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걸 비포
JP 덜레이니 지음, 이경아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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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더 걸 비포

_JP 덜레이니 (지은이), 이경아 (옮긴이) | 문학동네 | 2018-08-17

| 원제 The Girl Before (2017)

 

 

작지만 살기 좋은 집이죠.” 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스릴러다. 집 분위기가 독특해서 집을 주인공으로 해야 할지, 그 집에서 사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해야 할지 잠시 망설여진다. 스릴러답게 템포가 빠르다. 적당한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 ‘작지만 살기 좋은 집.’ 부동산 중개인의 말이다.

 

 

에마라는 여인이 남친 사이먼과 이사할 집을 구하러 다니다가 만난 집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에마가 강도를 당했다. 하루라도 빨리 이사를 하고 싶은 심정뿐이다. 몇 군데 둘러본 후 결정을 못하고 있을 때, 중개인이 마지막 하나 남아있긴 한데... 하면서 말을 덧붙인다. “집은 훌륭해요. 정말 환상적이죠. 이곳과는 격이 다른 집이에요. 하지만 집주인이...그 사람에게 까다롭다는 말은 많이 봐준 표현이죠.” 중개인의 말은 뻥이 아니다. 나도 한 번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근사한 집이다. 스마트폰 앱으로 모든 것이 제어되는 집이다. 문제는 계약 조건이 까다롭다는 것이다. ‘어떤 종류의 변경도 할 수 없어요. 러그나 양탄자를 깔아서도 안 돼요. 반려동물도, 그림도, 화분도 안 돼요. 장식품도 금지, 책도....’ 책도 금지라고? ..그럼 크레마하고 놀아야겠네...내가 그 집에 들어간다면...

 

 

이 정도 금지사항은 들어줄만하다. 더 머리 아픈 건, 각종 금지 조항이 가득한 이백여 개의 규칙, 일거수일투족이 간섭받는 삶의 방식을 요구 받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35문항의 질문지. 이 질문지는 단순하지가 않다. 아마도 밤을 꼬박 세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예를 들면 질문1. 당신의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유물을 빠짐없이 목록으로 작성하시오. 질문23. 아무 죄가 없는 타인 열 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습니까? 24. 타인 만 명은 어떻습니까? 25. 뚱뚱한 사람들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듭니까? 1) 슬프다 2)짜증이 난다. 이 외에도 바로 답이 안 나올만한 질문들이 수두룩하다. 그리고 이 집에 입주하고 싶으면 최종적으로 집주인과 면담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면접시험이다.

 

 

그렇다면, 근사한 집을 지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임대를 놓은 건물주는 어떤 인물인가? 건물주 에드워드 멍크퍼드는 건축가다. 미니멀리즘 미학을 추구하는 영국의 테크노 건축가로 소개된다. 그에 대해선 상반된 평가가 있다. ‘융통성 없는 천재’,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타건축가로 언론에 노출된다. 도모틱스(domotics. 주택의 자동화)에 관심이 많다.

 

 

소설은 이 이상한 매력을 갖고 있는 집에 거주했던 과거의 에마와 현재의 제인이 교차하며 이어진다. 그래서 소설 제목이 더 걸 비포(The Girl Before)이다. 모던하고 심플한 이집에 비밀이 있다. 이 집에서 건축가의 아내와 아이가 사고로 죽었다. 에마도 이 집에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인(死因)으로 죽었다. 나중에 입주한 제인이 이 집에 얽힌 어둠의 비밀에 관심을 갖게 된다. 제인은 사산아를 출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집에 입주했다. 모든 것을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해보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 제인이 에마의 과거를 추적해 올라가던 중,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심지어 건축가의 죽은 아내하고도 연결되는 점이 있다. 바로 (외형상)닮은 꼴이라는 것. 그리고 건축가와 심히 가깝게 지냈다는 것(그의 아내는 그렇다 치고). 제인이 에마와 건축가의 주변을 탐색하던 중, 의외의 사실이 밝혀지면서 제인은 위험에 빠지게 된다. 제인은 이 죽음의 연결고리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그리고 스릴러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에마가 강도를 당한 후 심리치료(PTSD,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받는 과정이라든가, 제인의 사산아 출산 전후 등을 풀어나가는 의학적 배경이 탄탄하다. 작가의 노력과 역량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더걸비포 #JP덜레이니 #문학동네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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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와 거품의 역사 - 돈이 지배한 광기와 욕망의 드라마
안재성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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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대부분의 사람은 돈을 지극히 사랑한다. 돈을 위해 목숨까지 거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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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와 거품의 역사 - 돈이 지배한 광기와 욕망의 드라마
안재성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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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와 거품의 역사 - 돈이 지배한 광기와 욕망의 드라마

_안재성 (지은이) | 을유문화사 | 2018-07-25

 

 

이 책의 키워드 중 키워드는 이다. 돈에 관한 몇 가지 언급들이 생각난다. “친절함과 성실함은 체력에서 나오고 여유로움과 밝은 성격은 통장에서 나온다.” _작자미상.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만한 게 없다.” _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챔피언 복서). “나는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가난한 사람처럼 살고 싶다.” _파블로 피카소. 피카소는 그의 소망처럼 살다가지 못한 듯하다. 많은 돈을 가진 거부처럼 살다가지 않았는가?

 


정치, 사회면 뉴스에서 볼 수 있는 사건, 사고 중 돈과 관련 안된 것을 찾기 힘들다. 이 책의 지은이 안재성은 언론인이다. 경제와 역사를 넘나들며 공부하던 중, 자본주의 성립 이전부터 이미 인간과 인간이 만든 조직은 이념보다는 돈 문제에 훨씬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대의명분이란 이름을 내걸고 벌이는 일들인 정부정책이나 전쟁조차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변화가 오거나 저질러진 적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스스로 통 속에서 살 만큼 부와 권력에 초연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주겠다고 회유하자 지금 당장 비켜라. 햇볕 쬐는 데 방해된다고 냉소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기인으로 유명했던 디오게네스처럼 돈과 명예를 마다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은 돈을 지극히 사랑한다. 돈을 위해 목숨까지 거는 경우도 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은행가가 현대의 은행을 본다면 돈을 맡아 보관해주는 은행이 보관료를 받아야지. 거꾸로 예금자에게 이자를 지불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격분할 것이다. 한편 근대의 은행가는 이렇게 규제가 심해서는 도저히 은행을 경영할 수 없다고 불평이다. 최초의 은행은 르네상스 문명이 막 태어나던 13세기 즈음 생겨났다. 처음에 은행의 주된 역할은 상인들의 돈, 즉 금화를 맡아 보관해주는 금보관소이자 환전상이었다. ‘금화를 맡아 보관해주는 창고업이었다. 세계 경제의 역사는 은행의 탄생 전과 후로 구분된다.

 

 

주식 관련 종사자들에겐 미안하지만, 주식 매매는 흔히 투기로 주식거래소는 도박판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고객이 들을 수 있는 말은 단 한 마디. “원금 손실에 유의하셔요.” 전문가들의 예상도 허구한 날 틀리는 경우가 많으니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도박하는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증권거래소 태동기 암스테르담엔 튤립이 투기 대상이었다. ‘튤립 버블이라는 용어도 만들어졌다. 튤립 뿐 아니라 튤립 구근 한 뿌리 가격이 암스테르담의 고급 저택과 맞먹을 정도로 치솟던 거품이 꺼지자 일주일 만에 양파 가격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면 혹시 돈이 모자란 건 아닌지 확인해봅시다” _작자미상.

 

 


#풍요와거품의역사 #돈이지배한광기와욕망의드라마 #안재성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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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 음식, 음악, 여행 그리고 독서
이승희 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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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진솔한 내면 이야기를 통해서 평소 마케팅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마케팅에 급관심이 쏠릴만하다. 사실 분야를 떠나서 사회적인 활동 모두가 마케팅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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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 음식, 음악, 여행 그리고 독서
이승희 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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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 음식, 음악, 여행 그리고 독서

_이승희, 정혜윤, 손하빈, 이육헌 (지은이) | 북바이퍼블리 | 2018-07-24

 

 

우리의 일상에서 음식, 음악, 여행 그리고 책에 관한 이야기 외에도 할 이야기들이 많긴 하지만, 이 네 가지는 꽤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는 아이템들이다. 이 책 제목을 통해 마케팅이 연상되겠지만, 사실 이 책에서 마케팅에 관한 중요한 팁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부족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 이 책에선 날것 그대로의 마케팅 정보보다는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전력질주하고 있는 마케터들을 우선멈춤 시켜 그들의 입과 마음을 통해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네 명의 마케터들이 몸담고 있는 곳은 배달의 민족’, ‘스페이스오디티’, ‘에어비앤비 코리아’, ‘트레바리등이다. “마케터는 기술이나 수단보다 영역으로 나눠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각 영역의 이야기를 모아보고 싶었습니다.” 이 분야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한 마디 더 보태면 협업이 될 것이다. 배달의 민족 마케터 이승희는 치기공학을 전공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는 듯해서 치과 코디네이터로 근무하던 중, 센스가 없다는 말에 의기소침해진다. 어떻게 하면 센스를 키울까 고민하다가 센스가 없다면 벤츠를 꿈꾸지 마라는 책을 읽고, 책의 저자에게 일대일 강의를 듣게 되는 행운까지 얻게 된다. 그 후 치과에 근무하면서 블로그 마케팅에 관심을 갖고, 근무하고 있는 치과 병원이 검색창에서 단연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승희는 마케터가 놓쳐서는 안 될 세 가지를 관찰, 피드백, 인간에 대한 이해로 정리한다. 그리고 그녀는 현재 배달의 민족의 마케터이다. 이승희가 배민에서 배운 마케팅 원칙은 알게 하고 쓰게 하고 좋아하게 하자라고 한다.

 

 

정혜윤(스페이스오디티 브랜드 마케터)은 고등학교 졸업 즈음에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된다. 마케팅에 몸담고 있던 지인(아빠 친구)이 해준 말을 지금까지도 마음에 담고 있다고 한다. “마케터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다. 모든 악기를 다룰 줄 아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악기에 대해 조금씩은 알고 있다. 어떤 시점에 어느 악기가 어떤 소리로 연주해야 하는지를 조율해 멋진 하모니를 이뤄내는 사람이다.” 정혜윤은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롤러코스터를 탄 듯 역동적이었다고 한다. 거의 여행하다시피 회사를 옮겨 다니며 각 회사의 고유한 문화 속에서 다른 사람과 일하고 섞이며, 제각각 다른 것을 얻었다고 한다. 그녀가 옮겨 다닌 회사를 업종별로 크게 분류해보면 광고, 홍보, 글로벌, 스타트업 등이다. “제가 마케팅을 좋아하는 이유는 마케팅 과정이 궁극적으로 온전한 스스로를 향해 가는 길과 겹치기 때문이에요. 브랜딩을 공부할수록 다양한 모양의 자기다움과 마주칩니다.”

 

 

마케팅 분야에서 잘 나가는 사람의 전공이 마케팅인 케이스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손하빈(에어비앤비 브랜드 마케팅 매니저)은 생명과학 전공자다. 손하빈은 공감을 잘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 직업이 마케터라고 한다. “에어비앤비는 브랜드 광고나 브랜드 콘텐츠에서 기능적인 측면의 장점이나 가격 대비 만족도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전달하려는 가치는 기능적인 편리함이나 효용성보다 현지인의 집에 머무는 특별한 경험과 소속감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육헌(트레바리 마케터)은 경영학 전공자다. 대학 재학 중 마케팅, 광고 공모전에 도전을 계속했다. 처음에는 상금과 스펙 한 줄에 눈이 멀어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마케팅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몇 군데에서 마케팅에 대한 경험을 쌓은 후 현재 한 달에 한 번 읽고 쓰고 모여서 토론하는 (유료)독서모임 커뮤니티 운영회사인 트레바리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의 진솔한 내면 이야기를 통해서 평소 마케팅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마케팅에 급관심이 쏠릴만하다. 사실 분야를 떠나서 사회적인 활동 모두가 마케팅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케터는 아무나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케터가 되는 것보다 좋은 마케터가 되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어쩌면 저도 좋은 마케터가 되기 위해 이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배민 마케터 이승희의 말이다.

 

 

#브랜드마케터들의이야기 #마케팅 #북바이퍼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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