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올리는 책 샀어요 페이퍼.ㅠㅠ 사실 잊은 사람 아무도 없다. 잊은 척 하는 것일 뿐이다.ㅋㅋㅋ 


책을 사지 않으려면 알라딘에 들어오지 말아야 한다. 진리(?)이고 사실이다. 알라딘 말고도 책을 살 수 있는 경로는 널리고 널렸으나, 적어도 여기에 들어오지 않으면 책구매의 90%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책을 사는 행위보다 알라딘에 들어오는 행위를 거스르는 것이 더 힘든 일이지 싶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예전처럼 또 몇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수도 있겠지. 그래도 지금은 읽을 책이 쌓여있으니 그때처럼 책 못 사서 슬플 일은 없을 것이야. 며칠 전 북플에서 작은넘 낳고 올린 15년 전 글이 떠서 잠깐 추억에 잠겼었다. 그날의 출산기를, 병원에서의 기분을, 적어보려다 그만두었다. 오래 전부터 댓글로 친구해 주시던 분들, 지금은 안 계시는 듯한 많은 분들, 함께 웃고 울어주시던 분들, 마음을 나누어주시던 분들을 가끔 생각한다. 잘 지내시기를. 멀리멀리 떠나신 그 분께도 인사를. 드문드문 들어와 손만 흔들고 사라지던 때는 물론이고 지금도 잊지 않고 말 걸어주시는 분들도 있다. 감사를~ 지금도 좋아요를 누르고 가시는 여러분 사랑합니데이~ 


책 샀다고 말하기 쑥스럽니. 다른 소리를...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윤석남 그림, 김이경 글 


미리보기로 넘겨보고 홀라당 넘어가서 장바구니로. 언젠가 살 거야, 보관함에 담아두었는데 미리보기 괜히 했다. 제목도 좋고 그림도 좋다. 그림이 특히 좋을 것 같다. 이런 책은 사야 한다. 전자책 노노. 그림은 꼭 종이책. 시도 꼭 종이책. 

















<오릭스와 크레이크> 마거릿 애트우드 

네네, 아직 <그레이스>도 읽기 전이고요.ㅠㅠ <페넬로피아드>도 있는데 안 읽었고요. 그런데 이 책이 그리 좋다고 하여 1권 일단 지르고요. 중고로 나온 거 놓쳐서 홧김에(!) 새책 샀고요. 

















<메리/마리아/마틸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메리 셸리 


리뷰적립금으로 5월 여성주의책읽기 도서 구입. 이 패턴 1월부터 반복. 적립금 땡큐. 덕분에 비싼 책 새걸로 막 삽니다.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기> 강남순 외, 여성환경연대 기획 


전자책 적립금 모아서 저번달 못산 책 한권 구입. 언제 읽을지 몰라요. 기약이 없어.... 




종이책 이게 다지 싶었는데 뭔가 이상한 기분. 구매함 열어보니 또 있어.ㅠㅠ 

1일 되자마자 적립금 쿠폰 등등 쓰려고 주문한 중고책. 여동생 커피 주문해주고 순전히 충동구매..까지는 아니고 암튼 막 급하게 골랐다. 



















<여자들의 사회> 리사 앨더 & 프랑수아즈 질로 


" - 책속에서


P. 36~37 2차 대전 중에 프랑스 여인들이 전쟁은 아랑곳없이 너무나 멀쩡히 일상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왜냐하면 언제나 고고하고 화사한 모습을 유지했거든요. 사실 그 시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모자를 쓰기도 했어요. (…)

실상은 이래요. 독일인들이 비실용적인 목적으로는 새 천을 사용하지 못하게 금지해서 궁여지책으로 다락방에 있는 오래된 천들을 찾아내 모자를 만들어 썼던 겁니다. 또 하나, 독일인들의 신경을 긁고 싶어서, 우리 프랑스 사람들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 일부러 그런 겁니다. 파리는 패션의 도시이고, 그들이 우리를 억압하기 위해 어떤 짓을 일삼아도 우리는 여전히 패션의 도시에 살고 있다는 걸 온몸으로 보여주고 싶어 했던 겁니다. 


P. 73~74 어쩌면 처음부터 엄마의 외모에 반하고 집착했던 아빠를 향한 복수가 아니었을까요. 외양 때문이 아니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받고 싶었을지도요. 하지만 실제로 아버지는 엄마의 모든 면을 숭배했어요.

가끔은 엄마가 나에게 이런 식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게 아닐까도 생각했죠. “너는 이렇게 살지 마.” 아름다움으로 칭송받고, 남자의 눈에 들고, 남자의 요구에 맞추고, 그러다 다섯 아이의 엄마가 되어 빨래를 하고, 장을 보고, 얼굴도 보기 힘든 남편의 경제력에 의지하면서 그렇게 살지 말라는. 나한테는 그 메시지가 아주 크고 선명하게 들렸어요. 그래서인지 전 아이를 하나만 갖고 내 커리어를 가졌죠. 미모로 칭송받는 건 한 번도 내 옵션이었던 적이 없고요.  "

















<제주도에서 한번 살아볼까?> 김지은 


뜬금없는 제주도 책이라니. 부제가 '제주살이, 낭만부터 현실까지'이다. 제주에 살짝 미친(?) 나는 한국에 갈 때마다 어떻게든 제주에 간다. 그 여행을 위해 평소에 제주도를 판다. 땅 말고 정보를. 이것저것을. 지도를 똭 펴면 어디에 뭐가 있고 어떻고 저떻고를 줄줄 읊을 정도라고 하면 좀 과장일까. 아무튼 이것저것 들여다보는 게 많은 나는 그래도 제주살이의 낭만과 현실을 어느 정도는 (간접적으로) 안다고 생각한다. 1년살이가 됐든 한달살이가 됐든 어쨌든저쨌든 제주에서 오래 살아보고픈 (어쩌면 허황된) 꿈을 꾼다. 옆지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옆지기는 현실을 좀 모르는 상태랄까.ㅋ 널 위해 준비했어, 제주살이의 낭만과 현실! (제목만 보고 급히 고른 거라^^;;;;;; 게다가 2017년판이니.) 





*** 


이것만 샀으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해 슬픈 건지 기쁜 건지 당췌 모르겠는. 1년여 만에 애정하는 중고가게에 다녀왔다. 다 읽지도 못할 책을 사는 것은 허영심인가 싶다. 




11권을 데려왔다. 이 날 중고가게 두 군데를 아주 오랜만에 들른 것치곤 많이 자제했다.^^;;; 






얀 마텔의 <포르투갈의 높은 산> 작년에 사놓고 읽지 않은 한글책이 있었는데 프랑스어판을 보니 반가워서 덥석. 아니 왜 반갑지? 분명 어려울 텐데? ㅋㅋㅋ 세뚜로 놓고 사진 찍으니 기분은 좋구나~ 

작은넘에게 한글판을 건넸다가 튕긴 적이 있다. 프랑스어로 읽으면 안 되겠니? 이렇게 핑계를 갖다붙여 본다. 내용 아직 1도 모르는 것이 함정. 






자자, 한글판 없으니 그냥 사진으로만.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요즘 페미니즘 책을 읽어대니 이런 책이 눈에 확확 들어오고 말이다. 프랑스의 여성 비행사, 여성 사진작가들 이야기. 이거 시리즈인 거 같은데 두 권밖에 없었다. 있었으면 다 쓸어왔을 판. 집에 와서 찾아보니 이 두 권이 다네. 






제목 일단 똭 눈에 들어옴. 음 난데? 자주 나야.ㅎㅎㅎ ("화난 여자") 

뒷면 책소개에 알제리 페미니스트 어쩌구 되어있길래 그냥 삼. 못 읽어도 삼. 읭? 






오옷! 한국 작가! 사야지!!!

구병모 <아가미> 



그밖에 아주 얇은 책 딱 한권밖에 안 읽었으면서 어찌 된 게 이름만 보이면 사모으는 중인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두 권이랑 기타등등. 진중하게 한 권 읽고 분위기 파악을 해야 하는데 무작정 사모으면 안 되지요? 그렇지요.ㅠㅠ 



***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규격소포의 가격은 해마다 오르지만 코로나 시국이라고 해서 특별운송수수료가 붙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프랑스로 보내는 EMS에는 무게당 특별운송수수료가 붙는다. 이번주 띄운 소포의 무게는 4.8킬로 정도, 특별운송수수료 2만5백원이 추가되었다. 가는 것에는 수수료가 없는데 오는 것에는 수수료가 있다. 날이 갈수록 수수료도 조금씩 오르는 것 같다. 무엇 때문일까. (설마 나 책 못 사게 하려고 그러는 거야?!?!  뭐래니. ㅠㅠ)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1-03-11 2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1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1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2 0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21-03-11 2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알라딘놈들의 기술에 걸려들었어요.....ㅠㅠ

난티나무 2021-03-12 00:24   좋아요 1 | URL
알면서 걸려드는 우리는 바....부...?????? ㅠㅠ

라로 2021-03-12 0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책 많이 사셨다 (근데 저도 방금 많이 샀어요,,소곤소곤;;;)!! 우리는 알라딘 바.............부.................탱........................이.................................들???인건 가요???ㅠㅠ

난티나무 2021-03-12 16:5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
책 모으기가 취미가 아닌가 싶습니다.ㅠㅠ
같이 계속 사요!!!!!!!! 으쌰!!!!!!

라로 2021-03-12 18:42   좋아요 0 | URL
저 책 사는 돈 아껴서 차 살래요,,,ㅠㅠ

난티나무 2021-03-12 18:55   좋아요 0 | URL
꽥! ㅎㅎㅎ
저는 차 팔아서 책 살래요.ㅠㅠ

2021-03-13 2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3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엇에 대해서든 말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라고, 나는 가끔 느낀다. 단어란 사실 중요한 방식으로 다른 것들을 하나로 뭉치는 일반 범주다. 파랑은 천가지 색을 뜻하고, 말은 순혈종과 조랑말과 장난감을 뜻하고, 사랑은 모든 것을 뜻하면서 아무것도 뜻하지 않는다. 언어란 연속된 일반화를 통해 불완전한 그림들을 스케치해나감으로써 무엇이 되었든 뜻을 조금이라도 전달하는 것이다.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범주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범주는 필수적인 만큼 위험하다." (p.210) 



일상에서 겪는 일을 책 속에서 보는 것, 책에서 본 구절이 일상의 경험으로 나타나는 것은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신기하고 때로는 풀이 확 죽는 일이다. 


지난주 어느 하루는 풀이 확 죽는 일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옆지기와 나는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렸는데 이렇게 집에만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일념으로 따라나선 길이었다. 내가 들고 나간 책은 리베카 솔닛의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햇빛이 쏟아지는 초록색 들판을 쳐다보고 있노라니 책 제목을 본 옆지기가 화두를 던진다. 시작은 어찌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거나 화두는 군 가산점,이었다. 십중팔구 군대 이야기가 나오면 흔히들 빠지는 구렁텅이로 새는 게 분명할 터, 몇번 그런 일을 겪고 나서는 신중하게 되었다. 그러나 나도 어느날 갑자기 재치 있는 토론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어서, 예의 바락바락모드가 마구 충전되고 말았다. 그렇게 시작된 논쟁(?)은 과연 서로의 논리가 적절하고 맞춤한 것인지도 모르는 채 달리는 한시간 내내 이어졌고, 나는 열불이 터졌고 아마도 반대의 이유로 옆지기도 열불이 터졌겠고, 또 어김없이 화두에 오른 강간과 무고에 대해 내 나름의 논리로 반박하다 열받아서 책 속의 구절을 찾아 큰소리로 읽기도 했다. 다행인 건, 이제 이렇게 논쟁 아닌 논쟁을 해도, 서로 열받아도, 논쟁은 논쟁, 거기까지, 다음에 또, 이렇게 넘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어쩌면 서로 조금씩 포기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길을 되짚어 돌아오는 길,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 또 던진다. 나는 저 위의 인용구를 어렴풋이 떠올렸다. 저 글을 읽기 전에도 그렇게 느꼈고 읽고 나서도 그렇게 느꼈고 지금도 그렇게 느낀다. 언어라는 것, 단어 하나가 덧씌우는 이미지들. 말로 설명하려 애써본다.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알수록 넓어지는 그 의미를 어떻게 한정된 언어로 표현한단 말인가. 

범주를 생각해 본다. 범주가 얼마나 생각을 갇히게 하는지를 생각해 본다. 나의 답답함과는 조금 다른 답답함을 느끼고 있을 옆지기가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벽?! ㅠㅠ (그건 넌데!) 나는 아직 멀었구나,와 말을 조심해야 겠다,를 동시에 생각하면서(그런데 나만 조심하면 될 일인가?) 서로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꼴이네 했다. 내가 안 변하는 것처럼 너도 변하지 않을 것이고, 아니, 한 사람은 너무 느리게 한사람은 너무 빠르게 변할 것이고,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함께 잘 살 수 있을 것인가. 입 밖으로 내어보는 질문.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1-03-11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쉽지 않은 일이더라구요. 배운대로 옆에있는 짝꿍을 변화시키고. 같은 여자이지만 또 다른 생각을 키워온 엄마를 설득시키는 것도요. 그러니 이 세계는 오죽할까요..😳뜨헉

난티나무 2021-03-11 00:42   좋아요 1 | URL
변화가 올까요???ㅠㅠ 벽에 금 내는 중인데 다시 쫙쫙 붙어버리는 이 느낌...ㅎㅎㅎ
엄마는...하아... 답도 없습니다. 결정판 그 자체! 요즘은 여동생과도 자주 의견충돌해요. 흑흑 미미님 슬프다요...

라로 2021-03-11 0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티님은 책을 많이 읽으셔서 그럴까요? 아니면 조분조분 잘 표현하시는 분이라 그럴까요? 위로(?)드리고 싶다는 생각보다,,왜 이렇게 글을 잘쓰지?? 작가 해도 되겠다...뭐 그런 생각 했어요. ^^;;;

난티나무 2021-03-11 17:12   좋아요 0 | URL
우왓!! 이거슨 최고의 위로가 아닙니까!!!!! 기분 완전 좋아요. 으흐흐흐흐 🎶🎵🎶🎵

다락방 2021-03-11 08: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미니즘 책 읽기 시작하면서 주변 남자사람들하고 엄청 싸웠어요. 사소한 의견 차이부터 시작해서 알게 모르게 스며있던 여성혐오를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그러다보면 아무리 애정을 가지고 있어도 어떤 부분에서 한계를 느끼고 생생하던 애정이 사그라들기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싸우지말자고 제가 스스로에게 몇 번이나 되새기지만, 어쨌든 그렇게 끊어낸 인연도 있고 그 뒤에 새로이 맺은 인연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나마 남동생은 저랑 같이한 시간이 길어서 조금이나마 달라지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아마 제 생각만 그런 걸지도 모르겠어요.

난티나무 2021-03-11 17:17   좋아요 0 | URL
새롭게 사람을 발견하는 기분....^^;;;;;; 이랄까요. 새롭다기보다는... 절망적이라고 말하는 게 더 맞을 수도...ㅠㅠ

남동생분 분명 영향 받았을 거예요. 그리고 인연을 끊어낼 수 있는 다락방님의 상황(?) 위치(?) 가 초큼 부럽다고 합니다.... ㅎㅎㅎㅎㅎ
 

여러 저자들의 짧은(?) 글을 모아놓은 책이라 생각보다 진도가 느리지 않다. 워낙 두껍다 보니 읽는 대로 조금씩 밑줄도 남기고 그러는 걸로. 

















4장 인권, 재생산 건강, 경제정의는 왜 분리될 수 없는가 


"복잡하게 뒤얽힌 세계무역은 언뜻 보기에 재생산 및 성적 권리와 거리가 먼 듯하지만, 실제로는 건강과 인권, 거시경제학이 만나는 연결고리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무역 관련 지적재산권 협정을 집행하는 세계무역기구의 활동은 국가 법률뿐만 아니라 건강에 관한 국제협정(가령 위험 폐기물을 비롯한 환경 독소의 교역 금지)에 앞서는 권한이 있다. 이 때문에 가난한 나라들은 제네릭generic 약품을 자체 생산하거나 비특허 공금업체로부터 이런 약을 싼 값이 구입하기가 -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 쉽지 않다. 무역 제재를 비롯한 징벌 조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p.166) 


남인도 여성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또 슬퍼졌다.ㅠㅠ 




5장 욕구에 바탕을 둔 성정치를 위해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을 다시 주장한다 


"정서 능력은 인지와 연결되며, 그 안에 각인된 사회적 맥락의 흔적과도 연결된다. 수많은 인간 잠재력 가운데 하나로서 정서 능력은 또한 육체의 다른 물질적 욕구 - 음식, 주거, 질병이나 부상의 회복 등에 대한 의존 - 와 관계가 있다. 이 모든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형태의 사회적 협력이 필요하다. 굶주림과 마찬가지로 정서적 관계에 대한 욕구 역시 역사적으로 충족되며, 다양한 사회구성체에서 각기 다른 형태를 띤다. 이러한 정서적 잠재력은 마르크스가 말하는 노동에도 포함된다. 이는 필수적인 인간 욕구를 충족시키고 자유롭게 발전시키는 능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마르크스가 분명하게 그런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지만, 그가 욕구의 발전은 역사적으로 인간 잠재력의 발전을 조건으로 삼는다고 주장할 때 종종 언급하는 '자아실현'을 위한 인간 잠재력 중에는 정서적 욕구도 포함된다." (p.178) 


5장은 좀 어려웠다. 모호함 속에 무슨 이야기인 줄은 짐작가는 정도. 금지된 욕구, 의식의 상품화... 




6장 가족은 죽었다, 새로운 가족 만세! - 주디스 스테이시 


"근대 가족 제도가 발흥함에 따라 명백하게 가부장적인 전근대 가족 경제는 소멸하게 되었다. 따라서 근대 가족 제도는 사회학자 데니즈 칸디요티가 말하는 '가부장적 교섭patriarchal bargain'에서 변화를 나타냈다. 고전적인 가부장적 교섭에서 여성들은 안전한 사회적 지위와 보호를 얻는 대가로 공공연한 종속을 받아들인다. 근대 가부장적 교섭은 공사 영역 분리와 낭만적 사랑의 이데올로기로 이 거래를 보기 좋게 포장한다. 근대 남성과 여성은 부모나 친족이 경제/정치/사회적 목적을 위해 전체적으로든 부분적으로든 중매하는 전근대적 결혼 대신 사랑과 교제를 추구하며, 개인적인 욕망을 상호 보완하기 위하여 그들 스스로 평생을 결합한다. 남성 생계부양자와 여성 주부 사이의 분리된 하지만 동등한 분업이라는 겉모습 아래, 여성과 아동은 점점 남성의 소득에 의존하게 되었다. 19세기에는 '진정한 여성다움'에 대한 숭배가 생겨나면서 가정생활과 모성애가 찬양되었다. 이렇게 해서 생겨난 여성성에 관한 개념들은 계속해서 서구 가족 이데올로기에 주입된다. ..." (p.189) 


가족이란 무엇인가.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다. '낭만적 사랑의 이데올로기'라는 구절을 보니 정이현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가 떠올라서 책꽂이에서 꺼내왔다. 그동안 서너 번은 읽었을 텐데 단편소설집이네? 헐, 장편소설인 줄 알았... 다시 읽어봐야 겠다. 이번달 책탑 이미 쌓았는데, 거기 더 추가하면 안 되는데, 하며 일단 얹어놓음. 

6장을 읽기 전, 어제 북플에서 타고 넘어가 가족 관련 검색을 하다 전자도서관에서 충동대출한 책도 있다. 조주은 <기획된 가족>. 아, 읽을 책 목록에 추가하면 안 되는데! 이미 늦었어. 벌써 읽기 시작.ㅠㅠ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서 제정된 <건강가정기본법> 제8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8조(혼인과 출산) 1 모든 국민은 혼인과 출산의 사회적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 

뭥미, 싶은 각주의 내용.ㅠㅠ 혼인과 출산의 사회적 중요성이라니... 






















7장부터 내일 읽으려고 책끈 걸어두다가 첫 인용구를 보고 말았다. 


"그는 토요일 밤마다 아내를 때렸다. 제 실패를 아내의 얼굴에 자국으로 남김으로써 아내 탓으로 돌리려고 한 것이다. 

- 앨리스 워커, [그레인지 코플랜드의 세 번째 인생] " 


오마이갓. 또 추가? 전자책으로 사두고 아직 안 읽은 소설인데, 이번 달에 읽어야 하나? 음음.... 음음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1-03-07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을수록 읽고 싶고, 읽어야 하는 책이 늘어나는건 기쁨일까요 슬픔일까요? 지금 읽으려고 쌓아놓은 책탑이 무너지기 일보직전인건 슬픔이구요. ^^

난티나무 2021-03-07 21:48   좋아요 0 | URL
기쁨이면서 슬픔인 것이, 바라만 봐도 행복하고 말이죠. 그런데 한번에 한권밖에 펼치지 못하니 슬픔인 거고요. ㅎㅎㅎㅎㅎ 아이러니~~~~~ 이건 명백한 모순입니다. ㅎㅎㅎㅎㅎ
책탑은 무너지면 또 쌓으면 되지 않...을까요.^^;;;;;;

다락방 2021-03-11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엄청 많이 읽으셨네요. 저는 서문 읽는 중인데요 ㅠㅠ 요즘 너무 바빠서 책 읽을 에너지가 남아있질 않아요. 시간은 째깍째깍 흐르고 있고 저는 이번 책을 완독할 수 있을지..
주말에 몰아서 봐야겠어요. 흑흑.

난티나무님 같이읽기 책 함께 읽어주시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페이퍼로 풀어내시면서 다른 책들 가져오시는 것도 너무 좋습니다. 대환영 이랄까요. 후훗.

난티나무 2021-03-11 18:10   좋아요 0 | URL
이 글은 7일 쓴 거고 오늘은 11일이므로 저는 지금 400쪽을 돌파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ㅎㅎㅎ
요즘 바쁘신 것 같아요. 건강 잘 챙기세요. 뭐니뭐니해도 몸이 건강해야 하더라고요. 힘!!!!!!!
 















<3장> 월경전증후군, 노동 규율, 분노 



"시몬 드 보부아르는 이런 생각을 설명한 바 있다. "흡사 시시포스의 형벌과도 같다. ...... 끝없는 반복이다. 깨끗이 치우면 더러워지고, 더러워지면 치우는 일이 날이면 날마다 계속된다. 가정주부는 제자리걸음만 하면서 서서히 닳아 없어진다. 주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다만 현재를 무한히 반복할 뿐이다." " (p.145) 


어찌 밑줄 긋지 않을쏘냐. 

[제2의 성]을 읽을 것이다. 프랑스어로 읽고 싶어서 일부러 한글번역본을 펼치지 않는다,는 좀 거짓말이고, 아무튼! 읽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사회적으로 정해진 일주일이라는 주기를 인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산업자본주의에서의 노동 규율 요구를 중심으로 정해진 주기 말이다. 심지어 남성은 여성보다 더 강하게 일주일 주기에 맞춰 자신의 기분을 조직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주간 주기에 따른 계획적 결근(제너럴모터스에서는 월요일,금요일 결근율이 10퍼센트에 달할 정도다)은 미국 산업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원인이지만, 어느 누구도 이런 문제 때문에 노동자들에게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p.155) 


오! 또다른 시각. 세상의 모든 것을 의심하라. 

얼마 전 옆지기가 나에게 두 번이나(!) 한 이야기가 있다. 여성들이 회사에서 생리휴가를 월/금요일에 기를 쓰고 맞춰서 놀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여성 CEO가 있는 회사에서도 그렇다고, 그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더라고. 윗글을 읽고 생각해 보니 옆지기의 직장에서도 월/금요일 아프다고 안 나오는 직원들이 꽤 있다고 들었다. 그런 경우 남녀의 비율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남자들도 그러던 걸. 오히려 더 많이. 담에도 또 그 이야기 하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할 지 생각해 두어야지. 인용구 긁어서 옆지기 톡으로 보냄. 



서론에서 각 장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 주고 있는데. 그 중 월경전증후군 부분을 보고 책장에서 꺼내온 책이 있다. [호르몬의 거짓말]. 사놓고 아직 안 펼쳤던 책, 이참에 함께 읽는다. (100여 페이지 정도를 읽었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거의 모든 것이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은 괴로운 일인 것 같다. 반성도 자주 한다. 의심하는 버릇이 생겼다.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잘 모르겠다. 휘리릭 넘겨본 이 책의 뒷부분에 이런 문장이 있다. 


"우리의 의심은 정당하다." 


나의 의심은 정당하다. 대체로 정당하다고 해두자. [호르몬의 거짓말]은 아직 다 읽기 전이지만 추천. 월경, 임신, 출산 등의 상황에서 여성호르몬과 관련된 거짓말들. 

한 권 더. [가슴 이야기]도 함께 추천해 본다. 월경과 마찬가지로 가슴과 관련한 역사와 새로운 시각&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읽은 지 좀 되었고 기록을 남기지 않아 나중에 한번 더 읽어야 할 듯. 다 읽으면 뭐라도 좀 써놓으라구.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읽어야 할 것 같고(이런 시각을 갖고 성교육을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엄청난 차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여자들이 읽으면 좋겠고, 무엇보다도 모든 남자들이 읽으면 좋겠는데, 늘 그렇듯 정작 읽어야 할 사람들은 읽지 않는다는. 혹여나 읽는대도 예상들 하는 그 반응이 나올 것이라는. 옆지기가 [호르몬의 거짓말] 책 앞뒷면을 훑어보고는 씨익 웃었다. 그 웃음 뭐냐 물으니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답한다. 깨달음의 의미가 아닌,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그런 웃음. 하아. 읽기나 하겠냐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1-03-06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7 0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03-06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회주의 페미니즘을 얼른 시작하고 싶어지는 페이펍니다!!

난티나무 2021-03-07 04:06   좋아요 0 | URL
시작시작!!!!!!!!!
 



조금 많나 싶기도 한데 일단 이렇게 쌓아보았다.

전자책 대여 되도록 하지 말고 있는 종이책 먼저 읽기.


3월 여성주의 읽기 책 <사회주의 페미니즘> 낸시 홈스트롬

그리고 개인적으로 연결시킨 책 <호르몬의 거짓말> 로빈 스타인 델루카

노년의 페미니즘이 궁금하다 <나이듦을 배우다> 마거릿 크룩생크 

'아름다움과 여성혐오' <코르셋> 쉴라 제프리스

한뼘책방 <은유로 보는 한국사회> 나익주

지난달부터 띄엄띄엄 읽고 있는 <비건 세상 만들기> 토바이어스 리나르트 

소설 좀 읽어! 그래서 일단 네 권. 

<그레이스> 마거릿 애트우드

<이름 뒤에 숨은 사랑> 줌파 라히리

<해가 지는 곳으로> 최진영

<눈과 사람과 눈사람> 임솔아


그리고 프랑스어책 읽기는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 하루 1페이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얄라알라 2021-03-06 0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소설 좀 읽어! ˝ 제가 뜨끔해져서^^쌓여 있는 책들 페이지 수 다 합치면 난티나무님의 3월, 정말 바쁘게 가실것 같아요. 책의압박은 행복한 압박같아요. 언제라도

난티나무 2021-03-06 14:30   좋아요 1 | URL
요즘 진짜 소설을 안 읽어서 ㅎㅎㅎ 제게 잔소릴 좀 해보았어요. 예전엔 소설만 읽었는데 말이죠.ㅎㅎㅎ
좀 많기는 한데 열심 읽어보려구요. 별일없이 읽자, 이 달의 목표입니다.^^

수이 2021-03-06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덜덜합니다. 하지만 모두 궁금궁금. 코르셋은 읽고싶은데 아직도 못 읽었네요. 저도 콕! 하고 찜!

난티나무 2021-03-06 14:32   좋아요 0 | URL
좀 그렇죠?^^;; 방 책장에서 책을 빼다 보니 복도 책장의 책들은 후보에서 그만 알게모르게 밀려났다는...ㅎㅎㅎ 아우 진짜 사놓은 책부터 읽어야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