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종료] 7기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알라딘 신간평가단으로 활동한 지난 3개월은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알라딘 신간평가단으로 뽑혔다는 자체가 개인적으로 영광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3개월간 거둔 성과는 제 편독(偏讀)습관이 고쳐졌다는 것입니다.
경영,경제분야의 책이 제 서재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이번 신간평가단 기간중 경영,경제분야의 책이 제법 늘었습니다. 계속 이 분야의 책들도 꾸준히 읽을 계획입니다.

............................................


1.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서태석의 '진짜인생'. 
  
요즘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을 보면서 예전과 다른 느낌을 갖고 봅니다.
전에는 그저 재미로 보았다면, 요즘은 프로에 소개되는 달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나도 같은 일을 30년가까이 해왔는데, 나는 과연 '달인'소리를 들을만한가? 입니다.
물론 분야가 다르기에 달인들과 같은 범주에서 비교한다는 자체가 무리겠습니다만..
위와 같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서태석님의 '진짜인생'을 보면서 배운점이 많습니다.
달인이라는 호칭이 식상할 정도로
외길 한평생의 삶을 묵묵히 걸어오신 길을 보여 주시고, 터득하신 귀한 지혜를
책에 담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2.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1) 서태석의 진짜인생
    2) 투자, 음모를 읽어라
    3) 매력 DNA : 그들이 인기있는 이유
    4) 완보완심
    5) 선착순 채용으로 세계 최고 기업을 만들다.


3. 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대충이란 없다 - 두 손을 다 담그고 혼신을 다해서 하라.

.............................

7기 신간평가단 활동을 지원해주신 담당자님!
도서 수급에 많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한 권이라도 더 보내 주시고 싶으셔서   

애쓰셨다는 점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 수고해주신 7기 신간평가단 모든 분들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드립니다.

짝짝짝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자기계발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누구나 한번은 바닥까지 내려간다.
그러나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인생이 우리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받기 전까지는… 

....................................... 

  

 결정적 선택의 순간마다 머리가 굳어지는가!”
과학자의 사고법으로 배우는 선택 전략, 사고법을 바꾸면 새로운 선택의 기회가 보인다
  

......................................................................... 

 

 

미국 최고의 비언어 행동전문가가 공개하는
행동의 메커니즘과 인간심리를 간파하는 법! 

 

............................................................................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월트 디즈니,
그들의 머릿속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 

 

하늘은 인재를 내리고, 사람은 인재를 묻었다
개성이 강한 자는 아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선착순 채용으로 세계 최고 기업을 만들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선착순 채용으로 세계 최고 기업을 만들다 - 스스로 일하게 하는 회사 주켄공업 이야기
마츠우라 모토오 지음, 이민영 옮김 / 지식공간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선착순이라 ?
군 생활을 해본 사람은 안다. 선착순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안다.
벌써 코 밑으로 황토 흙 내음, 먼지와 뒤섞인 풀 내음이 코 밑에 알싸하게 느껴진다. 죽기 살기로 뛰었던 선착순. 그러나 이 책에서 보여주는 선착순은 괜찮다. 맘에 든다. 이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선 학력도, 경력도, 나이도, 성별도 필요 없다. 이력서를 써가도 들여다보는 사람도 없다. 초임은 일차적으로 나이에 맞게 책정된 후 그 후 근무하면서 조정된다. 첫인상? 별로 신경 쓸 일 아니란다. 노랑머리도 좋고, 피어싱도 오케이다. 일하고 싶은 의욕만 있으면 된다. 일은 배우면 된다. 그리고 결과는 대체적으로 좋다.

일반적으로 사장은 직원들이 제 몫을 못한다고 투덜댄다. 좀 더 솔직한 표현은 제 밥값도 못하는 것들이라고 타박한다. 직원들이 최대한 능력발휘를 하고 못하고는 경영자의 마인드에 좌우되는데 그걸 모르는 경영자들이 많다. 문제 부모 밑에서 문제아들이 양육되어진다는 것은 너도 나도 아는 사실 아닌가?

저자 마츠우라 모토오는 1935년생. 2010년 현재 나이 76세. 아직 왕성한 현역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중소기업체 주켄 공업의 창업자이자 경영자로 1965년 창업 당시부터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저자의 경영철학이 아름답다. 그리고 책임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 책임감은 본인은 물론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책임, 그 사회와 나라에 대한 것으로 이어진다. 

  ‘회사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회사는 사원들에게 안심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


저자가 부언 설명해주고 있는 ‘안심’이란 매일 정해진 날에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 나아가 지속적인 고용이 보장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희망’은?  희망이란 매년 반드시 연봉이 늘어난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라고 한다. 때에 따라서가 아니라,‘반드시’이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는 상사의 평가나 판매 성과에 따라 매월 수입이 늘거나 준다면 늘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가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실제로 직원들에게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물어보나 마나이다.

저자의 회사에서 만드는 초정밀 기계부품은 내게 생소하다. 육안으론 잘 보이지 않는 세계최초 〈100만분의 1그램 기어 휠〉이 현재는 실용성이 없다지만 지금처럼 과학의 발전이 빠른 템포로 나아가는 상황에선 조만간에 꼭 활용이 되리라고 믿는다. 예를 들면 SF영화 또는 만화영화에서나 보았듯이 인체 내 혈관을 따라 돌면서 이상 징후를 포착, 진단, 치료까지 기능한 나노 마이크로 로봇에선 충분히 쓰일 수 있는 부속이라 생각이 든다.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져있다.
1부는 ‘가능성을 조립하는 꿈의 회사 주켄’이 창업되기 전 저자를 경영자의 길로 이끌어준 사람들과 시간들을 적고 있다. 아울러 저자가 어떻게 회사를 이끌어왔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2부는 지난 45년간 위기의 파고를 넘어 주켄 공업을 이끌어온 마츠우라 사장이 미래의 경영자들과 현 (중소)기업경영자들에게 주는 경영조언이다. 일본의 기업 경영사정이 우리나라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얻는 바가 그만큼 크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정식음악교육을 받은 적이 없지만, 인구 20만 명의 소도시 도요하시에서 최고의 아니 유일한 재즈 트롬본 연주자 이였다고 한다. 고교시절부터 아르바이트로 밤무대를 뛰었다. 지인의 도움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을 출근하면서 ‘말단 사원시절부터 사장처럼 일했다.’첫 직장 출근 에피소드 속에서 저자의 성품과 기질을 엿볼 수 있다. 책상이나 사무용품을 비롯하여 서툰 주판대신에 쓸 전자계산기(당시에는 상당히 고가)따위를 저자의 돈으로 구입해서 출근했다. 책상이 들어오자 임원부터 부장, 과장, 여사원까지 모두 입이 쩍 벌어졌다고 한다. 회사에는 한 대도 없는 최첨단 철제 책상인데다 전무가 쓰는 책상보다 훨씬 컸다고 한다. 회사에서 쓰는 책상을 자기 돈으로 사들고 입사한 사원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했다(아마 앞으로도 없을 듯). 단순히 저자의 ‘치기’였을까?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음악밴드생활을 하면서 몸에 밴 습관이었을 뿐이라고 한다. 밴드는 1인 기업이다. 생계도구인 악기를 모두 자기 부담으로 구입해서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당연히 사무용품 일체를 갖추어 출근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란다.

책의 후반부에서 주는 경영조언은 굳이 회사를 경영하는 입장이 아니더라도 귀담아 들을 만한 내용들이 많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 대처하고,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늘 깨어있어야 한다는 점, 최고가 아니면 도전하지 말라는 것, 회사의 몸집을 키우기 전에 재무구조부터 탄탄히 다질 것, 실패한 경영자의 공통점은 빈약한 재무지식에 있는지라, 경영자의 빠르고 정확한 결단은 대차대조표에 달렸다고 강조하는 점은 새겨둘만한 내용들이다.

작금의 우리나라 기업들. 특히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 자세와 선명하게 비교되는 내용이 있다. 저자는 회사를 키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내실을 다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수차례 역설하고 있다.  2009년으로 개업한지 44년째를 맞이하는 주켄 공업. 그동안 적자를 기록한 해는 딱 두 번으로 개업 첫해와 오일 쇼크로 발생한 1973년뿐 이라는데, 배당과 임원상여금은 한 번도 지급한 적이 없다고 한다. 난 이 대목을 읽으면서 내 눈을 의심했다.
번역이 잘 못 된 것일까? 배당과 임원상여금을 한 번도 미지급한 적이 없다는 내용. 즉, ‘미’자가 빠진 것은 아닌가? 그러나 좀 더 읽어보니, 잘 못 된 내용이 아니었다.

국내 일간지 경제란에 단골로 등장하는 내용들은 어떤가?  1년에 수백, 수천억씩 적자를 보면서 국민들의 귀한 세금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채워져야 하는 일부 공기업들. 주인 없는 회사들. 책임질 사람도,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없는 회사들. 아무리 적자라도 임원들 배당금과 직원 상여금이 지출의 우선인 기업들. 눈먼 돈에 눈은 물론 마음까지 멀어져가는 딱한 사람들. 이 분들이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겸허한 마음으로 마츠우라 모토오 사장이 주는 조언을 받아들이며 눈이 밝아지고, 마음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 일기 쓰기부터 소설 쓰기까지 단어에서 문체까지
안정효 지음 / 모멘토 / 200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글은 눈에 쏙 들어온다.
좋은 글은 막힘이 없다. 물이 흐르듯 유연하다.
좋은 글 만남이 쉽지 않지만, 좋은 글 쓰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안정효. 나는 이분의 작품이 좋다. 창작도 그렇고 번역 작품 역시 참 좋다.
96,97년도에 발간된 영어 길들이기 - 번역편, 영작편도 읽어봤다. 뒤이어 출간된 가짜 영어사전도 읽었다. 현재까지 저자의 번역서만 150권, 창작서도 꽤 된다. 대단하신 분이다.

저자도 책에서 같은 이야기를 했지만, 나는 처음 읽는 책은 (특히 소설류)첫 문장을 유심히 본다(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첫 문장이 나를 얼마나 끌어당기느냐에 따라 책 선택이 결정된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나타나지만, 소설은 아니다. 그렇지만, 첫 문장이 마음을 훔친다.

“다짜고짜 자랑부터 하자면, 나는 수영을 잘한다.”

궁금증이 발동한다. 도대체 수영을 얼마나 잘해? 수영선수 생활을 했었나?
수영과 글쓰기는 무슨 상관이 있나?

“수영에서는 동작과 자세에 관한 공식을 많이 이론적으로 배우고 외운다고 해서 저절로 헤엄쳐 강을 건너가게 되지는 않는다. 마포 아이들은 초등학교를 다니는 나이에 이미 그런 진리를 터득했다. 물을 먹고 허우적거리며 물과 친해지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힘과 요령은 몸이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글쓰기는 헤엄치기와 똑같다.
글쓰기뿐 아니라 모든 공부가 수영을 배우는 과정과 똑같다.”

좋은 글은 절제된 문장으로 되어있다. 사족이 없다. 미사여구로 포장이 되어 있지도 않다. 저자는 그의 또 다른 재주인 그림그리기로 책 중간 중간 삽화를 넣었다. 제목은 ‘투명인간의 새로운 정의’다. 온갖 치장을 한 여인이 서 있다. 그 위에 저자가 붙인 설명은 ‘정신없이 장식을 한 여자에게서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이다.

“번역을 가르칠 때 나는 학생들에게 처음 몇 달 동안 그들이 써놓은 글에서 ‘있었다’와 ‘것’과 ‘수’라는 단어를 모조리 없애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킨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그 세 단어를 문장에서 너무 자주 사용한다.”

의사들이 임상에서 환자나 보호자에게 쓰지 말아야 할 말이 있는데, 그것은 ‘~ 같아요!’‘~같습니다!’이다. 환자는 확실한 병의 상태와 병명을 알기 위해서 의사를 찾아왔는데 ‘폐렴 인 것 같습니다’ ‘곧 죽을 것 같습니다’라고 하면 참 난감하지 않은가?
물론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는 있다. 그럴 경우에는 표현을 달리한다.
“보다 자세한 것은 정밀검사를 해봐야겠습니다만, 현재까지 몸 상태의  변화와 증상을 볼 때 ‘~로 의심이 됩니다.’로 해야 옳다.

저자는 글을 쓸 때 ‘~같아요.’를 ‘힘이 빠지는 표현’이라 한다.
“말과 달리 글은 한 사람이 다수를 설득하는 형태를 취한다. 말은 일회성 현상이지만, 글은 수준과 차원이 다르다. 글은 목소리만 낮추었을 뿐, 절제된 웅변의 성격을 지닌다. 웅변에서는 설득할 결론이 힘을 얻어야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유부단한 ‘같아요.’를 잘라 없애야한다.
율리우스 카리우스가 이런 말을 한다고 상상해보라.
“온 것 같아. 본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정복도 한 것 같은데..”
그리고 또 이 말은 어떠한가.
“주사위가 던져 진 것 같구나. 루비콘 강을 건너야 할 것 같고 말이야. 부하들아, 그러니 너희들은 내 뒤를 따라야 할 것 같지 않느냐?”

소설가 지망생이라면 필독을 권한다.
소설을 구상하고 제목을 짓는 일, 화법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단락은 어떻게 나눌 것인가?
소재를 어디서 구할 것인가? 등에 대해서 저자가 글을 쓰면서 터득한 지혜를 강의하듯이 써 내려가고 있다.
짧은 소설에는 긴 제목이, 긴 소설에는 짧은 제목이 어울린다는 말엔 고개를 끄덕였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특히 주인공들의 이름은 그 자체에서 암시해주는 면면들이 있다. 저자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작명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여주인공 언례와 그의 어린 아들 만식이의 경우를 본다. 여자의 이름인 경우는 첫 글자에 받침이 없어야 예쁘고 듣기에 좋아서, 착한 여주인공일 경우는 호감이 가도록 그렇게 이름을 짓는다. (그래서 나는 내가 얻은 쌍둥이 딸에게도 미란이와 소근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남자의 경우는 앞 글자에 받침이 없으면 허약해 보이는 경우가 가끔 생겨서 조심스러워진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재능과 노력이 합해져야 한다. 아무도 읽어 주는 사람이 없는 글은 비망록에 불과하다. 그래서 좋은 글은 독자가 있다.
“위대한 작가는 독자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어서이다. 독자나 시청자의 눈치를 보고 비위를 맞추려는 작가의 야합은 창작의 차원에 이르지 못하고, 그래서 삼가야 마땅할 짓이다.
(중략)
그러나 세상이 나를 위대하다고 인정해 주기 전까지는 웬만하면 아직은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독자가 읽고 싶은 글을 쓰도록 노력해야한다. 그러다가 위대한 작가로 성공하다면, 그 때는 ‘무식한 군중’의 정신적인 스승 노릇을 해도 나무랄 사람이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태석의 진짜인생>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서태석의 진짜인생 - 세계 최고의 '위폐감별 전문가'
서태석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연한 말이지만, 99% 비슷해도 비슷한 것은 가짜라고 한다.
요즘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 가짜 이야기 중 압권은 ‘국새의혹’이다.
어처구니없기도 하지만, 그 일에 연루된 사람들 중에서 진짜를 찾기는 힘들 것 같다.
‘국새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고 제 발로 찾아온 사람. 그래서 이를 심사하던 여성 한 분은 아무래도 못 믿을 사람 같아 보였다고 하는데, 아마도 다른 사람 눈에는 진짜로 보였던 모양이다. 현재까지 밝혀진바로는 국새 제조에 관한 원천기술은 없고, 미아리 뒷산에서 굴을 파놓고 주물연습을 했다고 밝혀진 이 분. 진짜 가짜?

달러 이야기를 해본다. 아무리 국제 정세나 미국의 경제 사정이 예전 같지 않아 달러의 인기가 좀 시들해졌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달러는 여전히 매혹적인 존재이다.
가치가 없는 것은 가짜도 없다. 가짜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이야기다.
즉, 가짜를 만들어서 유통시켰을 때 그만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달러 한 장을 만들 때 액면가의 약 30%의 제작비가 들어간다고 한다. 위조지폐는 그보다 적은 투자로 진짜행세를 하려니 노련한 전문가의 눈에는 걸릴 수밖에 없다.

위폐감별 전문가 서태석 님의 걸어온 길, 살아온 나날들을 접하면서 배우는 점이 많다.

- 뚜렷한 목표의식
저자는 이력서에 채울 내용이 중학교 중퇴와 카투사 경리경력이  전부였지만, 목표는 은행에 입사하는 것이었다. 60년대 중반 당시 은행은 대학 졸업장을 가진 이들과 명문상고 출신이나 들어 갈 수 있었던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접지 않고 계속 은행의 문을 두드렸다. 결국 집요한 노력 덕분에 일용직으로 입사하고 난 이후 그의 성실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세계최고의 위폐감별사라는 호칭을 받게 된다.

“무엇이 진짜 인생이고 무엇이 가짜 인생인지 정답을 찾기가 곤란하다. 그러나 어차피 완벽하지 않은 것이 인생이다. 이것은 평범한 진리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문제이다. 완벽한 인생은 없지만 ‘온전한 인생’을 살아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 책은 진짜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그리고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진짜 인생에 대해 숙고하고 몸소 모범이 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세상이 좀 더 근사해지지 않을까?

저자는 직장 (외환은행)에서 40년 동안 재직하면서 단 한 차례도 실수한 적이 없다고 한다. 가짜를 진짜라고 하거나, 진짜를 가짜라고 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한 분야의 전문가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전문가 소리를 들어야하지 않겠는가?

저자가 은행에 입사하게 된 계기를 스스로 이렇게 표현한다.

혹시 누군가 나에게 “당신은 어떤 도끼를 가지고 있소?” 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내가 가진 도끼는 화려한 금도끼도 날카로운 은도끼도 아닌 투박하고 오래된 도끼입니다.”

저자가 현직에 있으면서 이뤄낸 굵직굵직한 일들이 많지만, 1981년에 발생한 위조미화 200만 불 사건을 밝혀낸 것이 저자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고, 청백 봉사상 수상, 금융 분야의 신지식인상을 받음으로 공식적으로도 인정받기도 했다. 또한 세계각지를 다니면서 위폐감별에 대한 교육, 특강, 세미나 등을 주관할 수 있는 것은 저자가 그의 일을 사랑하고, 투자하고, 인내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입사 초기에 넉넉하지 않은 급여에서 자비를 털어 화폐사진을 찍어 앨범과 슬라이드에 정리를 해놓고 계속 공부해나가는 모습을 보며 한 사람의 장인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TV에서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 편이다. 처음에는 재미로 보기 시작했으나, 이젠 그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나 자신이 더욱 겸손해진다. 한 분야에 30년 경력이면 ‘달인’소리를 듣고도 남아야 할 텐데, 나는 과연 ‘달인’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을까? 자문하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고 보니 저자를 TV, 신문, 잡지 등에서 몇 번 뵌 적이 있다. 좋아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잘 선정해서 외길 한 평생 큰 족적을 남기고 후배에게 그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주고 있는 모습 앞에 더욱 고개가 숙여진다.

- 스트레스도 힘이 된다.
부족한 학력으로 은행에 입사해서 받은 스트레스는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입사초기에 저자의 능력은 독특하면서도 뛰어났지만, 다른 직원들과 쉽게 융화되지 못하는, 마치 있어도 없는 듯 한 존재.  투명인간 같은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전에서 모욕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의 일을 너무나 사랑했고, 그의 일 속에서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다.

저자는 스트레스도 힘이 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신체와 정신에 활력을 준다. 또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그 사람을 단련시키는 힘이 되기도 한다. 티베트의 승려들은 화(禍)를 기원하는 기도를 올린다고 한다. 스트레스가 힘이 된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불순물이 함유되지 않은 증류수를 마시면 설사를 하듯이, 완전 이완된 근육은 근무력증 상태가 되어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도 힘들어진다. 따라서 근육의 적당한 긴장상태가 평소 우리 몸의 건강한 자세를 잡아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럴 경우에 적당한 긴장이라는 말은 곧, 적당한 스트레스로 환언된다.

저자는 특히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무척이나 괴롭고 힘들었다고 한다. 어디 이 문제가 저자에게만 해당되는 일인가?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문제이다. 그러나 그는 이 스트레스를 잘 다루고 있다. 저자가 정년퇴직 후 계약직으로 근무를 계속하면서 후임자의 태도가 상당히 달라졌단다.
‘현직에 있을 때는 그토록 겸손하던 사람들이 내가 인사고과를 하지 않으니 저렇게 변하는구나.’ 불쾌하다 못해 맥이 빠졌지만 곧 마음을 다잡으면서 자신을 다독인다. 자기 자신이  아닌 남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혹은 남과 비교해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는 않은가?
스트레스가 어디에서 오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스트레스는 오히려 당신을 성숙하게 하는 힘이 된다고 한다. 이외에도 40년간 직장 생활 중 인간관계의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누가 이기고 지는 관계가 아닌 서로 손을 맞잡고 화합하며 나아가는 상황을 잔잔하게 전해주고 있다.

- 두 손을 모두 담가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커다란 업적을 이룬 사람이나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첫째, 일찌감치 목표를 정했다.
둘째, 대충이란 없다.
물이 차가운지 뜨거운지 살짝 담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두 손, 두 발 다 담가 매진했다.
저자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꿈속에 나타나셔서 해 주신 말씀을 가슴에 담고 살았고, 실천했다. 

어머니께서 영천 장에서 사왔다며 황금색 붕어를 기분 좋게 들어 보이는 꿈을 꾸었다.
“이렇게 예쁜 걸 어디서 사셨어요?”
나는 금붕어가 너무 예뻐서 가만히 손가락을 집어넣어 보았다. 아얏! 그 순간 금붕어가 내 뺨을 탁, 소리 나게 쏘았다. 어머니는 나를 보며 희미하게 웃으셨다.
“아가, 두 손을 다 담가라.
그래서 어디 붕어가 잡히겠니?”   
뺨은 쓰라렸고 귓가에는 어머니의 음성이 맴돌았다. 나는 울상을 짓다가 자리에서 퍼뜩 일어났다. 꿈이었다. 그러나 꿈속의 물결과 황금색이 오랫동안 잔상으로 남아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200만 불 사건이 밝혀졌고 나는 오랜 시간 방황하며 마음고생을 한 끝에 꿈에 그리던 정식행원이 되었다.


지금도 그리하시지만, 참 열심히 살아오신 분이다.
나는 나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과연 이 분처럼 나의 후손, 후배들에게 내가 걸어온 길을 자신 있게 밝히고, 확신을 갖고 해 줄 수 있는 말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니 다시 한 번 부끄럽다. 그러나 내게 아직 주어진 시간과 기회가 남아있다고 믿고 나 역시 두 손, 두 발 다 담그고 최선을 다해 보자고 다짐해본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처럼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로 끝내기엔 인생이 너무 아쉽지 않은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