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났던 친구가 돌아왔다. 터키까지 날아가 그곳에서 이집트, 케냐, 에티오피아, 탄자니아를 돌았다고 했던가. 첫 해외 여행을 아프리카로 정한 꿋꿋한 내 친구. 그녀는 죽어라 아르바이트를 해서 경비를 마련한 뒤 미련없이 혼자 사막으로 날아가 버렸었다. 그러길 5개월. 돈이 다 떨어져서 더 있고 싶었는데 돌아왔다는 그녀는 예상과는 달리 신수가 훤했다. 말라리아에 두 번이나 걸려서 고생했다더니, 그런 흔적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얼마나 잘 먹었으면 혈색이 도는 건강한 얼굴과 밝은 웃음이 내 눈에 확연히 들어왔다.
지난달, 그녀가 돌아오자마자 만났다. 사막 이야기가 너무 듣고 싶었다. 사막에 빠지며 헤어나오지를 못한다던데, 내 친구가 딱 그랬다. 황홀한 표정으로 사막을 떠 올린 그녀는 "가 봐야 알아, 뭐라고 설명할 수 없어. 정말 좋더라"
그리고 주섬주섬 가방에서 뭔가를 꺼냈다. 선물이라며 내민 것은... 어머나 세상에!!!
커피였다. 모카 커피. 그녀가 에피오피아에서 소중하게 품고 온, 원산지에서 바로 날아온... 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 물결쳤다. 당장 개봉해서 한 잔 마시고 싶었지만, 밖이라 그럴 수 없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당장 커피를 개봉했다. 곱게 갈린 원두가 내는 향은 너무나 달콤했다. 당장 원두를 내렸다. 거품이 한가득 넘쳐났다. 아~!! 이런 맛이... 깊은 향과 맛이 느껴졌다. 정말 깊은 맛이었다. 단맛, 신맛, 쓴맛 모두 깊어 나를 매료시켰다. 내린 뒤 젖어있는 원두는 마치 녹은 초콜렛처럼 보였다. 나는 감동했다.
고마운 내 친구~ 그 날 이후 나는 아껴가며 이 커피를 마신다. 그러나 이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너무 안타깝다.... 친구야.. 아프리카 한 번 더 갈 생각은 없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