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중독 - 나는 왜 아무리 먹어도 배고픈가
케이 쉐퍼드 지음, 김지선 옮김 / 사이몬북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음식중독 - 나는 왜 아무리 먹어도 배고픈가

   _케이 쉐퍼드 (지은이) | 김지선 (옮긴이) | 사이몬북스

     | 원제 Food Addiction: The Body Knows 

 

 

살아가며 조절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특히 음식 조절은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너무 안 먹어도 탈(거식증, 拒食症, Anorexia)이고 너무 먹어도 탈(폭식증, 暴食症,Bulimia Nervosa)이다. 몇 년 전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 10%이상이 거식증이나 폭식증에 잡혀 있다고 한다. 아마도 그 수치는 더 올라갔을 것이라 짐작된다.

 

 

거식증이나 폭식증은 하루 빨리 조절해야 할 증상인데, 이 책은 폭식증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을 펼치면 편집자의 말 첫 마디가 '배를 손으로 받쳐 들고 다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미국에서 본 상황을 그려주고 있지만,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앞으로도 수명이 길게 갈 수 있는 사업 중 다이어트 산업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책을 옮긴이 김지선은 많은 생각과 책읽기를 통해 한국에도 비만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를 '공장음식'탓이라고 한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거의 모든 음식은 ()가루와 설탕과 나트륨으로 범벅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고 한다. , 과자, 피자, 콜라 등을 이야기한다. 완전식품(통곡물이나 야채, 과일)과 달리, 공장음식에 들어있는 ()가루와 설탕은 혈당치를 빠르게 상승시켜 당뇨와 고혈압을 일으키고, 결국 비만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 케이 쉐퍼드는 그 자신도 한때 음식중독자였다. 본인의 음식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시작한 연구가 세계적인 저서 "음식중독(Food Addiction)을 낳았다. 이 책 한권으로 과식의 원인분석 및 치료분야에서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다. 현재 건강 카운슬러이자 섭식장애 전문가로 국제적 명성을 떨치고 있다. 건강하고 멋진 반전이다. 음식중독이란 지속적으로 과식에 탐닉함으로써 기분을 좋게 만들려고 하는 탐욕적인 행동을 말한다.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음식중독자들은 의지가 약하거나 부도덕한 사람들이 아니고, 버릇이 나쁘게 들었거나 행동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아니다. 신진대사나 생화학적 균형에 문제가 있어서 특정한 중독증상에 취약한 사람일 뿐이다.

 

 

음식중독의 주범은 정제 탄수화물인데 이는 다른 중독 물질에 비해 무척 이른 유아기부터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음식중독은 그 어떤 다른 중독증보다 더 이른 시기에 시작된다. 사탕, 초콜릿, 쿠키, 푸딩, 빵 등이 해당된다. 또한 음식중독은 유전성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가족 중 누군가가 음식중독자가 있다면 그의 주위엔 언제나 그의 입과 기분을 채워주는 달달한 음식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음식중독자의 초기 증상은 일련의 행동을 수반한다. - 음식에 집착을 보인다. - 몰래 먹는다. - 음식도 훔치고 돈도 훔친다. - 음식이 없으면 불안해진다. - 모든 것을 숨긴다. - 체중계가 두렵다. - 돼지인 내가 싫다. - 남들이 그만 먹을 때도 나는 계속 진행형이다. 중기에 접어들면 자제력을 잃어버린다. 말기에 접어들면 결국 공황상태까지 간다. 모든 일에 무관심해지고, 인간관계도 문제를 일으키게 되고, 정신적으로 황폐해지고, 이젠 무엇이든 먹어치운다. 먹어야만 진정이 된다. 문제는 비만이 건강의 적신호를 24시간 송출하는 것이다. 마치 앰블런스 경광등처럼 잠시도 쉬지 않고 돌아간다. 높은 사망률, 업무 시간 손실, 가족 붕괴, 정서적인 역기능, 그리고 만성질병과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들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 케이 쉐퍼드는 다이어트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다이어트는 질병의 증세를 치료하지 질병 자체를 치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체중이라는 표면적인 증세만을 다룬다는 것이다. 뿌리를 내버려두고 잡초의 줄기만 베어버린다는 표현을 한다.

 

 

,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음식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모든 정제 탄수화물과 ()가루 식품을 치워라". - 모든 형태의 당을 절대적으로 피한다. - 모든 형태의 가루를 멀리한다. - 식품에 들어있는 가루 역시 조심하라(특히 밀과 녹밀). - 모든 알코올음료를 멀리한다.

 

 

책의 후반부엔 '굶을 필요 없는 하루 4끼 프로그램''가볍게 시작하는 1주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덧붙여 음식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들이 담겨있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 다들 커피를 마시는 휴식 시간에 나는 뭘 하지? () 카페인을 뺀 커피나 허브차를 마실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거나 분유를 갖다 두어서, 유제품이 아니고 당분 함량이 높은 프림을 넣고 싶은 유혹을 느낄 일이 없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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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의 사회
이반 일리히 지음, 박홍규 옮김 / 생각의나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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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를 성장주의자나 욕망주의자가 아닌 제한주의자나 절제주의자라고 할 수도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소시민의 목소리는 크게 뭉치지 않으면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어둠 속 바람 앞의 촛불이 되고 말았다. 정의의 목소리를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해서 깊이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 두어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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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의 사회
이반 일리히 지음, 박홍규 옮김 / 생각의나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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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의 사회 이반 일리히 (지은이) | 박홍규 (옮긴이) | 생각의나무

       | 원제 Tools for conviviality

    

    

 

얼마 전 웹상에서 IT 쓰레기(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더미 위에 앉아서 놀고 있는 3~4세 정도 된 사내아이를 보면서 마음이 안타까웠다. 인도의 빈민가로 추정되는 곳. 분명 그 근처에서 그 부모들은 그 쓰레기 더미위에서 돈푼이 될 만한 것들을 추리고 있었으리라. 그 아이의 건강과 미래가 염려되는 사진이었다. 이 책을 깊이 읽기 전에 그 장면부터 떠올리게 된다. 다소 이 책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점과 거리가 있을지언정 전혀 무관하지는 않다고 생각 든다.

 

 

이 책의 지은이 이반 일리히는 192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생했다. 로마의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잘츠부르크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51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의 아일랜드 - 푸에르토리코 교구에서 보좌신부로 일했으며, 1956년부터 1960년까지 푸에르토리코의 가톨릭대학교 부총장을 지냈다. 그러나 사제 확대정책에 반대한 것, 피임정책을 지지한 것 등 일련의 교회 정책에 반대한 것이 빌미가 되어 교황청과 마찰을 빚다가 1969년 사제직을 떠났다. 사제직을 떠난 후 [학교 없는 사회]를 비롯하여 근대문명에 대한 비판적 글들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서독의 카셀 대학과 괴팅겐 대학에서 유럽 중세사를 강의하는 등 저술과 강의 활동에 전념했다. 2002122일 독일에서 향년 7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Conviviality'란 말은 종래 '공생'으로 번역되었다. 그러나 역자 박홍규는 일리히 사상의 맥락에서 볼 때 이를 자율적 공생으로 번역해야 그 뜻이 보다 선명해지기 때문에, 이를 '절제'로 번역했다고 한다. 지은이는 이 책을 산업주의적 성장의 한계를 여러 차원으로 분석한 책이라고 시작하고 있다. 대량생산이 더욱 더 가속화하여 환경과 적대하게 되고, 사회구성원들의 자연스러운 능력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게 하며, 인간을 서로 소외시키고 인공적 껍질 안에 가두어버리면 사회는 파괴될 수 있다고 염려한다.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과학적 발견이 최소한 두 가지의 반대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만을 아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그 하나의 방향은, 기능의 전문화, 가치의 제도화, 권력의 집중화, 그리고 인간을 관료제나 기계의 부속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이에 반하는 다른 방향은 개인의 능력과 통제력과 창의력을 확장시켜, 각 개인이 바라는 힘과 자유를 누리게 하는 것이다. 현대기술이 관리자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서로 연결된 개인에게 봉사하는 사회를 지은이는 '절제의 사회'라고 부른다. 이 단어는 책임 있게 도구를 제한하는 하나의 현대사회를 뜻하는 기술적 용어라는 부언 설명을 하고 있다.

 

 

 지은이는 사람들이 미래를 구상하는 작업을 전문적 엘리트들에게 양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이러한 미래를 열기 위한 틀을 만든다고 약속하는 정치인들에게 권력을 양도하고 있다. 미래조차도 하도급 하는 상황이다. 정치제도 자체가 생산고라는 목표와의 공모관계로 사람들을 억누르는 예비기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의는 제도화된 상품의 평등한 분배라는 의미로까지 타락하고 있다. 절제의 사회를 타인이 조작한 최소의 도구에 의해 모든 구성원들에게 최대의 자율적인 행동을 가능하도록 구상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활동이 창조적인 정도에 따라 단순한 오락과는 반대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반면 도구가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서 성장하게 되면 통제, 의존, 수탈, 불능이 증가된다

 

 

지은이가 표현하는 도구(Tools)의 범위는 매우 넓다. 드릴, 그릇, 주사기, 빗자루, 건축자재, 모터와 같은 단순한 기자재만도 아니고, 자동차나 발전기와 같은 거대한 기계만도 아니고, 콘플레이크나 전류와 같이 만져서 알 수 있는 유형의 상품을 생산하는 공장과 같은 생산기술도 포함된다. 나아가서 '교육', '건강', '지식', '의사결정' 을 생산하는 것과 같이 만져서 알 수 없는 생산체계도 포함시킨다. "절제의 사회에서는 정의를 위해 강제적이고 끝이 없는 학교화를 제거해야 할 것이다. 평생의 특권을 위한 끝없는 사다리를 두고 벌어지는 강제적 경쟁은 평등성을 증대시킬 수 없고, 더 빨리 출발하거나 더 건강하거나 교실 밖에서 더욱 많은 것을 준비할 수 있는 자들에게 더욱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최근 사회적, 교육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선행학습'이 오버랩된다.

 

 

그렇다면, 지은이는 이 문제점들에 대한 회복을 어디에 두고 있을까? 1)과학의 비신화화 2) 언어의 재발견 3) 법절차의 회복에 두고 있다.

 

 

개인의 확신을 정직하게 교환하는 절차는 개별 과학이나 전문가나 정당이 만든, 특별한 자격을 갖는 지식에 더욱더 의존함에 따라 부식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어머니들은 광고업자나 의사들의 충고에 따라 오히려 그 자녀를 망치게 될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이 행하는 것만 아니라 인간이 바라는 것도 명사로 표현되는 상황이다. '주택공급'이라는 말은 활동이 아니라 상품이 되었다. 지식, 이동, 심지어 감수성이나 건강조차 획득한다고 한다. 일이나 즐거움을 (갖는다)고 하며 심지어 섹스도 (갖는다)고 표현한다. 따라서 동사에서 명사로 탈바꿈한 '소유'에 대한 개념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삶이냐'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법절차에 대해서도 지은이는 할 말이 많다. 현대의 법과 법률가 대부분, 현대의 법원과 그 판결 대부분, 권리주장과 그 주장 대부분은 모든 것에 우선하는 산업주의적인 합의에 의해 심각하게 타락하고 있다. 그 합의란 더욱 많은 것이 더욱 좋다는 것, 인간보다 기업이 공익에 도움이 된다는 이기적인 주장이다.

 

 

이 책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키워드는 '절제'이다. 일리히는 자율성이 보장되는 사회의 제도나 도구를 지향하기 위해 산업주의적인 타율적 제도나 기계의 무한 성장을 제한하자고 주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은이를 성장주의자나 욕망주의자가 아닌 제한주의자나 절제주의자라고 할 수도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소시민의 목소리는 크게 뭉치지 않으면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어둠 속 바람 앞의 촛불이 되고 말았다. 정의의 목소리를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해서 깊이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 두어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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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된 망각 - 살기 위해, 뇌는 낙관주의를 선택한다
탈리 샤롯 지음, 김미선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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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번역 된 제목인 ‘설계된 망각‘이라는 제목이 처음엔 좀 생경스러웠지만, 책을 읽다보니 그런대로 접수가 되고 있다. 생존을 위해 ‘뇌 안에 이미 설계된 프로그램’이라고 받아들이면 그것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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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된 망각 - 살기 위해, 뇌는 낙관주의를 선택한다
탈리 샤롯 지음, 김미선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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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된 망각 - 살기 위해, 뇌는 낙관주의를 선택한다

_탈리 샤롯 (지은이) | 김미선 (옮긴이) | 리더스북 | 원제 The Optimism Bias

 

 

'망각'이라는 단어를 거듭 생각하는 요즈음이다. 망각에는 두 얼굴이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는 망각과 잊어도 될 것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는 경우이다. 에란 카츠는 망각(forget)과 용서(forgive)가 어원이 비슷하다는 예를 들면서 잊어야 할 기억을 위해 용서가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저자 탈리 샤롯은 '낙관 편향'(이 책의 원제인 'The Optimism Bias')으로 어떻게 망각을 풀어나가고 있는가? 저자는 이스라엘 태생이다. 심리학을 전공하고, 심리학과 신경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신경과학과 관련해 연구해온 낙관주의, 기억력, 감정, 의사선택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신경과학 분야 전문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저자는 우리 시대 최악의 테러(2001911일의 사건처럼)같은 충격적 사건의 기억은 어떤 식으로 형성되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연구의 주요 목표였다. 그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기억을 조사하던 중, 어떻게 사람들의 회상이 동영상처럼 정확하다고, 심지어 완전히 잘못된 기억마저도 정확하다고 믿게 만드는가에 관심이 있었다. 망각을 이끄는 인간 뇌의 착각. 착각을 하는 사람은 착각을 모른다고 한다. 이러한 '섬광기억'을 연구하던 중, 다른 연구팀을 통해 흥미로운 결과를 접하게 된다. 그것은 과거의 회상을 담당하는 우리의 신경계가 미래를 생각할 때 역시 똑같은 뇌 구조를 불러다 쓴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추정이 아니라, 뇌영상(Brain Imaging)기법을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이 책의 키워드인 '낙관편향'을 간단히 풀어본다. 저자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미래의 일상사를 상상하도록 과제를 준다. 예를 들면 머리를 자르러 가거나 보드게임처럼 가장 단조로운 종류의 특정 상황을 제시해도, 사람들은 주어진 상황을 중심으로 근사한 각본을 꾸며낸다는 것이다. 완벽하게 회색인 사건들에도 시종일관 분홍색을 칠하고 있더라는 이야기다. 저자가 한 실험 참가자에게 여객선을 타는 상상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참가자의 심상에는 이런 그림이 그려졌다. "지금으로부터 1~2년 뒤, 자유의 여신상까지 여객선을 타고 가는 내 모습이 보인다. 날씨는 더없이 맑으면서 바람이 불 것이고, 내 머리카락은 사방으로 흩날리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그저 미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긍정 에너지가 뿜어 나오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물론 모든 참가자들이 꼭 이런 장밋빛 상상만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관심을 가져볼 문제다. 나 역시 내게 남은 시간이 지금보다 더 힘들고 어렵고 재미없다고 생각하기 싫다. 꿈을 꾸는 데는 돈이 안 드는데, 굳이 안 좋은 생각에 나의 소중한 에너지를 뺏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 대해 이렇게 단정을 짓는다. "나는 인간이 자기계발서를 너무 많이 읽어서 긍정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니라, 낙관주의가 우리의 생존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인간의 가장 복잡한 기관인 뇌 안에 내장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자 한다."

 

 

뇌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소개된다. 런던의 택시 기사들 이야기다. 런던의 택시 기사들은 택시 운전계의 '탑 건'들이라고 소개된다. 택시 기사 '지식'을 입증하는 시험은 전 세계에서 가장 힘들다고 한다. 런던에서 택시 기사가 되려면, 런던 시내 차링 크로스를 중심으로 반경 10킬로미터 이내에 있는 25,000개의 거리와 320개의 경로를 숙지해야 한다. 지도나 내비게이션이나 무전기로 방향을 물어볼 시간이 없다. 택시 기사의 뇌에 입력된 정보에 의존해 최단 시간내에 정확하게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 3년 동안 집중 훈련을 받고 마지막 시험에 열두 번쯤 도전해야 비로소 택시면허를 딸 수 있다고한다. 택시 기사 지원자 중 4분의 1만이 통과하고 나머진 떨어져나간다. 흥미로운 것은 장기 근속중인 런던 택시 기사들의 뇌의 해마 뒷부분이 평균치보다 크다는 것이다. 해마는 기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위이다. 택시 기사들이 그 직업에 종사하는 동안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관심의 대상이다. 아마도 우리가 어느 단일 분야의 경력이 늘어날수록 눈감고도 해낸다(달인)는 이야기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긍정 에너지를 분사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계기도 되는 '자기충족적 예언'이 있다. 이 용어는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1948년에 만든 용어다. 이런 말을 했다. "자기충족적 예언이란 처음에 잘못한 상황 규정이 새로운 행동을 유발하여 원래의 잘못된 개념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자기충족적 예언의 그럴듯한 타당성은 오류의 지배를 영속시킨다. 예언자가 사건의 실제 과정을 자기가 맨 처음부터 옳았다는 증거로 인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단어는 없는데 선뜻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예측은 그것이 예측하는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긍정적 결과를 믿으면 원하는 결과가 실현될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충족적 예언은 지극히 강력한 현상이라고 설명된다.

 

 

좀 더 쉽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옮겨본다.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요일을 순서대로 나열하라고 하면, 금요일은 근무일이고 일요일은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금요일이 일요일보다 높은 순위에 오른다고 한다. 노느니 차라리 일을 하겠다는 뜻?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토요일 역시 휴일인데도 토요일은 금요일과 일요일 둘 다보다 순위가 높다. 그러니까 토, , 일 순위가 매겨진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째서 금요일을 일요일보다 좋아할까? 그 이유는 금요일이 희망을, 즉 주말이 오면 계획한 모든 활동을 하거나 아무 활동도 하지 않을 거라는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일요일은 휴일이라도 기대의 기쁨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어딘가에서 놀거나 쉬고 있긴 하나 앞으로 일주일 동안 일을 해야 한다는 예상이 유쾌한 활동들을 망쳐놓는다. 휴가 마지막 날 급 우울에 빠져드는 경험은 누구나 갖고 있음직하다. 금요일이 달리 불금이 아닌 것이다.

 

 

진화과정에서 낙관주의가 선택된 이유가 긍정적 기대가 생존 확률을 높이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마음을 끈다. 낙관주의자들이 더 오래 살고 더 건강하다는 사실, 같은 심각한 사고를 당해도 낙관주의자들이 절대 절명의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례가 많다는 것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듣고 보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그렇지만 낙관적 착각에는 좋은 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함정도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어떤 상황에서는 여러 개인들의 비교적 작은 편향들이 합쳐져서 훨씬 더 큰 착각을 만들어냄으로써 결국 재난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수많은 사례들을 제시하며 '낙관 편향'을 설명해주고 있다. "뇌는 실재를 왜곡해서 보여준다. 그렇다. 우리를 기만한다. 하지만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한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들 각자가 착각과 편향에 사로잡히기 쉽다는 사실도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의 번역 된 제목인 '설계된 망각'이라는 제목이 처음엔 좀 생경스러웠지만, 책을 읽다보니 그런대로 접수가 되고 있다. 생존을 위해 뇌 안에 이미 설계된 프로그램이라고 받아들이면 그것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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