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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 다프네 ㅣ 신일숙 환상전집
신일숙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아르테미스와 아폴론..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가장 중요한 신 중 하나인 아폴론과 그의 여동생 아르테미스.
아테네 때문에 아폴론과 동등한 자리에 있지 못한 아르테미스이지만 자존심 하나 만큼은 아폴론에게 뒤지지 않는 매력적인 여신.
평생을 처녀신으로 남겠다는 그녀였지만, 덩치만큼이나 순수한 오리온을 만나고 사랑을 알게 되었다.
물론 오리온이 순수하다는 데 동의할 수 없지만, 어쨌든 강간죄로 눈이 멀게 된 오리온을 도와 준 아폴론은 두 눈 뜨고 사랑하는 누이를 빼앗기게 되었으니 질투로 온 몸을 불사르게 된다.
자신의 사랑은 소중하면서 누이의 사랑을 혐오한 아폴론은 급기야 아르테미스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는 누이를 위해서였다는 어줍잖은 자위를 한다.
다프네.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는 아폴론에게 사랑의 상처, 감정의 아픔을 가르쳐 준 비운의 여인이다.
프쉬케처럼 행복한 연인이 되었으면 좋으려만 에로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아폴론 때문에 납화살을 맞고 아폴론을 극도로 싫어하게 된다.
불타오르는 욕정의 화살을 맞은 아폴론은 차가운 심장이 되어버린 다프네에게 열정적인 구애를 하지만 돌아오는 건 멸시와 두려움 뿐.
아르테미스와 오리온을 떼어놓은 것처럼 강제로 다프네를 취하게 된 아폴론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은 사랑이 상대를 죽음으로 몰아간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깨달으며 절규한다.
아폴론의 신수가 된 월계수는 그렇게 탄생했다.
아폴론이 사랑한 여인 다프네..
말미에 아르테미스에게 한 짓을 후회하며 사과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신화를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로운 그림체로 재구성해서 볼 수 있게 해 준 신일숙님께 고마운 마음이 한가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