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도,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을 읽으면
늘 그런 느낌이 든다.
화려한 조명이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이브 날의 설레임에
그곳에 저벅저벅 걸어 들어갔는데,
모두 다 행복해 보이는데 나만,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이방인으로
홀로 고독한 느낌.
그런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녀의 소설은 늘 가슴 한 켠이 아리는 느낌이다.
절반 읽었는데 아려서 잠깐 책을 덮었다.
아린다, 아려...ㅜㅜ
그는 내가 자랄 때 우리 식구들이 뭘 먹었는지 물었다. 대개는 빵에 당밀을 발라 먹었어요." 그렇게는 말하지 않았다. "구운 콩을 많이 먹었어요."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그뒤에는 뭘 했어? 모두 돌아다니면서 방귀를 뀌었어?" 그순간 나는 그와 절대 결혼은 하지 않을 것임을 깨달았다. 한 가지 사건에서 그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니 참 재미있는 일이다. - P37
누구는 늘 원했던 아이를 포기할 마음을 먹고, 자신의 과거나 옷에 대한 발언도 참아보려 하는데, 그 순간 그런 작은 말 한마디에 영혼의 부피가 줄어들며 이런 말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오.. 그뒤로 나는 많은 남자와 여자와 친구가 되었지만 그들도 그비슷한 말을 했다. 늘 무심결에 진실을 드러내는 그런 한마디를하는 것이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것이 단지 한 여자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일은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난다. 우리가 그런 한마디를 듣고 그 한마디에 주의를 기울일 만큼 운이좋다면 말이다. - P38
"나는늘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하며 살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의 친절을 통해 여러 번 구원을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도 범퍼스티커처럼 진부해진다. 나는 그 사실이 슬프다 아름답고 진실한 표현도 너무 자주 쓰면 범퍼 스티커처럼 피상적으로 들린다는 사실이.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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