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고민을 엮은 책이 출간됐다. <세계문학의 가장자리에서>(현암사, 2014). 몇년 전에 나온 <세계문학론>(창비, 2010)을 확장하고 심화한 듯한 인상을 주는데, 세계문학을 둘러싼 쟁점들을 어떻게 사유할 수 있을지 참고할 만하다(유력한 논자들인 프레드릭 제임슨과 파스칼 카자노바의 글도 번역돼 있다). '세계문학이란 무엇인가 세계문학을 둘러싼 대논쟁'이 부제. 겸사겸사 세계문학론을 포함하고 있는 몇권의 비평서와 연구서를 같이 리스트로 모아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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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의 가장자리에서- 세계문학이란 무엇인가 세계문학을 둘러싼 대논쟁
김경연.김용규 엮음 / 현암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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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을 향하여- 지구시대의 문학연구
윤지관 지음 / 창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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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최전선과 세계문학- 유희석 평론집
유희석 지음 / 창비 / 2013년 5월
23,000원 → 21,850원(5%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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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공간의 조이스와 한국문학
오길영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3년 5월
22,000원 → 22,000원(0%할인) / 마일리지 66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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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자주 오르내리는 헝가리문학의 거장 나더쉬 피테르의 작품이 처음 번역되었다. <세렐렘>(아르테, 2014). 제목은 헝가리어로 '사랑'을 뜻하는 말이라고 하고 영어의 'Love'에 해당한다(영어에서처럼 명사와 동사의 의미를 다 갖는다고). 어떤 작품인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나더쉬 피테르의 소설. 감각과 사유의 최대치를 맛보게 하는 환각의 세계로 독자를 몰입시킨다. 기존 소설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사랑과 두려움, 존재와 시간에 대한 고뇌를 시적으로 풀어낸 놀라운 작품이다. 소설의 전통적인 형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이 작품은,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는 주인공의 의식을 따라가는 단일 구조의 파격적인 소설이다. 그런데 그 단순한 구조가 품고 있는 감각의 갈래들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환각 상태 속에서 주인공 ‘나’는 온전한 정신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는 동시에 환각으로 인해 엉켜가는 생각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곱씹는다.     

흥미로운 서사 방식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거장'의 작품이라고 하기엔 소품의 느낌을 준다. 작가의 다른 작품으로 <기억의 책>이나 <평행 이야기> 같은 대작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데, 나더쉬 피테르의 세계로 입문하는 '입구'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헝가리어를 그대로 음역한 제목은 사실 고유명사가 아님에도 우리에겐 고유명사로 읽히기에 좀 어색하지 않나 싶다. <사랑>이나 <러브> 같은 선택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호기심에 다른 언어의 번역본들을 찾아봤는데, 아래부터 차례대로 영어, 불어, 독어본의 표지다.

 

Nádas Péter: Love (Szerelem angol nyelven)

Nádas Péter: Liebe (Szerelem német nyelven)

 

한국어판의 표지가 가장 독특한 것으로 보인다. 안무가 피나 바우시의 작품 <뱀부 블루스>(http://www.youtube.com/watch?v=digNri--pXw)의 한 장면이다.

 

 

14.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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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에서 출간되는 '세계문학 단편선'의 신간은 터키 작가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의 작품집인데, 근간 예고에 미국의 여성 작가 플래너리 오코너(1925-1964)가 포함돼 있어서 드디어 책이 나오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웬걸, 이미 출간돼 있었다! 지난 여름에 나온 단편집 <좋은 사람은 찾기 힘들다>(문학수첩, 2014)가 그것이다. 어쩌다 놓친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늦게나마 '이주의 고전'으로 꼽아놓는다. 해가 넘어가기 전에 현대문학판도 추가되면, 올해는 플래너리 오코너가 처음 소개된 해로 기록되어도 좋을 듯싶다. 어떤 작가인가. 

 

'헤밍웨이 이래 가장 독창적인 작가', '고딕문학의 대가'로 불리는 플래너리 오코너. 요절한 탓에 작품 수는 적지만, 비슷한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는 동시대 작가인 트루먼 카포티에 비견될 만큼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숨은 거장인 그의 대표작 <좋은 사람은 찾기 힘들다>가 마침내 국내 독자들에게 번역 소개된다. 그의 단편집은 전미 도서상과 오헨리 단편문학상 수상으로 일찌감치 작품성을 공인받았으며, 수록 작품들이 미국 대학들의 영문학과 커리큘럼에 매번 빠지지 않고 포함될 만큼 작가의 문학적 성취는 학문적으로도 널리 인정받는다.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길목이었던 20세기 초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 <좋은 사람은 찾기 힘들다>는 청교도적 금욕으로 자신을 옭아맨 채 부자유스러운 욕망을 꿈꾸었던 미국 남부인들의 위선적인 삶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그들의 참혹하고 우스꽝스러운 최후를 보여주며 신랄하게 비판한다.

 

개인적으로 플래너리 오코너란 이름을 접한 건 J. D. 매클라치의 <걸작의 공간>(마음산책, 2011)에서였나 싶다. 윌리엄 케인이 <거장처럼 써라>(이론과실천, 2011)와 도널드 프리드먼의 <작가의 붓>(아트북스, 2014)에서도 오코너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오코너의 예찬자 가운데는 비평가 해럴드 블룸도 빼놓을 수 없는데, <세계문학의 천재들>(들녘, 2008)과 <해럴드 블룸의 독서기술>(을유문화사, 2011) 등에서 오코너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얀 마텔은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작가정신, 2013)에서 각하가 읽어야 할 작품 목록에 오코너의 또다른 단편집 <오르다 보면 모든 것은 한 곳에 모이게 마련>을 올려놓기도 했다. 그밖에 <현명한 피>(1952), <끝까지 공격하는 자는 그것을 얻는다>(1960) 등이 그녀의 대표작(이 두 편의 장편 외에 39편의 단편을 남겼다). 좋은 작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남은 한 해를 보내야겠다...

 

 

14.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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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걸 보니 아직 첫눈이 내리기 전이지만 한해가 저물어간다는 느낌이 든다. 자연스레 죽음의 이미지도 떠올리게 되는데, 하긴 이제 떨어질 일만 남은 낙엽들에게는 마지막 결의의 시간이기도 할 것이다. 아직 책에 대한 정보가 뜨지 않았지만 에리카 하야사키의 <죽음학 수업>(청림출판, 2014)이란 책이 눈에 띄기에 죽음을 주제로 한 책들을 리스트로 모아놓는다. 2년 전에 나온 셸리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엘도라도, 2012) 이후의 책들이다. 주로 죽음에 대한 철학적 접근을 시도한 책들을 주섬주섬 모아놓으려고 했는데, 바빠서 읽을 시간이 없었다(바빠서 죽을 시간도 없다는 말은 과장일지 몰라도 독서의 경우엔 과장이 아니다). 무얼 모아놓은 건지 다 기억나지 않지만 대강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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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학 수업- 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에리카 하야사키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0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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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죽음 Tod
카타리나 라키나 지음, 콘라트 파울 리스만 엮음, 김혜숙 옮김 / 이론과실천 / 2014년 9월
9,800원 → 9,310원(5%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2014년 10월 20일에 저장
절판
죽음, 지속의 사라짐
최은주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2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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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죽음이란 무엇인가
토드 메이 지음, 서동춘 옮김 / 파이카 / 2013년 3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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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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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혹 페란 아드리아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레스토랑 엘불리는? 아마도 미슐랭 별점에 관심을 갖고 있을 정도는 되어야 알 만한 이름일 듯싶은데, 다르게 얘기하면 미식가를 식별하는 한 가지 기준일 수도 있겠다. 좋은 음식(맛있고 건강에도 좋으며 보기에도 정성이 깃든 음식)이라면 마다할 사람이 없겠고, 나도 거기에 속하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맛집(이나 유명 레스토랑)을 찾아가는 건 아니니 미식가 축에는 들지 못한다. 그래서 장 폴 주아리의 <엘불리의 철학자>(함께읽는책, 2014)가 아니었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이름이 엘불리의 수석 셰프 페란 아드리아다. 

 

 

게다가 놀랍게도 페란 아드리아와 엘불리에 대한 책이 이미 출간됐었다. 평소 요리책까지 눈여겨보진 않는지라 모르고 지나쳤는데, '이 시대 최고 요리사의 열정과 집념'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미각혁명가 페란 아드리아>(들녘, 2008)가 오래 전에 나왔다가 현재는 절판된 상태이고, 전 세계 셰프들이 꿈꾸는 레스토랑에서의 6개월 견습과정을 다룬 <180일의 엘불리>(시공사, 2012)도 이미 선보인 책이다. 

 

  

덧붙이자면 <에불리: 요리는 진행중>(2011)이라는 영화도 만들어진 바 있으니 흠, 이름을 좀 알아두어도 괜찮겠다. <엘불리의 철학자>는 프랑스의 철학자인 저자가 이 세계적인 요리사 페란 아드리아에게 바치는 오마주이다. 피터 그리너웨이의 영화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를 빗댄 '요리사, 철학자, 그의 레스토랑, 그리고 그의 예술'이 부제. 소개는 이렇다.

 

마르크스주의자이며, 급진적 철학자인 저자가 순전히 미식가로서, 페란 아드리아라는 천재 요리사와 그의 레스토랑이 실험해 온 예술 작품들에 관한 철학적, 미학적 고찰을 담은 예술서이다. 철학자이자 미식가인 저자는 운 좋게도 거의 매년 엘불리의 새로운 요리를 맛보고 페란 아드리아와 대화할 기회를 누렸다. 그 과정에서 프랑스(혹은 유럽) 요리의 역사, 예술사, 미학사, 먹는다는 행위 혹은 맛에 대한 철학자들의 생각들이 다채롭게 소개된다.

참고로, 에불리는 스페인 카탈루냐 주, 외딴 해변에 숨어 잇다고 하다. 2011년 7월말부터 재정비에 들어가 최소 2년간 손님을 받지 않기로 했다는데, 지금은 3년이 지났으니 다시 개장했을 성싶다.

 

 

흠, 설사 재개장했더라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은 아니겠다. 그저 요기는 눈으로 하는 수밖에. 혹 엘불리 출신의 한국인 셰프가 오픈한 레스토랑이 있다면 한번 찾아가보는 건 가능할지 몰라도. 일요일 밤에 간식을 먹는 대신 미식의 세계를 다룬 페이퍼를 적어도 효과가 없진 않은지 배는 고프지 않군... 

 

14.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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