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온다..

가슴 가득히 눈을 맞아본 적이..사실 없다.

내가 태어나 자란 이 곳에는 눈이 잘 오지 않으니까..

어린 시절, 조금이라도 눈이 올라치면... 강아지마냥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뭐가 그렇게 좋아서 그렇게 신이 나서.. 온 거리를 폴짝폴짝 뛰어다녔을까...

이제는... 그런 설레임이 느껴지지 않는다...

무슨 일에든 담담함만이 내 가슴 속에 머물러,

어린 시절의 그 설레임과 흥분과 열정이.. 있을 자리가 없다...

이제 겨우 내 나이가 스물이 넘었을 뿐인데..

이제는 어른이라고 나를 채찍질하지도 않았는데...

조금 서글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싸이월드에서 이곳 저곳 1촌들의 홈피를 다니다가 고등학교 때 친구의 홈피를 보니 갑자기 후회가 물밀듯이 닥쳐왔다.

그 아이는 이 곳 저 곳 안 다닌 곳이 없더군.. 부러워..

게다가 많은 외국인 친구들도 만나고, 많은 경험도 해 보고 늘 열심히 사는 것 같아서 무척 부러웠다.

나보다 훨씬 문화를 받아들이는 정도가 클 것이고, 상대적이면서도 융통성 있게 사람을 대할 것이며, 많은 경험을 토대로 하여 사고하는 것도 아주 넓겠지..

반면에 나는 그저 수동적인 자세로 여기저기서 문화나 지식을 받아먹고 있었다..

그 아이는 자기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그 기회를 활용하였지만, 나는 그런 기회를 줘도 발로 뻥 차버린 것만 같아서 많이 우울했다.

지금에 와서 후회가 되는 것은 학생시절을 보다 열정적으로 보낼 걸..하는 아쉬움과 이제는 눈 앞의 먹고사는 것에 급급하게 되어 그 기회가 온다한들 내가 그 기회를 이용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그 아이의 홈피에서 여러 사진들을 보다가 문득 내가 들어갈 수 없는 세계에 발을 디딘 것만 같아서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나.. 좀 더 생각해보아야겠다. 지금은 감정이 격해져서 나를 비참하게 몰아가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사람은 다 나름대로 사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 안녕 *

쓰디 쓴 커피 한 잔이 일상이 되어버린 오후

허탈한 마음으로 마셔버린 그 커피엔 너의 향기가 가득한데..

이젠 그리움이 익숙해져 버린 듯 해...

너 떠난 뒤로 난 밤이 싫어졌지

밤이 오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젖은 눈으로 까만 하늘을 바라본다

가슴 쓰린 아득함을

기억 저 편에서 숨쉬고 있는 추억으로 달래려 하지만...

아득한 기억의 끝은 언제나 너의 차가운 눈빛일 뿐...

때로는 따스한 말 한마디 바래도 보지만

귀찮은 듯 너의 표정은 날 아프게 해

우연처럼 부딪히는 너의 모습에 내 눈은 젖어들어가고

나의 절규도, 나의 눈물도

모두 밤의 향기 속으로 녹아내려..

너 하나만으로 아름다웠던 시간들..

이제는 그리움만 남았어

(그래도) 혹시나 하는 어설픈 기대를 가져보지만

헛된 바램은 더 이상의 기다림을 힘들게 해..

서툰 바램은 원망일테니-

(그러니) 그대-

이젠 안녕

원하는 마음이 간절하면 얻을 수 있다는 말은 거짓일거야

그토록 널 원했는데 넌 떠나갔으니-

                     -1998.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벽을 오를 수 없으면 문을 만들어라
찰스 레버 지음, 박혜련 옮김 / 아름다운사회 / 2000년 4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나름대로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다 읽고 난 후 느낀 실망감은 어쩔 수 없었다. 너무 큰 기대를 했었나보다.

이 책은 처음은 상당히 괜찮았다. 주제도 괜찮았고, 예시들도 적절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너무 미국적인 사고방식이 많았고, 주제에 대한 예시도 적절하지 않고, 그 예시에 대한 부연 설명조차 어긋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지나치게 사랑과 정의를 강조한다. 게다가 같은 말도 반복한다. 이 책은 문을 만들기 위한 실천적이고 행동적인 지침서가 아니라 지나치게 이론적이고 추상적이다.

혹시나 이 책을 구입하시고 싶으시다면 책방에서 빌려보신 후 결정하시면 좋겠다. 물론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 책을 보고 감동받으신 분도 많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다만 내가 느꼈을 때는 그렇다는 것이다.

나도 그렇지만 모두들 조금씩 미국식 사고 방식에 젖어 드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역시 책의 힘, 문화의 힘이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포옹
필립 빌랭 지음, 이재룡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5월
평점 :
품절


아니 에느로의 작품 '단순한 열정'을 읽고, 바로 이 책을 읽었다.'매순간 질투의 지옥이었고, 매순간 이별의 준비였고, 미칠 듯한 탐닉의 시간이었던 사랑!' 책 뒤에 적혀 있는 이 문구처럼 이 책을 잘 설명하고 있는 문구는 없을 것이다. 냉정한 어조로 A에 대한 질투의 감정을, 아니를 향한 사랑의 감정을, 수없이 연습하던 이별의 순간을 차분하지만 열정적으로 적고 있다.

냉정과 열정이 공존하면서 너무도 담담하게 사실적으로 쓰고 있는 작가는 책에서 마치 아니가 잊혀진 옛 연인인양, 아직도 잊지 못하는 사랑인양 모순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그리고 있다.

'단순한 열정'을 읽고 즉시 이 책을 읽어서인가 마치 '단순한 열정'의 2편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그만큼 필립은 아니의 문체를 따라가고 있었다.

이것 역시 그녀를 향한 그의 간절하고 미칠듯한 사랑의 고백인 것일까... 이제는 떠나가버린 연인에 대한 질투의 절정인 것일까... 이 책을 읽고, '단순한 열정'을 읽을 때의 마음처럼 가슴이 아팠다.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의 술렁임은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글에 배어나오는 그의 질투심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