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교육 때문에 서울에 오게 됐다.
부산에서 출발할 때.. 기분이 착잡했다.
익숙한 곳에서 낯선 곳으로 떠나는 기분은.. 묘하게 설레이기도 하지만 은근히 두렵기도 하다.
서울로 떠나는 기차 안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을 느낀다.
변화에 대한 저항, 두려움..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 열정...
나를 돌아본다.
내 몸집만한 캐리어를 선반에 올리고 도도한 척 원두커피를 마신다.
속으로는 불안해하면서도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면 여유롭게 손으로 펜을 돌린다.
귀에 꽂은 이어폰은 타인의 다가섬을 차단시키는 단절의 도구.
난 그렇게 혼자만의 세계에서 외로워한다.
기차 안을 둘러보니 늦은 시간임에도 들뜬 얼굴로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계속 불안하다.
이 불안감의 정체는 무엇일까... 왜 불안한 걸까..
사실, 난 답을 알고 있다.
교육이 끝난다는 건.. 나에게 주어진 조금은 자유롭던 시간들, 책임, 의무란 단어들에서 도망치던 그 시간들이 끝난다는 걸 의미하는거니까.
난 도망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늦춰지길 바랬는데..
다 잊어버리고 일단 이 시간들을 즐기려고 한다.
그래서 여기저기 강연 있는 거 들으려고 하니까.. 기말고사 기간이라 강연도 없다..
ㅜㅜ
쳇..
리움에 가려고 했다가 어제는 월요일이라 못가고 오늘은 늦어서 못갔다.
내일은 가야지..
어디가지.. 뭐하지.. 아.. 비가 안 오면 좋겠다.
새롭게 펼쳐질 시간들이 좀 부담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