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은 너무 더웠다. 지금도 덥지만, 낮에는 베란다에 계란을 깨 놓고 싶은 충동을 참기 어려웠다. 찬 물로 씻고 싶어도, 주택인지라 물탱크가 따뜻하게 데워지는 바람에 미지근한 물이 나와 기분만 나쁘다. 게다가 울 집에는 에어컨도 없다. 우풍이 심한 집이라 에어컨 설치하면 밖으로 찬 공기 다 나간다. 서럽다. ㅡ.ㅜ
결국 점심 간단하게 챙겨먹고 바다로 갔다. 부산 밖에 사시는 분들이야 해운대니 태종대니 광안리니 가시지만 우리 가족은 송정으로 간다. 그것도 사람들 잘 모르는 구석 구석 바위 틈새에서 신나게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곤 한다. 오늘은 틈새가 아닌 송정 해수욕장으로 갔다. 차에서 내리니 시원했다. 좀 있으니 추웠다. 물은 얼음같이 차가웠다. 발목까지 물에 담근채 모래사장을 걸었다. 추워서 긴 남방을 걸쳤다. 막내동생은 신나서 물에 뛰어 들어가 입술이 새파래질때까지 놀았다. 아빠는 막내가 걱정되시는지 추우심에도 불구하고 물에 들어가신다. 엄마랑 나랑은 해변을 거닐며 두 사람을 봤다. 기분 좋은 시원함, 나른함, 여유... 바람이 불어 내 머리칼을 망가뜨려 놓아도, 파도가 세게 밀려와 내 옷을 적셔도, 조개껍데기가 밟혀 내 발에 상처가 나도, 햇살이 내 살을 태워도... 상관없었다. 너무 더운 오후를 이렇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 느껴질 뿐....
1시간 반 정도 놀다가 우리 가족은 장어구이를 먹으러 갔다. 배 터지게 먹고 집으로 와서 컴퓨터를 켰다. 병이다. 바로 알라딘으로 들어와 내 서재부터 확인한다. 어라? 즐겨찾는 분이 3분 늘었다. 놀랐다. 기분 좋은 오후, 기분 좋은 인연... 그리고 시원한 커피 한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