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시작한 후 얼마쯤 시간이 지나면 끊임없이 이어지던 생각이 없어지면서 무념무상 상태가 된다. 그 상태가 내게는 일종의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생각의 굴레에서 해방된듯한 홀가분한 느낌이 들었다. - P38

또한, 전력을 다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떤 고통도 감수하면서 목적을 달성하는 것에서 달리기의 의의를 찾았을지도모른다. ‘근성 없이 어떻게 달린단 말인가!‘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냥 충동적으로 달렸더니 기분이 좋아진 것을 계기로 계속 달려봐야겠다고 가볍게 시작한 덕분에 나는 근성이나 노력과는 무관하게 달리는 행위 그자체를 즐길 수 있었다.
시간이며 거리, 체중 변화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상쾌한기분과 생각으로부터 벗어나는 홀가분함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진득하게 계속할 수 있었다. 이를 악물고 참아야할 정도로 고통스러웠다면 아마 진즉에 그만뒀을지 모른다.
휴일에 맛있는 커피와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카페에 가서 빈둥거리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간장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에게 달리기는 그렇게 기분을 전환하는 방법 중 하나였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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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죄악과 죽음은 정직하게 마주했을 때 극복할 수 있을뿐, 그렇지 않다면 그 고리를 끊을 수는 없다"고 윌리엄 제임스는 썼다. 진정으로 멋진 삶을 살고자 한다면, 이 대우주를 통해자신의 소명을 알고자 한다면, 행복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그는덧붙였다.
정신과 의사인 빅터프랭클도 이 ‘인간 존재의 비극적인 세요소‘를 대면할 것을 주장한 사람이다. 지나간 일에 대한 우리의 죄책감, 지금 겪는 고통, 그리고 앞으로 찾아올 죽음, 두 사람 모두 이 세 요소는 무시하거나 회피할 수 없으니 똑바로 지켜보면서 이겨내라고 경고했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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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능이 없는 천재에서 가장 비참한존재인 소비자로 전락해 버렸다.
소비자는 대상에 불과한 수동적인 존재다. 다섯 살 아이는하루가 너무 짧다고 생각하지만, 소비자는 하루가 너무 길다는걸 알게 된다. 나는 다섯 살 아이의 몰입을 잃어버린 대신에 권태를 얻었다. 나는 자신감을 잃은 대신에 자학을 얻었다. 중산층이었기에 나는 가난뱅이처럼 살아남기 위해 몸을 움직일 필요도 없었고, 부자처럼 자신을 육체적으로 완성시킬 절대적 자유를 얻지도 못했다. - P159

다섯 살 아이는 그런 부자와 같다. 다섯 살 아이는 금전적인문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참된 모습을, 자신의 온전한 모습을, 자신의 최상의 모습을 찾아 나선다. 돈과 은행 잔고에 대한걱정이 없으니 다섯 살 아이는 백만장자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섯 살 아이는 부자 이상의 존재다. 다섯 살 아이는고대 그리스인들이 굳이 따로 구분할 필요도 못 느꼈던 예술가다. 다섯 살 아이는 우리 모두가 되고 싶어하는 운동선수다. 다섯 살 아이는 우리가 절대로 될 수 없는 성자다. 모든 소비자의삶이 실패한 인생이라면 모든 다섯 살 아이의 삶은 성공한 인생이다.
쉰아홉 살이나 된 소비자는 거기에서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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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조용한 혁명이 온 나라로 퍼지고 있다. 진정한 아웃사이더가 사라지고 있다는 말에 속으면 안 된다. 스키 매니아들은자신이 살아있다고 느낄 때가 언제인지 잘 알기 때문에 산에서떠나지 못한다. 세계적인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러너들은 나뭇잎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유로워지는 대회 날만을 기다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사람들에게 스포츠는 시험이 아니라 치유다. 도전이 아니라 보상이며, 질문이 아니라 대답이다. - P146

나는 새로운 종교를 만들 작정인데, 이종교의 첫번째 교리는 "규칙적으로 뛰어 놀아라"다. 하루에 1시간씩 뛰어놀게 되면 사람은 온전해지고 건강해지고 오래 살게 된다. 이처럼 연습은 놀이가 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연습에서 얻을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 간혹 언론 매체에 나오듯 연습 때문에 죽을수도 있다.
내 생각을 옳다는 걸 알려주는 과학적 조사 자료도 있다. 최근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3만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바에 따르면, 격렬한 육체적 운동을 한다고 해서 관상동맥발작징후와 심장병 징후를 바꿔놓지는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같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재미 삼아 몸을 움직이면 심장과 관련한 위험요인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걸 알게 됐다. 격렬한 운동이 아닌, 수영과 달리기와 정원손질과 테니스와 스쿼시와 핸드볼 등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운동을 할 때, 건강과 장수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육체적으로만 노력한다고 심장마비와 퇴행성 질환을 줄일 수 있는 건 아니다. 그 행위 자체에 온마음을 쏟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작정 달리기가 아니라 즐길 수 있는 달리기가필요하다. 뭔가를 바라고 하는 운동으로는 아무 것도 얻을 수없다. 하지만 놀면서 하는 연습으로는 건강과 장수를 얻는다.
놀지 못하고 하는 연습은 몸과 마음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게 아니라 늘인다. 목표 달성을 위한 고역이며 노동이 될 때, 연습은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만약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싫어하는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5년 뒤 트럭에 치어 죽게 된다면, 하느님이든 달리기를 권했던 의사든 누군가 원망할 권리가 충분한 셈이다. - P147

러너를 흉내내는 사람들이 제일 위험하다. "더 빨리 병"에걸려,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걸 성취하려고 들며 다른 사람들과언제나 경쟁하고 이기려고만 드는 사람들 말이다. 오르테가는
"아픈 사람과 야심가만이 언제나 서두른다"고 말했다. 죽음에서 도피하는 수단으로 조깅을 택했으나 결국에는 그게 황천길로 좀 더 빨리 가는 방법이 됐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사람들이이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 필연적인 이유가 있을 때만달려라. 의사의 권고가 아니라 자신의 내적인 갈망에 따라 달려야만 한다. 또는 즐기라고 말하는 내적인 욕망에 주의를 기울여라.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자신이 어떻게 달라졌고 또 달라질수 있는지에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자신의 최선을 다하고 최선의 상태를 느껴라. 어떤 목적도 바라지 말고 일하라. 이 세상만사가 모두 혼란스러운 순간에도 편안해지고 자신감을 얻고 최고의 상태를 느끼게 해주는 일. 그런 일을 발견하면 그 일을 통해 자신의 삶을 지키도록 하라.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갈 때, 최상의 삶을얻을 수 있다"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말했다. 내가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달리려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나는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지만, 그게 내 삶이 된다.
진정한 놀이라면 죽는 그 순간까지도 하고 싶어서 몸이 달아오를 것이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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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는 이렇게 썼다. "기본적인 골격과 기질을 바꾸는 일은 우리 능력 밖의 일이다. 모든 사람이 꿈꾸는 최고의상태는 원래 타고난 몸과 마음의 짜임새를 가장 잘 유지한 상태이다."
운동선수는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그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끌어낸다. 부정적인 한계보다는 긍정적인 목표를통해 건강을 추구한다. 운동선수는 금연부터 하고 훈련을 시작하지 않는다. 그는 먼저 훈련을 시작한 뒤, 자신이 어느 순간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운동선수는 훈련보다 먼저 음식조절을 하는 법이 없다. 일단 훈련을 시작하고나면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음식을 먹게 된다. 그런 식으로 다른 모든 것들도 올바른 자리에 잡아간다. 수면습관도 자리잡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배가 부를 때는 휴식을 취하고 위장이비워지면 연습에 나선다. 알아서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고 작은진전에도 만족한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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