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피아노를 쳤었다. 팔 수술만 아니었다면 제법 더 잘 칠 수 있었겠지만, 난 피아노를 그만둬야 했었고, 그게 못내 서글펐다. 비록 재능이 있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 손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자아낸다는 건 신비로운 일이었다. 그랬기에, 지금 돌아보면 그 때 조금만 더 쳤었다면, 아직까지 나름대로 좀 칠 수 있지 않았을까... 안타깝기도 하다.
워낙 손이 작았던 터라 늘 도에서 도까지 닿지 않아 애 먹었었다. 치고 싶어도 늘 제대로 칠 수 없었던 곡..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지금이야 손이 닿으니 칠 수 있지만, 어릴 때는 너무 치고 싶어도 칠 수 없어 마음이 아팠던 곡이다. 그런 곡을 다시 들으니.. 괜히 가슴이 서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