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의 사랑들 - 흙과 틈 사이로 자라난 비밀과 상실 그리고 식물에 관한 이야기
쿄 매클리어 지음, 김서해 옮김 / 바람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깥의 사랑들 - 흙과 틈 사이로 자라난 비밀과 상실 그리고 식물에 관한 이야기 _쿄 매클리어 (지은이), 김서해 (옮긴이)바람북스(2025-10-25)원제 : Unearthing

 

 

 

까다롭게 굴고 싶지는 않지만, 내게 예전엔 아버지가 한 분이었고, 그러다 두 분이 되었고, 지금은 사실상 한 분도 없다.”

 

이 책은 논픽션이다. 작가 자신과 가족, 주변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한 분의 아빠가 돌아가신 후, 공립 온실을 찾아갔다. 7주간(49)동안 매주 월요일마다 식물이 가득한 유리 건물에 들어가서 몸과 마음을 녹였다. 깊은 상실감을 달래기 위해 식물원으로 스며들어간 것이다. 식물원을 택한 이유는 작가가 꽃, 식물재배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식물 사랑은 엄마에게 물려받았다). 식물원 직원이 작은 식물이 한가득 놓인 물받이 쟁반을 들고 왔다. “블루 초코스틱스 예요그가 말했다. 작가가 속으로 너는 어디서 왔니?” 그는 마치 작가의 생각을 읽은 것처럼 이건 남아프리카에서 왔어요하고 답했다. 그 멀리서 이 (다육성)식물은 박물관이자 식물원인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작가는 잠깐 자신의 처지를 대입시켰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런던에서 영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네 살 때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한 작가는 식물을 심고 가꿀 때마다 자신의 뿌리는 어디에 내려놓아야 하는가 고심했을 것이다.

 

 

혈통과 뿌리에 관심이 많은 작가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부계 쪽 계보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특히 아빠의 엄마인 작가의 할머니의 삶이 궁금해졌다. 더 깊이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 친구가 한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DNA 검사였다. 그리고 얼마 후, 그녀는 DNA 키트 플라스틱 튜브에 침을 뱉었다. (최근에 안 사실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선 DNA 검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한 DNA 회사가 그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개인의 타액 샘플을 우편으로 보내면 조상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최초로 제공한 업체이다. 2022년 말 기준 500만 명 이상의 DNA를 분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결과에서 내 친척 현황을 클릭하면 그동안 전혀 모르고 있었던 형제, 자매들이 수두룩하게 등록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어떻게 된 일인가? 두 가지로 정리된다. 부모의 외도 또는 정자제공).

 

 

작가는 DNA 검사결과를 받아보고 혼란스럽다. 전혀 예상치 못한 답을 받았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아빠와 자신의 DNA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작가를 세상에 태어날 수 있도록 한 사람은 누구인가? 엄마에게 전화로 물어보자 대답이 애매하다.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고 느낀다. 그 후 작가는 마치 탐정이 된 것처럼 자신의 출생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수사(?)를 시작하면서 알게 된 사실 중, 돌아가신 아빠가 무정자증이었다는 것과 아마도 누군가 정자 기증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된다. ‘내 친척 현황을 통해 알게 된 여러 피붙이들과 폰이나 웹상으로 소통한다.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생부의 존재에 상당히 근접해졌다. 사진까지 얻게 된다. 엄마 옆에서 그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작가가 한 마디 했다. “잘 생기셨어그러자 그 동안 생부 이야기라면 입도 뻥끗 안하고 피하기만 하던 엄마가 무슨 변덕인지 한 마디 했다. “, 잘 생겼었지순간 그 자리에 있던 작가 부부는 얼음땡이다. 잠시 후 작가의 남편은 슬며시 그 자리를 떠났다. 모녀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엄마가 무심히 툭 던진 한마디 때문에 이 책의 분량이 두 배로 늘어났을 것이다(그 만큼 이야기 거리가 보태졌기 때문에). 작가가 자신의 뿌리를 찾는 작업, 식물재배, 백인들의 틈에서 이민족(특히 아시안)이 받는 차별과 멸시(생부의 조상인 유대인도 포함된다)등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진다. 후반부엔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그리고 엄마가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와 지난 기억을 회복시키고자 애쓰는 딸의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 책의 원제 Unearthing1) (땅 속에서)파내다, 발굴하다 라는 뜻과 2) (비밀 또는 원인을) 찾다, 밝혀내다 라는 뜻이다. 책 제목을 잘 지었다. 바깥의 사랑들이라는 번역제목도 안성맞춤이다. 작가의 두 아빠는 바깥사랑에 매우 열심이었다(그런 면에선 작가의 엄마도 만만치 않지만). 유명작가이기도 하지만, 대학에서 창의적 글쓰기교수로 재직 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글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아울러 책을 옮긴이 김서해 작가에게도 찬사를 보낸다. 책을 읽는 중, 외서 번역서가 아닌 국내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처럼 걸림 없이 부드럽고 섬세하기까지 하면 매우 잘 된 번역이다(나의 기준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바깥의사랑들

#쿄매클리어

#김서해

#바람북스

#쎄인트의책이야기20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깥의 사랑들 - 흙과 틈 사이로 자라난 비밀과 상실 그리고 식물에 관한 이야기
쿄 매클리어 지음, 김서해 옮김 / 바람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명작가이기도 하지만, 대학에서 ‘창의적 글쓰기’교수로 재직 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글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아울러 책을 옮긴이 김서해 작가에게도 찬사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 현대사 산책 1990년대편 3 - 3당합당에서 스타벅스까지 한국 현대사 산책 18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IMF때, 서울 시의원 아무개가 “IMF 나쁜 것 아니에요. 알고 보면 그거 좋은 거예요.” 하길래 쫒아가서 흠씬 패주고 싶었다. 지금도 여전히 무지(無知) 용감한 인간들이 많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 현대사 산책 1990년대편 2 - 3당합당에서 스타벅스까지 한국 현대사 산책 17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95년 6. 29일 삼풍백화점 붕괴는 탐욕의 종말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 현대사 산책 1990년대편 1 - 3당합당에서 스타벅스까지 한국 현대사 산책 16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역생활정보신문’(벼룩시장, 교차로 등)의 출현은 부동산 중개업소들과 일간지 광고면에 적지 않은 돌풍을 일으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