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이게 뭐라고 어느새 이것의 노예가 되었다.

 

 

 

책은? 물론 책도 매일 꾸준히 읽었는데, 뭐랄까.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처럼 이순신 독서라고나 할까. '내가 뭘 읽는지 알리지 말라.'는 내면의 소리에 따랐다. 내가 무얼 읽든, 혹은 남이 무얼 읽든 시시각각 알릴 필요도, 알고 싶지도 않다. 알라딘 서재에 올라온 서평이나 리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퇴직이후 이렇게 마음대로 걸을 수 있는 게 그저 행복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책 읽을래? 걸을래? 묻는다면 아직은 '걸을래'다.

 

 

 

 

 

M도서관 가는 길. 집에서 출발하여 도서관 일반자료실2 까지 걸어가면 딱 만 보가 나오는데 7천 보쯤 가면 나오는 굴다리이다. 약간 지저분하고 인적이 드물지만 이런 풍경에 빠져들 수 있어 좋다. 저 담쟁이의 생명력에 절로 감탄이 흘러나오고 삶의 의지를 다지게 된다. 그러던 것이....

 

 

 

 

누군가의 노력이 들어가긴 했는데, 저 생뚱한 노란 모과라니. 뭐 으스스한 뒷골목 분위기는 확실히 나아졌다. 어쨌거나 이 길은 나에게는 산티아고 길. 친구같은 길. 책을 만나러, 혹은 떠나보내는 길.

 

독보적. 10월을 보내며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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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1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nama 2019-11-03 10:26   좋아요 0 | URL
싫으나 좋으나 스마트폰을 늘 들여다보는 행위는 노예와 다르지 않아요. <독보적>도 역시 사람을 노예로 만들어서 책 한 권 더 보게 하고, 한 걸음 더 걷게 하지요. 읽건 걷건 그건 내 의지로 해야지요. 사람을 좀 더 의존적으로, 왜소하게 만드는 게 스마트폰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한번 사용하면 끊을 수도 없는 마약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