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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그 자체 - 40억년 전 어느 날의 우연
프랜시스 크릭 지음, 김명남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생명
그 자체』
프랜시스
크릭 /
김영사
1. ‘화성통신’이
화제다.
화성에서
흐르는 물,
소금천
개천의 발견이 관심에 모인다.
이는
곧 인류의 화성 거주 가능성 때문이다.
‘나
홀로 화성 생존기’를
그린 영화 ‘마션’에선
부족한 식량을 얻기 위해 자신의 배설물을 이용해 감자를 키운다.
물은
우주선 연료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낸다.
인간이
화성에서 살고 싶다면,
산소와
물,
식량,
에너지
그리고 주거 공간이 필수요소로 준비되어야 한다.
NASA는
2020년
화성에 산소발생기 목시를 보내 화성 대기 중 산소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비슷하다는 행성인 화성은 계속해서 인간의 관심 영역 중 제일 가까운 곳에 위치할 것이다.
2.
이
책의 저자 프랜시스 크릭은 좀 독특한 과학자다.
1916년
영국 태생인 크릭은 분자생물학과 신경과학에서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
물리학을
공부한 뒤,
영국
해군에서 무기개발에 참여했다.
전쟁
후엔 생물학을 공부했다.
1962년
크릭과 제임스 왓슨은 DNA
분자구조의
업적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크릭은
생명의 기원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정향
범종설」(定向
汎種設)
이라는
이론을 제안했다.
3.
「정향
범종설」은
생명이 지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지구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있는 외계 생명체에 의하여 생명의 씨앗이 지구에 뿌려진 것이라는
이론이다.
물론
학계에 대단한 충격을 주었다.
1981년
크릭이 정향 범종설을 널리 알리기 위해 펴낸 저서가 바로 이 책 《생명
그 자체 :
40억
년 전 어느 날의 우연(Life
Itself) 》이다.
4.
이
우주 천지에 지구 말고 다른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까?
에
대한 궁금점은 인류의 영원한 화두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이탈리아의 물리학자인 엔리코 페르미는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 물리학자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우주에 사람처럼 생각할 줄 아는
생물체가 존재할지 모른다는 주장에 대해 아마도 그런 생물체는 지구를 식민지로 만들려 했을 것이라고 거들면서,
“정말로
그런 일이 모두 벌어졌다면,
지금쯤
그들은 벌써 이곳에 도착했겠지.
그래서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요컨대
페르미는 외계의 지능을 가진 존재가 지구를 방문하여 식민지로 만든 증거가 없으므로 우주 속에 우리가 홀로 존재한다는 논리를 펼친
셈이다.
5.
크릭은
서문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페르미의 논증을 당연시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 페르미 논증의 각 단계를 자세히 따져 보는 것”이라고
집필동기를 밝혔다.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 우리가 확신 할 수 있는 사실은 단 하나다.
생명이
언제 어디에서 생겨났든 그 시작은 아주 오래전이었다는 점이다.”
하도
오래 전 일인지라,
확실한
것보다 불확실한 것들이 많다.
6.
“생명의
기원 문제는 기본적으로 탄소 화합물의 화학,
즉
유기화학의 문제다.
다만
특별한 틀 속의 유기화학이다.”
이
말은 자연스럽게 DNA와
RNA
이야기로
넘어간다.
생명의
기원을 연구하는 대부분의 화학자들은 RNA가
먼저 생겨났고 DNA는
그 다음에 나타났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RNA는
DNA보다
반응성이 더 크기 때문에 원시 지구의 환경에서도 쉽게 합성되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함께 한다.
“적어도
지구의 생명은 단백질과 핵산이라는 두 고분자 체계를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단백질은
다재다능함과 높은 반응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반대로
핵산은 복제에 안성맞춤이지만,
섬세하고
재주 많은 단백질에 비해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다.
RNA와
DNA는
생분자 체계의 멍청한 금발 미인이나 다름없다.”
7.
화학,
생물
공부는 일단 이쯤에서 멈춘다.
크릭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크릭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생각은 하나로 이어진다.
생명이
지구에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영원히 알아내지 못하더라도,
언젠가
우리는 다음과 같은 현실적인 질문에 맞닥뜨릴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우주의 다른 곳으로 우리와 같은 형태의 생명을 퍼뜨려야 할까?
퍼뜨려야
한다면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할까?’
우리
모두가 진정으로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크릭의
복잡한 이론과 생각도 나름 도움이 되지만,
그의
염려가 더 진솔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동감이다.
“내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바는 단 하나,
서두르지
말자는 것이다.
운이
좋다면 우리에겐 앞으로도 수천 년의 시간이 더 있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는 더 많이 알게 될 것이고,
어려운
숙제를 더 잘 다루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 세계의 정치적 안정이 무한히 오랫동안 유지된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 어쨌든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라면 너무 밀어붙이지 말자는 것이다.
은하를
함부로 오염시켜서야 곤란하지 않겠는가.”
화성
바라기들이 마음에 담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