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 - 민들레 국수집 주인장 서영남 에세이
서영남 지음, 이강훈 사진 / 샘터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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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 : 민들레 국수집 주인장 서영남 에세이

       _서영남 저 | 샘터

 

 

1.

때로는 어둠 속에 방황하다가도 다시 돌아 올 수 있는 집. 외로울 땐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사랑의 손길이 되어요. 서로에게 앉아서도 멀리 가는 들판의 노오란 민들레처럼 웃고 또 웃어요. 사랑하고 또 사랑해요.” 함께 가요, 우리이해인(수녀, 시인)

 

2.

안정된 직업, 수입, 거처가 있는 사람들에겐 하루하루가 기대감으로 채워질 수 있겠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살아낸다는 것이 버거운 현실이다. 어떤 이는 무조건적인 베풂이 자생력을 약화시키고, 의존도만 높인다고 탓을 하지만, 우선 오늘을 살아내야 내일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3.

TV(인간극장)에서 본 기억이 난다. ‘민들레 국수집’. 인천 화수동 고개엔 민들레 국수집이 있다. 자그마한 국수집에서 시작된 나눔의 홀씨가 퍼져 민들레 마을이 만들어졌다. 민들레 국수집 식구들이 서른 명이 넘고, 아이들 공부방, 어린이 밥집, 어린이 도서관, 진료소, 가게 등 가히 마을이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4.

민들레 마을이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 서영남(노숙인을 위한 무료식당 민들레 국수집대표)과 마음 따뜻한 이(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바보’)들이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다. 저자의 이력이 독특하다. 천주교 수사생활을 오래했다(25). 교도소 장기수들과 출소자들을 돕는 일을 해왔다. 2000년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살기위해 수도복을 벗었다. 이 책에 저자가 그간 걸어온 길을 기록했다. 민들레 국수집의 이력서가 들어있다. 과거와 현재만 있다. 미래는 그 분이 인도해주심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5.

저자는 국내 봉사에만 머무르지 않고, 2014년에는 필리핀으로 건너가 나보타스, 말라본, 칼로오칸 세 곳에 필리핀 민들레 국수집을 열었다. 더불어 필리핀 다문화가족 모임, 필리핀 엄마들을 위한 한글 교실도 열고 있다. 필리핀과 인천을 왔다 갔다 하면서 관리하고 있다. “이제 필리핀 민들레 국수집은 작은 민들레 학교가 되었습니다. 밥을 먹고, 공부를 하고 마당에서 뛰어놉니다. 아침 7시부터 저녁 5시까지 아이들 재잘대는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나눔과 베풂은 내가 여유로울 때 하려면 마음이 멀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편하면, 다른 이들의 고통과 불편함이 잘 안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좀 어렵고, 부족할 때 다른 이들의 부족함도 함께 돌아보게 된다. 저자의 글을 통해 비운 만큼 채워진다.’는 소중한 진리를 다시 깨닫는다.소유로부터의 자유,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기쁨,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투신’. 저자의 가훈(家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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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영혼 Dear 그림책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올가 토카르추크 글,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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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부재‘라는 표현을 종종 쓰긴 하지만...가끔 제정신으로 사는 듯..그렇게 빈 머리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하는 책..내 몸과 마음(영혼)이 서로 가깝게 잘 지내는 것이 잘 살아가는 방법이 될 것이다.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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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책에 미친 바보(개정판)
이덕무 지음, 권정원 옮김, 김영진 그림 / 미다스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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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되이 보내고 나면 가장 아까운 것이 세월과 정신’이라는 마음을 열두 서너 살 때부터 깨닫고, 두려움과 한스러움을 잊지 않고 살다 가신 이덕무 선생을 흠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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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책에 미친 바보(개정판)
이덕무 지음, 권정원 옮김, 김영진 그림 / 미다스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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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 책에 미친 바보(개정판) 】 - 이덕무 산문집

_이덕무 (지은이), 몽우 조셉킴(Joseph Kim) (그림), 권정원 (옮긴이)

| 미다스북스 | 2011-08-04

 

 

 

“때로는 조용히 아무소리 없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뚫어지게 바라보기만 하다가, 때로는 꿈꾸는 사람처럼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였다. 이에 사람들이 그를 가리켜 ‘책에 미친 바보’라고 불렀지만 그 또한 기쁘게 받아들였다.” 이덕무 선생이 독서를 좋아하는 자신에 대해 직접 쓴 글이다. 마치 남 이야기하듯 자신의 이야기를 적었다.

 

 

 

 

 

이덕무는 어려서부터 슬기롭고 글 읽기를 매우 좋아했다. 하루는 집안사람들이 아이를 잃어버려 난리가 났었는데, 저녁때가 훨씬 넘어서 관아 뒤 풀더미 속에서 찾았다. 벽에 적힌 옛글을 보는데 정신이 팔려 날이 저무는 줄도 몰랐다고 한다.

 

 

 

 

그는 책이 귀하던 시절 이었건만, 평생(54세)동안 읽은 책이 거의 2만 권이 넘었고, 손수 베낀 문자가 또한 수백 권이 되는데 그 글씨가 모두 반듯하고, 아무리 바빠도 속자를 쓴 것은 한 글자도 없었다.

 

 

 

 

선생은 책을 읽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내 생각엔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책에 몰입하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 잡생각을 섞지 않았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워낙 어려서부터 성품이 단정하여 함부로 교유하지 않았다. 문을 닫고 들어 앉아 글을 읽은 지 30여 년 동안 그 이름이 마을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세상에 이름을 날리는 벼슬아치들도 알지 못했다.

 

 

 

 

선생의 나이 39세가 되던 정조 3년(1779년)에 규장각 서적의 교정 및 선사 등의 업무를 보좌하는 직책인 초대 검서관 네 사람 중 으뜸으로 선출된다. 선생이 남긴 글 중 특히 나의 독서 생활에 지침이 되는 구절을 옮겨 본다. “감당 할 수 없을 만큼의 슬픔이 밀려와 사방을 둘러봐도 막막하기만 할 때에는 그저 땅을 뚫고 들어가고 싶을 뿐, 살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내게는 두 눈이 있고 글자를 알기에 한 권의 책을 들고 마음을 위로하면 잠시 뒤에는 억눌리고 무너졌던 마음이 조금 진정된다. 내 눈이 제 아무리 다섯 색깔을 구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책에 대해서는 깜깜한 밤과 같다면 장차 어디에 마음을 쓰겠는가.” _‘내가 책을 읽는 이유’ 중. 살고 싶은 마음이 1도 없을 때, 보통은 일생에 하지 말아야 할 일, 가지 말아야 할 길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나 역시 여러 해전, 이런 마음이 들었을 때 책은커녕 두 번 다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 후,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다섯 색깔(왜 다섯 색깔일까?)을 구분 할 수 있어도 책에 대해 깜깜하다면 장차 어디에 써먹을까? 를 마음에 담는다.

 

 

 

 

 

‘책을 읽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적혀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정신을 기쁘게 하는 것이 으뜸이고, 그 다음은 받아들이는 것이며, 그 다음은 식견을 넓히는 것이다.” 책이 주는 유익함은 무엇일까? 선생은 이렇게 권고한다. “모름지기 벗이 없다고 한탄하지 마라. 책과 함께 노닐면 되리라. 책이 없다면 구름과 노을이 내 벗이요, 구름과 노을이 없다면 하늘을 나는 갈매기에 내 마음을 맡기면 된다. 갈매기마저 없다면 나무를 바라보면 된다.” 사람을 찾지 말일이다.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고 한 숨 쉬지 말아야겠다.

 

 

 

 

 

“나보다 나은 사람은 존경하고 사모하며, 나와 같은 사람은 서로 아껴주고 격려해주며, 나만 못한 사람은 불쌍히 여겨 가르쳐준다면 이 세상은 태평해지리라.” 이 말에 더 무슨 말을 보태겠는가?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이덕무 선생이 ‘소설’에는 마음이 관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람의 마음을 파괴하는 것 중에 소설이 그 으뜸이니 자제들이 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힘을 주었다. 물론 소설도 소설 나름이겠지만, 그 당시 통속 소설류에 들어있던 「완사계」 「홍불기」 「절부기」 「투필집」 「수호전」 등을 지적했다. 이 소설들은 중독성이 있어서 한 번 맛들이면 빠져드는 사람이 많았다. 선생은 소설에는 세 가지 미혹된 것이 있다고 했다. 헛것을 내세우고, 빈 것을 억지로 맞추려 하고, 귀신을 말하고 꿈을 말했으니, 지은 사람이 첫 번째 미혹된 것이요. 허황된 것을 감싸고 천한 것을 고취시켰으니, 논평한 사람이 두 번째 미혹된 것이다.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경전을 등한시했으니, 탐독하는 사람이 세 번째 미혹된 것이다. 선생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소설 배척론자이다. 하지만 소설의 모든 면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인정과 물태를 곡진히 묘사하는 소설의 장점은 크게 인정했다. 다만 소설의 허구성과 이를 탐독하느라 시간과 가산을 낭비하는 풍토를 비판했다. 선생이 다시 태어나서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간다면, 현재의 문학마당 중에서 현대 소설을 어떻게 평가하실지 자못 궁금하다.

 

 

 

 

 

 

‘헛되이 보내고 나면 가장 아까운 것이 세월과 정신’이라는 마음을 열두 서너 살 때부터 깨닫고, 두려움과 한스러움을 잊지 않고 살다 가신 이덕무 선생을 흠모한다. 선생은 규장각 검서관으로 시작한 관직 생활 중 사옹원 주부(임금에게 올리는 음식을 관장), 적성 현감 등의 요직을 거치는 동안 누적된 몸의 쇠약이 감기로 나타나면서 마침내 운명하심. 요즘 나이로는 한참 젊은 나이인 54세로 이 땅을 떠나셨지만, 선생의 글들은 앞으로도 살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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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오프 상하이
신동흔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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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가 생각하는 현재의 상하이는 최첨단 현대와 100년 전의 풍경이 공존하는 곳이다. 이들의 성장과정엔 아무런 모순이나 죄책감이 스며들어 있지 않다. 상하이는 마치 ‘기회의 땅’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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