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0.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9월
평점 :
품절


#잡지 #월간샘터10월호





오랜만에 작지만 알찬 잡지, 샘터10월호를 만났다. 50주년 기념호 답게 과거에 실렸던 이웃들의 좋은 글도 만날 수 있었던 샘터.

편집부를 통해 선별되어 실린 내용들인 만큼 소소하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주변인들의 이야기로 그 중 좀 더 인상깊었던 사연 몇 가지를 골라보았다.






발행인의 글부터 마음에 와닿았는데 '부끄럽습니다'라고 시작한 그의 글은 다름아닌 사회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나보다 약한 이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했으나 결국 도움을 받은 쪽은 자신이었다는 이야기였다. 비슷한 경험을 대학시절 복지관에서 방과후학습지도, 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의 식사대접을 할 때 느꼈었다. 이웃을 위해, 사회를 위해 부족하지만 돕고자 했던 순수한 마음이 어느새 내가 그들보다 더 많은 것이 부족했구나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의 저자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시각장애인들의 안내를 돕는 안내견들은 '불복종'훈련을 받는다고 한다. 불복종 훈련이라니, 무조건 그들의 눈이 되어주어야 하는 줄 알았는데 뜻밖이었다. 이 훈련이 필요한 이유는 길을 건널 때 갑작스럽게 차가 다가오거나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안내견이 복종을 거부하고 안전한 곳으로 피하거나 전진하지 못하도록 막기위함 이라는 것이다. 사는동안 내 삶의 조언을 해주는 사람도 분명 필요하고 유익하지만 참견이나 불필요한 잔소리도 많다. 그럴 때 더 가야할지 멈춰야할 지 결정하는 것, 바로 내 자신의 선택이 나를 구한다는 이야기었다.

"나는 내게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친구나 선생님, 부모나 배우자가 아니라 바로 나" -본문 중에서-


읽으면서 한 아이의 엄마로 마음이 참 아픈 사연도 있었다. 심리에세이로 유명한 작가 김혜남님의 어머니의 이야기가 담겼던 '할머니의 부엌수업'내용을 읽다보니 성적이 우수해서 가정에 큰 기쁨이 되어주고 자랑이었던 큰 딸이 대학교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기 위해 나간 이후 사고로 다시는 집에 돌아올 수 없었다는 사연이 그러했다. 사진으로 보니 인상이 정말 곱고 자상해보이셨는데 그런 아픔을 이겨내고 견뎌냈을 걸 생각하니 지금 보여지는 그 인자한 모습이 더 눈부시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크게 공감했던 내용은 '다시 잉크냄새를 맡으며'편으로 어린시절 종이신문과 관련된 추억이 담긴 사연이었다.

사연의 주인공은 어머니와 관련된 추억을 이야기해주었는데 내게는 신문하면 아버지를 떠올리는 첫번째 소품이었다.

새벽4시30분. 안방문이 열리기 전에 현관에서 더 가까웠던 내 방에서 후다닥 나와 먼저 신문을 들고 들어와 펼치고 있으면 아빠가 안방에서 걸어나오셨다. 어려운 한자를 물어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곧 출근준비와 등교준비로 서로 바빠졌는데 다른 가족들이 일어나기전 아빠와 단둘이 갖는 그 시간이 지금도 떠올리면 훈훈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읽은 잡지 샘터. 지금도 변함없이 공감되고 훈훈해지는, 그리고 가슴 찡해지는 사연들이 많아 예전처럼 또 찾아읽어야겠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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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0-10-10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샘터.. 잊고 있었는데 리제님 글 보고 바로 주문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