한 인물로 놓지 않을 수 있다면
우리는 많은 다양한 감정을 가질 수 있으리라 보입니다.

스필버그가 <라이언일병 구하기>에서 무수히 많은 죽음을 보이고 나서
그 속에서 한 대상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삶이란 무엇인가 역으로
죽음의 가치는 또 무엇인가 물어갔듯이 영화는 우리에게 생각을 오래 오래 남깁니다.

이 작품도 수애가 써니가 되면서 길게 길게 걸어가는 과정을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 노래가 무엇인지 죽음 속에서의 삶이 무엇인지 찬찬히
우리 가슴속에 물음을 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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