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이 책을 샀었고, 펼쳤고, 혼자 더듬더듬 읽어 보았다.
응? 무슨 말이야?
보부아르의 <제2의 성>, 베티 프리던의 <여성의 신비>??
저 책들부터 먼저 읽어야 하는 건가?
뭐가 뭔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어 어리둥절하여 100페이지 못미쳐 읽다 덮어버렸다.

오늘 다시 잡고 읽어보았더니
음...나 그동안 <제2의 성> 쫌 읽은 여자!
비록 읽은 구절 하나 기억하고 있는 게 없지만서도
보부아르 언니를 쫌 아는 여자!
이 자신감 하나로도 두꺼운 이 벽돌책이 5년 전만큼 두렵지 않다.
자 천천히 잘 읽어보자!

늘 여성주의 책을 처음 읽을 땐 의기충천 설레발을 막 쳐댔는데 그 의기 제발 끝까지 가자!
페미니즘에 모두를 거는 열정보다는 나가떨어지지 않고 버티는 기술(17쪽)이 필요하다고 해제에 적혀 있지 않은가.

그래,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열정,
그것으로 끝까지 읽자!

‘백래시‘가 의도하는 것, 선전하는 것, 두려워하는 것

"이 논쟁적인 베스트셀러는 ‘페미니스트의 새로운 선언‘으로, 시몬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 베티 프리던의『여성의 신비』에비견한다."  - P9

팔루디는 여성의 ‘진보‘를 위험한 것으로 판단하면서 "여성이 크게 활보하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여성의 독립성에 대한 적개심"이 불러일으키는 여러 증상들, 무엇보다 이 증상들이 급성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백래시‘라는 이름을 붙이며, 가부장제하의 여성 억압이라는 현상과 백래시를 구분한다. 그렇게 보면 백래시는 "기반암처럼 단단하게 자리 잡은 여성 혐오만이 아니라 자신의 지위를 개선하려는 현대 여성들의 각별한 노력"(44) 때문에 촉발되는 것이라 볼 - P10

수 있다. 페미니즘 운동과 그 성과가 백래시의 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백래시는 페미니즘의 무기력을 증명한다기보다는 페미니즘의 파워를 증명한다.  그리고 그 힘이 셀수록 반격은 더 촘촘하게 문화에 스며든다.  - P11

여성들의 비참과 불행은 페미니즘 탓이 아니라, 페미니즘이 충분하지 않은 탓일 뿐이다. - P14

이제 여러분 앞에 ‘새로운 페미니즘의 선언‘을 놓아 드린다. 하지만 페미니스트의 싸움은 짧게 끝나지 않는다.  선언을 실천으로 옮기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실천이 기어코 변화로 이어지는 기쁨은 찰나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그리고 끝까지,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페미니즘에 모두를 거는 열정보다는 나가떨어지지 않고 버티는 기술이 더 필요할 것같다. 이제는 고전이 된 『백래시』가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아마도 그것일 터다. 그 길 위에서 페미니스트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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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8-04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열정은 이미 책나무님 안에 있습니다. 완독하실 수 있을거에요!
저도 옆에서 응원할게요! 뽜야!!!

책읽는나무 2023-08-05 07:55   좋아요 0 | URL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열정!
과연 제게 있었나요?^^;;
아...인내심 바닥이어 한 번씩 왜 그럴까? 그런 생각 여러 번 합니다만...저를 버틸 수 있는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 주시니 전 또 그저 좋아라 하며ㅋㅋㅋ
남이 만들어져 준 저의 그 모습을 향해 나아가렵니다. 그러다 보면 좀 더 나아있는 제가 되어있겠죠?^^
단발 님의 응원이 헛되지 않게 열심히 노력해 보겠습니다.
파이어단발머리 파이어책나무=
파이어 때문에 더워 에어컨 켜야 하는 맥락없는 결론이 되어버렸다는...ㅋㅋㅋ

건수하 2023-08-06 0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미 읽고 글 쓰셨었군요... 책나무님 화이팅!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3-08-06 23:26   좋아요 1 | URL
읽는 중에 걸어 놓으려니까 몇 년 전에 이미 걸어놓았다고 떠서...그냥 닥치고 읽기 시작만 했습니다.
주말이 덮쳐 또 잠깐 읽기 중단이 되었네요. 늘 주말이 문젭니다.ㅋㅋ
내일부터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매일 조금씩 읽어보려구요.
이번만큼은 글자만 읽는 시간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봅니다.ㅋㅋ
수하 님도 얼른 같이 읽어보십시다.^^
벽돌책이라 이 때 같이 못 읽음 영영 못 읽을 것 같아 괭 님께 저도 같이 읽겠습니다!!!! 손 번쩍 들었었네요.^^
자신은 없지만 한 번 읽을 수 있는데까지 읽어보려구요. 수하 님도 함께 읽게 된다면 영광이겠습니다.ㅋㅋㅋ
파이팅입니다^^

건수하 2023-08-07 15:16   좋아요 1 | URL
네 저도 8-9월 읽어보려합니다! ^^ 파이팅~~

책읽는나무 2023-08-07 18:10   좋아요 0 | URL
네...우리는 동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