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아들은 나를 무척 반성하게 만들어주는 주된 공급원이다.

장마가 시작되면서....아니 어쩌면 그전부터 올여름이 시작되면서....
심리적으로 뭐가 그리 초조하고..짜증스럽고...무기력해지는지......
모든 것이 다 귀찮던 차에....민이는 날이 더우면 덥다고....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자꾸 엄마를 더 찾고...
더워 땀이 나는데도 내무릎에 앉아서 놀려고만 한다.
덥다고 좀 내려앉으라고 해도 말을 듣질 않으니.....더운날 더욱더 아이에게 짜증을 부리게 되고..
자꾸 화를 내게 된다.

그래서 올여름엔 나혼자 하루에도 반성문을 몇 장씩...레포트로 작성중이다...ㅡ.ㅡ;;
잠을 자고 있는 아이얼굴을 보면 더욱더 마음이 짠~ 해지면서
이 예쁜 아이를 왜 자꾸 힘들게 만들었는지? 내마음이 더 힘들어진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착한 엄마로 돌아가야지~~ 마음을 먹지만 자고 일어나면 착한 엄마는 어디로 가 버렸는지? 다시 되풀이 되는 일상이 지치고 짜증스럽다.

아마도 서재질을 넘 게을리했던 탓이 컸었는지도??

서재질을 너무 오래하면 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모자라 미안하긴 하지만....다른 알라디너분들의 글속에서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 많은 감동과 자극을 받아 나또한 그리 본받으려 노력하는 부분이 많아 착한 엄마가 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아지나....서재질을 게을리하면 자극이 되질 않아 나쁜 엄마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ㅡ.ㅡ;;
서재질 영향의 장,단점이 이리도 내생활에 확연하게 나타날 줄이야.......ㅡ.ㅡ;; 

금방 민이를 재우기 전에 며칠전에 주문하여 택배로 받은 그림책을 아주 성실하게 읽어주면서 재웠다.
다시 예전의 착한 엄마(?)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면서 말이다..ㅋㅋ
불을 끄고 재우기 전 오늘 있었던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녀석은 나에게 이런말을 한다.
"아까 낮에 엄마 혼자서 계단을 올라가 버려서 나는 너무 화가 났어요~~"
...............ㅡ.ㅡ;;;

무슨 말인고 허니....
친구가 딸래미를 데리고 우리집에 잠깐 들렀었는데....이 두녀석들은 서로 마음이 잘 맞아 잘 놀다가도
장난감이나 책을 손에 들면 서로 상대방의 것을 탐을 내어 싸우곤 한다.
민이는 자기 장난감이어도 주로 동생에게 뺏기는 편인데....오늘은 스티커북을 동생이 뺏아가서 돌려주질 않는다고 울고 불고 난리가 아니었다.
다른 아이 같으면 자기 것을 도로 뺏아 올법도 한데...민이는 절대 그러질 못한다.
(녀석이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면 녀석은 아이들에게 많이 치이는 편이다.
조금만 상대방이 건드려도 잘 운다..요즘엔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좀 강해졌는지? 잘 울지는 않는데..
그래도 공격적인 아이와 놀때는 때려도 가만히 맞고 있는 편이고...그저 "하지마!".."그러면 안돼!"라는 말만 하고 있다...그모습을 보면서 "너도 같이 때리라~~"고 가르치기도 뭣해서 '하지 말라'고 "때리지 마!' '그러면 안된다'고 말하라고 가르쳤더니 정말 가르친대로 그말만 되풀이하면서 민이는 얼굴만 빨갛게 달아올라 있다...쩝~~)
암튼....
자기가 아끼는 물건이니 동생이 가져갈까봐 화가 나는데 그걸 뺏아 오질 못하니 엄마인 나한테 구조를 요청해도 나는 그러지 말라고만 하고(친구 딸이니 내가 거기다 대고 어쩔텐가??)...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가만히 있으니 지딴엔 애가 탓을게다..그래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울고 불고....ㅡ.ㅡ;;
나는 또 동생한테 양보하지 못한다고 야단을 더 쳐댔고....민이가 내말을 듣지 않는다고 화가 났고....
친구를 배웅하려던 차에 내가 화가 나서 민이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가질 않고 먼저 계단을 성큼 성큼 내려갔었다...먼저 내려가서 잘 내려오나? 확인을 하긴 했었지만.....민이는 그것이 엄청 충격이었나보다.
몇 시간이 지난 이불속에서도 그얘길 꺼내니....이거 참~~~
나는 처음엔 이얘기가 뭘 얘길 하는지 알아듣지도 못했다.
곰곰 생각하니 낮에 있었던 이야기를 한다는 걸 알았다.

녀석~~ 누굴 닮아서 저리도 소심한걸까?
물론 날 닮아서 소심하겠지만....가끔은 녀석의 소심함에 정말 깜짝 깜짝 놀란다.
그리고 지말을 듣고 보면 어느정도 일리가 있어 보여 나는 정말 지말대로 하면 나쁜 엄마가 된다.
그리고 요즘은 녀석이 나를 나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녀석이 많이 컸다는 증거일 수도 있겠으나...요즘 나의 심리상태가 영 말이 아니란 것이 바로 드러난다.

남한테 해코지 한 번 못하는 정말 착한 녀석인데....내가 너무 녀석에게 화만 내고....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하고....내생각만 하고 지낸 시간들이 괜스레 미안해지는 밤이다.


요즘 내가 저한테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를 하면 녀석은 지 자동차 장난감을 일렬로 세워놓고 자동차들에게 이런말을 한다.
"자동차야~~ 아빠는 좋은데 엄마는 싫어!....그지?"
.....ㅠ.ㅠ
내일부터는 정말 좋은 엄마가 되어주어야겠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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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07-08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커갈수록 아이의 요구는 엄마가 감당하기 힘든 것 같아요. 저희 시집에 조카가 초등학교 5학년 2학년인데 가끔 얘들이 우리 아이들과 놀거든요. 근데 그 모습을 보면 저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경지-정말 열과 성을 다해서 놀아줍니다. 오로지 노는데에만 전 신경을 다쓰는....이때는 아이들이 아무 불만도 없고 엄마아빠도 필요없어요. 그런데 어른은 다른 생각이 많잖아요. 청소도 해야 하고 밥도 해야 하고....그러니 아이들의 요구수준은 자꾸 많아지고... 엄마는 피곤하고...아마 다른 엄마들도 다들 비슷할거예요. 너무 자학하지 마세요^^
민이가 저리 소심한건 아마 혼자자란 첫째라서 그럴거예요. 저희집 예린이도 그렇거든요. 둘째는 아기때를 벗어나자 마자 뭐든지 뺏기면서 자라서인지 아주 씩씩하게 자기걸 주장하고, 언니꺼는 안 건드리지만 지꺼다 싶으면 언니고 뭐고 무조건 덤벼 싸워서 받아냅니다. 가끔 그 무모함에 감탄이...
예린이도 성민이와 거의 똑같았지만 어린이집을 다닌 이후로 아주 천천히지만 많이 바꼈어요. 성민이도 유치원이나 다니게 되면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다 보면 바뀔거예요. 너무 걱정마세요.

sooninara 2005-07-08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동감!!!!!
민이가 단체생활하게 되고 친구맛을 알면..엄마는 쳐다도 안볼걸요
걱정마세요

조선인 2005-07-08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이라고 양보하라고 가르치는 거 절대 반대입니다. 내꺼의 소유권을 지킬 줄 알아야 남의 걸 안 건드릴줄 압니다. 민이가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요!!!

책읽는나무 2005-07-08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님의 말씀에 동감하긴 합니다만..아이들이 모두 다 자기것은 빼앗기지 않으려고 사투를 벌이다보니 매번 싸움이 일어나고..어떤 친구네 남자아이는 뻑~ 하면 민이를 밀어서 넘어뜨려 머리를 박기가 일쑤다 보니...에구~~
아이들 싸우는 걸 그냥 지켜보기도 뭣하고 해서 말입니다..그래서 주로 더 큰일만들기전에 제가 나서서 민이에게 양보하라고 시키곤 합니다..저의 노파심으로 인해 아이를 더 약하게 키운다는 것을 알긴 하는데...아이들의 싸움으로 인해 어른들끼리의 미묘하게 감정 상하는 것이 좀 그렇더라구요...ㅠ.ㅠ
뭐 가끔은 밤에 앉혀놓고 '이건 내꺼야~'라고 말하라고 시키기도 합니다만..ㅋㅋ
말만 하면 뭐하냐구요~~~ 맨날 얻어맞고 있는데...ㅡ.ㅡ;;
그렇다고 너도 걔를 때리라고 가르치긴 싫고...ㅠ.ㅠ

수니나라님.............저는 말이지요!..녀석이 친구들에게 맨날 놀림당하고 맞고 올까봐 무서워서 어린이집에 못보내겠어요...솔직히 말입니다......ㅠ.ㅠ
헌데...소심하니까 더 일찍 친구들속에 던져 놓아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래서 내년 가을쯤에 어린이집에 보내볼까? 생각중입니다......ㅡ.ㅡ;;

바람돌이님...........그럼 첫째들은 다들 소심한건가요?..친구들 2세들을 보면 첫째라도 다들 민이처럼 안 그렇더라구요..ㅡ.ㅡ;;;
자기것은 절대 안뺏기고...자기것이 아니더라도 남의 것이 더 좋아보이면 무조건 뺏고...못뺏으면 대부분 때리거나 밀거나 그러더라구요...ㅡ.ㅡ;;
맞고 있는 내자식을 볼때는 참 가슴이 미어지더이다..ㅠ.ㅠ
애가 넘 순해빠져서인지?...정말 소심하고 겁이 많아서인지??
헌데 또 저녀석이 말입니다....이중성이 있는게.....지고종사촌누나들이 방학때 내려와서 잠깐 놀아줄때가 있는데.....또 초등학교를 다니는 나이 많은 누나들인데도 지눈에 만만해 보이는지?...누나들한테는 또 지물건을 다 뺏어오곤 하더라구요..쩝~~
물론 누나들하고 놀면서도 잘 울기도 하지만..그야말로 집돌이인셈이죠!
집안에서 큰소리치고...밖에서는 깨갱깽~~~
아~~ 님들의 말씀을 듣고보니 내년에는 그냥 어린이집을 보내야겠다라는 생각이 더 강해지는군요....ㅡ.ㅡ;;

미설 2005-07-08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매일 잠든 아이 바라보며 반성하고 또 그 아이가 깨면 그저 일상의 반복이고.... 그렇습니다. 알도는 내년에 유치원 보냅니다.(불끈!)

책읽는나무 2005-07-08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사진 속의 알도 엄청 많이 컸네요...^^
하~~ 저도 내년에 보내야겠어요....어째 어째 좀 더 물들지 않고 좀 더 깨끗하게 키우고 싶어 늦게 보내고 싶었는데....안되겠어요!...제 방법이 옳지 않은 것 같아요...ㅠ.ㅠ

조선인 2005-07-09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들 맘 상할까 두려워 아이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주는 게 과연 좋을까요?
민이가 자기 물건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만큼, 다른 친구들 물건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게 옳다고 생각하고, 민이의 친구들도 자기 물건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만큼, 민이의 물건의 소유권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내년에 어린이집을 보내실 거라면 소유권의 구별을 중요하게 가르쳐야 할 듯.
음, 글쓰다 보니, 그 광경을 구경만 했든, 몰랐든, 그 딸래미 엄마가 좀 얄밉네.
가재는 게편. ㅎㅎㅎ

2005-07-19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