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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 ㅣ 소설의 첫 만남 19
최영희 지음, 김윤지 그림 / 창비 / 2020년 8월
평점 :
얇지만 강렬하다. 군데군데 좀 잔인하기도 해서 청소년들이 감당할 수 있는 건가 갸우뚱하다가도 이야기가 전하는 힘이 대단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목한 가정에서 행복하게만 자라는 아이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부모가 의로운 일을 하다가 시훈을 두고 멀리 떠났는데, 아직 어린 시훈은 부모가 어떤 일을 했는지의 의미보다는 곁에 없다는 게 무조건 싫을 뿐이다. 촌에서 더 어린 동생과 할머니와 사는 삶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거다. 그러던 어느 날, 거대한 칡이 막 자라서 마을을 뒤덮는다. 마치 <지구 끝의 온실>에 나오는 ‘모스바나’처럼. 그 칡은 살아있는 생명체를 관통해 조종하는데 마치 탐욕이 사람의 마음을 갉아먹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훈도 청아 이모도 굴하지 않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시훈의 동생 시아의 애착 이불 ‘뇸뇸’을 보니, 막내동생의 애착 이불이었던 ‘기티이불’과 애착 베개였던 ‘순돌이’가 생각났다. 그 땐 막내가 참 뽀얗고 부들부들 귀여웠는데, 지금은 뭐… 서른 넘은 남자가 귀엽지는 않네.
뭔가 마음이 간질거리는 느낌이다. 시골마을과 칡. 대학 때 자주 가던 카페에 칡즙 메뉴가 있었는데 달달하니 맛있었지, 이런 느낌. 막내의 애착물건과 대학시절 즐겨 먹던 음료가 떠오르다니. 이제는 다 없어진 것들이지만, 그 시절 따뜻하고 즐거웠던 기억은 남아 있으니 좋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내용 아닌데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