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7.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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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특집은 〈내 인생의 가을걷이〉이다. 이웃들의 삶이야기다. 65세의 할머니가 사위의 강권에 중학교에 입학을 했지만, 학교생활과 수업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결국 한 학기 만에 중도포기를 하고, 일흔이 넘으셔서 실버대학 수료증을 받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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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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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7.10

_샘터 편집부 (지은이) | 샘터사(잡지)

 

 

월간지를 읽다보면 시간을 앞서 간다. 내 젊은 시절 월간지는 2~3개월을 앞서가기도 했다. 계간문학지 같은 경우는 여름에 가을호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요즘은 양호한 편이다. 월간지의 특성상 그러려니 이해할 뿐이다.

 

 

10월은 우리말 표현으로 온누리달이다. ‘가을 가득한 온누리에 달빛 고운 달이란 뜻이라고 한다. 작지만 알찬 월간 잡지 샘터10월호에도 여느 달과 마찬가지로 이웃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따뜻하고 유익한 기사들이 많이 실려 있다. 이달에 만난 사람에는 올해 77세 되신 나문희 배우가 나왔다. 1996년 방영된 노희경 작가의 4부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란 드라마 덕분에 국민 엄마란 애칭도 얻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란 작품에서 나문희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무심한 의사 남편을 둔 초로의 주부 인희역을 맡았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 온 엄마가 어느 날 말기암 진단을 받고 죽어가면서 가족 간의 사랑을 재확인해가는 모습에 전국은 눈물바다가 되었다. 죽음 앞에 오열하면서도 마지막까지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여자라는 굴레에 갇힌 모성의 밑바닥을 보았다. 그렇게 배우 나문희는 온 국민의 엄마가 됐다. 비슷한 시기에 연기를 시작한 동년배 배우들에 비해 그녀의 전성기는 조금 늦게 온 편이다. ‘대기만성형배우이다. 그녀는 이제 자신의 첫 주연작이기도 한 생애 열일곱 번째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현석 감독의 휴먼 코미디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 배우 나문희가 새 힘을 얻으리라고 생각한다.

 

 

여성 카레이서 문혜민에 관한 기사도 흥미롭다. 시속 200킬로미터 이상의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카레이서이지만, 실생활에서 운전을 할 때는 거의 초보운전자 같은 마인드로 안전운전을 하고 있다는 부분에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그런 그녀도 서킷 위에선 두려움이 없어진다고 한다. 두려움이 사라진 마음에 가득 들어차는 건 오로지 강한 승부욕뿐이라는 것이다. 5킬로미터 길이의 서킷을 스무 바퀴 달리는 50여 분 동안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따분한 직장 생활을 이어가던 중, 카레이싱 체험행사에 참가해서 처음 서킷을 달려본 그녀는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기분을 느꼈다. “소름이 끼쳤다고 해야 할까요. 속도가 너무 빠르니까 몸이 붕 뜨는 것처럼 싸해졌고 배기음은 어찌나 우렁찬지 가슴을 쿵쿵 때렸죠. 그건 잠들어 있던 제 꿈을 깨우는 울림이었어요.”

 

 

이 달의 특집은 내 인생의 가을걷이이다. 이웃들의 삶이야기다. 65세의 할머니가 사위의 강권에 중학교에 입학을 했지만, 학교생활과 수업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결국 한 학기 만에 중도포기를 하고, 일흔이 넘으셔서 실버대학 수료증을 받으셨다. “내가 고마 졸업장 이거를 갖고 싶어서 얼매나 고생을 했는지 모른데이.” 학사모를 쓰고 할머니는 참 많이도 우셨다고 한다.

 

 

공유의 시대라는 칼럼에 골목공유 플랫폼 골목길의 재탄생도 멋진 스토리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은행정로. 학군 좋은 동네라 유입인구가 끊이지 않아 골목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았던 곳이다. 하지만 새로 생긴 로데오거리와 백화점 등으로 상권이 옮겨가면서 은행정로는 한적한 골목길이 되어버렸다. 직장 인근 은행정로에 터를 잡게 된 방수준(36)씨는 텅 빈 매장, 미소를 잃은 상인들의 표정 등 쓸쓸한 골목 풍경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 이 골목을 다시 살릴 수 있을까 깊은 고민을 하던 그는 우선 사람들을 모일 수 있게, 골목의 유휴공간을 빌려 재능을 나누는 야학당을 만들었다. 동네야학당이 활성화되면서 주민들은 협동조합을 결성하게 된다. 이름 하여 동네발전소 협동조합’. 그렇게 발전소가 가동 된지 햇수로 4년 째, 골목은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놀이터로, 상인들의 일터로, 골목 주민들에겐 사람과 인생을 알게 해주는 학교가 되었다. 한 사람의 수고와 노력이 공동체를 변화시키고, 여러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를 되찾아준 계기가 된 것이다.

 

 

이외에도 스스로 도박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숨어 살던 사람(브라보 마이 라이프/ 이주영)이 심리상담소 회복으로 가는 길을 차리고 도박중독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는 삶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인간 승리이다. “같은 처지에 놓여봐서 그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어요. 어떤 분은 제가 도박중독자였다는 사실을 알고 나도 끊을 수 있구나라는 희망을 얻었대요. 이 일이 제 사명인 것 같아요.”

 

 

#샘터10월호 #월간샘터 #샘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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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덴탈 유니버스 - 우리가 몰랐던, 삶을 움직이는 모든 순간의 우주
앨런 라이트먼 지음, 김성훈 옮김 / 다산초당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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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우주 안에서 인간의 위치, 존재감에 대한 생각이다. 우주에 대한 연구는 인간이 지구라는 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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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덴탈 유니버스 - 우리가 몰랐던, 삶을 움직이는 모든 순간의 우주
앨런 라이트먼 지음, 김성훈 옮김 / 다산초당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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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덴탈 유니버스 _ 앨런 라이트먼 / 다산초당

 

    

인간의 몸은 소우주라고도 한다. 마음 역시 하나의 우주라고 할 수 있다. 존 밀턴은 실낙원에서 마음은 지옥을 천국으로도 만들 수 있고, 천국을 지옥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글을 남겼다. 우주를 뜻하는 단어 ‘universe’를 그 어원을 따라 풀이하면, ‘모든 것이 하나가 된 상태가 된다. 천국도 지옥도 결국 내 마음 안에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의 지은이 앨런 라이트먼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소설가이자 이론물리학자로 소개된다. 우리처럼 문과와 이과로 분리해서 계속 그 길로만 가게끔 유도하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두 길을 동시에 가고 있다. 두 길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남기고 있다. 어릴 때부터 과학과 문학에 재능을 보여 고등학교 때 이미 독자적으로 과학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시를 썼다. 문학, 과학 분야에서 여러 권의 책을 내고 현재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에서 과학과 인문학에서 이중으로 교수직을 맡은 최초의 인물이다. 우주를 논하는 그의 글들 속에서 문학적 향취를 함께 느끼게 된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우주에 관한 일곱 가지 관점을 펼쳐 보인다. 우연의 우주, 대칭적 우주, 영적 우주, 거대한 우주, 덧없는 우주, 법칙의 우주, 분리된 우주 등이다.

 

 

영적 우주에 대해 이야기하는 챕터를 우리에게는 해답이 없는 질문도 필요하다는 말로 시작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4분의 3이상이 기적과 영원불멸의 영혼, 그리고 신을 믿는다고 한다. 최근 들어 이름 있는 무신론자들이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책과 선언을 물밀 듯 쏟아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교는 인류의 문명을 만들어낸 주요 원동력인 과학과 함께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과학과 종교는 각기의 힘을 유지하면서 인류의 정신 속에 공존하고 있다.

 

 

지은이는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인문학자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과학과 양립이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종교적 믿음의 종류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게 되었다고 한다.이 여정의 첫 단계는 내가 과학의 핵심 교리라 부르는 것에 대한 진술로 시작되었다. 과학의 핵심 교리란 다음과 같다. ‘물리적 우주(physical universe)의 모든 속성과 사건들은 법칙의 지배를 받으며, 그 법칙들은 우주의 모든 시간과 공간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과학의 핵심 교리를 진술하고 나서 신에 대한 잠정적 정의를 내린다. “나는 신은 물리적 우주와 에너지를 지배하는, 법칙에 얽매이지 않는 존재라고 정의 내려 본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신은 물질과 에너지의 바깥에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과 신은 양립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과학자이면서 신의 존재를 믿는 이들은 마음의 갈등이 없을까?

 

 

최근 한 연구에서 미국 최상위권 대학에 몸담고 있는 1700명에 가까운 과학자들의 면담을 통한 결과를 보면, 그중 25퍼센트가 신의 존재를 믿고 있었다. 메사추세츠 공과대학교의 원자력공학 교수인 이안 허치슨은 지은이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우주는 신의 행위로 인해 존재합니다. 우리가 자연법칙이라고 부르는 것은 신에 의해 유지되고 있습니다. 자연법칙이란 신이 이 세상에 명령을 내리는 일반적인 방식을 기술하는 것이죠. 나는 기적이 역사 속에서도 일어났고, 오늘날에도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뢰 할 수 있는 지식이 과학만이 아니라는 것이 저의 관점입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도 부활의 증거 같은 경우 과학적인 방식으로는 접근이 불가능하죠.”

 

 

현대과학은 우리 감각으로는 보이지 않는 숨겨진 우주의 비밀을 속속들이 밝혀내고 있다. 융합된 인간의 지식들은 그 비밀들을 해체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우주 안에서 인간의 위치, 존재감에 대한 생각이다. 우주에 대한 연구는 인간이 지구라는 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앨런 라이트먼의 관점은 기존의 과학적 견지만 고수하는 우주에 대한 견해와 다른 면이 있다. 우주안의 인류, 인류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우주를 동시에 바라보게 한다.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체험은 신비다. 신비는 진정한 예술과 과학의 요람에 자리 잡은 근본적 감정이다.” 아인슈타인이 남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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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게더 : 우리 함께
박문구 지음 / 작가와비평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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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게더 : 우리 함께

_박문구 (지은이) | 작가와비평

 

 

철조망을 끊기 위해 태어난 뺀지의 사나이다.

우리의 뺀지 앞에서 철조망은 한갓 거미줄이다.

우리의 뺀지로 몽당몽당 잘라서 잃어버린 엿맛을 보겠다.

우리는 도전하는 용맹한 뺀지의 전사이다.

우리의 뺀지 앞에서 철조망은 한갓 고물 철사다.”

_청소년 뮤지컬 뺀지와 철조망중에서

 

 

소설의 무대는 강원도 도계이다. 탄광지역이다. 검은 땅이라고도 부른다. 물론 현재의 도계는 아니다. 예전에 비해선 작업량이 줄긴 했으나, 탄광이 그런대로 가동이 될 무렵이다. 도계에 있는 한 고등학교. 전교생 삼백 명이다. 남녀공학이다. 대부분 학생들의 아버지는 탄광에 근무한다. 탄광지역을 떠나 어느 학교든(요즘은 초등학교에서까지도) 골치 아픈 애들이 있다. 물론 선생들 입장에서 그렇다. 부모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다. 학교에서 애들을 버려놨다고 하지 않을까? 암튼 탄광 지역 특유의 자조적인 분위기(막장 인생)가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공부에도 흥미를 못 느끼고, 학교 안팎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을 선생들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사건이 커지기전엔 그저 쉬쉬하고 지나간다.

 

 

그 고등학교의 교장 정준혁. 무너진 교권과 학생들의 통제 불능 일탈된 행동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떻게 풀어나갈까? 고민하다가 퇴근 후 거의 매일 책상 앞에 앉아 원고지를 메우기 시작했다. 뮤지컬 원고였다. 제목은 뺀지와 철조망으로 정했다. 사회 폭력배 단체인 철조망과 학생 조직인 뺀지와의 다툼과 화해,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보를 통해 서로가 승리하는 내용이었다. 정년을 두해 앞둔 준혁에겐 무리한 도전이기도 했다. 그 원고를 토대로 아이들을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 그 끼와 열정을 한껏 분출시켜주고 싶었다. 긴 호흡으론 아이들의 적성과 장래까지도 생각했다.

 

 

다소 예상은 했지만 격렬한 반대와 부닥친다. 준혁에 대한 터무니없는 인신공격과 교장사퇴까지 거론되는 여론에 밀리자 크게 좌절한다. “긍정의 집단은 원래 침묵의 분위기 속에서 슬며시 나타나는 법이다. 그 소리는 크게 울리지 않는다. 반면에 부정의 집단은 한두 사람의 목소리가 주변으로 확대되고 다시 재생산되면서 큰 반향으로 울리게 되어 긍정의 집단까지 함께 몰아가는 힘을 발휘하게 한다.” 병가를 내고 쉰다. 병가 중 은퇴 공무원인 어렸을 적 친구의 방문과 격려에 힘입어 다시 일어선다.

 

 

우여곡절 끝에 뮤지컬 단원이 결성된다. 전교생 삼백명중 10%인 삼십 명이 모였다. 그 중에서 반 이상이 좀 노는 애들(?)이다. 준혁은 아이들이 모여 놀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준 셈이었다. 학교 체육관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처음 선을 보인 뮤지컬은 삼척문화예술회관에서 고위 관계자들과 시민, 학생들은 물론 공연에 참여한 아이들의 가족들까지 모인 자리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 아이들을 모으는 과정, 연습과정과 그 가운데에서 변화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잘 그렸다.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중간 중간 부모와 자녀들 간에, 학생들과 선생사이,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적당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소설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의 아이콘은 학교 짱인 병호다. 삼척에서 큰 공연을 앞두고 긴장하는 후배들과 친구들을 향해 한 마디 한다. “평소 우리는 공부 못한다고, 교칙 어긴다고 선생님들에게 얼마나 욕만 먹고 지냈나....그까짓 것 공부 좀 못하면 어때? 우린 우리들이 할 일이 있다고, 남들이 못하는 우리들만의 일! (...) 우리가 안고 있는 열정, 바로 그 열정을 똘똘 뭉쳐서 오늘 보란 듯이 내보이자. 우리들의 능력을 당당히 보여주자. 자 멋있게 실수하자!”

 

 

아이들에게 공부를 못 한다는 표현도 하지 말아야한다. 못하는 애들이 어디 있나. 안 하는 거지. 공부에 취미가 없는 거지. 공부가 취미인 애들을 어떻게 따라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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