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언제나 '그 사소함'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점



며칠째 '도서정가제 강화'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쇼펜하우어는 "
강을 거슬러 헤엄치는 사람만이 물결의 세기를 알 수 있다."고 말했지만, 나는 수영 실력조차 갖추지 못한 채 '도서정가제'라는 이상하고도 낯선 강물에 뛰어든 꼴이다.

책값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도서정가제 강화' 추진 움직임은 여러 이해관계와 복잡한 문제들이 서로 얽혀 있어서 생각보다 쉽게 헤쳐나갈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뜨거운 찬반논쟁이 그걸 반증한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렇지만 와류가 소용돌이치는 듯한 강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도 머리 속에 떠오르는 '한 가지 생각'은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책'은 '다른 물건'과는 다르다는 것이고, 그래서 단순히 '가격'에 따라 책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더 많이 팔리고 또 더 많이 읽혀져서는 안 되겠다 싶다. 무엇보다도 책은 그 책이 지니는 '고유한 가치'에 따라 만들어지고 팔리고 읽혀져야 맞겠다 싶다.

어서 빨리 문제 해결의 당사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 '도서정가제'라는 강물을 보기좋게 함께 건넜으면 좋겠다. 더이상 끌다가는 누군가 힘도 딸리고 물(?)도 너무 많이 먹게 될 듯싶다.


 * * *


① 알라딘 애용자들 입장에서는 매우 당황스럽겠지만 그래도 읽어볼 필요가 있는 글

알라딘의 도서정가제 반대 서명에 참여하기 전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 
http://blog.naver.com/rhl1234/40177975337


② 오늘도 계속 이어지는 뉴스들

"출판시장 황폐화 막는 길" 출판계 찬성, 알라딘 "가격할인은 독자 서비스" 반대 2013.01.24 21:57
'출판연구소' 백원근, "도서정가제, 고래·새우 '공존' 위한 제도"  2013.01.24 21:01

김영사·창비 등 출판사, 알라딘과 거래 정지 이유는? 2013.01.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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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4 15:15:39 | 최종수정 2013.01.24 15:15:39 

 


도서정가제 논란으로 김영사 등 주요 출판사 10여 곳이 온라인 서점 알라딘과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


김영사와 창비, 해냄사, 돌베개, 마음산책 등 출판사 10여 곳은 최근 추진되고 있는 도서정가제 강화에 반대 입장을 보인 알라딘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김영사 관계자는 24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23일 알라딘 측에 거래 정지 통보를 했다"며 "통보 다음날인 오늘(24일)부터 알라딘에 출고가 정지됐다"고 말했다.


그는 "출판사들의 숙원사업이던 도서정가제 정립을 위해 대의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출판시장의 불황으로 도서의 경쟁력이 책의 '질'이 아닌 '가격'으로 결정되고 있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책의 질로 서로가 경쟁하는 문화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돌베개 관계자 역시 "도서정가제는 10여 년 넘게 출판계가 공들인 일이다"며 "도서 할인경쟁으로 양질의 출판사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서정가제가 입법화돼 가는 과정에 출판계와 한 마디 상의 없이 알라딘 측이 반대 성명을 내는 등의 행동을 한 것에 의아함을 느낀다"며 "도서정가제에 반대하는 알라딘에 출판계 측의 강력한 의지를 전하고자 거래 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출판사들의 '거래정지' 조치에 알라딘 측은 우선 "출판사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우선 고객이 주문한 서적을 받는 것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알라딘은 지난 17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도서정가제 대폭 확대를 골자로 한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을 게재하고 누리꾼들의 서명을 받았다.


성명을 통해 알라딘은 "책 판매가를 올려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도서정가제에는 찬성할 수 없다"며 "판매가격 통제로 출판시장을 보호하려는 시도는 산업의 혁신을 저해하는 과보호가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알라딘은 또 "출간 18개월이 지난 구간에 대해서도 신간처럼 할인율을 10%로 제한하겠다는 도서정가제 대폭 강화법안이 지난 9일 국회에 상정됐다"며 "이번 개정안에는 '10% 할인에 마일리지까지 포함한다'는 사실상 마일리지를 금지하는 조항까지 포함됐다"고 전했다.


알라딘 측은 "신간에 대한 할인 제한을 구간에까지 확대하면 독자의 손해는 물론이고 판매 권수 감소로 저자의 인세수입도 감소한다"며 "독자와 저자에게 돌아갈 피해는 명백한 것에 비해 일부 대형서점을 제외한 소형서점과 출판사에 돌아갈 이득은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도서정가제는 출간 18개월 미만인 신간에만 할인율을 10%까지 제한하고, 18개월이 지나면 할인율에 제한을 두지 않았으나 개정안은 기간에 상관없이 신간과 구간 모두에 할인율을 10%로 제한하도록 했으며 도서관에 판매하는 책도 정가제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


출판사와 온라인 서점과의 이같은 갈등에 대해 백원근 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도서정가제 논란이 20여 년 넘게 계속되는 동안 출판사들은 당사자이면서도 방관자적인 자세를 취해왔었다"며 "그러나 근래들어 전체 출판 시장의 매출이 감소하자 출판사들이 행동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책임연구원은 "도서정가제는 고래와 새우가 함께 숨쉬는 바다, 즉 소형서점과 대형 서점의 공존을 위한 것"이라며 "도서자유가격제는 소수의 승자 독식 구조를 만들 뿐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독자들은 일반적으로 도서정가제로 도서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오해를 한다""그러나 정가제로 판매하면 도서의 거품 가격이 빠지기 때문에 오히려 가격경쟁력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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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책임연구원은 "한국처럼 시장규모가 작고 해외에 책을 수출할 여지가 없는 경우에는 더욱 도서정가제가 필요하다"며 "비영미권 대부분의 국가들은 도서정가제를 특별법으로 정해 자국의 출판 시장 유통 질서를 보호한다"고 말했다.


또 "도서정가제는 출판사와 서점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독자가 다양한 책을 다양한 경로로 접할 수 있게 하는 제도"라며 "국민이 향유할 수 있는 '독서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도서정가제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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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도서정가제'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의 글

왜 도서정가제여야 하는가? MBC 라디오 인터뷰 (2) 2013.01.24
도서정가제, 독자에게 손해인가? 이득인가?  (1) 2013.01.24
지나치게 싼 데는 다 이유가 있다  (8) 2013.01.24
완전도서정가제를 안착시킬 사회운동이 필요하다 -좌담 (8) 2013.01.23
70여 출판사, 이미 줄줄이 알라딘과 거래 정지 결정  (4) 2013.01.23
알라딘의 회원을 탈퇴한 사람들의 격려 덕분에 마음이 진정되다  (26) 2013.01.22
도서정가제에 매달리는 내 인생이 정말 서럽다  (25) 2013.01.22
도서정가제 확립을 위한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개정(안) 공청회  (4) 2013.01.21
도서정가제는 1석 10조의 좋은 정책  (6) 2013.01.21
격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작가들은 도서정가제를 지지한다  (8) 2013.01.20

외톨이가 되어가는 알라딘  (27) 2013.01.20
알라딘에 대한 출판인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14) 2013. 19.19




④ [도서정가제 찬반을 묻습니다]에 올라온 <찬성 의견> 가운데 일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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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3-01-25 0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작에 알라딘이나 교보문고하고 거래정지를 한 '작은 출판사'가 꽤 있습니다. 그래도 이들 출판사 책은 도매상을 거쳐 알라딘이나 교보문고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이들 작은 출판사 책은 알라딘이나 교보문고에 소개되는 일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습니다. 구간할인이 되어야 '독자도 책을 사'고 '작가 인세 수입이 늘어난다'는 주장은 참으로 터무니없어요.

읽을 만하기에 살 만한 책이기에 사는 책이지, 값이 싸대서 사들이는 책이란 없으니까요. 더구나, 반값할인을 해서 두 권을 판들, 작가 인세 수입이 늘어나지 않아요. 이렇게 되면, 출판사는 인터넷책방이랑 작가한테 두 차례 제살깎기를 해야 하는데, 출판사 스스로 문닫을 생각이 아니라면, 작가 인세를 깎거나 인터넷책방 출고율을 높이거나 해야겠지요.

반값할인으로 책을 판대서 유통비라든지 창고비 또한 반값으로 줄어들지 않거든요.

그런데, 무엇보다 궁금한 대목이 있어요. 반값할인을 해서 책을 사는 독자들은, 이렇게 해서 사들인 책으로 '스스로 사서 읽는 책'을 쓴 작가와 이 책을 낸 출판사가 제살깎기를 하면서 굶주리더라도 '즐겁게 책읽기'를 할 수 있을까 궁금해요. 독자는 그저 '책만 사서 보면 그만'인 사람일까요. 작가는 굶고 출판사는 문을 닫아도, 독자는 그저 '책을 싸게 살 수 있으면 그만'일까요.

우리들이 정작 나눌 이야기는 '책을 사랑하는 길'일 텐데, 자꾸자꾸 엉뚱한 데로 끄달리도록 하는 요즈음 흐름 아닌가 하고 새삼스레 느낍니다.

oren 2013-01-25 10:29   좋아요 0 | URL
'책의 가치'와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에 비해, '가격'이라는 또다른 잣대 앞에 그 '가치'가 한없이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마는 현실이 참 어이가 없고 딱한 것 같아요.

교묘한 편법을 통해 '반값'에 쏟아지는 세계문학전집들은 '차마' 도저히 살 맘이 내키지 않던데, 그런 책들을 열광적으로 사들이는 사람들이 그토록 많았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고 새삼 놀라고 있습니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걸 사람들은 왜 모르는 걸까요?

이번 '도서정가제 강화'를 둘러싸고 알라딘이 '말도 안되는 근거들'을 내세워 알라딘 사용자들에게 '반대 서명'을 유도한 것도 속상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책만 사서 보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거기에 동조하는 모습들도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가격'을 무기로 '무한경쟁'을 벌인 결과 '생태계'가 복원하기 힘들 정도로까지 무너져 가고 있는데, 그걸 되살려 보자는 최소한의 장치마저 거부하겠다는 '알라딘의 주장'은 너무 '자멸적'인 듯해요.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문명의 붕괴>를 통해 '환경 파괴'는 결국 '자멸'로 귀결될 수밖에 없음을 그토록 강조했는데도 말이지요.

'무한경쟁'을 신봉하는 미국과 영국등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 독일, 프랑스, 일본 등 많은 국가들이 '가격 경쟁'과 '시장 원리'에만 맡기기에는 너무나 중차대한 '책값 문제'에 대해 엄격한 '정부 통제'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도 되살펴 봤으면 좋겠어요.

북극곰 2013-01-25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오렌님!
알라딘에서도 반대글들이 많아서 의외이기도 하고,
좀 서운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

oren 2013-01-25 11:13   좋아요 0 | URL
북극곰님 반갑습니다~
알라딘의 주장이 아무리 살펴봐도 좀처럼 '당위성'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서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사마천 2013-01-2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제민주화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여기서 보듯.. 작은 관심과 배려에서 이루어지리라 생각됩니다 ^^

oren 2013-01-25 14:35   좋아요 0 | URL
'상생'이나 '공정한 사회'나 '경제 민주화'나 모두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보자는 얘기겠지요.

감은빛 2013-01-25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융감독원에서 재무제표까지 찾아보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여러가지 글들을 모아주셔서 읽기도 편하네요.
고맙습니다!

oren 2013-01-28 13:39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반갑습니다. 그리고 댓글이 너무 늦어 죄송하구요.

사실 온라인 서점들의 재무제표를 모두 들여다봤으면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교보문고와 인터파크는 '온·오프라인 서점'을 겸업하거나 '다른 상품'까지도 취급하는 회사들이어서 비교가능한 '온라인 서점 부문'만 따로 떼어낸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산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또 지금 현재는 2012년 재무제표에 대한 '결산'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결산을 마친 재무제표는 4월 내지 5월쯤은 되어야 확인 가능) 부득불 2011년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할 수밖에 없는 등의 여러 한계점이 있어서 포기했습니다. 또 굳이 그렇게까지 멀리 나아가봐야 무슨 소득이 있겠나 싶기도 하구요. ㅎㅎ

페크pek0501 2013-01-28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은빛 님의 댓글 - 여러가지 글들을 모아주셔서 읽기도 편하네요. - 에 저도 동의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여러분들이 글을 썼더군요. 많아서 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읽어 본 글들은
다 옳은 생각 같았어요. ^^

저는 개인적으로 영세한 출판사와 영세한 서점, 그리고 책 인세만으로 생활하는 가난한 작가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책값은 다른 물건들에 비해 그 가치를 따지면 비싸지 않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oren 2013-01-28 16:37   좋아요 0 | URL
저 또한 페크님의 생각과 같아요. '책'을 다른 일반 상품들과 똑같이 취급하더라도 많은 분들이 다함께 '공감'할 수 있는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 그렇지 못할 때 '법'이 필요한 것이고, 그 '법'이 유명무실하여 강화하는 쪽으로 개정하자는 움직임에 대해 알라딘이 덥썩 '반대 서명'부터 추진한 건 너무 '졸속'이 아니었나 싶어요.

알라딘 스스로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좀 더 좋은 '대안'을 내놓으려는 시도조차 보인 적도 없고, 또 처음엔 '법 개정'에 찬성하는 의견들조차 외면한 채 '반대'부터 외쳤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아요. 뒤늦게 '엎질러진 물'을 쓸어담으려 애쓰고 있는 형국이지만, 사면초가에 다름 아닌 처지가 되고 말았지요. 알라딘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니 누구에게 하소연조차 하기 힘들게 되었고요. 참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