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월경전증후군, 노동 규율, 분노 



"시몬 드 보부아르는 이런 생각을 설명한 바 있다. "흡사 시시포스의 형벌과도 같다. ...... 끝없는 반복이다. 깨끗이 치우면 더러워지고, 더러워지면 치우는 일이 날이면 날마다 계속된다. 가정주부는 제자리걸음만 하면서 서서히 닳아 없어진다. 주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다만 현재를 무한히 반복할 뿐이다." " (p.145) 


어찌 밑줄 긋지 않을쏘냐. 

[제2의 성]을 읽을 것이다. 프랑스어로 읽고 싶어서 일부러 한글번역본을 펼치지 않는다,는 좀 거짓말이고, 아무튼! 읽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사회적으로 정해진 일주일이라는 주기를 인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산업자본주의에서의 노동 규율 요구를 중심으로 정해진 주기 말이다. 심지어 남성은 여성보다 더 강하게 일주일 주기에 맞춰 자신의 기분을 조직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주간 주기에 따른 계획적 결근(제너럴모터스에서는 월요일,금요일 결근율이 10퍼센트에 달할 정도다)은 미국 산업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원인이지만, 어느 누구도 이런 문제 때문에 노동자들에게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p.155) 


오! 또다른 시각. 세상의 모든 것을 의심하라. 

얼마 전 옆지기가 나에게 두 번이나(!) 한 이야기가 있다. 여성들이 회사에서 생리휴가를 월/금요일에 기를 쓰고 맞춰서 놀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여성 CEO가 있는 회사에서도 그렇다고, 그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더라고. 윗글을 읽고 생각해 보니 옆지기의 직장에서도 월/금요일 아프다고 안 나오는 직원들이 꽤 있다고 들었다. 그런 경우 남녀의 비율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남자들도 그러던 걸. 오히려 더 많이. 담에도 또 그 이야기 하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할 지 생각해 두어야지. 인용구 긁어서 옆지기 톡으로 보냄. 



서론에서 각 장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 주고 있는데. 그 중 월경전증후군 부분을 보고 책장에서 꺼내온 책이 있다. [호르몬의 거짓말]. 사놓고 아직 안 펼쳤던 책, 이참에 함께 읽는다. (100여 페이지 정도를 읽었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거의 모든 것이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은 괴로운 일인 것 같다. 반성도 자주 한다. 의심하는 버릇이 생겼다.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잘 모르겠다. 휘리릭 넘겨본 이 책의 뒷부분에 이런 문장이 있다. 


"우리의 의심은 정당하다." 


나의 의심은 정당하다. 대체로 정당하다고 해두자. [호르몬의 거짓말]은 아직 다 읽기 전이지만 추천. 월경, 임신, 출산 등의 상황에서 여성호르몬과 관련된 거짓말들. 

한 권 더. [가슴 이야기]도 함께 추천해 본다. 월경과 마찬가지로 가슴과 관련한 역사와 새로운 시각&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읽은 지 좀 되었고 기록을 남기지 않아 나중에 한번 더 읽어야 할 듯. 다 읽으면 뭐라도 좀 써놓으라구.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읽어야 할 것 같고(이런 시각을 갖고 성교육을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엄청난 차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여자들이 읽으면 좋겠고, 무엇보다도 모든 남자들이 읽으면 좋겠는데, 늘 그렇듯 정작 읽어야 할 사람들은 읽지 않는다는. 혹여나 읽는대도 예상들 하는 그 반응이 나올 것이라는. 옆지기가 [호르몬의 거짓말] 책 앞뒷면을 훑어보고는 씨익 웃었다. 그 웃음 뭐냐 물으니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답한다. 깨달음의 의미가 아닌,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그런 웃음. 하아. 읽기나 하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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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6 2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7 0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1-03-06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회주의 페미니즘을 얼른 시작하고 싶어지는 페이펍니다!!

난티나무 2021-03-07 04:06   좋아요 0 | URL
시작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