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대에 책을 읽는 사람은 옛날보다 더 미움을 받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이치는 맥주를 들이켰다.
"그건 그냥 들어넘길 말이 아닌걸. 어째서?"
"글쎄요. 일본사회 자체가 책 읽는 사람에게 냉담해요. 책을 읽는다는건 고독한 행위고, 또 시간이 걸리잖습니까. 그런데 일본사회는 바빠요. 사회생활도 해야 하고, 정상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 느긋하게 책을 읽을 시간 따위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중략).. 예를 들어 제가 상사에게 회식에 못 가겠다고 한다고 해요. '오늘은 얼른 집에 가서 저번에 줄 서서 산 비디오 게임을 하고 싶거든요'라고 거절합니다. 상사는 쓴웃음을 짓기는 하겠지만 '못 말리는 녀석이군. 저녀석 오타쿠니까'하고 말죠. 하지만 '오늘은 얼른 집에 가서 책을 읽고 싶거든요'라고 거절하면 어떨까요? 상사는 틀림없이 마음이 편안하지 않을 거고, 저에 대해 반감을 가질 겁니다. (후략).."

온다 리쿠, <삼월은 붉은 구렁을> 중에서.

굳이 인용을 하지 않더라도, 요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소수파'이다.
잠을 자거나 책을 읽고 있지 않으면 도무지 할 일이 없을 것 같은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도 책을 읽는 사람들을 찾는건 쉽지 않다. 무료 신문이 정복한 출근길은 그렇다 치더라도, MP3 Player나 DMB 휴대폰, PSP, PMP 등 첨단 미디어 제품으로 무장한 사람들에게 책은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다.

간혹 열심히 책을 읽는 사람들의 손에 들려 있는 책도 대개는 "부자 되는 법..", "성공하는 사람.." 같은 자기 계발서나 재테크 관련 서적들이고, 그게 아니라면 영어나 일본어 등의 어학책을 들고 공부에 열중하는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오로지 '재미'로 책을 읽는 나는 속절없는 소수자이다. 뭐 그렇다고 정치적 탄압을 받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말이다.

소수자가 소수자를 만나는 기쁨(?)은 남다르다. 지하철에서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의 손에 들린 책이 내가 읽었거나, 관심있어 하는 분야의 책이라면 반가움에 악수라도 청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물론 그러진 않는다. -_-;) 마이너리티의 연대 의식은 강한 법이다.

지하철에서 단연 강세를 떨치는 소설은 삼국지, 조정래의 대하소설, 다빈치 코드등이다.(이문열의 삼국지나 조정래의 대하소설들에는 학교 도서관, 회사 도서자료실 등의 직인이 찍혀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젊은 여성 층을 위주로 하루키 등의 일본 소설이나 국내 여성 작가들의 소설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는 편이다. 남자들에게는 무협 소설이나 환타지 소설들이 인기다. 영화 개봉을 통해 새삼 주목을 받았던 <오만과 편견>을 읽고 있는 여자분들도 몇 번 보았다. 최근 두 명이나 발견(?)된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을 읽고 있던 여자분이 미스터리 독자인 내 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는 가장 반가운 지하철 독서족이었다.

범위를 좁혀 보자면, 추리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거의 없다. 한참 셜록 홈즈가 잘 나가던 3~4년 전에는 홈즈나 뤼팽을 읽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곤 했으나, 그거야 일시적인 시류였을 뿐. 작년 가을인가 반짝반짝한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새 책(해문의 하드커버판이었다)을 손에 들고 여자친구에게 "이거 되게 재미있다더라"라고 말하던 남학생이 지하철에서 만난 '최후의 미스터리 독자'였던 것 같다. (들고 있는 책과 대사로 미루어 '미스터리 애호가'는 아닌듯 하지만)

미스터리 소설을 즐겨 읽는 사람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그 많아 보이는 독자들은 사실 세상에 나오는 순간 지독한 소수자들일 뿐이다. 작년 미스터리 출간 러시속에 최대의 승자가 되었던, 미스터리 독자들이 아닌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인기를 끌었다는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 겨우 2만부 판매에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그 정도로 국내 미스터리 독자층은 얇다. (사실 2만부라면 이 바닥에서는 거의 한계치의 판매량이 아닐까. 엄청난 대박이다.)

지난주, 출퇴근길에 모처럼 비교적 '베스트셀러라 할 만한 소설'을 손에 쥐었다.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지독한 장르 소설 편식증인 내게도 부담없이 읽힐 수 있는 소설이었다. 그리고 놀라운 경험을 했다. 퇴근길에 지하철을 타고 자리에 앉아 책을 꺼내들고 읽기 시작했는데, 뭔가 묘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들어보니,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아저씨가 <공중그네>를 손에 쥐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지하철 독서족의 '비주류'인 나보다 좀 더 나이들어 보이는 회사원 차림의 아저씨였기에 그 놀라움은 더 컸다. 반가움과 쑥쓰러움이 교차했다.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우연히 길에서 마주쳤을때와 같은 겸연쩍은 느낌이 들었다는게 우습다. 원체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서 그랬으려나.

그 순간이 올진 모르겠지만 언젠가, 지하철에서 옆사람과 나란히 콜린 덱스터의 모스 경감 시리즈 신간(예를 들자면)을 읽고 있는 장면을 기대해 본다. 그 때는 꼭 반갑게 인사하리라.(그러나 그 사람은 온라인상에서 이미 익히 알고 있는 미스터리 팬덤일 가능성이 클것 같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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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6-26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그런 경험 많이 할 수 있으시기를...

파란여우 2006-06-26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또 톰 크루즈가 나온 영환줄 알았어요. 소수자가 소수자를 만나는 기쁨
그러니까 님이나 저처럼 책을 좋아하는 소수자가 만나는게 얼마나 기쁜지요^^
어머, 물만두님 역시 당근 포함되죠

oldhand 2006-06-26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 님 / 책은 안 읽어도 좋으니 옆에 앉아서 큰 소리로 통화좀 안 했으면 좋겠어요. -_-a
파란여우 님 / 알라딘 마을은 소수자들의 모임이라고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렇게 터 잡고 사는거 아닙니까. 하하.
책을 사서 읽는 거 자체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물론 책 사는거.. 좀 자제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_-;;

한솔로 2006-06-26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가 만든 책을 지하철에서 누군가 읽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책은 베스트셀러다, 라는 농담에 가까운 이야기가 있어서 편집자들끼리 자기가 만든 책을 지하철에서 들고 있으라는 객소리를 하곤 하지요. 그런데 안타까운 건 본인이 만든 책 중에 지하철에서 들고 있고픈 책이 거의 없다라는...

oldhand 2006-06-26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점에서 다빈치 코드는 정말 초 베스트 셀러임에 틀림없군요. 책이 처음 나왔던 재작년과 영화 개봉과 맞물린 요몇달 동안 지하철에서 다빈치 코드 들고 있는 사람만 줄잡아 100명은 본 듯 해요..

야클 2006-06-26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호선엔 그래도 가끔씩 마주칩니다. 전엔 <벚꽃지는....>도 봤고, <스밀라....>도 봤고요. 곳곳에서 암약하시는 분들은 제법 계시지 않을까 싶은데. ^^

jedai2000 2006-06-26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내용입니다. ^^ 작년이나 올해나 지하철에서 책들고 있는 사람의 손이 모두 빨갰죠. 모두 <다빈치 코드>를 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퍼트리샤 콘웰의 책을 읽는 사람은 한두 명 본 것 같네요. 사실 모스 경감 정도의 책을 들고 다니며 읽는 분은 얼굴은 몰라도 추리 커뮤니티에서 아이디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틀림없어 보이네요. ^^

oldhand 2006-06-26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 님 / 오오.. 저도 예전에는 2호선 많이 탔었는데요.. 왜 못봤을까요? 맨날 술먹고 늦은 시간에 돌아다녀서 취객들만 본건가.. -_-a
제다이 님 / 퍼트리샤 콘웰도 보셨군요. 제프리 디버를 봤었어야 하는데.. ^^
모스 경감은 뭐 전국에 1000여명 정도일테니 그야말로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겠지요.

상복의랑데뷰 2006-06-27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호선은 그래도 종종 있죠. 5호선 이후가 정말 암흑이죠;;;;; 예전에 고속터미널 역에서 외딴섬 악마를 읽고 있던 여중/고생을 보고 반가워해야 할지 걱정해야 할지 조금 난감했습니다. ^^

oldhand 2006-06-27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5호선과 7호선을 주로 타는 관계로...
요새는 PSP 등으로 동영상 보는 사람들이 책 보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듯 하이.
그 여중고생은 대단한 "싹수"가 보이는걸. 범상치 않은 인물일거야..

하이드 2006-06-27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베인 원서 읽는 사람, 지하철 안에서 보면요? ^^

oldhand 2006-06-27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람은 십중 팔구 제가 얼굴도 알고 있는 사람일 겁니다. ㅎㅎㅎ

로드무비 2006-07-15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 전 제가 퇴근길 전철 안에서 어떤 책을 읽고 있을 때
말을 걸어온 할아버지가 한 분 계셨어요.
자신이 오래 전 그 책을 감동적으로 읽었으며 젊은 처자가 이런 책을
읽고 있는 걸 보니 너무 흐뭇하다며, 인상도 무지 좋은 할아버지였는데.
앞으로 제가 혹시 그렇게 책읽는 청년에게 말을 거는 할머니가 되려나요?
그런 일은 없을 듯.ㅎㅎ

oldhand 2006-07-15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 책때문에 말을 건 사람은 아직 없었습니다 - 인상이 험악해서 그런지도요^^
열심히 독서중인데 말 시키는것도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리 달갑지많은 않을것도 같네요. 작업 멘트일 수도 있겠는걸요. ㅎㅎㅎ

털짱 2006-08-03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을 좋아하셔서 그런지 페이퍼도 사설탐정같은 분위기가 물씬 나는데요...^^

oldhand 2006-08-10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설탐정이라면 흥신소 직원??? 하하하. 오랜만에 남겨주신 털짱님의 흔적이 반갑기만 합니다. ^^
 

콩주가 그새 훌쩍 자랐습니다. 말도 이젠 조금씩 하고, 가끔 보는 엄마와 아빠도 알아볼 줄 압니다. 밥도 잘먹어서 또래 아이들보다 덩치도 크고, 키도 크고, 얼굴도 큽니다. -_-;;

깊은 상념에 잠긴 천재 소녀

제법 조신한 모습입니다.



바닷 바람을 맞으며 호탕하게 웃고 있습니다.





많이 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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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6-10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깊은 상념에 잠긴 천재 소녀.....
캡션이 더 웃겨요.ㅋㅋ
우와, 콩주 정말 많이 컸네요.
보아하니 아주 참하고 이쁜 소녀로 자라날 듯.
저렇게 꽃밭이 있고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사시는 거예요?^^

하이드 2006-06-10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런이런!!!

하이드 2006-06-10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봐도 이리 예쁜데, 얼마나 예쁘시겠어요. 우비소녀 사진은 그대로 예술이네요.
솔직히 말해요. 딸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예뻐 죽겠죠? ^^

oldhand 2006-06-10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 / 제법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지만 사실은 맘마 생각 하는거겠지요? 하핫. 꽃밭이 있고 마당이 있는 집은 콩주의 외가집이랍니다. 4월달부터 잠시 먼 강원도의 외가집에서 지내고 있어요. 자꾸 여기저기 옮겨다니게 하는것 같아 부모로서 미안한 마음만 앞섭니다.
새벽별 님 / 일주일이 다르게 자라는 것 같아요. 말 하나, 행동 하나 새로 습득할 때마다 대견할 뿐이죠. ^^
하이드 님 / 바람을 좋아하더라구요. 저 우비소녀 사진 찍을때는 꺅꺅 거리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부모가 되어보니 자식이 이쁜게 실감이 날 뿐이죠 뭐. 팔불출이 따로 없습니다. 하하.

파란여우 2006-06-22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콩주가 그 새 숙녀가 다 되었어요!
오늘의 충격 1호입니다. 왜 이걸 놓쳤는지 용서해주세용^^
젖살이 빠지면서 얼굴 윤곽에서 아빠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아, 추천 백만개를 해도 모자라요!!

파란여우 2006-06-22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또 보고 우비소녀..제 컴 바탕화면으로 하고 싶어 다시 쪼르륵~

oldhand 2006-06-23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께서 귀여워 해주신 덕에 잘 자라고 있습니다. 젖살이 빠졌다고 해도 아직 또래애들보다 얼굴이 훨씬 빵빵해요. 하하. 바탕화면이라니.. 콩주가 너무 과도한 인기를 얻는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_^

털짱 2006-08-03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비소녀... 너무 귀엽네요.^^
 
러시 라이프
이사카 고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것은 자기 중심적으로(혹은 나에 빗대어) 생각하기 마련인게 인지상정이다. 그 중의 한가지가 세상 유명 인사들의 나이와 자신의 나이를 비교해 보는 것. 어린 시절에는 당연하게도 내 또래나 나보다 어린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사랑이 꽃피는 나무'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탤런트 '이미연'이 동갑이라는 이유만으로 얼마나 우리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었는지. (대학 입시철 당시 이미연의 지망 학교가 초미의 관심이 되기도 했었다. 지금은 워낙에 고등 학생 스타들이 많아서 이런일은 없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대머리가 다 된 축구 영웅 지네딘 지단이나 40대 용모의 루이스 피구가 나보다 어리다는 사실에 흠칫 놀라기도 하며, 20대 초반의 젊은 연예인들이 나와 몇살 차이나 나는지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눈을 조금만 돌려 '작가'나 '문인'들의 나이를 확인하다 보면 나는 아직도 내가 젊다는 사실에 안도할 수 있다. 인생의 경륜과 경험이 이들에게는 큰 자산이기에 어린 나이에 문명(文名)을 크게 날리는 일은 쉽지 않은가 보다.

<러시 라이프>의 작가이자 일본은 물론 최근 한국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인 이사카 고타로는 공교롭게도 나와 동갑이다. 즉, 문단에서는 아직 젊은 신진 작가에 해당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최근 한 달 사이에 각기 다른 출판사에서 작가의 책이 세 권이나 출간되었다. 그만큼 출판 기획자들의 구미를 끄는 작가인 모양이다. 아직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 보지 못한 나로서는 그의 작품세계와 그 근간을 이루는 주제의식들을 미처 알 수는 없지만, <러시 라이프> 한 권만으로도 이 젊은 작가의 재기 넘치는 상상력과 간결하면서도 촌철살인한 글 솜씨를 충분히 맛 볼 수 있었다.

<러시 라이프>는 젊은 작가가 말하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 현대인들은 쳇바퀴 돌듯한 단순한 삶을 하루 하루 살아간다. 그러나 단조로운 그들의 삶에도 전기(轉機)가 마련되는 중요한 순간들이 반드시 있을 터. 각기 다른 삶을 사는 네 명의 주인공이 그 터닝 포인트를 어떻게 맞이하는지를, 그들의 하루를 확대해서 보여준다. 그러나 단순하게 보여주기만 해서는 재미가 없다. 바로 이 부분에서 이 소설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

가이 리치의 영화나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 처럼,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네 사람의 이야기가 센다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병치되어 진행이 된다. 미스터리 작가인 S. 밸린저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플로팅 기법이다. 기차의 선로마냥 평행하게만 보이는 각각의 이야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절묘하게 맞물리게 된다. 그것도 두, 세가지 이야기가 아니라 네 명의 각기 다른 하루, 그리고 이야기의 처음과 중간, 끝부분에 등장하는 젊은 화가와 부유한 화상(畵商)의 이야기까지 모두 다섯개의 이야기가 어우러진다.

철학이 있는 절도범 구로사와, 신흥 종교에 심취한 대학생 가와라자키, 애인과 결혼하기 위해 살인을 계획하는 교코, 재취업 도전 40연패(連敗)의 암울한 실직자 도요타. 센다이 시에 사는 이들 네 사람은 같은 장소를 지나기도 하고, 같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며 그들의 하루를 보낸다. 과연 그 하루 동안 그들에게는 어떤 일이 생길 것이며, 그들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는 것일까.

플로팅 기법을 쓰는 영화나 소설은 대개 독립적으로 보이는 여러 사건들이 서로 무슨 연관이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객이나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마련이다. 결말이 궁금해서라도 독자는 빠져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정말 뛰어난 작품은 결말만을 위해 치닫는 파노라마식 내용이 아니라 그 각각의 이야기 하나하나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러시 라이프>는 각각의 독립된 이야기들을 다루면서 결말을 궁금해 할 틈도 없이 각각의 이야기 하나하나에 정신 없이 몰입하게 한다. 네 주인공의 이야기는 그 하나 하나 만으로도 훌륭한 소설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착착 아귀가 맞물리는 순간에 또 한번의 놀라움을 선사한다. 그리고 모든 톱니 바퀴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그 순간 작가는 독자들에게 말한다.

"인생은 러시 라이프(Lush Life). 돌고 도는 인생이다."라고.

인생에 대한 평범한 진리로부터 이렇게 정신없이 재미있고 멋진 이야기를 창조해 낸 작가에게 기립박수를 보낸다.


덧글 하나. 작가는 친절하게 복선을 여러 군데에 걸쳐 제시한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어렵지 않게 이 이야기의 구조가 어떤 방식인지 알아 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알아챈다고 해서 그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지만.

덧글 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교코의 인물 묘사이다. 정신과 의사라는 인텔리한 직업을 가진 교코는 너무나도 판에 박은 듯한 '성질 나쁘고 짜증을 유발하는, 제멋대로인 어리석은 여성'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 중 가장 구태의연한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또한, 제멋대로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버릇 없는 인물이 대개 '여성'으로 묘사되는 것은(그것도 남성 작가에 의해) 유감스러운 일이다. 신경과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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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2006-06-06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뜨는 작가에 번역자가 양억관이라, 음, 역시 대어를 놓치지 않는군요-_-;; 도서관에 신청해야겠는 걸요.

oldhand 2006-06-0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초에 소개되었던 동작가의 '칠드런' 번역자도 양억관씨더군요. 대어를 미리 알아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상복의랑데뷰 2006-06-06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신 치바도 평이 좋던데요.

oldhand 2006-06-06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야 할 책은 점점 늘어나고.. 지갑은 점점 얇아지고..

로드무비 2006-06-07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립박수라니!
흥미가 물씬 생겨버리네요.
보관함에!^^

oldhand 2006-06-07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회가 되면 일독해 보세요. 재기 넘치는 소설입니다.
물론 제가 추리소설 이외의 소설에는 문외한인지라, 공신력은 없습니다. 하핫.
 
탈선 모중석 스릴러 클럽 1
제임스 시겔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의 원제는 'Derailed'이다. 열차가 궤도를 벗어나는 사고 등을 일컫는 단어다. 그러나 번역된 제목인 '탈선(脫線)'은 보다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할 수도 있다.

평범한 가장이자 전형적인 중산층 백인인 찰스는 어느날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통근기차를 타게 되고 그야말로 "우연히" 한 명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탈선"은 시작된다. "탈선 중년"이 된 찰스.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던 일탈의 욕망은 어느덧 현실이 되었다.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딸, 결혼 18년 째 권태로운 일상의 아내, 그 가운데 은밀한 만남이 주는 짜릿함과 가슴떨림을 선사하는 그녀. 그러나 이내 다소 순진하고도 엉거주춤한 자세로 시작했던 찰스의 '탈선'은 걷잡을 수 없는 삶의 '탈선'을 부른다.

스릴러 소설은 큰 범주에서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을것 같다.

액션 스릴러와 심리 스릴러.

큰 스케일과 복잡한 음모, 호쾌한 모험이 어우러지는 박력 만점 남성이 펼치는 액션 스릴러에 반해 심리 스릴러는 일상적인 소재, 평범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심리적인 서스펜스는 독자의 감정 이입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리라.

박진감 넘치는 총격전이나, 동서방을 넘나드는 스파이들의 활약상을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는 독자는 소설 속에서 3인칭에 지나지 않는다. 비록 그 소설이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일지라도 말이다. 주인공의 삶과 운명이 나와는 먼 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저 독자는 한 편의 스펙터클한 구경거리를 감상하는 타자(他者)의 입장이 된다.

그러나, 일상속에서 평범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스릴러 소설에서 독자는 오히려 더 강렬한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다. 주인공이 겪는 사건이 바로 지금 나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독자와 주인공의 거리가 좁혀지는 이 순간이 바로 소설속에 독자가 빠져드는 순간이다.

제임스 시겔의 <탈선>은 화려한 액션이나 큰 스케일의 복잡한 구성 등을 배제하고 일상적이고 소소하기까지 보이는 단순한 일련의 사건들로 소설을 이끌어 나간다. 바로 이런 평범하게 보이는 사건이야 말로 독자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아니겠는가. 평온하고 무미 건조하기까지 한 궤도 열차가 철로 위에 놓여진 작은 돌멩이 하나에 탈선하여 어마어마한 사태가 벌어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간결한 대화체 문장과 주인공의 독백은 독자의 감정이입에 힘입어 더욱 실감나게 느껴진다. 액션 영화의 주인공들 처럼 화끈하고 대범하지 못한, 어려움에 부닥칠때 마다 소심하게 에둘러가려 하는 찰스의 모습에 독자들은 답답해 하면서도 더욱 서스펜스를 느끼게 된다. 바로 그런 소심한 모습이 바로 나의 모습이기에.

책을 다 읽고 나서 소설의 이야기를 반추해 보면, 이 소설의 소재가 얼마나 구태의연하고 흔하디 흔한 소재인지를 새삼 느끼고 허탈해 할 수 있다. 온갖 드라마나 사건 실화 등등의 프로그램에서 수없이 접했던 이야기 아닌가. 그러나 적어도 책을 읽는 동안에는 미처 이러한 사실을 깨달을 수 없었다. 나는 어느새 주인공 찰스가 되어 이 난감하고 절망적인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지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탈선>은 '정신없이 읽히고 부담없이 읽는다'는 현대 엔터테인먼트 문학의 본령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속된 말로 '재밌으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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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5-30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거 여기와서 80% 세일 하드커버로 구입해서 침대 옆에 언제라도 읽을 수 있게 올려두고 있어요. 지금은 한참 울리치에 빠져 있는 중. 아, 그리고, 오늘 후더닛?에서 혹시나 하고 JJ 메릭 물어봤다가 한 스무권쯤 있는걸 보고, 일단 세권만 더 사와봤어요. 알고보니 엄청 다작인 작가더군요. 이렇게 부지런히 사도 되는가 모르겠지만 -_-a 주인 아저씨랑 드디어 말을 텄는데, ( 디스카운트도 험험) 이름은 헨리. 헨리는 챈들러 팬인데, 꼬임에 넘어가 겨우 4챕터 쓰고(20분의 1이나 되려나;;) 나머지는 로버트 파커가 썼다는 푸들 스프링스를 사고 말았습니다. 저보고 미스테리 서점 할 생각 없냐고 그러더군요;; 울리치 책들은 상태 별로인데 가격은 좀 비싸지만, 그래도 갈때마다 한권씩 블랙시리즈 모아보려구요.

아, 근데, 전 '재미있으면 그만' 인건 별로인데, 흐음. 그런가요. 이 책?

oldhand 2006-05-30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굳이 원서로 사서 읽을 만큼 심오한 책은 아닌것 같기도 하구요. 딱 재밌으면 그만, 거기까지 인 것 같습니다. 근데 그 재미는 제법 탁월한 편이구요.
JJ 메릭 책은 기데온 시리즈겠죠? 읽고 리뷰해 주세요. 저는 그저 리뷰 읽고 침만 흘리렵니다. 여담이지만 한때 제 영문 이름이 '헨리' 였다죠. 흐흐.

물만두 2006-05-30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죠.

하이드 2006-05-30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4불 좀 못주고 샀으니, (여기선 번역본구하기도 비싸고) 심오한 이유로 원서 산건 아니구요 ^^a 네, 기데온 시리즈요. 방화마가 좋아서, 막 원서산다고 난리 쳤더랬잖아요. 이렇게 직접 서점가서 사니 감개무량입니다.

oldhand 2006-05-30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롤러코스터, 정말 정신없죠? 아무래도 주인공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면이 많은 남자 유부남 독자인 저에게는 감정이입이 더 손쉬웠던 것 같아요. 하핫.
JJ 메릭은 어떻게 국내에 더 소개될 여지도 없는것 같아서 안타까울 뿐이죠. 하이드 님이 돈 벌어서 출판사 차리기 전에는. ^^

상복의랑데뷰 2006-05-30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 스릴러는 아이리시의 장기가 아닐런지 ^^

로드무비 2006-05-31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 스릴러라니 구미가 당기는군요.
출근하다가 어딘가로 떠나는 이야기 저도 좋아합니다.^^

oldhand 2006-06-01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복의 랑데뷰 님 / 아이리시에 비할 수야 있을까? 하하.
로드무비 님 / 출근하다가 어디로 떠나긴 하는데요, 몸이 떠나는게 아니라 삶이 딴길로 새는 이야기 입니다. ^-^

상복의랑데뷰 2006-06-02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형님, 축하드립니다. 으하하하핫!

oldhand 2006-06-02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부끄 부끄.
 

2. 그 시절의 만화

② 클로버 문고와 사라진 낡은집

추억이 상품화 되는 시대다. 60~80년 대의 생활상을 나타내 주는 물건들이 경매 사이트에서 골동품처럼 거래되고, 어릴적 먹던 불량식품들이 제법 비싼 가격으로 인터넷에서 팔려나간다. 30대, 40대 성인들이 자신의 어릴적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이러한 상품들의 구매자가 되고 있다. 10 여년 전 인사동에 처음 문을 연 근현대사 물품 전문 취급점인 <토토의 오래된 물건>같은 이색 골동품점은 이제 유명한 곳이 되었다.

이런 물결의 중심에 '클로버 문고'가 있다. 클로버 문고는 1972년 발행을 시작해서 1983년까지 총 429권을 출간한 당대 단행본 만화 문고의 대명사였다. 어깨동무, 새소년, 소년 중앙 등 어린이 교양지에 연재되었던 인기 만화는 클로버 문고의 단행본으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꼭 연재물이 아니었더라도 단행본으로 바로 나온 작품들, 만화가 아닌 소설, 논픽션, 교양 도서까지 장르를 망라한 집대성이 바로 클로버 문고였다. <유리의 성>, <바벨 2세>, <신판 보물섬>, <불타는 그라운드>, <소년 007>,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 등 이름만 들어도 기억이 선한 목록들이다.

어릴적 생일 선물 혹은 뭔가 칭찬 받을 만한 일을 했을 때면 받고 싶은 선물 0 순위는 클로버 문고였다. 만화에 큰 거부반응은 없으셨던 부모님 덕에 30권 정도의 클로버 문고를 소장할 수 있었다. 결국 집수리, 이사 등을 거치며 모두 없어져 버리고 말았지만 말이다. 현재 클로버 문고는 수집가들의 '1급 품목'이다. 초판 커버와 보관 상태가 좋다면 최하 10만원 정도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고 한다. 경매에서 1권에 최고 50만원 낙찰가를 기록하기도 했단다. 인터넷 카페(http://cafe.naver.com/clovercomic.cafe)도 결성되었고, 복간 운동도 활발히 추진중이다. 30대 중반 ~ 40대 초반 연령대에게 클로버 문고는 최고의 추억상품임에 틀림없다. 한 권만 갖고 있었어도 좋았을 것을..


클로버 문고 중 한 편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한다.
방학기의 <사라진 낡은 집>이라는 작품이다. 단행본 1권 분량의 짧은 이야기다. 지금은 만화계의 원로가 되었고, <바람의 파이터>등 성인 만화의 걸작들을 대표작으로 갖고 있는 방학기의 1973년 데뷔작이다.

초등학교 3학년 경 클로버 문고로 구입하여 보게 된 <사라진 낡은 집>.
조선 인조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 시대만화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작품은 미스터리 만화다.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깊은 산골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이야기. 주인공 일행이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숙소 앞에 있던 낡은 집 한채가 통째로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 불가사의한 사건. 셜록 홈즈를 접하고 추리 소설에 막 입문했던 어린 시절, 이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는 나의 뇌리에 깊숙히 각인되었다.

그런데 이 만화의 줄거리, 어디서 많이 들어 본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바로 엘러리 퀸의 중편 <신의 등불>이다. 까마득히 20년 이상을 <사라진 낡은 집>이 오리지널 스토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나는 5년 전 <신의 등불>을 읽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사라진 낡은 집>은 <신의 등불>을 번안, 각색한 만화였던 것이다. 그것도 아주 훌륭하게. <신의 등불> 초입에 나오는 장광설도 아주 훌륭하게 표현해 내고 있다. 이 만화의 뒤에 부록인 셈 붙어 있는 아주 짤막한 단편 <나그네>는 포의 <어셔가의 몰락>을 각색한 작품이다. <나그네>에는 각색 사실을 밝히고 있었지만 <사라진 낡은 집>에는 그러한 언급이 없었다. 당시 <신의 등불>이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을 것이고, 그러한 사실 외에 다른 이유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어찌 되었든 <사라진 낡은 집>은 미스터리 소설 애호가이자(그것도 엘러리 퀸의 팬으로서!) 만화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유실된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사라진 낡은 집>도 재미있었지만 <나그네>의 공포는 대단했다. 어린 마음에 이 만화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비오는 날 오후 아무도 없는 건넌방에 있는 이 책을 들고 오려고 벌벌 떨며 기다시피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방학기 선생은 한국적인 공포를 가장 잘 표현해 낼수 있는 적합한 그림 스타일을 갖고 있는 작가가 아닐까. 애드거 앨런 포의 괴기 단편들을 몇편 더 각색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래 링크는 <사라진 낡은 집>과 그 이외 클로버 문고들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블로그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번 들어가 보시기를.

http://blog.naver.com/songsool?Redirect=Log&logNo=600131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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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5-0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바벨2세를 아시다니! 로프로스와 포세이돈, 그리고 로뎀도 아시겠네요.? ㅋㅋ

oldhand 2006-05-04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미도 잊을 수 없는 캐릭터지요!
바벨2세는 비록 클로버문고는 아니지만 일본원작의 해적판으로 소장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로드무비 2006-05-05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가봤어요.ㅎㅎ
전 오래 전부터 박수동의 만화가 그렇게 땡기고 좋더군요.
꾸불텅한 그림과 글씨.
별똥별탐험대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마태우스 2006-05-05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 그거 참 재밌었죠. 근데 그 이원복이 지금 이원복이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마태우스 2006-05-05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전 엘러리 퀸엔 정이 안가더라구요...

oldhand 2006-05-07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 님 / 극화 작가들이 모두 일본 만화의 영향을 크게 받던 시절이지만, 명랑만화만큼은 우리 작가분들이 독창적인 작가 세계를 구축하던 시절이죠. 박수동 화백의 만화는 그중에서도 독창성에서는 최고라 생각합니다.
마태우스 님 / 그 시절에는 '이상권'이라는 다른 필명도 갖고 있었답니다. 불타는 그라운드라는 축구만화도 그렸었지요.
엘러리 퀸도 호오가 많이 갈리는 편이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