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준비할 때 숙소와 식당을 알아보는 건 나다. 예약도 내가 한다. 짐도 내가 싼다.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여행이면 그것도 내가 한다. ㅠㅠ 기타등등 기타등등. 옆지기는 지도를 탐색하고 GPS를 체크한다. 그리고? 음 또 뭘 더 했으려나? 집에 있는 어항 물고기 밥 미리 주기?

옆지기가 광주에 간다고 나더러 호텔 예약을 해달란다. 한국에는 흔치 않은 홀리데이인이 광주에 있는데 IHG 회원이라 포인트가 있다. 포인트로 예약하려니 안 된단다. 앱 있잖아? 있는데 돈 내라는데? 그렇다, 옆지기는 호텔 예약 앱도 사용해 본 적이 거의 없다. 순간 어휴 내가 해야지, 하다가 흠칫. 왜 내가? 앱을 띄워 검색해 본다. 포인트 예약 문제 없이 할 수 있다. 화면을 캡쳐해서 보내며 설명. 이번 한번이다, 속으로 중얼거렸다. 안 해봐서 모르는 거지 해보면 쉽다. (사실 이렇게 설명하는 것도 안 했어야 하는 건데. 찾아보면 할 수 있는 것을 또 설명하고 말았네. 친절도 하셔라. 이것이 반복되어 지금 이 지경 아닌가 말이다.) 

이렇게 얼렁뚱땅 내가 알아서 하는 일이 일상에서 얼마나 될런지 도대체가 가늠이 안 된다. 물론 옆지기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바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당연하지, 알아서 하는 일도 많다. 하지만 일단 자기가 하던 일이 아니고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거기에는 신경을 꺼버린다. 그게 여행에 있어서는 검색과 예약 등에 관련된 일이고 집에서는 '집안일'이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옆지기 입장에서는 반대로 내가 '바깥일'에 신경을 끄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럴 수도 있다. 다만 내가 옆지기와 다른 것은, '바깥일'과 관련된 서류나 예약 문제는 직접 하지 않지만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늘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별것 아닌 호텔 예약 하나에 정신이 번쩍 든다. 















사회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아빠들의 육아 참여율이 느리게 변화하는 현상을 두고 평등을 이룬 결과로 오인해서는 안 되며, 그보다는 "대체로 성공적인 남자의 저항"의 결과로 이해해야 한다고 꼬집는다. 변화가 왜 그렇게 느린지 묻지 말고, 대신 왜 남자가 저항하는지 물어라. "한마디로 그렇게 해야 남자한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콜트레인은 이렇게 썼다. 그 저항은 "남성적 이상을 뒷받침하는 성별 영역 분리를 강화하고, 여자보다 남자에게 특권을 주는 성 질서를 영속화한다." 파기되어가는 계약을 유지하려는 특권 계층의 철야 농성이고, 오늘날 벌어지는 비도덕적이고 냉혹한 일이다. 결혼 생활에서 이 저항이 성공하려면 남자들도 여자들의 노동을 할 능력이 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거부하면서 이를 철석같이 지켜나가야 한다. - P277

인류학자 새라 홀디는 이렇게 설명한다. "복종하는 역할에 오랫동안 사회화된 여자는 하나 이상의 관점, 즉 여자뿐 아니라 남자의 관점, 복종뿐 아니라 지배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경향이 더 많다. 그러나 가부장제의 특권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입장을 바꿔서 복종의 관점이나 여성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 별 쓸모 없을 때가 많다. (...) 도움과 별도의 노력 없이 자진해서 이런 시야를 갖는 남자는 거의 없다." - P288

나는 애써 다음 질문을 하지 않았다. 나 역시 남자와 함께 사는 여자니까.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레첸은 남편에게 닥친 어려움을 상상하고 그의 불편을 덜어주는 행동을 했다. 항상 이런 식이다. 이런 치킨 게임은 한쪽 방향으로 해결된다. 나도 항상 같은 게임을 하는데, 결국엔 부모(여기서 부모는 엄마를 뜻한다)들이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성가신 일을 남편에게서 덜어주는 쪽으로 탈출구를 찾는다. 결국 내가 감당해야 하는 일임을 행동을 통해 반복해서 주지시킨 셈이다. 남자의 특권 행사는 전적으로 남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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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 새벽에 페이퍼를 쓰고 나니 서재 옆 숫자가 눈에 들어와서 캡쳐. (전혀 자랑 아님. 뭐래 이게 더 이상)

옛날엔 이런 숫자로 이벤트도 하고 댓글놀이도 하고 그랬었는데. 추억 몽글몽글. 


리뷰를 더 쓰도록 해보자. 리뷰라는 걸 어떻게 쓰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리뷰 쓰는 법, 이런 책 봐야 하나. 


즐겨찾기등록, 음. 예전 알라딘은 그냥 팔로우만 하면 되었는데 이제는 친구신청이 생겨서 그걸 눌러야 팔로우가 된다. 그런데 친구는 그러니까 말하자면 맞팔이다. 상대방이 신청을 받을 수도 안 받을 수도 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계속 궁금했는데 이 기회를 빌어.ㅎㅎㅎ 친구 신청 다 누르면 북플에 어마어마하게 글들이 뜨잖아요? 그래도 다 눌러주시는 건가요? 그냥 팔로우만 하고 싶은데 친구 신청이라고 떠서 난처한 적은요? 아님 신청 중에 친구하기 싫은 사람이 있을 땐 어떻게 하나요? ㅋㅋㅋ 별 게 다 궁금. 아직 이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건지 극히 수동적인 성격의 발현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는 이 친구신청 시스템이 어색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인터넷 세상이라고요? 맞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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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1-05-15 0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그거 항상 궁금했어요.
그냥 팔로우만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친구신청으로 되니 팔로우 하는 것도 주저되고 누가 나를 팔로우 할 때도 다 받아줘야 하나 고민되고...
goodreads 는 팔로우도 있고 친구도 있는데 북플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ㅜㅜ

난티나무 2021-05-15 21:57   좋아요 0 | URL
완전 공감합니다. 팔로우 없어져서 너무 당황했었어요.ㅠㅠ
북플이 좀 불편한 것도 많은데 친구 기능도 그 중 하나입니다.^^;;;

다락방 2021-05-15 10: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처음에 북플 친구 그거 너무 별로여서 ㅋㅋㅋ 싫다고 페이퍼 쓰고 그랫는데, 그게 뭐라고 그렇게 신경쓰냐 막 이런 반응도 있고 그랫어요. 저는 예전 서재의 즐찾을 좋아했거든요. 몰래 즐찾하고 누가 나 몰래 즐찾한 거 알게 되면 막 수줍게 기뻐하고 그러던 거 너무 좋았어요. ㅎㅎㅎ 저 이제는 걍 친구 걸어오는 사람들 그래 하면서 다 친구 같이 걸어주기는 하는데, 저는 사실 이 ‘친구‘라는 단어가 너무 싫어요. 팔로우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친구는 무슨 친구야.. ㅠㅠ

난티나무 2021-05-15 21:58   좋아요 0 | URL
저는 막 중간에 몇 년씩 안 오다가 오고 그래서 북플도 작년에 알았잖아요.ㅎㅎㅎ 언제부텀 바뀌었는지도 몰라요.^^;;; 그게 뭐라고...ㅠㅠ 신경이 쓰이던데.ㅋㅋㅋㅋ 저도 즐찾 좋아했어요. 이젠 흔적만 남아....ㅎㅎㅎㅎ

공쟝쟝 2021-05-31 18:31   좋아요 0 | URL
저는 심지어 다락방님 서재만 즐겨찾기가 안되요 ㅋㅋㅋ (알라딘의 복수인가?) 따로 돌아서 링크타서 들어와야함. 북플 방식은 진짜 피로해서 저도 잘 안쓰게 되더라는 ㅠㅠ

난티나무 2021-06-01 04:58   좋아요 1 | URL
악!!! 뭐죠?ㅎㅎㅎ 왜 다락방님 서재만????@@

다락방 2021-06-01 06:26   좋아요 1 | URL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

잠자냥 2021-06-01 09:35   좋아요 1 | URL
공쟝쟝님/ 다 부장님이 쟝님만 블록 처리한 거 아직 모르시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01 09:50   좋아요 1 | URL
앗, 잠자냥 님. 그걸 말씀하시면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6-01 09:55   좋아요 0 | URL
지독한 짝사랑이여… ;_;

잠자냥 2021-05-15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친구라면 적어도 취향이 비슷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신청하신 분들 중 책 취향 비슷한 분만 받았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내가 뭐라고 사람 차별(?)하나 싶어서 요즘은 웬만하면 다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북플을 잘 보지 않게 되더라고요. 원하지 않는 정보도 너무 많아져서요.... 암튼 제게 친구 신청하신 분 중 전 한 200분은 그냥 뒀습니다... 팔로우 개념으로 걍 보시든가 그게 마음에 안들면 끊으라고..;

난티나무 2021-05-15 22:02   좋아요 2 | URL
그쵸, 그게 참, 다 친구 하자니 그렇고, 또 안 하자니 그렇고... 글을 많이 쓰시는 분도 취향이 안 맞거나 취향은 맞는데 가치관이 조금 다르다거나 뭐 이런 게 다들 걸리지 않으시나 모르곘어요. 저는 솔직히 글을 읽다가 어 이건 아니다 싶은 부분을 만나면 좋아요도 누르기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친구 사이가 되면 그런 은근한 압박도 있는 것 같고 말이죠. 헤헤. 그래서 막 다 내 친구! 이렇게는 안 되는 거 같아요. 엄청 소극적이죠.^^;;; (숫자 어마무시 @@)

다락방 2021-06-01 06:28   좋아요 2 | URL
난티나무 님, 저는 친구든 아니든 좋지 않으면 좋아요 안눌러요. 뭔가 친구 많아 좋아요 많은 건 좀 제 성향과 안맞아요 ㅎㅎ

2021-05-15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5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볍게 읽을 책이 필요하다. 주변을 둘러본다. 예전에 읽었을 것이나 생각이 나지 않는 아이들 책 중 한 권을 책무더기 위에 올려놓은 걸 발견, 집어든다. 뉴베리상을 수상했다고 하고 좋은 책&추천도서 등 덧붙여진 말들이 많다. 


주인공은 제시이고 성장하는 것도 제시이고 말하는 이도 제시라 당연히 제시의 감정 위주다. 그러나 제시가 성장하게 되는 계기는 레슬리다. 용기를 주는 것도 레슬리, 편견을 부순 것도 레슬리. 작가가 이 책을 쓴 동기를 보지 않았다면 주인공은 레슬리지! 했을 지도 모르겠다. 결말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도 나중에 그 동기를 보고 알았다. 그러나 아쉽다.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 원제목이 '테라비시아의 다리'인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깊다. 이 또한 제시의 입장에서 지은 제목이라고 할 수 있지만 말이다. (마지막 다리와 제시의 행동이 처음에는 그렇구나 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하니 다르게 볼 수도 있겠다. 내가 너무 삐딱하지. 음 그런 거지.) 

등장인물들이 모두 한 캐릭터 하시는데 적절한 묘사에 할애할 지면이 너무 적었다. 레슬리 가족의 사연도 모자란다. 뜬금없이 전화해서 박물관에 가자는 선생님도 과한 설정으로 느껴진다. 학교 친구들은 에피소드에 비해 너무 단역으로 등장했다 소리없이 사라진다. 전체 길이가 훨씬 길어져야 하는 동화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가져오면 다음과 같다. 


"계집애들은 아래쪽 운동장에서 노는 거 아니야. 선생님이 보시기 전에 올라가는 게 좋을 거야." 

"나도 뛰고 싶어." 

레슬리가 나직하게 말했다. 

"이미 뛰었잖아." 

제시의 가슴 속에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왜 그래, 개리? 뭐가 문제야? 얘랑 뛰는 게 겁나?" 

게리의 주먹이 올라갔다. 제시는 옆으로 비켜났다. 이제 끼워 주지 않을 수 없었다.

(레슬리가 게리를 달리기에서 이겼다.)

"고마워." 

레슬리가 말했다. 제시는 어리둥절했다. 

"이 거지 같은 학교에서 상대할 가치가 있는 애는 너 하나 뿐이야." 



레슬리는 나직하게 말하는 성격이 아닌 캐릭터다. 제시도 큰소리를 내는 성격이 아니다. 여기서는 바뀌었다. 상황은 이해되지만 행동은 이해되지 않는다. 레슬리의 마지막 말도 그렇다. (참고로 제시가 남자이고 레슬리가 여자이다.)


뭐랄까, 전체적으로 제시라는 인물을 부각시키기 위해 주변 인물들이 너무 과한 설정을 입고 있다는 느낌? 동화가 그렇게 잘 씌어진 훌륭한 작품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데? 미국에서 교과서에 실렸다고 하는데 교과서에 실린다고 다 훌륭한 작품은 아니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에잇. 울어버렸어. 제시의 감정은 잘 표현되었다. 그러나 레슬리는... 레슬리는 어쩌고? 흑흑. 어쩌라고? 너무 조연이잖아. 너무 조연으로 사연도 없이 사라지잖아. 흑흑. 작가님 꼭 그래야만 했나요? 네? 


(혹시나 안 읽으신 분들, 읽으실 분들에게 스포일러 될까 봐 작가의 집필 동기와 결말은 비밀에 부칩니다. 하지만 책소개 보면 다 나올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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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5-15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용해주신 문장 읽으니 영화 [히든 피겨스] 생각 나게 하네요.
혹시 그 영화 보셨나요? 거기에 그런 장면 나오거든요. 흑인은 백인과 화장실을 같이 쓸 수가 없었고 그래서 업무 시간에 흑인 전용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유능한 직원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걸 알게된 백인 남자 상사가 백인 전용 이라는 화장실 간판을 부숴 버리는 장면이요. 뭔가 자기들이 정한 제약이니 자기들이 부술 수 있다는 건가 좀 씁쓸했거든요. 왜 그것을 부수는 것은 차별당한 이들이 아니라 차별을 한 사람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러니까 인종차별의 약자들은 백인의 도움으로만 앞으로 도약할 수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요.

인용해주신 문장을 읽으면 여자를 뛰지 못하게 하는 것도 남자인데 그 부당함에 맞서 여자가 하는 거라고는 작게 나도 뛰고 싶다고 말하는 것뿐이고(이것도 말하지 않는 것보다야 물론 낫지만요) 옆에 다른 남자가 그것은 부당하다! 라고 말해서 여자를 뛰게 해준다니.... 난티나무님, 저도 기분이 너무 나쁜데요?

난티나무 2021-05-15 22:12   좋아요 0 | URL
영화 안 봤어요! 제가 영화는 (아직) 즐기지 않는 편이랍니다. 하하^^;;;
맞네요. 장면 이야기 쓰신 것만 봐도 화딱지 나요.ㅠㅠ 그런 책과 영화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다른 이야기지만 저는 티비프로에서 여자들이 보조엠씨 하고 맨날 여자들만 바뀌고 그러는 것도 정말 싫더라고요.ㅠㅠ 남자 엠씨는 안 바뀌는데 흥칫뿡 왜 맨날 여자만 갈아치워! 이러면서 욕하고 그래요.

아아 이렇게 읽다가는 웬만한 책들은 다 성에 안 차서 욕할 것만 같은 기분이...ㅎㅎㅎㅎ 그래도 다락방님이 기분 나쁘다고 해주셔서 안심이에요!!
 

악 이거 뭔가요 @@

26페이지 뒤에서부터 뭔가 이야기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 느낌? 나 왤케 이해 못하지? 이러면서 읽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상해서 보니 페이지가 @@ 막 뒤죽박죽 @@
이거 내 책만 이런 거겠지? ㅠㅠㅠㅠㅠㅠㅠㅠ
아이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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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7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07 2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1-05-08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그랬던가?! 이따 집에 가서 찾아봐야겠어요. (어버이날이라고 엄마집 와 있는 1인 ㅋㅋ)

난티나무 2021-05-08 23:48   좋아요 0 | URL
아니기를 바랍니다.ㅎㅎ
어버이날 잘 보내셨어요??^^

잠자냥 2021-05-09 00:26   좋아요 0 | URL
ㅎㅎ 다행히 제 책은 멀쩡했습니다. 하긴 이상했으면 아마 진작에 반품교환했깄지요. ㅎㅎ

다락방 2021-05-08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지금 살펴보니 제대로 되어있네요. 난티나무 님 어쩌면 좋아요. 출판사에 연락해보시면 다시 보내주실거에요. 저는 기존에 다른 출판사 책이 그래서 이메일 보냈더니 다시 보내주셨어요. 그나저나 다시 보내줘도 받으시기까지 한참 걸리겠네요 ㅜㅜ

난티나무 2021-05-08 23:49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만 그런 거죠?ㅠㅠ 작년에도 소설 보다 봄 그 책 완전 페이지 빠진 채로 엉망인쇄 되어있어서 다시 받는데 한참 걸렸어요... 두 번째네요? 흐유.

파이버 2021-05-08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지가 이렇게 될수도 있네요;;;; 정말 놀라셨겠어요… 무사히 교환받으시길 바랍니다

난티나무 2021-05-08 23:50   좋아요 1 | URL
저는 제가 왜 이렇게 글을 이해 못하나 한참을 생각했어요.ㅋㅋㅋ 처음 잘못된 부분이 그냥 부드럽게 넘어가지더라고요? 약간 이상하기는 했지만...^^;;;;; 교환의 길이 너무 멀어서 고민스럽네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알라딘고객센터 2021-05-25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편드려 너무 죄송합니다. 번거롭더라도 상태 확인 가능한 이미지 첨부하여 1:1고객상담으로 연락주시면 확인 후 교환 or 반품 가능하오니 참고해주셔서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이후 이용하시면서 불편하신 부분은 나의계정>1:1고객상담으로 연락주시면 신속하게 안내 드리고 있으니 참고해주십시오.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난티나무 2021-05-28 05:1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답이 늦었습니다.
출판사 인쇄불량이니 알라딘에서 불편을 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해외라 교환이 번거롭다 생각해서 고객센터에 연락드리지 않았는데 반품 생각해 봐야 겠네요. 이렇게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 부부는 런던에 사는 동안에는 상류층 유행에 따라 서로 거의 만나지 않고 지냈다. 일 년에 절반 이상, 자연의 여신이 사방 구석구석 아름답게 꾸며놓은 시골에서 소박한 행복을 즐길 때 역시, 두 사람은 자주 어울리지 않았다. 남편은 냉정하고 무덤덤한 시선으로 그 아름다운 광경을 그냥 지나쳤고, 시골이 내놓는 오락거리에서 즐거움을 찾았다. 그는 아침이면 사냥을 했고, 과한 만찬이 끝나면 보통 잠들어버렸다. 이렇게 적절히 휴식을 취한 덕분에, 엄청나게 먹어치운 것을 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고 나면 그는 예쁘장한 소작농 여인들을 찾아다니곤 했다. 발그레하게 빛나는 그들의 혈색을 볼연지도 살려내지 못하는 아내의 안색과 비교했을 때, '대식가'의 마음에 든 것이 어느 쪽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들이 신이 나서 멋대로 추는 춤은, 병약하고 기력이 없어 늘어져 있는 아내보다 그의 마음에 맞았다. 엘리자의 가녀린 목소리는 제대로 들리지도 않을 지경이었고, 연약한 여인상을 완성하며 긴장을 너무나 풀어버린 나머지, 그녀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없었다.

여인 중에는 그처럼 제대로 존재하지 못하는 이들이 숱하게 많았다! 하지만 엘리자는 자신이 잘하고 있다고 믿었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메리] - <메리, 마리아, 마틸다> p.7



"여인 중에는 그처럼 제대로 존재하지 못하는 이들이 숱하게 많았다!"

소설 시작하자마자 맞닥트린 부분에서 지난달 읽은 책의 내용이 떠올라 가져와본다. 19세기 여자들의 삶과 병증, 의사들의 해괴망칙한 처방 등등. "제대로 존재하지 못하는 이들", 여자들.


길먼은 그(가장 저명한 신경 전문가 위어 미첼 박사)와의 만남에 대비해 자신의 전체 병력에 대해 조리 있게 적어 갔다. 이를테면 그녀는 자신의 병이 집, 남편, 아이들로부터 떨어져 있으면 사라졌다가 그들에게로 돌아가자마자 재발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미첼 박사는 그녀가 준비해 간 병력 기록을 "자만심"의 증거라며 묵살했다. 그는 환자로부터 정보를 원하지 않았고 "완전한 복종"을 원했다. 길먼은 자신에게 내린 그의 처방을 아래와 같이 인용한다.


"최대한 가정중심적인 삶을 살라. 항상 아이들과 함께 있어라." (단지 아기에게 옷을 입히고 있을 뿐인데도 그 행동으로 내가 몸을 떨며 울게 되는 것을 상기해 보라. 이 관계가 나한테 미치는 영향은 말할 것도 없이 아기를 위해서도 결코 건강한 동반관계가 아니다.) "매 식사 후 한 시간 동안 누워 있어라. 하루에 단 두 시간만 지적인 생활을 해라. 그리고 살아 있는 동안 절대로 펜, 붓, 연필을 잡지 마라."


<200년 동안의 거짓말> p.156


바버라 에런라이크, 디어드러 잉글리시 <200년 동안의 거짓말> p.156

▷ 길먼의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부유한 아내들은 도도새 같은 하나의 비극적 진화의 변종처럼 보였다. 부유한 아내들은 일하지 않았다. 가정에서 수행할 진지하고 생산적인 일이 없었으며, 집 청소, 요리, 자녀 양육처럼 그녀가 하던 일은 가능한 한 많이 가정부에게 넘겨졌다. 생물학적으로 말하자면 그녀는 단 하나의 유일한 기능, 즉 섹스로 특화되었다. 따라서 스커트 뒷자락의 부푼 장식, 가짜 앞가슴, 큰 엉덩이, 잘록한 허리 같은 부자연스러운 복장은 자연스러운 여성적 외모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었다. 그녀의 임무는 자신이 결혼한 사업가, 법률가, 혹은 교수의 상속인을 낳는 것이었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녀는 남편의 수입에 대한 분배를 요구할 수 있었다. 길먼이 우울증에 걸려 아기를 돌보지 않았던 것은 아기가 자신의 경제적 의존을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증거라는 것을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녀에게 성적 타락으로 여겨졌다.

베블런이 「유한계급론」에서 신랄하게 지적했듯이 "숙녀"는 하나의 다른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었고, 경제적·사회적으로 중요성이 전혀 없는 상태를 말했다.

<200년 동안의 거짓말> p.160~161



▷ 엘리자는 남편이 왜 집에 붙어 있지 않는지 궁금했다. 질투도 느꼈다. 어째서 남편은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 것인지, 자신의 곁에 앉아, 손을 꼭 잡아주고, 이루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을 지어주지 않는 것일까? 고귀한 독자 여러분, 필자가 그 까닭을 말씀드리자면, 그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항상 하나의 개념에 하나의 단어를 붙인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쉽게 분석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조금도 없었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메리] - <메리, 마리아, 마틸다> p.10



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이렇게 적확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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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5-07 0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 좋습니다!

난티나무 2021-05-07 14:56   좋아요 0 | URL
다섯바닥 읽고 으쓱으쓱!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5-07 0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세쪽 읽었는데 난티나무님 엄청 앞서가시네요 ㅎㅎㅎ 다섯바닥이나 읽으셨다니요.
<200년 동안의 거짓말> 160쪽 올려주신 문단 저도 밑줄 그었던 문단이에요. (그녀는) 섹스로 특화되었다 ㅠㅠㅠㅠ

난티나무 2021-05-07 14:58   좋아요 0 | URL
다섯바닥 이라고 쓰면서 좀 웃었어요. 옛날 말인가 하고.ㅎㅎㅎ 쪽, 도 있었네요. 아 진짜 한국말도 줄어....ㅠㅠ

밑줄 문단..하아.. 단발머리님 마음 내 마음...ㅠㅠㅠㅠㅠㅠㅠ

공쟝쟝 2021-05-09 2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으쓱으쓱ㅋㅋ 읽으면 읽을 수록 더 깊어지는 우리들의 읽기 만세😚

난티나무 2021-05-10 03:57   좋아요 1 | URL
만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