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재능이 없는 천재에서 가장 비참한존재인 소비자로 전락해 버렸다.
소비자는 대상에 불과한 수동적인 존재다. 다섯 살 아이는하루가 너무 짧다고 생각하지만, 소비자는 하루가 너무 길다는걸 알게 된다. 나는 다섯 살 아이의 몰입을 잃어버린 대신에 권태를 얻었다. 나는 자신감을 잃은 대신에 자학을 얻었다. 중산층이었기에 나는 가난뱅이처럼 살아남기 위해 몸을 움직일 필요도 없었고, 부자처럼 자신을 육체적으로 완성시킬 절대적 자유를 얻지도 못했다. - P159
다섯 살 아이는 그런 부자와 같다. 다섯 살 아이는 금전적인문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참된 모습을, 자신의 온전한 모습을, 자신의 최상의 모습을 찾아 나선다. 돈과 은행 잔고에 대한걱정이 없으니 다섯 살 아이는 백만장자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섯 살 아이는 부자 이상의 존재다. 다섯 살 아이는고대 그리스인들이 굳이 따로 구분할 필요도 못 느꼈던 예술가다. 다섯 살 아이는 우리 모두가 되고 싶어하는 운동선수다. 다섯 살 아이는 우리가 절대로 될 수 없는 성자다. 모든 소비자의삶이 실패한 인생이라면 모든 다섯 살 아이의 삶은 성공한 인생이다.
쉰아홉 살이나 된 소비자는 거기에서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다. - P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