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동서대전 - 이덕무에서 쇼펜하우어까지 최고 문장가들의 핵심 전략과 글쓰기 인문학
한정주 지음 / 김영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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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의 이야기 2016-123

 

글쓰기 동서대전 】      한정주 / 김영사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명이다. ‘자유에 대한 함축적인 의미가 잘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바람이 많다는 것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얽매임이 함께 하기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다. 한편 두려움은 억압된 자유 때문에 오는 경우가 많다. 더 이상 바랄 것도 없고, 두려울 것이 없다면 자유맞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온전한 자유, 영혼마저도 자유로운 존재로서의 삶을 살다갔다. 그 과정이 그의 저서 영혼의 자서전에 잘 담겨있다. 그래서 그의 글들은 펜과 잉크가 아닌 그의 살과 피로 쓰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므로 독자여, 이 책에서 당신들은 나의 핏방울로 써 내려간 붉은 자취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 자취는 인간과 정열과 사상으로 둘러싸인 내 삶의 여정을 표현하고 있다.”

 

 

글을 쓰고 책을 엮는데도 전략이 있다. 무조건 쓴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요즘 글쓰기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이 책은 글쓰기에 관한 여러 책들과 다른 면이 있다. 우선 그 범위가 넓다. 동서양의 내로라하는 문장가들에게 한 수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있다. 이 책의 지은이 한정주는 그들 문장가들의 글쓰기에 대한 핵심전략을 소개하면서, 글을 쓰기 위한 인문학적 성찰, 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8세기를 중심으로 14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동서양 최고 문장가 39인이 소개된다. 이덕무, 루소, 니체, 이익, 바쇼, 프란시스 베이컨, 박지원, 나쓰메 소세키, 조너선 스위프트, 볼테르, 괴테, 마르코폴로, 노신, 쇼펜하우어 등 낯익은 이름들과 다소 생소한 이용휴, 이옥, 조희룡 등 조선작가와 오경재, 장대, 서하객 등의 중국작가, 요시다 겐코, 이하라 사이카쿠 등을 새롭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된다.

 

 

지은이는 작가들을 독특한 범주로 정리해놓았다. 동심, 소품, 풍자, 기괴첨신(奇詭尖新, ‘기이하고 괴이하면서 날카롭고 새롭다는 뜻), 웅혼(雄渾)등의 글쓰기와 차이와 다양성의 글쓰기, 일상의 글쓰기, 자의식의 글쓰기, 자득(自得)의 글쓰기 등이다. 앞서 소개한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자의식의 글쓰기에 해당된다. 동심(童心)의 글쓰기로 시작하면서 천하의 명문은 반드시 동심에서 나온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루소가 등장한다. 서양의 지성사와 문학사에서 어린아이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프랑스의 아날학파 역사학자인 필립 아리에스는 어린아이의 탄생이라는 역사 연구 주제를 통해 중세에는 아동기에 대한 의식이 없었다. 처음에 아이들은 어른의 모습으로, 즉 축소된 어른으로 그려질 정도로 아이들의 독자성에 대한 의식이 없었다.”고 밝혔다. 18세기에 등장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계몽사상가인 장 자크 루소에 의해 어린아이의 존재감이 부각된다. ‘어린아이의 발견이자 어린아이의 복음서라고 불리는 에밀이 바로 그 저작이다.

 

 

노신이 차이와 다양성의 글쓰기에서 등장한다. 노신처럼 다양한 평가를 받는 작가도 드물 것이다. 노신을 해석하는 눈과 길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지은이는 노신에 대한 다종다양하고 무궁무진한 해석의 가능성에 무게 중심을 둔다. ‘다양성특이성의 관점에서 노신을 재해석하고 있다. 사실 독특하다는 표현은 단지 두 개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 많은 경우를 대할 때 쓸 수 있다. 지은이는 노신의 소설, 소품(수필), 잡문, 시문, 희곡, 논설, 기사 등이 각기의 특이성으로 구분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때의 특이성은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다. 다시 말해 노신 문학의 다양성 속에서 소설은 소설의 특이성을, 잡문은 잡문의 특이성을 갖고 있지만, 당대 중국 문단의 어떤 작가의 소설과 잡문과도 다른 특이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글쓰기 열풍은 책 쓰기 열풍으로 이어지는 요즈음, 내가 쓰는 글은, 내가 펴내고자 하는 책은 어떤 부류에 속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도 될 것이다. 아울러 동서양의 대문장가들, 글쓰기의 선배들은 어떤 마음의 자세로 글을 쓰고, 그 글들이 책으로 엮어져서 후세에까지도 읽혀지는가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을 통해 상당한 양의 책 속의 책들을 만나는 것은 덤이다. 인문학적 성찰과 독서 길라잡이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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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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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는 사람, 자신의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 소설 속에서 그 매개체는 ‘사진’이다. 감성적인 미스터리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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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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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      미카미 엔 / 아르테(21)

 

 

하얀 암고양이가 바닥에 놓인 접시에 주둥이를 박은 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책 제목에 비밀을 넣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도대체 무슨 비밀? 고양이의 생각과 시선을 좇아간다. 고양이에겐 인간이라는 생물은 그 자체라는 부분에 공감한다. 개와 달리 고양이는 위를 올려다보는 경우가 별로 없다. 높은 데를 뛰어오를 때를 제외하곤..

 

 

에노시마라는 섬이 소설의 무대이다. 주인공 마유의 외할머니는 이 섬에 있는 에노시마 니시우라 사진관의 주인이었다. 백 년 넘게 영업해 온 이 사진관의 마지막 주인이 세상을 떠나자 마유가 그곳을 정리하기 위해 도착했다. 마유는 할머니의 유품이자 사진관에 남겨진 물품들을 정리하다가 미 수령 사진들을 발견한다. 언제 그 사진의 주인들이 찾으러 올지 모르기 때문에 정갈하게 보관이 되어 있었다.

 

 

네 개의 사진 봉투 속 남자들의 공통점은 동일 인물 같다. 그러나 뭔가 이상하다. 시대와 복장이 각기 다르다. “남자들은 모두 오른쪽 눈꼬리 밑에 커다란 점이 있었다. 우연히 같은 곳에 점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네 명 모두 같은 점이 있다는 건 우연치고는 너무 기묘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사진 속 인물과 닮은 남자가 사진관을 찾아온 것이다. 마유는 그 남자 마도리와 함께 이 사진들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이 책의 지은이 미카미 엔은 고서(古書)에 얽힌 비블리오 미스터리 비블리오 고서당 사건수첩으로 일본에서 가장 사랑을 많이 받는 작가 중 하나가 되었다. 비블리오 고서당 사건수첩은 일본에서 66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미카미 엔의 소설들은 국내에도 많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미카미 엔은 잡지 스토리박스와의 인터뷰에서 고교 시절 후배의 부모님이 운영하던 사진관에 방문했다가 그 분위기에 매료되었고 언젠가는 오래된 사진관 이야기를 쓰겠다는 소망을 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카미 엔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비블리오 고서당 사건수첩에선 책을,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에선 사진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미지(사진)를 힌트로 수수께끼를 푸는 방식이 활자일 때와는 대조적이라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디지털 세상이 되면서 사진, 사진관이 점점 유물(遺物)화 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 이 소설은 아날로그적 감상에 젖게 하는 면도 있다. “사진은 과거의 순간을 잘라낸 것이잖아요. 누군가 죽어도 그 사람의 사진은 오래도록 남고요.” 우리는 모두 삶의 여정에서 크건 작건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에게도 각기 트라우마가 있다. 과거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는 사람, 자신의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 소설 속에서 그 매개체는 사진이다. 감성적인 미스터리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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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의 배신
라파엘 M. 보넬리 지음, 남기철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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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자는 기본적으로 사람과의 유대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약하다고 지적한다. 그로 인한 소외감을 자신의 노력과 성과로 극복하려한다는 것이다. 반대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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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의 배신
라파엘 M. 보넬리 지음, 남기철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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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의 배신 】     라파엘 M. 보넬리 / 와이즈베리

 

세상은 우리들을 더욱 완벽한 존재로 만나길 원한다. 완벽하다는 것은 어떤 면에선 좋은 일이다. 기왕이면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과연 그 완벽함이 건강할까? 완벽을 추구하는 마음이 스트레스로 쌓여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할 지도 모른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마저도 힘들게 하는 상황은 어찌해야할까?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성과 지상주의는 비정상적이고 강박적인 사고방식, 즉 완벽주의를 칭송한다. 독일의 정신과 의사 닐스 슈피처는 완벽주의를 학문과 대중심리학 사이에 놓인 애매모호한 개념이라고 정의했다. 현대인이 갖고 있는 여러 정신질환이 완벽주의와 무관하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많이 나온다. 완벽주의가 서구 사회의 유행병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스스로 완벽주의자임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완벽하다는 것은 신중함, 단정함, 부지런함, 신뢰성 등 좋은 평판과 연관을 짓는다.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라는 것이다.

 

 

완벽을 추구하려는 열망이 나쁜 것은 아니다. 또한 불안한 마음이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중용을 잃기 쉽다.” 삶의 균형감이 상실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의 결과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 책의 지은이 라파엘 M. 보넬리는 대학의 신경과 교수이자, 정신과 의사 및 정신치료 전문가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완벽주의라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77명의 환자들을 상담한 사례를 중심으로 완벽주의의 실체와 다양한 증상들을 분석해주고 있다. 책의 표지 사진에도 나타나 있듯이 완벽주의자들을 가면을 쓴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가면의 힘을 통해서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연민의 마음으로 보듬어준다. 그리고 그 가면을 벗어던지라고 권유한다.

 

 

완벽주의자는 기본적으로 사람과의 유대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약하다고 지적한다. 그로 인한 소외감을 자신의 노력과 성과로 극복하려한다는 것이다. 반대일 수도 있겠다. 완벽을 추구하는 일상 속에 다른 사람이 개입할 틈을 안 줄 수도 있다. 21세의 여성 코니 F.는 자기중심성과 객관성의 개념에 관심을 가지면서 다름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제가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객관적인 일에도 관심을 가지려고 해요. 그런데 도무지 관심이 가지 않아요...”

 

 

 

완벽주의자들은 최고의 성과를 내려고 하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완벽주의자들은 끊임없이 안간힘을 쓰면서도 자신이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른다.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하지만 마음은 늘 불안하다. 완벽주의자들은 균형 감각이 없고, 본인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다. 절대적인 것과 초월적인 것, 완벽함을 추구하지만, 그것들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물론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완벽주의자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텅 빈 내적 공허감을 채워줄 내면적 성숙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삶에 긍정적인 요인도 많다. 인간이 자기를 개선해서 발전해나가겠다는 바람은 정상적인 것이다. 이 또한 건강하게 살아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지은이는 완벽주의자는 완벽주의 습관을 버려야 발전 할 수 있다고 한다. 완벽주의가 자신의 삶을 힘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거나 시기심을 갖지 말라는 것이다. 목표를 너무 높이 세우지 말고, 달성 가능한 것부터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평범한 이야기 같지만, 누구나 불완전한 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완벽주의를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그렇게 되면 마음이 더욱 평안해지고 고요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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