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rque du Soleil - Let Me Fall

 

 

 

 

 

 

 

 

 

 

 

Josh groban - Let me fall

Let me fall
나를 끝까지 떨어지게 하세요
Let me climb
그리고 다시 오르게 하세요
There't a moment
두려움과 꿈들이
When fear and dreams must collide.
서로 충돌하곤 하는 때가 있으니..
 
Someone I am
내 안의 또 다른 그 누군가는
Is waiting for courage,
용기가 생겨나길 기다리고 있지요
The one I want,
내가 되고자 하는 그 사람
The one I will become
언젠가는 그렇게 되어야 할 그 사람이
will catch me.
나를 잡아줄 거예요
 
So, let me fall,
그러니, 그래야만 한다면
If I must fall,
내가 바닥까지 떨어지게 하세요
I won't heed your warnings,
당신의 충고는 듣지 않겠어요
I won't hear them.
그런 것들은 듣지 않겠어요
 
All I ask,
내가 원하는 것은
All I need,
내게 필요한 것은
Let me open
내가 열게 될 그 문이 어떤 것이든
Whichever door I might open.
내가 그 문을 열 수 있길 바랄 뿐
 
Let me fall
내가 무너지도록 그냥 둬요
And if I fall
그래서 내가 무너진다면
All the feelings may
이 모든 것들이 없어질지도
Or may not die
어쩌면 없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지요
 
I will dance so freely,
그러면 나는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은 채
Holding onto to no one,
자유롭게 춤을 추겠어요
You can hold me
당신도
only if you too will fall
쓸모없는 두려움과 구속에서 벗어나
Away from all
나와 함께 무너져 내리길 원한다면
These useless fears and chains
나를 붙잡아요
 
Someone I am
내 안의 또 다른 그 누군가는
Is waiting for my courage,
용기가 생겨나길 기다리고 있지요
The one I want,
내가 되고자 하는 그 사람
The one will become
언젠가는 그렇게 되어야 할 그 사람이
Will catch me.
나를 잡아줄 거에요
 
So let me fall
그러니 내가 무너져야만 한다면
If I must fall
그렇게 두세요
I won't heed your warnings
당신의 경고는 듣지 않겠어요
I won't hear
그런 것 듣지 않아요
 
Let me fall
내가 무너지도록 두세요
And if I fall
그래야만 한다면
There's no reason
이 단 한번의 기회를
to miss this one chance
놓쳐버릴 이유가 없죠
This perfect moment
이런 완벽한 순간을
Just let me fall
그저 내가 무너지도록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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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4-10-08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고하신 바대로 비오는 날 들으면 안 되겠군요. 맛보기 동영상은 무척 화려하고 웅장하던데 아무래도 서커스라는 슬픈 존재감이 이면에 기실 살아 있을 것 같긴 해요. 전 딱딱 맞는 호흡하며 간극이 전혀 없어 보이는 퍼포먼스에도 왜 실수하고 덤벙대는 연습모습이 느껴지는지... 병이죠. ㅠ.ㅠ 참, 두번째 동영상도 다시 잘 봤어요.

마녀물고기 2004-10-08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플레져 2004-10-09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쉬 그루반의 노래만 듣고 갑니다. Crique de soleli 의 절규를 더 듣고 싶었지만...
다음에는 들을 수 있었으면...

hanicare 2004-10-09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갈게요.

에레혼 2004-10-09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이 남녘에는 비가 내리고 있어요. 오늘 저는 이 노래를 듣지 말아야 할까요?
 

 

조금 전 로드무비님 방에 들렀다가 "Fortune Cookie"를 만났다.

그걸 들여다보고 있자니,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만났던 한 순간


 

 

 

 

 

 

 

 

 

 

 

 

 

 

 

 

거리의 '금빛 동상'처럼 부동 자세로 연출하고 있는 그의 퍼포먼스(?)에 동전 한 닢 던졌더니,

그가 내게 건네 준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순간의 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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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0-0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근사합니다.
저는 왜 라일락와인님 방에서 우와우와거리는 거죠?^^

에레혼 2004-10-08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남의 방에서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내가없는 이 안 2004-10-08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보라색 옷을 입은 사람이 라일락와인님? ^^
Put magic to your day! 저도 로드무비님이랑 같이 우와, 합니다.
너무 멋진 글인데요... (그런데 on이 아니라 to군요. 하나 배웠다. ^^)

hanicare 2004-10-08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지는 몰라도^^ 모자와 상의의 색감이 예사롭지 않은데요.

에레혼 2004-10-08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모자와 보라색 옷을 걸친 이는 잘 기억이 나질 않아요^^, 다만 저 쪽지를 든 손만은 낯이 익은 듯도 해요.....
마술이 필요해, 라고 중얼거리게 되는 날이 있지요, 그런 때 떠올리는 '순간의 풍경' 중 하나!


선인장 2004-10-08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전에 본 이 사진이 이상하게도 하루종일 마음에 남아요. 퇴근하기 전에, 잠시 들러서 다시 한번 쳐다보다 갑니다. '찰나'에 지나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영원히 남는 풍경, 그래서 순간이기도 하도 아니기도 한 풍경이 있지요. 저도 어느 날 느닷없이 이런 순간을 만나고 싶어요.
 


캐나다의 퀘벡에서 1984년에 Daniel Gauthier에 의해 발굴된 그룹 Cirque Du Soleil은 서커스
단으로 알려져 있으며 서커스 음악과 뉴에이지풍의 음악, 사운드 트랙 등을 음반으로 발표하고
있다. 97년에 발표한 앨범 Quidam 에 수록된 Let Me Fall 은 국내 드라마 <거짓말 >에 삽입되어
관심을 끌기도 했다.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1984년 캐나다 퀘벡 주에서 결성된 태양의 서커스는 70개국 출신의 아크로바트, 광대, 코미디언, 배우, 가수, 연주가, 공중 곡예사로 구성되었다. 그래서 그들 무대의 짜임새와 화려함은 웬만한 브로디웨이 뮤지컬을 능가한다. 그들의 무대를 실제로 본 적은 없고 단지 동영상을 봤을 뿐인데도, '서커스가 아니라 작품이라고 불러야 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특히 그들은 서커스에서 썼던 음악을 모아서 음반을 내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예술이다. '예술'이라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앨범에 실려 있는 <알레그리아(Alegria)>. 2002년 <알레그리아> 공연에서 쓰였던 곡이다. '알레
그리아'는 에스파냐어로 '환희'라는 뜻인데, 그 말처럼 화려하고 섬세하면서도 웅장하다. 기와 감동과 희망의 느낌이 전해진다.

태양의 서커스 홈페이지 http://www.cirquedusoleil.com/에 들어가면 공연 장면과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다.

 

"Alegria" - 행복

 

Quidam

 

 

"O" - 프랑스어 "eau(물)"에서 유래한 물의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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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4-10-08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히 예술적인 서커스네요. If you have no hope, invent.
그런데 두 번째 동영상은 풀리다 말아서 다 못 봤어요. 저만 그런가요?

마녀물고기 2004-10-08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cirque... 를 보게 되다니 참 반갑습니다. 5년 전쯤엔가 알게 된 그룹인데 이들의 느린 곡들을 들으면 우리나라 한의 정서와 맞물려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Quidam 앨범의 let me fall은 비 오는 날 들으면 죽고싶어져요, 끙.

에레혼 2004-10-08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안님, 마음에 드시지요? 제가 매혹당해 있는 그룹이랍니다....근데 여전히 Quidam은 도중에 끊어지나요?

마녀물고기님, 역시 이들의 마술적 시간에 매료당해 있었군요, 저도 어렵게[캐나다의 시동생에게 부탁해 현지에서 공수해 왔지요...] 이들의 <알레그리아> 음반을 하나 구해 올해의 그 지독한 여름 내내 들었다지요.
그렇잖아도 다음 페이퍼에 바로 그 'let me fall'을 올리려고 준비해 놓았답니다, 기대하시압!
[단, 비 오는 날은 청취를 삼가해 주세요!]

 

 

지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환상적인 풍경을 펼쳐 보여주던 어제의 투명한 구름 같은 건 모르는 일이라는 듯이 하늘은 기억이 지워진 얼굴로 낮게 내려와 있고, 공기는 적당한 습기와 침울함을 품고 있다. 며칠째 잠이 모자라 눈꺼풀이 무거워진 나는 아직은 '집'이라고 할 수 없는 빈 아파트에서 대기 상태이다.

휑한 거실 바닥에는 숱한 신발 모양의 자국으로 남아 있는 흙먼지들과 톱밥들과 뿌연 콘크리트 가루들이 아무 뜻 없이 모여 있거나 흩어져 있다. 나를 관통한 시간의 무게와 내 육체의 흔적이 얼룩처럼 패여 있는 낡고 길들여진 가구들과 체온의 부대낌이 채워지지 않은 이 빈 공간에서는 이상한 이명(耳鳴)이 들려오는 것 같다. 딱히 앉을 데도, 기댈 데도 없는, 단지 몇 개의 벽면과 바닥과 천장으로 이루어진 빈 공간. 아직은 실체를 갖지 못한.


 

 

 

 

 

 

 

 

 

 

 

 

벽과 바닥이 만나서 직각을 이루는 그 지점을 빙 둘러주는 걸 왜 '걸레받이'라고 했을까. 며칠 쫓아다니면서 이쪽 업계의 전문 용어 몇 개를 귀동냥했는데, 그 중 하나가 시답잖은 궁금증으로 삐죽 고개를 내민다. 하기는 나를 스쳐 지나가는 질문들은 모두 시답잖고 무용(無用)한 것들뿐. 희미한 흔적 같은 것들. 가령 조금 전 여기로 달려오는 길 위에서 본 여자의 사연 같은 것. 여자는 도로변에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한 대 빼물고 있었다. 그 무릎 아래켠에는 뚜껑 열린 소주 한 병. 세파를 많이 겪은 이들이 공통으로 지니고 있는 그 잿빛 얼굴에는 무언가를 항변하고 싶은, 아니 아무 것도 말하고 싶지 않은 '소리들'이 도드라진 힘줄처럼 지나가고 있었다.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로 지나치면서 얼핏 봤을 뿐이다. 한 5초간...... 그런데도 나는 내내 여자의 사연이 무얼까를 짚어 본다. 누구에게도 의미 없을 궁금증과 호기심. 아주 미미한 슬픔. 여자가 앉아 있던 도로의 아래쪽으로는 바로 강변이다. 그런데도 여자는 굳이 자동차들이 질주하고 행인들이 힐끗거리며 지나가는 도로변에 퍼질러  앉아 담배를 빼물고 깡소주를 홀짝거리고 있었다. 채 1미터도 안 되는 아래쪽 강변까지 내려가는 것도 마냥 귀찮기만 하다는 듯이. 아니면 뭐 내가 여기서 소주를 병나발 불든, 마리화나를 피우든 니들이 무슨 상관이야, 세상을 향해 침이라도 갈기듯이.
 
통으로 열려 있는 거실 창으로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본다. 어느 동네에나 있는 익숙한 건물과 가게들. 미술학원, 피아노 교습소, ** 치킨, ** 반점, 약국과 빵집, 오리구이 식당과 칼국수집, 세탁소와 화원..... 고만고만한 간판과 지붕들. 그리고 왼편으로 절반쯤은 대숲과 푸른 밭이 펼쳐져 있다. 이제 이 풍경이 내게 주어지는 일상의 '바탕 화면'일 것이다. 일상의 아침을 부팅하면 켜지고, 밤이 오면 페이드 아웃될 바탕 화면. 이제 14층의 높이와 이 통유리창의 크기만큼, 꼭 그만큼의 풍경이 내게 허락되겠지. 나는 서서히 이 풍경에 길들여져 갈 테고, 이 그림을 배경 삼아 또 얼마간은 지루함을, 고단함을, 가벼운 웃음을, 몇 방울의 눈물을 하품처럼 날려보낼 테지. 대나무의 마디가 늘어나는 동안 나는 이 공간에서 몇 그릇의 짜장면과 몇 마리의 치킨과 몇 봉지의 야채 모닝빵을 먹게 될 것이다. 

 

 

 

 

 

 

 

 

 

 

대기 상태의 지루한 공기를 깨고 벨소리가 울린다. 붙박이장을 설치하러 왔다. 야리야리한 체구에 상냥하게 세팅된 말씨를 지닌 청년이 작업 평면도를 보여주며 내게 설명한다. 이제 벽 안에 또 하나의 벽을 세우기 시작할 것이다. 생활을 위해 설치하는 벽과 서랍들. 열려 있는 공간에 가진 것들을 다 늘어놓고 살기에는 이미 우리는 '미감(美感)'과 '쾌적함'을 위해 가려야 할 것, 닫힌 문 안에 넣어둬야 할 것들을 너무 많이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 여자는 자기 안에 감출 것, 가둬 둘 것이 아무 것도 없었던 걸까. 그래서, 강변까지 내려갈 이유를 잃어버린 걸까.  사방 열려 있는 길 위에 널브러져 앉아 있던 여자......

 

 

Leonard Cohen, Seems So Long Ago, Na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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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0-07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낸시 오랜만에 들어요.
가구와 사람의 숨결이 없는 빈집에 머무는 시간이 묘할 것 같아요.
컴퓨터하고 인터넷부터 설치해 놓으세요.^^

에레혼 2004-10-08 0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말해 보면 또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건, 알거나 모르고 있는 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님도 '걸레받이' 때문에 한동안 궁리가 많으셨군요 ^^

로드무비님, 어제 오후 괜히 코헨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어요, 날씨 때문이었을까.... '이사'라는 번잡하고 불안정한 시간 속에 '묘한 순간들'이 끼어 있더군요, 부산한 가운데 그 순간들이라도 질겅거리며 씹어 보려구요
인터넷이야 이사가자마자 바로 연결하도록 강력 조치를 내려놓았지요!^^

로드무비 2004-10-08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력조치라......
어제 이 글 읽으며 대만영화 <애정만세>를 떠올렸는데
빈 아파트에서 치킨 다리 뜯으며 혼자 술 한잔 하는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머리가 이런 쪽으로만 돌아가니.

hanicare 2004-10-08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엔 역시 저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어둡고 흐린 꿈속에서 혼자 툭툭 던지는 돌멩이같은 목소리의 레너드 코헨.예전에 너무 스크래치가 심해 덤으로 얻어온 주디 콜린스앨범의 famous blue rain coat도 그의 목소리로 듣고 싶네요.옛날에 책세상(이 출판사도 꽤 좋아했지요.)에서 나온 '꿈의 대학' 어느 구석에 주디 콜린스가 나왔던 기억이 나는군요.(제 기억은 이렇게 환금가치가 없는 일에만 발달해 있습니다...) 어제는 많이 흐렸어요. 가슴이 발꿈치까지 내려앉았지요.빈 집이되 곧 채워질 빈 집이라. 묘한 공간이군요. 코헨이 거기 딱 어울리겠어요. 마치 꿈의 대학처럼요.

에레혼 2004-10-08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아직 '빈 집'일 때 반드시, 기필코 그런 장면을 한번 연출해 보겠습니다!
<애정만세>와 <빈 집>의 퓨전 컨셉으로다!

하니님, 가슴이 발꿈치까지 내려오면 어떤 자세가 나오는가...를 잠시 그려 보았지요, 전 지금도 책세상을 좋아한답니다, famous blue rain coat란 제목이 멋지지요, 전 파란 색 레인 코트는 없어요, 가을엔... 왜 이리 떠오르는 것들이 많아지는지... 가을이라서요!

2004-11-05 0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늘 그래요

정 재 학

 

저녁 굶고 술 마셔요 늘 그래요 TV는 계속 짖어대요 혼자 두어도 잘 놀아요 가끔은 알 수 없는 웃음소리가 흘러요 보지 않아도 TV를 끄지 않아요 그때의 정적이 싫거든요 시월이 오면 손에서 땀이 흘러요 종이가 찢어져 편지조차 쓸 수 없어요 늘 그래요 그녀는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있어요 생각해 보니 연락이 안 온 지 꽤 되었어요 그냥 무덤덤해요 내일은 영화나 한 편 보려고 해요 늘 그래요 웃다가 내가 왜 웃었는지 까먹어요 뭔가 재미있는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한참을 생각하다 그냥 덮어두기로 했어요 늘 그래요 집에 들어와 보니 피아노가 부서져 있었어요 피아노 속에는 묵은 기침이 가득하고 책에서 쏟아져 나온 글자들이 바닥에서 꿈틀대고 있었어요 눈썹에서 물감이 묻어 나와요 나는 허공에 검은 물감을 풀어 넣어요 늘 그래요 회색 물방울들이 날아다니며 기타 줄을 건드려요 꿈은 언제나 명확해요 사람들은 왜 자신이 하나의 꿈이라는 걸 믿지 않을까요 가방에서 잉크가 새고 있어요 옷이 더럽혀졌어요 사람들이 모래처럼 휘날려요 늘 그래요

-- 정재학 시집 <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민음사)

 

 

 

 

 

 

 

 

 

 

 

 

 

 

 

오늘 만난 
시 한 편

"사람들은 왜 자신이 하나의 꿈이라는 걸 믿지 않을까요"

......... 

이 말 한마디로 족하다!

 

 

I Pooh / Fant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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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7 0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4-10-07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이라 하기엔 너무 악몽이라서요^^

로드무비 2004-10-07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그래요, 시 참 좋네요.
아니, 피곤하셨을 텐데(다시 올라가 올리신 시간 확인해봤어요)
두 시까지 안 주무셨구만.
친구여, 잠은 맛있게 잤나요?

에레혼 2004-10-07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늘 그러셨군요...^^

물만두님, 그 악몽이 유쾌하고 발랄해요!

로드무비님, 어제는 정말 많이 고단했는데, 막 잠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바로 그때를 놓쳐 버리고는 괜시리 서재 문 열어놓고 꾸벅꾸벅 졸았답니다 ^^;;
덕분에 잘 자고 지금 또 상쾌한 새 아침을 맞았습니다! 자, 오늘도 아자 아자 홧팅!!

urblue 2004-10-07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아자 아자 홧팅~~

내가없는 이 안 2004-10-07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아노 속에서 나오는 묵은 기침이라니... 시가 한걸음에 들어오네요. 추천도 합니다!
이사모드시라구요? 좋은 계절에 이사하시네요. 묵은 먼지 털어내는 좋은 기회여요. ^^
저도 이사해야 하는데 요즘 시기가 너무 안 좋더군요. 고민고민.

hanicare 2004-10-08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가 아직까지도 내 품에 안겨있다면 지독한 권태/ 남의 품에 안겨 있다면 슬픔/
후훗 어떤 것이 나을까요? 사이좋게 불화하는 권태와 슬픔.

에레혼 2004-10-08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오늘도 아자 아자 홧팅!입니다~
이안님, 추천까지 해주시고 ㅎㅎㅎ 좋아라~! 요즘 시기가 쫌 안 좋지요, 놀러 다니기 정말 좋은 계절이라서, 이사 모드에 매이기는 너무 아까워요^^
하니님, 내가 아직까지도 그의 품에 안겨 있으면 가벼운 권태/ 다른 사람 품에 안겨 있다면 아주 짧고 신선한 설렘/ 이 아닐까요..... 어느 쪽을 선택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