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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평점 :
서늘하다 못해 불길하게 느껴지는 첫 문장을 지나면 나도 모르게 편안한 일상을 떠올리게 된다. 사소하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밀과 행동을 하고 사소하지만 자잘한 일들을 처리하면서 소소한 기쁨을 만끽하는 일상 말이다. 하지만 사소하게 보여 지나친 것들이 점점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가족과 한지붕 아래 살 수 있는 것도 커다란 축복임을, 가족이 아니라도 마음으로 받아들여 정을 나눈 이들과 함께하는 것 역시 축복임을 알게 되면서 말이다. 행복과 불행은 한 끗 차이임을.
클레어 키건은 작중 인물의 감정을 마치 내가 느끼듯 따라가게 한다. 나는 펄롱이 되었고 그의 만족감과 실망감을 고스란히 느꼈다.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다. 편하게 침묵할까, 힘들어지겠지만 용기를 낼까. 하지만 결국은 발을 내딛어야만 다음을 생각할 수 있겠지.
펄롱은 미시즈 윌슨을, 그분이 날마다 보여준 친절을, 어떻게 펄롱을 가르치고 격려했는지를,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을, 무얼 알았을지를 생각했다. 그것들이 한데 합해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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