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에 한잠 자고 일어나 다 늦은 시간에 빨래 널고 있자니 딸아이가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다. 힘들어 죽겠다는 딸에게 다짜고짜 아버지휴대폰으로 보낸 사진을 내 메일로 보내라고 재촉한다. 이 시간에 자지 않고 딸아이 얼굴 보는 것도 오랜만인데...나도 참 고약한 엄마다. 간식이나 좀 준비해주지...내일 모레가 수능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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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9-17 0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벌써 수능 날짜가 다가오는군요.
2G폰으로 찍은 사진 같지 않아요. 정말 멋진 색과 구도인걸요.

nama 2015-09-17 07:17   좋아요 0 | URL
역시 하루를 일찍 시작하시는군요. 음, 제가 설거지할 시간에 들어오셨군요.
그러게요. 수능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긴장이 되네요. 그나마 자식이 하나라서 참을 만하지만...우리나라가 저출산 국가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 건 제가 대학에 들어갈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공부로 학을떼게 하네요. 그전이나 지금이나.
 

어제, 일요일임에도 학교에 나와 6시간 동안 시험 출제하고, 한 시간 걸어서 집에 가니, 갑자기 우울해졌다. 뭐 이렇게 살아야 되는가 하는. 시험 출제 기간이 넉넉해서 천천히 해도 되지만 해야 할 일을 그냥 두고 못보는 성질이라서, 이 성질 때문에 아무래도 수명이 단축될 터.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 따서 홀짝거리며 며칠 전 동료에게서 얻은 인도영화를 틀었다.

 

 

인도 배우, 아미르 칸은 무조건 좋다. 이 배우가 출연한 영화를 본 건 <세 얼간이>, <지상의 별처럼>, 그리고 이 <PK >가 전부지만 오랫동안 진한 감동을 남긴다.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감동이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신들의 나라에서 감히 신을 건드린 영화다. 아, 이게 또 인도니까 가능한 영화이리라. 힌두교, 이슬람교, 자이나교, 시크교...이 모두를 더한 바하이교까지. 내 개인적인 종교역정도 만만찮은데, 침례교, 여호와의 증인, 카톨릭, 불교 까지 종교라면 나도 빠지지 않을 이력을 갖고 있다.

 

각설하고,

 

pk로 나오는 아미르 칸의 대사가 인상적이어서 이 바쁜 아침에 몇 자 옮겨본다.

 

pk: 두 종류의 신이 있는 것 같다구요.

    당신들을 만드신 신과 당신들이 만든 신이요.

   난 당신들을 만드신 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요.

   하지만 당신들이 만든 신은 감사를 드리면 좋아하지만 작은 일에도 사람들을 겁먹게 만드시죠.

   모두를 만드신 신을 믿으세요.

   당신들이 만든 가짜 신은 내쫓아버리시구요.

 

힌두사제: 젊은이, 우리는 우리 신을 보호하는 법을 안다네.

 

pk: 신을 보호한다구요? 당신들이?

    이 별은 아주 작아요.

    수백만 개의 훨씬 거대한 별들이 우주 가운데 존재한다구요.

    그런데 당신이 이 작은 별의, 작은 도시의, 작은 방에 앉아서, 신을 보호하겠다고 이야기 하는  건가요? 이 모든 생명을 만드신 분을?

   그 분은 우리의 보호가 필요하지 않아요. 스스로가 잘 보호하실 수 있다구요.

   오늘 어떤 사람들이 자기들 신을 보호한다고 하는 바람에 내 친구가 죽었어요.

 

 

외계인의 시각으로 지구를 바라보면, 그래 월요일도 영원한 건 아니니까 즐겁게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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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찍은 사진을 올린다. 출근길에 찍자니 출근길이 여행길 떠난 듯 설렌다. 한번쯤은 해볼만한 짓이다.

 

달맞이꽃. 낮에는 꽃 핀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근데 어제는 두 송이 다 피었었는데...

 

 

무궁화꽃도 이쁜 구석이 있다는 걸 알았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야생화지만 어딘지 애처롭다. 한꺼번에 다 피워올려도 눈길을 사로잡기 힘드니...

 

 

모닝 글로리, 아침의 영광, 나팔꽃.

 

 

아침부터 이렇게 고혹적이면 어떡하냐구.

 

 

겹겹으로 쳐진 거미줄. 너희들도 치열하게 사는구나.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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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9-09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누르고, ˝좋아요˝ 말씀드리고 갑니다 ^^
출근길을 여행길로 만드는 능력을 가지신 분!

nama 2015-09-09 16:56   좋아요 0 | URL
그냥 카메라를 어깨에 걸면 여행길이 되어요. 갑자기 헐크라도 된 기분이 들어요 ㅎㅎ 마구마구 힘이 솟는...
 
나의 사적인 도시 - 뉴욕 걸어본다 3
박상미 지음 / 난다 / 201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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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처럼 서울을 살아도 재밌을 것 같은데, 먼 곳이 아름답다고, 뉴욕을 갈망하게 한다. 짧은 여행으로는 얻을 수 없는 뉴요커의 섬세한 시선과 묵직한 감성이 페이지마다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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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벗게 된 검사: (변호사 개업을 알리는 명함을 주며) ..우리는 국가를 위해 '희생'을 하거나, '봉사'를 하는데, 자네는 (국가를 위해) 하는 게 뭔가?

윤진원(윤계상):.....(명함을 던진다...쓰레기처럼)

 

 

***조조상영을 2명이 10,500원에 봄. 매우 볼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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