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료가 1억이라니.. 정말 어마어마한 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과연 이 책이 그 1억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나'에게만 국한된 이야기.
처음 이 책을 샀을 때, 택배가 도착했을 때, 난 엄청난 기대를 했었다. 마침 무척이나 실망스러웠던 『측천무후』를 읽은 뒤라 더 그랬던 것 같다. 많은 평론가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책. 난 내 선택이 탁월한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느낀 건... 다시는 비평에 휘둘리지 않으리라.
비평만 읽고 선택하여 실패한 책이 몇 권 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단 두 권. 하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였고, 또 하나는 바로 이 책, 『미실』이었다. 리뷰에도 썼듯이, 어째서 이 책이 여성 인권 신장에 도움이 되는지, 호주제가 폐지된 지금 시기적절한지 정말 모르겠다. 아시는 분 가르쳐 주실런지.. 그녀가 자유로운 삶을 살았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색.공.지.신으로서 살았을 뿐이었다. 어떤 것도 거부하지 못한 채. 진정한 사랑도 제대로 꽃 피우지 못하고서.
하지만, 사실, 정말은. 리뷰 쓰기 힘들었다. 모두들 칭찬하는 이 책을 실망했다고 표현하기란 무서웠다. 난 처음으로 리뷰를 올릴 때 망설임을 느꼈다. 나만 뒤떨어진 건 아닌지, 나만 못 느낀 건 아닌지. 내가 이상한 건지. 책이란 개개인이 모두 다 다르게 느낀다는 걸 잘 알면서도, 난 결국 '보이는 나'에 집착하고 만 것 같다.
그런데... 오늘 내가 쓴 이 책의 리뷰를 다시 보았다. 추천수 7. 정말 놀랐다. 그리고 진심으로 고마웠다. 내 리뷰를 추천해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새삼. 책은 개개인마다 다르게 느끼지만, 감정을 공유하기도 한다는 걸 깨달았다. 정말 나에겐 값진 깨달음이었다. 아마 다시는 리뷰를 쓰면서 망설이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