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하모니카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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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하모니카

_에쿠니 가오리 (지은이), 신유희 (옮긴이) | 소담출판사

| 2018-06-30 | 원제 とハモニカ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집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수상작인 표제작 개와 하모니카외 다섯 단편이 실려 있다. 각기 무대도, 분위기도 다르지만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심리묘사가 담겨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개와 하모니카. 단편 치고는 드물게 등장인물이 많은 편이다. 공항이 주 무대이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미국 청년 아릴드가 난생 처음 일본을 방문한다. ‘사회인 자원봉사자라는 타이틀로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스키 강습 및 지역 주민과의 교류가 주목적이다. 아릴드의 추후 활동은 아쉽지만 더 이상 그려져 있지 않다. 이 단편에 부제를 붙인다면, 시선(視線)이 될 것이다. 등장인물들 각자의 (공항 밖)이야기가 펼쳐지면서, 공항에서 스치듯 느끼는 서로의 순간 느낌이 교차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원하던 원치 않던 타자의 시선 속에 놓인 채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개와 하모니카는 여행을 다녀온 몹시 산만한 어느 가족의 소품이다. 아릴드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일본 공항에서 느낀 동양적인 냄새는 젖은 종이냄새와 비슷했다는 표현이 기억에 남는다.

 

 

침실. 결혼은 했지만, 5년 넘게 외도를 한 후미히코라는 남자와 그의 애인 이야기다. 집을 떠나 너무 멀리 가버렸다. 마음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어느 날, 그의 애인이 이별을 통보한다. 남자는 혼란스럽다. 그렇지만 그녀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그의 몸과 마음은 집으로 향한다. 밤이 깊었다. 침실에 들어선다. 그의 아내는 이미 깊이 잠이 들어있었다. “약사이자 5년 넘게 애인이었던 여자를 아득하게 그립게 떠올리며, 헤어져준 것에 고마움마저 느끼면서 후미히코는 아내의 등에 얼굴을 묻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을까? ‘바람은 머무르지 않는다. 그냥 스쳐 지나갈 뿐이다?’

 

 

늦여름 해질녘. ‘비가 바다표면을 때리는 소리, 젖은 모래가 발가락 사이를 어루만지는 감촉, 파도와 빗줄기를 모두 거치고도 여전히 따스했던 남자의 몸다소 엽기적인 그녀, ‘시나라는 여인이 화자다. 그녀는 깊이 사귀고 있는 남자(이타루)와 함께 여행을 가서 느닷없이 이 한마디를 던진다. “이타루 씨를 먹고 싶어이타루라는 남자는 망설임 없이 행동에 옮긴다. ‘남자는 접이식 주머니칼을 꺼내, 무심히 손을 놀려 자신의 왼손 살갗을 얇디얇게 벗겨냈다. 엄지손가락 바깥쪽에서부터 손목방향으로...’ 평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쉽지 않은 시나 입장에선 이렇게 한 남자에게 폭 빠지는 것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주변 사람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자신은 세상으로부터 분리되어 버렸다는 마음도 든다.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또 다시 침대를 사용했다. 시나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안쪽 바깥쪽 할 것 없이 온몸이 남자로 가득 찬 가운데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이 무섭게 느껴졌다.”

 


#개와하모니카 #에쿠니가오리 #소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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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기는 힘 - 그들은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는가
이지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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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많은 스토리 중에 기업의 스토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현대인들의 삶이 대부분 기업(그 규모가 크든 작든 간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도전과 성취, 좌절의 드라마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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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기는 힘 - 그들은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는가
이지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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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이기는 힘 】 - 그들은 어떻게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는가

     _이지훈 (지은이) | 21세기북스 | 2018-07-06
   


  
이 책의 지은이 이지훈은 전작 , , (, , )(쌤앤파커스, 2010)에서 듣는 이의 가슴을 벅차게 하는 비전 ()’, ?”라고 물으며 남들이 가지 않는 새롭고 어려운 길을 가는 도전정신 ()’ 그리고 세상의 수많은 조직과 만남을 제쳐두고 굳이 우리가 함께하는 이유를 소통하는 ()’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책 결국 이기는 힘, , 의 속편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 많은 스토리 중에 기업의 스토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현대인들의 삶이 대부분 기업(그 규모가 크든 작든 간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도전과 성취, 좌절의 드라마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든 세계 24개 기업 96명의 스토리를 담았다. 성공의 패턴을 체계화하면서 성취의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성취이후에 찾아오는 시련에도 주목한다. 개인적 성취를 넘어 사회와 소통하고, 가치에 대한 철학적 성찰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이들을 통해 한 차원 높은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책은 총 4막으로 구성된다. 1_내 안의 영웅을 깨우는 힘, 2_한 차원 높이 도약하는 힘, 3_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 4_나를 뛰어넘어 결국 이기는 힘이다. 지은이가 이 책에 소개하는 스토리의 출처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독서다. 여러 책과 신문, 잡지를 통해 고금의 경영자와 리더들의 스토리를 발굴했다. 두 번째는 취재다. 과거 기자 시절에 만나고 인터뷰했던 경영자와 석학들의 이야기 가운데 리더들에게 보탬이 될 만한 내용들을 추렸다. 세 번째 스토리 출처는 강의다. 지은이는 2015년부터 세종대학교에서 혼창통 경영 아카데미라는 이름의 경영자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론보다 경험에 중점을 둔다고 한다. 배울 점이 있는 기업을 찾아가 견학하고 창업자의 강의를 듣거나, 각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고수들의 경험담을 듣는다.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 넷플릭스의 사례도 충분히 참고 될 만한 내용이다. 넷플릭스엔 피드백의 날이라는 독특한 관행이 있다고 한다. 늘 피드백을 주고받을 뿐 아니라, 매년 특정한 날에 모든 직원이 누구에게나 피드백을 보낸다. 피드백은 3가지다. 상대방이 지금부터 시작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일(start), 그만두면 좋을 일(stop), 계속하면 좋을 일(continue). 처음에는 익명으로 했지만 요즘은 실명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에 소개하는 예화도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준다. 2차 세계대전 때의 일이다. 알프스에 주둔하던 헝가리군 소대장이 알프스 산맥으로 정찰대를 보냈다. 그들이 떠나자마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이틀 동안 눈이 계속 내렸다. 소대장은 정찰대의 안전을 걱정하며, 심한 자책감에 빠진다. 사흘 째 되던 날, 다행히 그들이 무사히 복귀했다. 어떻게 돌아오게 됐냐고 묻자 그들은 우리 중 한 명이 주머니에서 지도를 발견했어요. 그것이 우리를 진정시켰어요. 눈보라를 만났지만 지도에 의지해 돌아올 수 있었어요.”라고 했다. 그 고마운 지도를 유심히 살펴보던 소대장은 깜짝 놀랐다. 그것은 알프스 산맥이 아니라 피레네 산맥(유럽 남서부, 프랑스와 에스파냐 양국의 국경을 이루는 산맥)의 지도였다. 이 이야기는 실화라고 한다. 조직 심리학자 칼 와익은 이 에피소드를 즐겨 인용하며 아무리 낡고 쓸모없는 전략이나 계획이라도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움직이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무언가 기대하는 일이 한 가지라도 있고, 나를 위해 염려해주고 힘이 되어주는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다시 일어설 힘을 갖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 힘이 결국 이겨내는 힘이 될 것이다.
 
 
#결국이기는힘 #위기를기회로 #이지훈 #21
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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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존 그린 지음, 노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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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선 구체적 언급이 없지만, 거북이를 참 나, 진아(眞我)로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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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존 그린 지음, 노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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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_존 그린 (지은이), 노진선 (옮긴이) | 북폴리오 | 2018-06-26

| 원제 Turtles All the Way Down (2017)

 

 

존 그린은 전작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에서 말기암 환자 16세 소녀 헤이즐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20세기 폭스사에서 영화로 만들기도 했던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는 빛나는 유머와 생생한 슬픔으로 꽉 찬 보석 같은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역시 16세 소녀가 주인공이다.

 

 

인디애나폴리스에 살고 있는 에이자는 심리상태가 좀 복잡하다. 우울증, 강박증, 불안증, 결벽증 등이 혼합되어있다. 매 순간,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극단적으로는 미생물이 자신의 몸을 침범해서 결국 죽음에 이르는 병을 걸리게 할지도 모른다는 침투적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진정한 공포는 무서움이 아니다. 아무런 선택권도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것이다.”

 

 

소설은 주인공 에이자의 주변 일상과 억만장자지만 수배중인 러셀 데이비스 피킷 시니어의 이야기가 맞물려서 적당한 긴장감을 준다. 억만장자의 잠적과 한시도 마음 편할 날 없는 에이자의 이야기가 묘하게 연결된다. 그 연결고리는 에이자의 옛 친구인 억만장자의 아들 데이비스의 재회다. 억만장자에겐 현상금이 걸려있기도 하다. 그리고 에이자는 그 현상금에 관심이 많다.

 

 

책 제목에 나오는 거북이가 언제 나오나 궁금했다. 좀 썰렁한 듯한 이야기라는 생각도 들지만,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을 이해하는 면에서 도움이 된다. 어떤 과학자가 지구와 지구에 사는 생명체의 역사에 대한 강연 후 질문을 받는 시간에 한 할머니가 손을 들고 말했다고 한다. “잘 들었습니다. 과학자 선생님. 하지만 사실 지구는 거대한 거북이 등에 세워진 평평한 땅이랍니다.” 과학자는 할머니를 골려줄 생각으로 이렇게 물었다. “거대한 거북이 밑에는 뭐가 있습니까?”그러자 할머니가 답했다. “더 거대한 거북이가 있죠.” 과학자가 다소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럼 그 거북이 밑에는 뭐가 있나요?” 그러자 할머니가 말했다. “선생님, 이해를 못하시네요. 그 아래로 계속 거북이들이 있는 거예요.” 소설에선 구체적 언급이 없지만, 거북이를 참 나, 진아(眞我)로 이해한다.

 

 

만약 내게 강박장애나 불안장애가 없었다면 이 작품을 쓸 수 없었을 겁니다. 그 증상이 심했어도 못 썼을 거예요. 작가의 정신 질환에 대해 사람들은 흔히 정신 질환을 치료하지 않을수록 글이 더 잘 써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작가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전혀 사실이 아니었어요. 아플 때는 아무것도 쓸 수 없었습니다. 적어도 말이 되는 글을 쓸 수가 없었죠. 대개는 책을 읽을 수도 없었고요. 내 경험을 자신 있게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을 일정한 기간 동안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을 만큼 정신이 온전해야 했습니다.” 작품 속 에이자는 존 그린이기도 하다는 작가의 이야기다. 이 작품 역시 20세기 폭스사에서 영화화하기로 확정됐다고 한다.

 

 

#거북이는언제나거기에있어 #존그린 #북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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