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이었던가. 8월 한창 더울 때 난 친구의 소개팅을 주선했다.
연애가 처음인 내 친구를 위하여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자리는.. 처음엔 실패였다.
남자 쪽이 시간이 안 돼서 약속 날짜를 변경하고 살짝 흐지부지 되었기 때문인데, 만나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끝나는 건 아니다 싶어서 살짝 힘을 써서 다시 둘을 만나게 했다.
둘 다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
우울하게도 날씨는 덥고, 사람은 많고, 약속 날짜 변경에 둘 다 신경이 날카로웠던 모양이다.
설득하고 또 설득해서 또 한 번의 만남을 이뤄냈다.
무슨 6자회담도 아니고.. 사랑하는 친구의 애인 만들기 대작전은 정글에서 탈출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두 번째 만남은.. 성과가 있었다. 살짝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기 시작한 모양. 됐어!!
세 번은 만나야지..라는 생각을 주입시켜서 세 번째 만남.. 둘은 사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년 12월.. 결혼했다. 당연 부케는 내가 받았고, 옷 한 벌은 아니더라도 상의 살 돈까지 받았다. 물론 반은 부조로 들어갔지만..^^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 엠마..
엠마와 나이틀리가 너무 잘 어울리고 예쁘게 나온 데다가 내용까지 가슴에 사무쳐서 좋아한다.
서로에게 맞는 인연이란 신분, 재력을 넘어서 서로의 결점까지도 보듬어 줄 수 있고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뭐, 엠마는 처음엔 그 사실을 모르고 한 커플 탄생시킨 것에 대해 고무되어 앨리엇의 감정은 무시하고 신분을 따지면서 인연을 만들려고 하기도 했지만, 결국 자신의 감정까지 깨닫고 모두가 행복하게 끝!!
어쩌면 나도 엠마처럼 그렇게 될 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야심차게 또 다른 인연을 만들기 위해 요리조리 떠 보고 있는데, 맘에 둔 두 사람이 말이지..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여자는 미국에서 돌아 올 남자를 기다리고, 내가 엮어주고 싶어하는 남자는 우즈벡에 있다. 둘의 인연은 어떻게 될 것인지 내 심장이 떨려서야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