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토의 자유 지만지 고전선집 540
정을병 지음, 이봉일 엮음 / 지만지고전천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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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토의 자유정을병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1. 소크라테스의 말로 시작이 된다. “.... 사람들이 쾌락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말 이상한 무엇인 것 같더군. 그것은 쾌락의 정반대인 것처럼 보여지는, 다시 말하면 고통이라는 것과도 이상한 관계가 있는 모양이야. 그 둘은 동시에 하나의 인간에게 주어지려고는 하지 않으나, 마치 둘이면서 하나의 머리에 묶여 있는 것처럼 사람이 그 한쪽을 추구하여 붙잡으면, 언제건 간에 다시 한쪽을 자연히 붙잡게 되거든...”

 

 

2. 책 제목에 등장하는 까토는 누구인가? 까토(BC 85~ BC 46)라고도 부른다. 이는 같은 이름을 가진 까토(BC 234~ BC 149)의 증손자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까토는 로마 공화정 말기의 정치인으로 카이사르와 대적해 로마 공화정을 수호한 것으로 유명하고, 스토아학파의 철학자이기도 하다.

 

 

3. ‘죽음에 대한 태도 또는 입장은 한 사회의 문명적 수준을 가늠하는 여러 잣대 중 하나가 된다. 그 사회와 사회 구성원들이 죽음을 어떻게 수용하는가? 사실 떠나는 사람보다 남은 사람들의 마음이 더 분명하긴 하다.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죽은 자의 관점에서 보면 죽음은 자유의 문제이고(죽은 다음에 느낄 가능성이 많다. 죽기 전엔 두려움이 대부분이다), 산자의 관점에서 보면 죽음은 애도의 문제다.

 

 

 

4. 까토의 자유를 이해하기 위해선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까토의 죽음을 대입해야한다. 물론 작가는 독자에게 이 둘의 모습을 교차시켜 보여주고 있다. 소설적 화자는, 죽음에는 그것을 회피하면서 어쩔 수 없이 겪는 비겁한 죽음과 정면으로 대응하면서 맞이하는 용감한 죽음이 있다고 말한다. 현자(賢者)는 늘 후자를 선택한다. 소크라테스와 카토는 각각 자신들을 고발하고 추격해 온 메레토스와 카이사르에게 머리를 조금만 숙였으면 죽음의 사신이 그들을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양심을 끝까지 저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했다. 이런 이유로, 작가는 두 사람을 모두 현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5. 이 책엔 플라톤의 파이돈이 등장한다. 까토가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며 읽은 책이다. 까토의 마음이 머물던 곳은 쾌락과 고통, 혼의 독립, 혼과 윤회, 선한 사람들의 혼과 쓸모없는 자들의 혼, 애지(愛智)의 역할, 죽은 자에 대한 신령(神靈)의 판결, 소생(蘇生)에 대한 감사등이다.

 

 

6. 이 소설의 작가 정을병의 출세작은 1965, 66현대문학에 연재했던 장편소설 개새끼들19668월에 발표된 중편소설 까토의 자유가 뽑힌다. 개새끼들5. 16 군사쿠데타 이후 병역 미필자를 강제 징집해 국토건설단공사 현장에 투입시켜 인권을 유린한 사건을 고발한 작품이다. 제주도의 깡패 도로가 오버랩 된다. 까토의 자유는 카이사르가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를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바꾸려한 정치적 시도에 대해 카토의 관점에서 해석한 작품이다. 60년대 한국 사회의 실존적 자유의 문제를 다룬 정치적 알레고리 작품이다. ‘실존적 자유의 문제는 반세기를 넘긴 현재도 여전히 이 땅에 남겨진 우리 모두의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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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그 자체 - 40억년 전 어느 날의 우연
프랜시스 크릭 지음, 김명남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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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명 그 자체프랜시스 크릭 / 김영사

 

 

1. ‘화성통신이 화제다. 화성에서 흐르는 물, 소금천 개천의 발견이 관심에 모인다. 이는 곧 인류의 화성 거주 가능성 때문이다. ‘나 홀로 화성 생존기를 그린 영화 마션에선 부족한 식량을 얻기 위해 자신의 배설물을 이용해 감자를 키운다. 물은 우주선 연료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낸다. 인간이 화성에서 살고 싶다면, 산소와 물, 식량, 에너지 그리고 주거 공간이 필수요소로 준비되어야 한다. NASA2020년 화성에 산소발생기 목시를 보내 화성 대기 중 산소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비슷하다는 행성인 화성은 계속해서 인간의 관심 영역 중 제일 가까운 곳에 위치할 것이다.

 

 

 

2. 이 책의 저자 프랜시스 크릭은 좀 독특한 과학자다. 1916년 영국 태생인 크릭은 분자생물학과 신경과학에서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 물리학을 공부한 뒤, 영국 해군에서 무기개발에 참여했다. 전쟁 후엔 생물학을 공부했다. 1962년 크릭과 제임스 왓슨은 DNA 분자구조의 업적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크릭은 생명의 기원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정향 범종설(定向 汎種設) 이라는 이론을 제안했다.

 

 

 

3. 정향 범종설은 생명이 지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지구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있는 외계 생명체에 의하여 생명의 씨앗이 지구에 뿌려진 것이라는 이론이다. 물론 학계에 대단한 충격을 주었다. 1981년 크릭이 정향 범종설을 널리 알리기 위해 펴낸 저서가 바로 이 책 생명 그 자체 : 40억 년 전 어느 날의 우연(Life Itself) 이다.

 

 

4. 이 우주 천지에 지구 말고 다른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까? 에 대한 궁금점은 인류의 영원한 화두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이탈리아의 물리학자인 엔리코 페르미는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 물리학자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우주에 사람처럼 생각할 줄 아는 생물체가 존재할지 모른다는 주장에 대해 아마도 그런 생물체는 지구를 식민지로 만들려 했을 것이라고 거들면서, “정말로 그런 일이 모두 벌어졌다면, 지금쯤 그들은 벌써 이곳에 도착했겠지. 그래서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요컨대 페르미는 외계의 지능을 가진 존재가 지구를 방문하여 식민지로 만든 증거가 없으므로 우주 속에 우리가 홀로 존재한다는 논리를 펼친 셈이다.

 

 

 

5. 크릭은 서문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페르미의 논증을 당연시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 페르미 논증의 각 단계를 자세히 따져 보는 것이라고 집필동기를 밝혔다.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 우리가 확신 할 수 있는 사실은 단 하나다. 생명이 언제 어디에서 생겨났든 그 시작은 아주 오래전이었다는 점이다.” 하도 오래 전 일인지라, 확실한 것보다 불확실한 것들이 많다.

 

 

 

6. “생명의 기원 문제는 기본적으로 탄소 화합물의 화학, 즉 유기화학의 문제다. 다만 특별한 틀 속의 유기화학이다.” 이 말은 자연스럽게 DNARNA 이야기로 넘어간다. 생명의 기원을 연구하는 대부분의 화학자들은 RNA가 먼저 생겨났고 DNA는 그 다음에 나타났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RNADNA보다 반응성이 더 크기 때문에 원시 지구의 환경에서도 쉽게 합성되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함께 한다. “적어도 지구의 생명은 단백질과 핵산이라는 두 고분자 체계를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단백질은 다재다능함과 높은 반응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반대로 핵산은 복제에 안성맞춤이지만, 섬세하고 재주 많은 단백질에 비해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다. RNADNA는 생분자 체계의 멍청한 금발 미인이나 다름없다.”

 

 

 

7. 화학, 생물 공부는 일단 이쯤에서 멈춘다. 크릭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크릭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생각은 하나로 이어진다. 생명이 지구에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영원히 알아내지 못하더라도, 언젠가 우리는 다음과 같은 현실적인 질문에 맞닥뜨릴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우주의 다른 곳으로 우리와 같은 형태의 생명을 퍼뜨려야 할까? 퍼뜨려야 한다면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할까?’ 우리 모두가 진정으로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크릭의 복잡한 이론과 생각도 나름 도움이 되지만, 그의 염려가 더 진솔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동감이다. “내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바는 단 하나, 서두르지 말자는 것이다. 운이 좋다면 우리에겐 앞으로도 수천 년의 시간이 더 있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는 더 많이 알게 될 것이고, 어려운 숙제를 더 잘 다루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 세계의 정치적 안정이 무한히 오랫동안 유지된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 어쨌든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라면 너무 밀어붙이지 말자는 것이다. 은하를 함부로 오염시켜서야 곤란하지 않겠는가.” 화성 바라기들이 마음에 담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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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이야기, 이야기의 시대 - 이야기로 읽는 한국 현대사
신형기 지음 / 삼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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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 할 일들. 그리고 시간들..그래야 지금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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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 시간도 내 삶이니까 - 다시 일어서려는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오우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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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후 움직이면 더 멀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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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국어사전 -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 비판 뿌리와이파리 한글날
박일환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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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어사전다운 국어사전을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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