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와 규칙 - 스티븐 핑커가 들려주는 언어와 마음의 비밀 사이언스 마스터스 19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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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학술서적 내음을 물씬 풍기는 《단어와 규칙》보다 부제인 ‘스티븐 핑커가 들려주는 언어와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언어와 마음과의 관계는 인문학적 성찰의 시간을 갖기 위한 좋은 소재이지요. 이 책의 지은이 스티븐 핑커는 실험심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언어심리학과 진화심리학을 강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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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와 규칙 - 스티븐 핑커가 들려주는 언어와 마음의 비밀 사이언스 마스터스 19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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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와 규칙 - 스티븐 핑커가 들려주는 언어와 마음의 비밀 l 사이언스 마스터스 19  _스티븐 핑커 (지은이) | 김한영 (옮긴이) | 사이언스북스 | 원제 Words and Rules: The Ingredients of Language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학술서적 내음을 물씬 풍기는 단어와 규칙보다 부제인 스티븐 핑커가 들려주는 언어와 마음때문이었습니다. 언어와 마음과의 관계는 인문학적 성찰의 시간을 갖기 위한 좋은 소재이지요. 이 책의 지은이 스티븐 핑커는 실험심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언어심리학과 진화심리학을 강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언어학의 특수한 현상인 규칙동사와 불규칙동사를 조사하면서 언어와 마음의 본질을 조명합니다.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선 일차적으로 인류에게, 각 민족들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표현의 능력이 생겼을까를 염두에 둬야겠습니다. , 서로의 머릿속에 그렇게 많은 생각들을 채워 넣는 우리의 능력 뒤에는 어떤 비결이 숨어 있는 것일까? 지은이는 두 가지 비결을 내세웁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단어와 규칙입니다. “단어와 규칙은 서로 다른 원리에 따라 작동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학습되고 사용되며, 심지어 뇌에서도 서로 다른 부위에 거주한다.” 둘 사이의 국경 분쟁은 언어들을 수세기에 걸쳐 형성하고 개조하며, 언어를 소통의 수단뿐만 아니라 말장난과 시()의 매체로 그리고 영원한 보물로 만들었다는 이야깁니다.

 

 

 

 

지은이는 이를 설명하고 그의 논지를 펼쳐가기 위해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현재까지 전해오는 최초의 언어학적 논쟁인 플라톤을 등장시킵니다, 플라톤이 헤르모게네스를 통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어떤 것도 본래부터 이름을 갖는 것이 아니라, 단지 용법과 관습을 통해 이름을 갖게 된다.” 그러자 크라틸로스가 반론을 폅니다. “모든 것에는 본래부터 정확한 이름이 있다. 이름은 다수의 사람들이 사물을 지칭하기로 동의한 그 어떤 것이 아니다.” 오늘날 이 논쟁은 헤르모게네스의 관습적 결합 쪽의 우세로 판가름이 납니다. 20세기 초 현대 언어학의 창시자인 페르디낭 드 소쉬르는 그런 결합을 자의적 기호라고 이름붙입니다. 언어학자 놈 촘스키에 와선 언어 고유의 창조성을 조합 규칙을 가진 문법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개념이 성립됩니다.

 

 

 

이 책의 키워드이기도 한 규칙동사와 불규칙 동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수험생이나 언어학 전공자가 아닌 이상 이 동사들을 떠올릴 필요가 없겠지요.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이해하기위해선 어쩔 수가 없군요. 규칙 단어와 불규칙 단어는 오래전부터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과 변덕쟁이를 빗대는 은유로 사용되어왔답니다. 현 시대에는 안 어울리는 표현인 듯합니다. 1989뉴욕 서평에 개인 광고를 낸 어느 여성은 불규칙 동사를 찬양하는 의미로 당신은 불규칙 동사인가?”라고 물었다고 하네요. 정확히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언급이 없군요. 추측해보건대, 표현의 자유로움 또는 자유로운 영혼 등으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긴 조지 오웰은 1984에서 국가가 불규칙동사를 금하는 것은 인간의 정신을 압살하는 증거라고 했지요. 규칙형들과 불규칙형들은 고립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라는 살아 있는 통합 체계의 일부라는 점에 공감합니다.

 

 

 

 

아날로그 세계와 디지털 마음에 주목합니다. 역시 언어의 구성 요소는 단어와 규칙이라는 말을 전제로 합니다. 단어는 소리와 의미 사이의 기억된 연계를 의미하고, 규칙은 각 단어들의 의미와 배열 방식으로부터 전체의 의미가 계산될 수 있도록 단어들을 조합하는 연산을 의미한다는 말입니다. 지은이가 표현하길, 세계는 아날로그이고 우리의 마음은 디지털이라고 합니다. 요즘 추세로 봐선 그 반대라고 생각합니다만...“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 마음의 한 부분은 디지털이다. 우리는 익숙한 실재들과 그 실재들의 교차하는 특성들을 기억하지만, 또한 규칙에 따른 계산을 통해 새로운 마음의 산물들을 생성한다.(....) 단어와 규칙은 언어의 광대한 표현력을 창출해, 우리에게 사고의 광대한 창조력에서 열리는 결실들을 공유하게 해준다.” 촘스키의 '보편 문법'이론과, 러멜하트와 매클레렌드의 '패턴 연상망 기억 모형' 사이에서 스티븐 핑커는 단어-규칙 이론을 들고 제3의 길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단어와규칙 #스티븐핑커 #사이언스마스터스 #사이언스북스 #규칙동사 #불규칙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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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로 숨 쉬고 싶은 그대에게 - 직장인의 어깨를 다독인 51편의 시 배달
김기택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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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답게 내용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구성했네요. 봄기운이 나거나 밝고 가벼운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시, 여름의 강렬한 햇빛처럼 열정이나 힘이 드러나는 시, 차고 신선한 가을바람이 느껴지거나 삶에 대해 조용히 생각하게 하는 시, 겨울의 추위에 맞서 고통을 견디는 강한 정신력을 느끼게 하는 시들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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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로 숨 쉬고 싶은 그대에게 - 직장인의 어깨를 다독인 51편의 시 배달
김기택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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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로 숨 쉬고 싶은 그대에게 - 직장인의 어깨를 다독인 51편의 시 배달

    _김기택 (지은이) | 다산책방

 

 SNS에서 우연히 눈에 띈 포스팅입니다. “모 대학교수는 자신에게 오는 시집들은 모두 쓰레기라고 한다. 그 쓰레기들 버릴 때 우리한테 주시구려.” 포스팅을 한 사람은 개인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짧은 문장이 몇 가지 생각거리를 제공해주는군요. 우선 그 대학교수는 시()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인가? 시를 써보기라도 했나? 아마도 SNS에서 발설한 듯한데, 그러기 전에 출판사(시인이 직접 보낸 경우도 있겠지만..)에 책을 보내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했습니다. 시를 쓰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책 한권을 만드는 일이 어디 장난인줄 아십니까? (나는 책 출간에는 참여하지 못했어도, 시는 좀 써봐서 쬐끔 압니다) 그 교수 머릿속엔 뭐가 들었으려나?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으려나...속 거북함과 함께 급 궁금점이 상승됩니다

 

 

문학소년 시절에 시를 몇 편 외우고 다녔지요. 그래야만 어디 가서 문학소년 시늉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내 나이는 어느 결에 소년에서 청년을 지나 중년이 되었습니다. 희한 한 것은 살아오면서 새록새록 그 시어(詩語)들이 말을 건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나를 위로해주고, 나를 자극시켜주고, 감성수치도 올려주고, 힘을 줄때도 있습니다. 간혹 그 시절로 돌아가는 회상의 열차도 태워줍니다. 문학작품은 그저 줄거리만 생각나게 해주지만, 시는 때로 통째로 다가옵니다.

 

 

삼십 년 가까이 시를 써오면서 시에 많은 빚을 졌다. 가진 것도 없는 데다 내성적이고 부끄러움 많은 나에게 시가 찾아와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심심하지 않게 해주었다.” 이 책의 지은이 김기택은 전업시인이 아닌, 직장인 시인입니다. 지은이는 프롤로그를 이렇게 시작합니다. 심심하지 않게 해주었다는 말 속엔, 엄청난 비밀이 숨어있군요. 혼자만의 풍요로운 시간, 내가 모르는 나를 만나는 반가움과 즐거움, 삶을 압박하고 들볶는 괴로움을 이상한 기쁨으로 바꿔주기도 하고, 현실에선 견디기 어려운 괴로움도 시 안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즐거웠다고 고백합니다. “시는 지겹고 지루하고 틀에 박힌 일상이나 닳고 닳도록 보아서 아무런 감흥도 없는 것들을 두근거리며 이제 막 처음 보는 것 같은 신선한 첫 경험으로 하게 해주었다. 답답하고 좁은 시야와 숨구멍을 확장시켜주었다.”

 

 

이 책은 지은이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임명한 문학 집배원이 되어 시인이 평소에 즐겨 읽거나 좋아하는 시에 짤막한 감상을 붙여 배달한 것을 펴냈습니다. 시인답게 내용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구성했네요. 봄기운이 나거나 밝고 가벼운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시, 여름의 강렬한 햇빛처럼 열정이나 힘이 드러나는 시, 차고 신선한 가을바람이 느껴지거나 삶에 대해 조용히 생각하게 하는 시, 겨울의 추위에 맞서 고통을 견디는 강한 정신력을 느끼게 하는 시들을 모았습니다.

 

 

지은이가 추천한 50여 편의 시 중에서 하나 골랐습니다. 나희덕 시인의 그의 사진이란 시입니다. “그가 쏟아놓고 간 물이/ 마르기 위해서는 얼마간 시간이 필요하다/ 사진 속의 눈동자는/ 변함없이 웃고 있지만 실은/ 남아 있는 물기를 거두어들이는 중이다. 물기를 빨아들이는 그림자처럼/ 그의 사진은 그보다 집을 잘 지킨다. 사진의 배웅을 받으며 나갔다/ 사진을 보며 거실에 들어서는 날들. 그 고요 속에서/ 겨울 열매처럼 뒤늦게 익어가는 것도 있으니/ 평화는 그의 사진과 함께 늙어간다// 모든 파열음을 흡수한 사각의 진공 속에서/ 그는 아직 살고 있는가/ 마른 잠자리처럼 액자 속에 채집된/ 어느 여름날의 바닷가. 그러나/ 파도 소리 같은 건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사진 속의 눈동자는/ 물기를 머금은 듯 웃고 있지만/ 액자 위에는 어느새 먼지가 쌓이기 시작한다// 볕이 환하게 드는 아침에는 미움도/ 연민도 아닌 손으로 사진을 닦기도 한다/ 먼지가 덮으려는 게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걸레가 닦으려는 게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떻습니까? 시가 너무 어렵나요? 쉽진 않지만 대충 분위기 파악은 되셨지요? ‘사진 속 주인공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시의 첫 부분과 마지막 부분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그가 쏟아놓고 간 물이 마르기 위해 얼마간 시간이 필요하다는 연과 먼지가 왜 덮이는지(가리고 있는지) 걸레는 무엇을 닦으려 하는지로 마무리되는 이 시는 마음을 차분히 쓸어줍니다. 비록 아직 이승에 있지만, 내가 보고 싶다고 휘리릭 달려가서 볼 수 없는 사람도 사진 속 그 사람이나 마찬가지겠지요. 지은이는 이 시를 소개하는 글을 쓰며 이별은 투명인간과 같이 사는 것이라 붙였네요. 투명인간이라? 그는 나를 보고 있고, 나는 그를 볼 수 없다?

 

 

#다시시로숨쉬고싶은그대에게 #시배달 #김기택 #다산책방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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