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d ceux qu’elle nourrit ne savent plus rien d’elle. Quand elle est à elle-même hors d’atteinte : seul devant la page. Misérable devant l’éternel. Beaucoup de femmes écrivent ainsi, dans leurs maisons gelées. Dans leurs vie souterraine. Beaucoup qui ne publient p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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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역 :

그녀가 먹이는 그들(식구)이 더이상 아무것도 그녀에 대해 알지 못할 때. 그녀가 도달할 수 없는(가질 수 없는) 그녀 자신일 때. 종이 앞에서 혼자인 그때. 영원 앞의 비참한. 많은 여자들이 그래도 쓴다, 그들의 얼어붙은 집 안에서. 땅 아래 파묻힌 삶 안에서. 많은 이들이 출판하지 않는다.

한글번역본 :







번역문의 '가난한'보다 '비참한'을 선호한다. 가난이라는 단어는 대상을 한정짓는 역할을 한다. 비참은 조금 덜하다. 마찬가지로 '은밀한'보다 '파묻힌' 삶이 훨씬 더 와닿는 표현이다. 혹은 '지하'. 혹은 또다른 비슷한 표현. 왜 은밀하다고 번역했는지 그 의도는 알 것 같지만 반대하고 싶은 단어다. 은밀,에서도 우리는 은밀한 무엇을 상상한다. 또 마찬가지로 그 아래 번역문에 '나는 여왕이 될 거라 기대했는데'도 마음에 안 든다. 내가 이 글을 쓴 작가가 아니므로 마음에 안 들어도 뭐 어쩔 수 없지만 아무튼 마음에 안 든다. 여자는 결혼을 하면서 여왕을 꿈꾸는가? 남자는 왕을 꿈꾸는가? 이래서 문제인 것이다. 확연한 권력의 차이, 꿈꾸는 자들의 위치 차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의 괴리. 내가 이 글을 썼다면 물론 이렇게 쓰지도 않았(못하)겠지만 절대로 여왕,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을 것 같다. 크리스티앙 보뱅은 그래서, 좋다가 말고 좋다가 만다. 아마 나는 앞으로도 좋다고 말할 수 없으리라.

+ 남자는 왜 노상 여자를 말하는가? 남자는 왜 남자를 쓰지 않는가? 좀 쓰지? 맨날 여자 타령하지 말고? 탐구 좀 하라고, 남자 탐구!

+ 이만큼 여자를 잘 안다고 우쭈쭈 해주어야 하는가? 그런 건가? 그러고 싶다가도 슬쩍슬쩍 나오는 문장들이 맘에 걸려.







(책 표지가 아직도 이해 안 됨. 왤까. 왜 아시아여성일까. 무슨 의미일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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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4-25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다보니, 그러면 LES MISERABLE 역시 ‘비참한‘이 더 가까운 옮김말인 것인지...^^;; 몰라서 궁금합니다

난티나무 2022-04-25 17:38   좋아요 2 | URL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Les misérables 은 명사로 쓰였으니 불행한 혹은 비참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 같아요.^^
 












창가의 좌석에 앉아 두뼘도 채 되지 않는 작고 두꺼운 유리창으로 내려다보는 땅, 점점 작아지고 작아져서 점을 마구 찍어놓은 것처럼 구별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일 때 느끼는 감정. 나를 멀리멀리 띄워놓고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아주 잠깐의 시간.

책을 읽으며 떠오른 이미지는 이런 것이었다. 무수한 모래알 중 하나인 나, 또다른 하나들인 사람들. 작은 모래알도 언젠가는 사라진다는 것을 생각하기는 인간의 죽음을 생각하기보다 훨씬 어렵다. 프롤로그를 읽으며 떠올린 이미지와 생각들은 글을 읽어나가는 내내 비슷하게 머리에 남아있다. 강렬한 프롤로그, 거기에 맞춤하게 이어지는 글들. 불규칙하고 우연한 만남과 헤어짐들이 인물들을 헤집고 엮고 흐트린다.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고 그 사이를 생각과 감정이 흘러다닌다. 뜻밖의 인물이 튀어나와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눈물을 자아내게 한다.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 걸까? 나는 얼마나 다른 사람, 다른 생각, 다른 세계에 연결되어 있을까? 책을 읽으며 만나는 몰랐던 새로운 이름, 새로운 작품들을 찾아보게 된다면 또 어떤 인연이 나에게 다가올까? 알고 싶어하는 마음, 그건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엄청나게 무섭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어떤 사람을 제대로 알기는 불가능한 일이라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로 아무도 알 수 없고 판단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고 노래 가사를 쓴 사람은 이미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아무 생각 없이 내뱉던 말이 때로는 진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사가 헷갈려서 찾아보니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다.^^;;; 잘못 알고 있었네.)

끼리끼리 논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책 속 이 사람들, 끼리끼리 노네? 어떤 식으로든, 그것이 설령 자기 자신을 투사하는 욕심의 결과라 할지라도, 시대 안에서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들은 연결짓고 확장해나간다. 항상 상승효과만 있지는 않지만 그런 관계들에서 말과 글과 행동이 나온다. 이 끼리끼리는 어쩔 수 없는 걸까. 조금 쭈그러드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은 확실히 욕심의 결과다. '이름'에 환상을 품고 있어서일 수도 있다. 우주를 생각해라. 나는 티끌보다 더 작아 눈에 보이지도 않는 먼지같은 존재이며...ㅠㅠ (나랑 친구할 먼지알갱이, 손?) 또한 똑똑하고 뛰어난 그들 역시도 사람이기에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똑같이(물론 인식의 정도가 다르니 감정의 깊이도 다르겠지만), 그러니까 비슷하게 느낀다는 사실에는 조금 위로를 받는다. (위로 어쩌구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아님? 나 좀 웃김. 욕심의 화신이로구나. 사실은 조금도 위로 안 됨. 자기비하. 역시 나 웃김. 인간은 좀 웃긴 존재이니 나도 웃긴 걸로. 비하하지 말고 이젠 비상 좀 하지?)


"고립과 소외, 자기 자신을 "타자"로 인식하는 경험은 바로 이 가시성의 장막에서 비롯된다. 이 장막은 동류의 슬픔으로 슬퍼하고 동류의 갈등으로 갈등하는 다른 수많은 이를 보이지 않게 감추며 자기 자신의 본성마저도 외면하게 만든다. 이 장막을 걷어내야만 우리는 타자화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멜빌과 미첼의 시대에서 한 세기가 지난 후 미국의 시인인 오드리 로드Audre Lorde는 "우리가 가장 상처 입기 쉬운 상태를 드러내어 보여주는 일은 또한 우리에게 가장 큰 힘을 부여하는 원천이기도 하다"라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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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하며 그러므로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어쩌면 그 일을 겪는 당사자도 잘 모를 것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단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친밀함의 종류는 "우라니아인" 혹은 "퀴어" 혹은 다음 시대에 등장할 그 어떤 꼬리표로도 규정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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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4-15 0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먼지만두 손!!! 들었어요.

난티나무 2022-04-15 14:06   좋아요 1 | URL
😍😍😍 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미미 2022-04-15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ㅋㅋㅋ저도 그 노래 가사 ‘내가 나를....‘인줄 알았어요ㅋㅋㅋㅋㅋ난티나무님~좋아요10개 누르고 싶은 글이예요~^^♡

난티나무 2022-04-15 14:09   좋아요 1 | URL
🥰🥰🥰
긍게 그 가사 왠지 바꾸고 싶어요.ㅋㅋㅋㅋㅋ
손!!! 10개!! 감사합니다!!!!!! 🙏 🤗❤️

그레이스 2022-04-15 19:46   좋아요 1 | URL
ㅋㅋ
저는 무심코 듣기만해서 그냥 소리로만...

라로 2022-04-16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강렬한 프롤로그 읽고 멈춤이에요. 너무 좋았어서 더 읽지 못했어요. 어떤 준비가 필요한 것 같고, 독서 내공이 부족한데 내가 읽어 낼 수 없으면 어쩌지 불안하기도 했고 등등 라로먼지는 난티님 이런 글 올리기 전부터 친구하고 싶어하는 먼지였어요. ㅎㅎㅎ 🤣 ㅎㅎㅎ 🤣 ㅎㅎㅎ 🤣

난티나무 2022-04-16 00:44   좋아요 0 | URL
오 저도 프롤로그 읽고 한참 머물렀어요. 조용히 낭독하며 다시 읽었구요.^^
본문은 읽히기는 잘 읽혀요. 엄청 많은 인물이 나와서 메모가 필요할 수도 있고요. 처음 듣는 사람도 저는 많았어요. 워낙 몰르니…^^;;; 그래도 재미있어요!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라로님은 난티나무먼지의 칭구!!!!!! 👯‍♂️(말해놓고 보니 제맘대로 칭구! ㅎㅎㅎ 🤣) 제가 낯을 좀 가립니다.ㅋㅋ 😎 우리 언제 만나요????@@ 😞 ㅋㅋㅋㅋㅋㅋ
 














3월 30일,  <여성괴물> 완독. 

느낌 날아가기 전에 감상이나마 남겨보려고 창을 열었다.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아서 책에 나오는 영화들 중 본 것이 손에 꼽을 정도다. 후반부에 나오는 <사이코>는 내용을 대체로 기억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워낙 유명한 영화고 유명한 장면이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영화사상 가장 공포스럽다는 그 장면을 나도 잊을 수가 없는데 그래서 절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다. 거세 공포라. 남성의 성기는 참으로 대단하기는 한 모양이다. 모두가 어릴 때부터 우쭈쭈 해주질 않나, 정반대로 잘못을 하거나 하면 '고추'가 잘린다고 협박을 당하질 않나, 혹여 부엌에서 손에 물을 묻히기라도 하면 '고추' 떨어진다며 성차를 친절히 인식시켜주질 않나. 우쭈쭈와 공포 사이에서 혼란을 겪을 만도 하지 않은가.(그렇다고 불쌍해하고 싶은 마음은 없음) 어째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거세 공포를 주입시키는 것일까. 단지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부분이라서? 잘리기 좋게 생겨서? 위협을 느껴서? 무엇으로부터? 다칠까 봐? 다치면 안 되는 너무너무 소중한 부분이라서? 왜 소중한데? 혹자는 남성의 성기가 진화를 덜 해서 그런 모양으로 남아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는데(누군지 몰라요 묻지 마삼),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진화를 아주 잘 한 여성의 성기가 아닌가? 이건 좀 벗어나는 이야기 같으니 이쯤에서 그만두고. 

그러니까, <사이코>. 그냥 싸이코가 아닌 것이었다.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다. 공포영화에서 여성의 죽음은 잔혹하고 지나치게 자세한 묘사로 재현되는 반면 남성의 죽음은 심플하다는 말, 괴물로 보여지는 여성들조차 남성의 의식과 시각을 위해 재현된다는 말, 이런 말들이 확 다가와 꽂혔다. 몇 안 되는 아는(?) 영화 중 <원초적 본능> 설명 부분도 뚀잉 하며 읽었고, 프로이트 비판하는 부분도. 책 전반부는 크리스테바의 이론 덕분(?)인지 좀 어렵다고 느꼈는데 후반부는 그래서 재미(?)있었다. (크리스테바의 책을 읽고 싶어져야 마땅하겠으나 음 난 아직 준비가...==33=333) 


책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이건 비단 공포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모든 시각매체를 통해 보고 있는 '여성의 재현 방식'에 대해 묻고 비판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광고컷 하나까지도. 스크린에서 잔인하게 강간당하고 맞고 죽고 난자질당하는 여성의 재현에 대해 읽으면서 얼마 전 몇 회 본 드라마도 떠올랐다.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프로파일러 이야기. 기억하기로는 강간이나 살인 장면이 자세히 재현되지는 않는데 프로파일러가 주인공이라 포커스가 거기 맞춰지는 거겠지만 보는 내내 불편했다. 어쨌거나 여성들이 죽는다. 힘없이 말없이 소리소문없이. 범죄물에서 남성과 여성이 피해자로 재현되는 방식은 책에서 바바라 크리드가 말한 것과 같이 성차가 뚜렷하다. 중립을 지키고 사실을 전달해야 할 뉴스 보도에서도 그렇다. 기사는 말할 것도 없다. 최근에는 여성 '악인'이 주인공인 영화나 드라마도 나오고 있는데 여전히 좀 불편하고 찝찝한 기분이었던 이유를 책을 통해 알게 된다. 그런 거였어! 여성'괴물'은 공포영화 속에만 있지 않다. 가부장 사회가 정해놓은 '바람직한 여성상'에서 벗어나면 우린 모두 여성괴물이다. 한 끗 차이. 그 한 끗 차이가 무서워서 숨죽이고 사는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가. 모두가 괴물이 된다면, 그러면 그 '바람직한 기준'도 없어질 텐데 뻘생각도 해보고. (여러분, 괴물이 됩시다! (응?) ) 


이 책을 읽고 영상물 제작하는 사람들이 좀 깨어나기를 바래보지만... (천지개벽이 더 빠를까요?) 그들이 각성하지 못한다면 계속 토를 달 수밖에 없지. 답답하고 불편하고 보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그렇게 만들면 안 된다고, 제대로 만들라고,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지. 목소리들이 쌓이고 쌓이면 그들도 바뀌겠지. 바뀌겠...지... 끙.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들이 막 일어나는 요즘이니까, 일어나야만 하는 일도 일어나겠지! 항상 결론은 지금 여기 내 자리, 이 시공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그러나 어려운 크리스테바는 좀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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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3-31 08: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 읽었는데, 공포 영화에 관련된 부분 읽는게 힘들었어요. 힘든 시간이 지나니 행복한 완독의 시간이 오네요 ㅎㅎㅎ 수고많으셨어요, 난티나무님^^

난티나무 2022-03-31 18:01   좋아요 1 | URL
어우 공포영화 @@ 중간에 사진 나와서 깜놀하고 손으로 가리며 읽었습니다.ㅋㅋㅋ
🙏 🙏

거리의화가 2022-03-31 08: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시각 매체에서 여성을 얼마나 공포스럽게 그리는지 책을 읽으면서 더욱 느꼈어요. 영화 묘사가 너무 잔혹해서 읽는것만으로 버겁더라구요. 안 그래도 공포영화가 무섭고 싫은데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여성들과 피해자로 묘사되는 여성의 이미지가 너무 힘들었어요ㅜ 그래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결코 생각하지 못했을 생각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난티나무 2022-03-31 18:06   좋아요 3 | URL
저도 그래요. 잘 읽었다고 생각합니다.^^ 몰랐던 것들도 알게 되었고요. 읽기는 좀 힘들었지만.^^

책읽는나무 2022-03-31 08: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공포 영화를 정말 올바르게 잘 만든 감독이 누구일까? 계속 생각을 해봤는데요~~소문난 감독이 없으니, 지금은 없겠죠?
그렇다면 감독들이나 시나리오 작가들이나 모두 흥행을 위해서 한 컷, 한 컷 성차별적인 컷을 슬쩍 집어넣지 않고, 올바른 가치관으로 작품다운 작품을 만들어야만 하는데...그런 세상이 과연 언제 올까?싶기도 하고...읽는 내내 암담하더군요.
그리고, 저도 책을 읽으면서 범죄 관련 드라마 몇 개 본 것을 떠올렸는데, 여성과 남성을 살인하였을 때, 확실히 여성을 살인할 때 확실히 더 잔인하게, 그리고 오랫동안 살인하는 장면에 컷을 치중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네요.
몇 개의 기억에 남는 잔인한 장면들이 결국 모두가 여성 피해자였어요. ㅜㅜ
전 그런 장면들을 볼때마다 혹시나 모방하는 범죄가 일어날까봐 좀 두려울 정도였어요.

난티나무 2022-03-31 18:21   좋아요 5 | URL
맞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 했어요. 범죄를 재현하는 것이 여전히 여성을 공포로 몰아넣고 남성에게 면죄부(?)를 주는 셈이 되는 듯해요. 내면화의 한 방식이기도 하고요. 재현 방식과 시각에 대한 고민이 절실합니다. 비판/비평도 마찬가지겠죠. 암담하지만 ㅠㅠ 그래도 희망을 버릴 순 없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여성 스스로의 인식을 깨나가는 게 중요하겠다 그런 생각을 다시 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다락방 2022-04-01 08: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휴 다 읽은 후의 난티나무 님 감상도 좋고 이렇게 감상을 나누는 분들을 보는 것도 너무 좋고.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여러분 최고예요 ㅠㅠ

난티나무 2022-04-01 15:17   좋아요 1 | URL
우리는 웅장한 사람들인 것이다!!!!! ㅎㅎㅎ 우리는 최고인 것이다!!!!!!! 🎉🎉🎉🎉🎉
 

3월 28일!!!!

언제 이렇게 날짜가 흘렀나요???@@
클나따!
저는 반도 못 읽었습니다?
이제 143페이지 들어가요. 밤에 읽으면 무서울까 봐 피했는데 이젠 피할 수 없겠군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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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3-28 2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놔 ㅋㅋㅋ 난티나무 님, 저도 밤에 읽으면 무서울까봐 오전에만 읽었더니 아직 못끝내고 있어요!!!

난티나무 2022-03-29 00:31   좋아요 1 | URL
제말이 그 말입니다. 밤에 어떻게 읽어욧 ㅋㅋㅋ
근데 이젠 어쩔 수 없어요 흑흑 28일도 다 가고 있어요….

책읽는나무 2022-03-28 22: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응? 캐리???? 갑자기 생각나는 사람이 떠오르며 또 환청이 들리는 것 같아요.
난티님 캐리캐리캐리편을 읽으시는군요??ㅋㅋㅋ
암튼 화이팅입니다^^

난티나무 2022-03-29 00:32   좋아요 3 | URL
응? 뭘까요? 환청이라 하시니 노래가 떠오르긴 합니다만 ㅋㅋㅋㅋ 그 캐리 아닐 것만 같은…ㅎㅎㅎ
화이팅! 🙏

거리의화가 2022-03-29 08: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중에는 오전에 읽을 시간이 없어서 맨날 밤에 읽었어요. 무섭지만 닥치니까 읽게 됩니다...ㅋㅋ 화이팅!

난티나무 2022-03-31 00:11   좋아요 0 | URL
저 오늘 다 읽었어요, 거리의화가님!!!!! 댓글을 이제 보네요.^^;;;;
 

옆지기가 요즘 하는 드라마를 보길래 옆에서 따라 보기 시작했다. 드라마 잘 안 보게 된 지 좀 됐는데 가끔 요샌 어떤 식으로 그리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꽁냥꽁냥 청춘 연애라 흥 코웃음치면서 본다.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남주는 멋있고 여주는 귀엽고 여주는 자주 위기에 처하고 그때마다 짠 나타나서 구해주는 건 남주고(영웅 서사), 무대에서 빛나 보이고 그냥 햇살을 등지고 서있어도 찬란하고(영웅 숭배), 둘 다 매력 철철 넘치는,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고, 주변 친구들도 매력 캐릭터고, 예전과 다른 게 있다면 뻔해지려고 하는 장면에서 조금 덜 뻔하다는 것? 아무튼 걔네는 사랑을 (한다고) 하고 연애를 하는데, 책의 구절들(아래 연애와 사랑 내용)이 겹쳐지면서 우리는 언제까지 연애를 진정한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살게 될까, 언제까지 드라마와 영화로 사랑은 낭만적인 거야,를 외칠까, 욕하면서 드라마를 계속 보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를 생각한다.(낭만에 중독되는 것이 얼마나 뾰로롱뽀샤시뜬구름인지 잘 아시리라.) 짜증 내면서 12회까지 봤다.ㅋㅋㅋ 방금 생각났다. 계속 보는 이유, 주인공들의 사랑 때문이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우정, 특히 나이 불문, 여자들의 우정 때문이다. 최고다. 끝까지 우정을 보여주길. 사실 이 드라마의 주제는 그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 밑줄긋기 책 페이지는 전자책이라 큰 의미가 없음)
(+ 드라마는 ‘스물다섯, 스물하나’임)

영웅 숭배가 우리를 성장시키거나 주춤하게도 할 수 있는 또 다른 원형적 경험, 즉 낭만적 사랑의 전조임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10대와 20대 초까지 우리는 낭만적인 사랑을 통해 자신을 완성하는 길을 찾기 시작한다. 영웅 숭배는 자신의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줄 영혼의 짝 숭배로 진화한다. 가슴 아프게도, 로맨스로 통하는 것의 대부분은 사실 우리 자신의 ‘살지 못한 삶‘이 우리에게 다시 투영된 것이다.

잠시 자신의 연애사를 되짚어보라. 처음 만났을 때 연인의 어떤 점에 끌렸는가? 어쨰서 그 사람이 특별해 보였던가? 앞으로 연인이 될 사람의 가장 감탄스러운 특성들은 알고 보면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무르익게 될 잠재력이다. 삶의 새로운 가능성에 눈을 뜰 때, 대개는 그것을 타인에게서 먼저 보게 된다. 그동안 감춰졌던 우리의 일부분이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낼 참이지만,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직행하는 건 아니고 경유지를 거친다. 우리는 자기 안에서 점점 자라나는 잠재력을 타인에게서 보고는 갑자기 그 사람에게 사로잡힌다. 다른 누군가가 내 눈에 유독 빛나 보일 때, 그것은 내 내면의 무언가가 변화를 꾀한다는 최초의 징조다.

우리는 이렇게 또 성장하지만, ‘살지 못한 삶‘을 자각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투사는 친밀한 관계를 방해한다. 진전된 관계를 통해 의식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기보다 상대방을 통해 자신의 잃어버린 조각이 채워지길 바라는 경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당장은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지만, 연애 중에는 상대의 인간성이 보이지 않는다. 실은 자신의 원초적 잠재력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잠재력을 나만의 것으로 환원하지 못했다는 바로 그 이유로, 우리는 아직 끝맺지 못한 일을 우리가 사랑한다고 선언한 바로 그 사람과 함께 실행하고 옛 상처를 재현한다. 자신의 ‘살지 못한 삶‘을 연인에게 떠넘기는 부당한 현상이 너무도 자주 벌어진다. 무엇을 연인의 탓 또는 공으로 돌리는지 가만히 관찰해보면, 자기 내면의 깊이와 의미를 알 수 있다. - P80

하지만 사랑은 자신과 연인의 동질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

사실, 사랑의 반대말은 권력이다. 사랑은 자신과 상대방을 동등한 존재로 인식하는 반면, 권력은 자신의 목적에 따라 상대방을 조종하려 든다. 우리 문화에서 상호 투사는 결혼의 전제 조건으로 여겨진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걸 당연히 여기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사랑에 빠지면 우리는 자신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살지 못한 삶‘을 상대방에게 맡기고 한동안, 그러니까 되돌려받을 준비가 될 때까지 상대방이 품게 한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서든 서로에게 투명한 ‘살지 못한 삶‘을 각자 거둬들여 자신만의 것으로 환원하지 않으면 그 관계는 지속될 수 없다. 안타깝게도, 투사를 되돌리는 일은 대개 환멸과 함께 온다. - P81

사랑은 인간적인 능력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그 사람 자체로 사랑한다. 서로 비슷하고 가까움을 제대로 인식하고 느낀다. 반면 연애 감정은 일종의 신성한 중독이다. 상대방을 신격화하고, 그 사람에게 이 세상에 임한 신이 되길 요구하면서 자신이 그런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연애 감정은 신앙생활의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연애는 심오한 영적 경험이다. 많은 이에게 평생에 유일한 종교적 경험이며, 신의 품으로 들어가기 위해 마지막으로 의지하는 수단이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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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28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사랑빼고 우정과 펜싱이야기가 주여도 괜찮지 않았을까 했어요 저도 ㅎㅎ

수이 2022-03-28 21:24   좋아요 1 | URL
전 남주혁 보느라 보는데요 ㅋㅋㅋㅋ

mini74 2022-03-28 21:34   좋아요 1 | URL
전 지승완파 입니다 ㅎㅎㅎ

난티나무 2022-03-29 00:28   좋아요 1 | URL
오 맞아요! 우정과 펜싱 좋으다요. 연애가 💦 ☁️.ㅋㅋㅋ 저도 지승완 좋아요, mini74님!!!!!!

vita님은 주혁파!!!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3-28 2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김태리는 그렇게 좋아해도, 전 남주혁 보기 싫어서 그 드라마 안보는데 주변에서도 많이 보는 드라마인 듯 하더군요~^^

난티나무 2022-03-29 00:30   좋아요 2 | URL
캐릭터도 쫌 그래요. 저도 그닥이지만 ㅎㅎ 욕 하면서 봅니다.^^;;;

라로 2022-03-29 0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저는 어제 처음 봤는데 벼벼별로였어요. 여러가지 드라마 짬뽕, 배우들만 다른. 지숭완이 누굴까요? ㅎㅎㅎ 찾아보겠습니다. ㅋㅋ

난티나무 2022-03-29 02:45   좋아요 2 | URL
글쵸, 별로죠. 저는 김태리 연기가 아깝습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