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
이수태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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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 완독서평

나는 아직도 완강히 핸드폰 사용을 거부하는데, 누군가는 요즈음은 핸드폰이 없다는것은 예의가 없는 것처럼 취급될 소지가 있다고 넌지시일침을 가한다. 그러고 보니 벌써 세상은 수년 전만 해도 최신품이던 핸드폰 사양을 무슨 골동품처럼 취급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나는 아직 버티고 있다. 이 버팀이 오래가지 못할 것을 알지만, 그래도 버티는 데까지는 버티어보려한다.

이것이 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다.

63-4쪽

이 책의 표제가 된<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는 아날로그를고집하는 것과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아날로그의 낭만을 놓지 못해 불편을 감수하는 것 뿐아니라 디지털을 거부하며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집전화에 이어 상대방의 불편으로 인해 아마도 지금은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겠지만 과거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크게 불편했던 것 같지는 않다.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기록하는 행위에 있어서는 분명 아쉬움을 크게 느끼고 있는터라 나는 초라한 반자본주의 마저 주장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달리기에 관해서도 언급한 부분이 나오는데 건강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한 방법으로 권하기도 한다. 걷기든 달리기든 그 자체에 몰입하다보면 잡념이 사라지고 신체적인 건강도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저자의 말처럼 마치 술과 마찬가지로 달린다는 행위자체가 매력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달리다보니 정신과 육신의 이로운 점이 생겨나는 것이지 그 어떤 것보다 달리기를 우선적으로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가하면 헌책방이나 라면집처럼 반자본주의와 제법 낭만적으로 이어진 내용들도 나오는데 이부분 그야말로 지극히 개인적인 추억과 감상이 저마다 다를것 같아 생략하도록 한다.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들도 기억에 남지만 안타까운 사연도 등장한다. 알고 지내던 집사님이 가정폭력에 의해 죽을고비를 수차례 넘겼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자녀들의 강권하여 이혼에 이르렀다는데 가정이 해체되는 것을 두고 다행이라고 할 순 없지만 가정폭력만큼은 어떻게든 함께 살라고 강요할 만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수태저자의 <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가 맘에 들었던 이유는 읽을 때는 공감하지만 책을 덮는 순가부터 공허해지는 여타의 에세이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시대적으로 또 문학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인문학적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나의‘라고 했지만 결국 ‘우리의‘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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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
이수태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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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 중간리뷰 2

그러면 나는 왜 늙은 공자의 얼굴을 그토록 기피하였던가? 늙은 얼굴 자체가 싫어서는 아니었다. 나는 공자의모든 정신적 성취가 단지 70대 노인의 것으로 간주되는작금의 현실을 내 나름대로 매우 심각하게 생각했다. 많은 젊은이가 ‘공자‘ 하면 바로 이런 전제를 깔지 않을까?
228쪽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공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이미 나이가 든 노학자의 모습일 것이다. 학식이 높고 낮음을 떠나 매우 지혜로운 할아버지의 모습은 마치 우리의 미래도 크게다르지 않을 거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그러니 젊은 시절의 공자의 모습을 찾아 다닌 저자의 노고는 그야말로 결과와 상관없이 높이 사야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거나 안다고 해도 타인과 자신의 의견이 일치하기 어려운 세상에 공자가 누구인지를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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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
이수태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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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초라한 반자본주의 중간리뷰

그리고 다시 몇 년 더 지나더니 또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다. 정 집사님 내외가 결국 이혼했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그 이혼은 두 딸이 강력히 종용한 결과라고 했다. 더 이상 아빠와 같이 살다가는 엄마가 죽을지도 모른다며엄마를 눈물로 설득했다고 하니 그때까지도 그 양반은 술버릇을 고치지 못했던 모양이다. 정 집사님은 인천의 어느 공사장 주변 식당에서 일하며 혼자 살고 두 딸은 아빠와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은 나의 마음을 아프게했다.
77쪽


가정폭력의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결코 알 수 없는‘고통을 겪었다는 것이었다. 특히 남편에게 지속적으로 학대 당하는 여자를 향한 비난은 요즘 말로 ‘선을 넘는‘경우가 허다하다. 엄마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것도 가해자가 자신의 친부라면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그나마 다행인것은 자녀의 요청으로이혼이라도 해주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폭력 남편은 아내와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알기에 결코 놓아주는 법이 없다. 그런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 또한 이런 폭력적인 성향을 대물림 하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한 가정사의 문제라고 보는 시선이 하루라도 빨리 달라지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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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가위손 - 공포의 서사, 선망의 서사
도정일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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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가위손 완독서평


세계화만이 살 길이다˝라는 근자 우리 사회의 정치구호는 일단은 자본주의 지구화 시대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논리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인다. 73쪽



지금은 덜하지만 한때 ‘세계화‘라는 명목하에 불가능한 것은거의 없었던 시대가 있었다. 이렇게 과거형으로 적어도 되는가 싶지만 팬데믹 시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인 만큼 그냥 두기로 한다. 물론 저자의 의견을 들자면 우리가 말하는 ‘세계화‘는 당연한 것이지만 자칫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다름아닌 시장 개방으로 인해 치솟아버린 경쟁체제다. 기업간의 과도한 경쟁이 소비자에게는 다양성을 주기도 하지만 오히려 경쟁상대의 폐업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 악순환을 낳기도 한다. 하지만 국가간의 경쟁은 이보다 더 큰 손해를 불러오는데 애초에 국가라는 것이 이윤창출이 주된 목적인 단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문화대강국이 된 한국의 모습을 떠올리면 금새 이해가 되었다. 여기에 경쟁이 당연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시장체제는 생산과정에 있어서도 이윤이 가장 앞에 놓이기 때문에그로인한 환경오염 또한 당연해진다. 이를 중재없이 이윤과 세계화라는 명목만 고려한다면 참담한 미래는 피할 수 없게 된다. 인간을 인간답게, 가장 기본적인 인간존중이 어려운 곳, 한국. 헬조선이라는 말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넘어 언론에도 등장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가치전도. 사람보다 돈이 먼저 인것은 이미 오래전이고 을의 생명은 갑이 가진 가장 밑바닥의 존재들보다 가치가 없다. 자신이 나고 자란 국가를 버리는 사람들은 바로 이런 기본적인 존재가치가 흔들리거나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에 과거 어떻게든 조국으로 돌아오려고 생을 바친 사람들의 고단한 삶들이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산‘이라는 것의 의미도 이번 상봉이 우리에게 던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화두이다. 이 화두는 ˝한국인에게도대체 20세기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과 직결되어 있다. 지금 서울과 평양에서 이산이 의미하는 것은 일단은 남북분단과 전쟁이 발생시킨 분단이산 혹은 전쟁이산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분단-전쟁이산만이 이산인가? 294쪽





이산이라는 단어를 마주했을 때 한국인들에게는 당연히 암북의 이산서사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이산이란 흩어지고 떠돌며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등의 계기를 가지고 있는데 팬데믹 시대를 직면하기전 난민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면 우리에게는 이산이 제한적이고 한정적이다. 전쟁으로 인한것 만이 아니라 정치적이거나 인권을 보장받지 못해 떠날 수 밖에 없는 경우들도 생각해봐야한다.


*해당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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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가위손 - 공포의 서사, 선망의 서사
도정일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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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가위손 중간리뷰 2

‘종합인문학적 지식인‘ 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먼저 지금의 선생님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 성장기의 경험, 독서 경험 또 사상적 영향, 이런 것에 대해서 말씀해주시는것으로 시작했으면 합니다.
393쪽


5부에서는 도정일 저자와 이건종 교수와의 대담이 실려있는데 저자에게 지금의 ‘종합 인문학적 지식인‘의 발판이 된 사상과 독서경험에 대해 물었다. 그 답변 중 독서가 직접적이진 않더라도 분명 어느 순간 인생행로를 결정짓는 순간이있다라는 말이었다. 희망을 노래하는 유년시절의 동화였든, 깊은 비극과 고통을 느끼게 해주는 문학이었든 어느 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어떤 주제에 대해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결과에 이르게 된다는 말에 내 삶의 영향을 준 작품들, 혹은 그런 시절의 독서를 떠올리게 해주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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