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가위손 - 공포의 서사, 선망의 서사
도정일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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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가위손 중간리뷰

그런데 성찰의 한국인이 맨 먼저 대면하는 것은 인간을 인간이게 할 능력의 회복이라는 이 간단해 보이는 일이 지금 한국에서는 가장 어려운 일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 이유도 아주 간단하다. 가치전도, 말하자면 가치질서의 물구나무서기가 그 이유이다. 119쪽


인간을 인간답게, 가장 기본적인 인간존중이 어려운 곳, 한국. 헬조선이라는 말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넘어 언론에도 등장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가치전도. 사람보다 돈이 먼저 인것은 이미 오래전이고 을의 생명은 갑이 가진 가장 밑바닥의 존재들보다 가치가 없다. 자신이 나고 자란 국가를 버리는 사람들은 바로 이런 기본적인 존재가치가 흔들리거나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에 과거 어떻게든 조국으로 돌아오려고 생을 바친 사람들의 고단한 삶들이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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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 채광석 서간집
채광석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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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완독서평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는 저자 채광석님의 서간집으로 누군가의 편지를 읽는다는 것은 무언가 ‘낭만적인‘기분이 든다. 허나 그 단어를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조금씩은 달라진다. 위의 발췌문처럼낭만이란것이 감정의 충실, 소박함일진데 저자의 언급처럼 철이 없거나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할 경우를 들어 ‘낭만같은소리‘라고 말한다. 그러고보니 낭만이란 단어를 우리는 자주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과 나누고 싶거나 전달하고 싶을 때, 우리는 낭만이란 단어를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낭만적이다‘라는 말만큼 상대의 지위나 권력, 명예 등 외적인 것과 무관하게 칭찬하는 단어도 흔치 않다.



옥중에서 쓰는 편지의 목적이 그저 무료함과 괴로움의 공유를 위해서가 아니라 기록의 한 갈래로 여기는 저자의 마음이 또 잔잔히 스며든다. 읽으면 읽을수록 아껴 읽고싶은 마음이 들정도다. 내게 있어 기록의 한방식은 이렇게 서평을 남갸두는 것인데 3년 전, 5년 전 무엇을 했는지는 몰라도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문장이 마음에 남았는지를 지금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결혼 전후 보다, 마흔 전후보다 출산 전후의 감정과 염려가 가장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기록은 이토록 찬란하고 눈물겹다.



20세기 최대의 첼리스트 파블로 카살스의 약전이 나와있는데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간은 좋다고 생각하는 일에 몸을 던지고 최선을 다 하지않으면 안 된다˝라는 카살스 옹의 말은 감명 깊었습니다. 284쪽





나는 잘 살고 있을까. 최근 기록과 관련된 서적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작가 지망생을 위한 창작론이었다면 최근에는 그저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적는 것, 그것이 가계부든 에세이든 상관없이 기록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심리자가치유는 물론 나중에는 직업이 된 사람들도 많았다. 이렇게 책을 읽고 서평을 쓴 작가들 혹은 일반인들의 책들도 많아 여러 권 읽으면서도 여전히 규칙적으로 기록하기가 쉽지가 않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는데 살아있는 것에만 충실한 나를 반성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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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 채광석 서간집
채광석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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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중간리뷰 2

아마 정숙씨는 잘 모르겠지만, 난, 항시 면회를 끝내고 문까지 걸어가는 뒷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뒷맛‘(면회의 뒷맛)을 즐겨왔습니다.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뒤를 쳐다보지 않고 총총히 걸어가선 문 사이로 사라지는 모습은, 외워버릴 정도입니다.
315쪽


만남뒤에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는 사람을 클로즈업 하는 장면을 볼 때 그 아련함이 책을 읽으면서도 느껴졌다. 만남의 횟수가 애정의 정도를 보여주는 것이 알게 된 나이다보니 뒷모습까지 다 외워버릴 정도로 바라본 이의 마음은 지금껏 정숙씨를 향한 그 어떤 고백보다 더 진실함이 느껴졌다.

*해당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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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 채광석 서간집
채광석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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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중간리뷰

포퍼의 ‘역사주의의 빈곤‘을 독파했습니다. 원서를 이곳에 와서 독파하기는 이것이 첫 번째입니다. 더 쓰고 싶지만, 차례를 기다리는 분들이 많아 여백을 남겨놓은 채 여기서 그치렵니다. 37쪽


위의 발췌문 중 차례를 기다린다는 것에 대해 주석이 달려있는데 그 내용은 교도서에서는 편지를 쓰는 집필실이 따로 있어 순번대로 들어가 쓸 수 있다는 것이었다. 편지라는 것이, 또 요즘처럼 손글씨로 적는다는 것 자체가 꽤나 설레임과 동시에 심적인 수고가 드는 일이다보니 더 애틋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 때 예쁜 편지지를 고르고 글씨를 정돈하는 것 외에 뒷사람이 기다릴까 염려하고또 그로인해 남겨진 여백을 보며 받는 이가 혹 서운해하거나 변심으로 오해하지 않을까하는 걱정까지... 저자의 그 아련함이 이 무더운 여름날 나쁘지 않은 선선함을 주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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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딜레마 - 국가는 정당한가
홍일립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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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딜레마 완독서평

국가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애초에 기원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우선 홉스의 경우 발췌문에 언급한 자연상태를 무법천지라고 보았다. 달리 상상하지 않아도 본능에 충실한 양육강식 상태일거라 생각한다. 자유로운것은 좋지만 어느정도의 제재를 두는 것, 그것이 바로 국가라는 인의적인 상태다. 반면 루소는 애초에 자연상태라는 것이 실재하지 않으며 흄도 이에 동의했다. 물론 저자의 말처럼 엄연히 따지자면 전쟁상태나 다름없다고 말한 홉스 또한 애초에 자연상태라는 것이 우리의 상상속에서나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루소는 문명의 발생이 바로 인간에게 소유라는 개념을 가지게 했고 그것이 시민사회 곧 국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제도와 체제, 시민과 사회라는 중립적인개념들이 결국은 분리와 차별에 기인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또 군중과 공중의 차이를 정신적 결합으로 본 타르드는 공중의 탄생 15세기로 보고 있다. 당시 인쇄술의 발명으로 성서 및 신문이 다량으로 보급되면서 계급에 의해 차단되거나 제한되었던 정보 및 지식의 전달이 일반 시민들에게도 고루 퍼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성장한 시민들은 이성적 사고 및 사유능력이 고취되면서 ‘공중의 시대‘로 발전하게 되었다. 스마트폰의 공급이 우리에게 가져온 변화만큼이나 놀랍지만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소수위에 대중의 지배력이 여전하면서도 지극히 사적인 내용도 대중에 의해 활성화되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어느 나라 국민이든 나라가 잘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떤 국가든 권력을 잡기 위한 정치세력 간의 다툼이 있고, 정치권력과 시민사회 간의 긴장이 있고, 국민 사이에도 이해 충돌이 빈번히 일어난다. 국가는 온갖 형태의 분란이 일상화된 집합체이다.
347쪽



명절에 친척들이 모이거나 하다못해 직장인들 사이의 점심시간에도 나라가 잘살기 위해 혹은 국민이 잘살기 위해 필요한 정책과 제도가 무엇인지 열변을 토하는 사람 혹은 상황이 존재한다. 저마다 자신의 불편을 바탕으로 그 불편만 해결되면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처럼 말하지만 각 개인별 욕구와 불편이 다른 상황에서 완벽하게 누구에게나 좋은 국가가 가능할까. 현명하게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만한 정책을펼칠 수 있는 통치자가 나오면 가능할까. 하지만 애초에 그런 통치자가 제대로 정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느냐고 묻는다면 안타깝게도 민주주의라서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역설을 품는다. 어제의 정책이 오늘은 부조리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국가가 절대 선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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