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두 남자의 인생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하나는 책으로, 또 하나는 영화로. 바로 미국의 소설가 레이먼드 카버와 팝 가수 에릭 크랩튼이다.

 

 

 

 

 

 

 

 

 

 

 

 

 

 

 

 

(출처: daum)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이랄까. 뭐 그런 게 눈에 띄었다.

에릭 크랩튼 .... 1945년 생(생존)

레이먼드 카버.....1938년 생(1988년 사망)

 

동시대를 살았고, 둘 다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에 빠졌던 시절이 있었고, 결혼 생활이 순탄하지 못하기도 했고, 생활고에 찌들어 먹고 살기 바빴거나(레이먼드 카버) 외조부모를 부모로 알고 성장하는(에릭 크랩튼) 흔치 않은 인생사를 겪기도 했으나....... 이 두 사람을 끝까지 지켜준 것이 있었다. 이 두 사람이 끝까지 버리지 않은 것이기도 했다. 레이먼드 카버에게는 소설이 있었고, 에릭 크랩튼에게는 음악이 있었다. 소설이나 음악은 그들을 세상과 이어주는 끈이자 삶의 동력이 되었으며 그들을 비범한 존재로 우뚝 설 수 있게 해주었다.

 

 

세상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끈에 대해 생각해보는 책과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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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7 2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28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년은 여행으로 시작합니다. 무릎 시려오면 책이랑 더 친해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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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이게 뭐라고 어느새 이것의 노예가 되었다.

 

 

 

책은? 물론 책도 매일 꾸준히 읽었는데, 뭐랄까.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처럼 이순신 독서라고나 할까. '내가 뭘 읽는지 알리지 말라.'는 내면의 소리에 따랐다. 내가 무얼 읽든, 혹은 남이 무얼 읽든 시시각각 알릴 필요도, 알고 싶지도 않다. 알라딘 서재에 올라온 서평이나 리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퇴직이후 이렇게 마음대로 걸을 수 있는 게 그저 행복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책 읽을래? 걸을래? 묻는다면 아직은 '걸을래'다.

 

 

 

 

 

M도서관 가는 길. 집에서 출발하여 도서관 일반자료실2 까지 걸어가면 딱 만 보가 나오는데 7천 보쯤 가면 나오는 굴다리이다. 약간 지저분하고 인적이 드물지만 이런 풍경에 빠져들 수 있어 좋다. 저 담쟁이의 생명력에 절로 감탄이 흘러나오고 삶의 의지를 다지게 된다. 그러던 것이....

 

 

 

 

누군가의 노력이 들어가긴 했는데, 저 생뚱한 노란 모과라니. 뭐 으스스한 뒷골목 분위기는 확실히 나아졌다. 어쨌거나 이 길은 나에게는 산티아고 길. 친구같은 길. 책을 만나러, 혹은 떠나보내는 길.

 

독보적. 10월을 보내며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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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1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nama 2019-11-03 10:26   좋아요 0 | URL
싫으나 좋으나 스마트폰을 늘 들여다보는 행위는 노예와 다르지 않아요. <독보적>도 역시 사람을 노예로 만들어서 책 한 권 더 보게 하고, 한 걸음 더 걷게 하지요. 읽건 걷건 그건 내 의지로 해야지요. 사람을 좀 더 의존적으로, 왜소하게 만드는 게 스마트폰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한번 사용하면 끊을 수도 없는 마약같은 것...
 

 

매일 같은 음식을 먹을 수는 있어도 매일 같은 풍경을 보는 건....힘들다. 온몸이 거부한다. 흙길이 있는 생태공원 산책로, 도서관 가는 길에 만나는 탱자나무와 배나무밭, 도심지 백화점까지 걸어도 1시간 30분이면 가능하고 송도 센트럴 파크까지도 가보진 않았지만 2시간이면 가능할 것 같은데 이 길은 단순하고 도로 옆이라 마음이 당기지 않는다. 이럴 때 마음을 당기는 곳이 있다. 바로 강화도 전등사. 시내버스 - 지하철 - 버스...이렇게 갈아타도 환승덕택에 요금은 미국의 교통요금의 1/10 정도밖에 들지 않을까 싶다.(맞나?) 하여튼 강화도까지 산책 범위에 넣는다.

 

 

 

 

전등사를 둘러싼 정족산성에 오르면 강화도 일대가 발밑에 펼쳐져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언제 봐도 눈이 시원하다.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

 

 

 

 

산성 중 제일 마음에 드는 장소. 볕이 잘 들고 전망도 좋고 잔디도 예쁘다.

 

 

 

 

 

고고하게 서있는 소나무, 홀로 서있는데도 지난 태풍에 무사했다. 바로 옆에는 뿌리 뽑힌 소나무가 쓰러져 있었다.

 

 

 

 

홀로 걷는 이 길. 아무도 없는 길. 사람 하나 안 보여 무섭고, 사람을 만나도 무서운 길이지만, 혼자 거닐긴 아까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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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추가: 사진을 휴대폰에서 이메일로 보내면 꼭 오류가 나서 제 때에 다운로드를 할 수 없다. 원인을 찾고 있는데 금년이 다가도록 찾을 수 있을라나.

 

 

 

제법 가파른 길이라 심장이 쫄깃쫄깃해진다.

 

 

 

 

움직이는 나비를 찍는 노하우는 없을까?

 

 

 

전등사 초입에서 두 청년이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방향을 잡고 있다. 외국인인가 싶어 내심 영어 한번 써먹어야지 쾌재를 부르고 있는데 가까이 보니 덩치 큰 20대 중후반 우리나라 청년들이다.  방향을 알려주니 뒤에서 따라오는데 가파른 길이 힘든지 발걸음이 더디다. 대웅전에 들어가 인사를 하고 나오다 이 청년들과 다시 마주쳤다. 마침 대웅전이 보수중이라 안타까움을 전해주면서 삼랑성(정족산성)에 올라야 진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거라고, 원한다면 내가 안내해주겠다고 했다. 20대 청년들이 절에 온 것 자체가 기특하고, 인상도 순하디 순하게 생겨서 내 딴엔 용기를 내서 말해본 것이다. 비오듯 땀을 흘리고 있는 걸로 봐서 평소 운동과는 담을 쌓고 있는 게 분명한 약골들 같다. 내 제안에, 땀 좀 식히며 그냥 경내를 둘러보리라며 조심스럽게 사양을 하면서도 공손하게 고개 숙이며 고마워한다. 그러면서 나더러 "걸음이 빠르시네요." 한다. 너희들 겁먹었구나. 내 걸음을 못 따라올까봐. 아니 머리 희끗한 할머니(너희들 눈에는 분명)가 무슨 재미가 있겠니. 저 산성은 혼자 오르면 심심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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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9-09-20 0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걷기 아까운 길이기도 하고 혼자 걸어야 더 좋을 것 같은 길이기도 하네요.
사진도 정말 잘 찍으셨습니다!

nama 2019-09-20 08:25   좋아요 0 | URL
혼자 걷기엔 좀 무섭기도 해요. 사람이 없어도 무섭고 있어도 무섭거든요.
혼자 걸어야 더 좋은 건 분명한데 두려움을 안고 걸어야 해요.

사진은, 경치가 좋은 곳이라 카메라만 들이대면 사진이 잘 나온답니다.^^

sabina 2019-09-29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진이 참 좋습니다. 쫄깃하게 잘 찍으셨습니다.^^

nama 2019-09-30 09:25   좋아요 0 | URL
마음이 쫄깃해서 그랬을 거예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이사온 게 2000년 8월인데 이제야 동네 주민이 된 것 같다. 아침 저녁으로 산책시키는 개 덕분이다. 이제까지 아파트 뒷편에 있는 산책로나 아파트 주변 공원은 그저 그림에 불과했다. 어쩌다 가보긴 했었지만 기억에 없는 걸로 봐서 갔어도 간 게 아니었다. 개를 데리고 천천히 걷다보니 나무도 다양하게 심어져 있는 게 보였다. 산사나무를 새롭게 알게 되기도 하고. 아파트는 처음보다 많이 낡았으나 주변 공원이 새롭게 보이니 앞으로도 20년은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ㅎㅎㅎ

 

 

 

 

매미가 벗어놓은 옷이 황금색이라니. 대단한 발견인양 호들갑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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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9-08-01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어머!!! 저 처음 봐요.

nama 2019-08-01 13:06   좋아요 0 | URL
저도 놀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