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글쓰기의 계관시인'으로까지 불리는 스티븐 제이 굴드의 에세이집이 출간됐다. <여덟 마리 새끼 돼지>(현암사, 2012). 굴드는 1974년부터 2001년기지 미국 자연사 박물관이 펴내는 월간지 <내추럴 히스토리>에 300여 편의 에세이를 연재했는데, 그걸 묶어서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라 부른다고. 책으로 출간된 건 모두 10권인데, 그중 차례대로 하면 <다윈 이후>(1977), <판단의 엄지>(1980), <여덟 마리 새끼 돼지>(1993), <레오나르도가 조개화석을 주운 날>(1998)이 국내에 번역됐다. 그리고 <플라밍고의 미소>(1985)와 <힘내라, 브론토사우르스>(1991)이 근간 예정이니 도합 6권이 소개될 예정이다. 그밖에 나온 책들까지 묶어서 굴드 읽기 리스트를 만들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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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마리 새끼 돼지
스티븐 J. 굴드 지음, 김명남 옮김 / 현암사 / 2012년 2월
28,000원 → 25,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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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화살, 시간의 순환- 지질학적 시간의 발견에서 신화와 은유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이철우 옮김 / 아카넷 / 2012년 2월
20,000원 → 19,000원(5%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2012년 03월 03일에 저장
절판
다윈 이후
스티븐 J. 굴드 지음, 홍욱희.홍동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9년 1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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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2월 29일에 저장

레오나르도가 조개화석을 주운 날- 고생물학자 굴드 박사의 자연사 에세이
스티븐 J. 굴드 지음, 김동광.손향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0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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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관심도서는(그러니까 어제 바로 주문한 책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의 한계>(멜론, 2012)다. 원제는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1982). 센델의 데뷔작으로 1998년에 2판이 나왔다. 무슨 이유엔서인지 너무 고가여서 아직 구입하지 못한 책이다.   

 

 

 

번역중인 걸 알고 있었던 만큼 기다리고 있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책들은 예기찮은 순간에 나타난다. 샌델의 독자, 존 롤스의 독자, 그리고 정의론의 독자들에겐 반가운 소식. <무엇이 정의인가?>(마티, 2011)에 실은 글 '도덕적 사고의 변증법과 한국사회'에서 나는 이렇게 적었다.

 

내가 '샌들'이란 이름을 처음 접한 책은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였다. 주로 존 롤스의 자유주의 정치철학과 이에 맞서는 공동체주의 철학자들 간의 대결을 다루고 있는 이 책에서 샌델은 '연소자'이지만 가장 먼저 호명되는데, 이는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1982)가 롤스를 비판하는 본격적인 포문을 연 저작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자유주의 전반에 대한 공동체주의의 비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이클 샌델의 저작에 대한 평가에서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저자들의 입장이었다. (60쪽)

 

 

 

샌델의 철학적 주장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참고가 될까 하여 '도덕적 사고의 변증법과 한국사회'의 내용을 조금 더 발췌해놓는다. 내가 <정의의 한계>에 관심을 갖는 맥락이기도 하다.

 

 

 

나는 <정의란 무엇인가>와 뒤이어 소개된 샌델의 책들을 읽고 비로소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간의 쟁점이 무엇이며 샌델은 어떤 점에서 자신이 공동체주의자가 아니라고 부인하는지 등을 알 수 있었다.(샌델의 입장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것은 물론 존 롤스와의 비교이다. 이 부분은 그 자신이 데뷔작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에서 자세히 다룬 바 있다. ‘공동체주의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는 2판(1998) 서문은 <왜 도덕인가?>(한국경제신문, 2010)의 마지막에 ‘가상인터뷰’ 형식으로 번역돼 있다.)

 

가령 <왜 도덕인가?>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공동체주의가 다수결주의의 다른 명칭, 즉 권리가 어떤 특정한 시대, 특정한 공동체에서 우세한 가치에 의거해야 한다는 관점을 말하는 명칭이라면 그것은 내가 지지하는 견해가 아니다.”(321쪽) 샌델에 따르면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를 가르는 기준은 옳음(the right)과 좋음(the good)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이다. 칸트와 롤스는 옳음이 좋음에 우선한다고 주장하며 정의의 원칙은 좋은 삶에 대한 개념, 혹은 여러 도덕적․종교적 신념과 관련해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본다. 반면에 공동체주의자는 좋음이 옳음에 대해 우선적이며 정의는 선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정의와 선의 관계’에 대해서는 두 종류의 해석이 존재한다. 무엇을 정의의 원칙으로 삼을 것이냐를 두고 ①특정한 공동체나 전통에서 지지를 받거나 널리 공유되는 가치, ②어떤 도덕적 가치나 본질적인 선이 후보로 제시될 수 있는데, 이 경우에 전자만이 통상적인 의미에서 ‘공동체주의적’이라는 게 샌델의 지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자신이 공동체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며, 그가 지지하는 건 후자 쪽이다. 때문에 그의 입장을 규정하자면 공동체주의보다는 공화주의에 부합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샌델은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모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그는 이렇게 정리한다.

권리에 대한 옹호론은 실질적인 도덕적․종교적 문제에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유주의자들과, 권리가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에 의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공동체주의자들 모두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다. 양측 모두, 권리가 증진하는 목적의 내용에 대해 판단을 내리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가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 세 번째 방법은 권리의 정당성을 그 권리가 기여하는 목적의 도덕성에 의존하는 것이다. (<왜 도덕인가?>, 324쪽)

이 세 가지 입장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샌델은 언론의 자유와 관련된 사례를 든다. 가령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모여 사는 지역에서 신나치주의자들이 연설을 하거나 인종차별을 옹호하는 지역에서 민권운동가들이 가두행진과 연설을 할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가 하는 문제다. 두 가지 사례 모두에서 시위대는 그 지역 공동체의 일반적인 의사와는 반대되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 이 시위대의 연설을 제한해야 할까, 아니면 보호해야 할까? 자유주의자라면 기본적으로 언론의 자유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연설 내용과 대해서는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본다. ‘혐오발언’이라 하더라도 연설할 ‘권리’는 ‘도덕적 선’에 우선한다. 반면에 공동체주의자는 공동체의 지배적 가치를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두 가지 시도에 모두 반대한다.

 

하지만 샌델이 제안하는 세 번째 방법은 두 가지 ‘유사 사례’를 분리해서 생각한다. 그는 대량학살과 혐오를 선동하는 신나치의 연설과 흑인의 민권을 얻어내려고 한 민권운동가의 연설은 그 ‘대의’에 따라 분명히 구별돼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도덕적 구별은 상식과 일치하지만 옳음이 좋음에 우선한다고 주장하는 자유주의자들의 해석이나 권리를 공동체의 가치에서만 찾는 해석과는 다르다.”(330쪽)

 

그렇게 자유주의와도 다르고 공동체주의와도 거리를 두고자 하는 것이 샌델의 입장이다. 조금 풀어서 얘기하면, 그는  절차적 정당성만 옹호하거나 다수결주의만을 고집하는 것은 정의의 원칙으로 미흡하다고 본다. 물론 무엇이 공동선이며 대의인가를 놓고 의견이 갈라질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도덕적 논의를 회피함으로써가 아니라 대의에 대한 공공철학적 논쟁을 강화함으로써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때문에 대화와 논쟁은 그의 ‘공공철학’의 핵심적 구성 요소이다.


12. 0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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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배송받은 책의 하나는 김윤식 교수의 <임화와 신남철>(역락, 2012)이다. '경성제대와 신문학사의 관련양상'이 부제. 임화의 문제작 '신문학사의 방법'을 신남철로 대표되는 경성제대 아카데미즘에 대한 대응으로 보려는 시도이다. 저자는 서론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끝으로 필자는 졸저 <한국 근대사상사 연구(1)>(일지사, 1984)과 <최재서의 '국민문학'과 사토 기요시 교수>(역락, 2009) 등의 저서를 이 자리에 적어두고 싶다. 전자는 도남 조윤제와 최재서, 후자는 최재서와 사토 기요시 교수의 관련성을 다룬 것이지만 경성제대 법문학부를 그 중심에 둔 것이엇다. 이로써 경성제국대학에 대한 세 번째 시도가 가까스로 이루어진 셈이다. 

저자가 잠시 책 제목을 착각했는데, 도남과 최재서를 다룬 책은 <한국 근대문학사상 연구1>(일지사, 1984)이다. <한국 근대사상사 연구>라고 기억한 것은 짐작에 <한국 근대문학 사상사>(한길사, 1984)와 혼동한 결과이지 않나 싶다. 거기에 '문학'이 빠진 것은 저자의 관심이 '근대문학'에서 '근대사상' 쪽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과 (무의식적인) 연관이 있을 듯싶다. 저자의 착각이야 그럴 수 있다 쳐도 편집자가 확인하지 않은 것은 불찰이다. 서론이 작년 1월 24일에 쓰인 걸로 돼 있으니 출간까지는 1년 남짓의 시간이 걸린 것인데 말이다.

 

아무튼 이 '경성제대' 시리즈의 전작에 해당하는 <최재서의 '국민문학'과 사토 기요시>를 진작에 구해놓은 터라, 그리고 <한국 근대문학사상 연구1>는 아주 오래전, 학부 때 읽은 터라 신작도 바로 구입했다. 최근 나온 책으로 신남철과 마찬가지로 경성제대 철학과 졸업자인 박치우의 삶과 철학사상을 다룬 위상복의 <불화 그리고 불온한 시대의 철학>(길, 2012)까지 독서목록에 올려놓는다면, 얼추 한 시대의 정신사를 그려볼 수 있겠다. 박치우는 신남철의 2년 후배다.   

 

 

 

신남철의 책으론 <역사철학>(민속원, 2009; 이제이북스, 2010)이 두 차례 출간됐고, 박치우의 저작은 <사상과 현실>(인하대출판부, 2010)이란 제목으로 전집이 나와 있다. 신남철의 졸업논문은 '브렌타노의 표현적 대상과 의심의 관계에 대하여>이고, 박치우의 졸업논문은 '니콜라이 하르트만의 존재론에 대하여'이다(박종홍은 하이데거에 대한 졸업논문을 썼다). 이에 대해서 김윤식 교수는 이렇게 평했다.

"후설이나 하르트만, 그리고 하이데거로 표상되는 이러한 독일 철학적 흐름이 경성제대 철학교수들의 성향과 무관하지 않으며 또 그것들이 새로운 철학적 흐름 곧, 위기의 철학에 닿아 있음에서 단연 시대적이라 할 것이다."(24-5쪽)   

이러한 경성제대적 분위기('현상학적 흐름') 속에 있던 두 사람은 졸업 후에 마르크스주의로 나아간다.

 

 

 

이들의 이후 사상에 대해서는 류승완의 <이념형 사회주의>(도서출판선인, 2010)에서도 조명된다. '박헌영.신남철.박치우.김태준의 사상'이 부제. 최근 들어 경성제대에 대한 연구가 늘어나고 있는 듯싶은데('뒤늦게'란 생각도 든다) <식민권력과 근대지식: 경성제국대학 연구>(서울대출판문화원, 2011)는 기초자료집 성격의 책이고, 정선이의 <경성제국대학 연구>(문음사, 2002)는 어떤 책인지 궁금하다.

 

 

 

임화에 대해선 오래전에 <임화연구>(문학사상사, 1989)를 읽은 이후로 다시 주목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됐다. 기본서는 5권짜리 '임화문학예술전집'이다.

 

 

 

 

일단 <문학의 논리>를 먼저 구했는데, <문학사>도 조만간 구비할 참이다. 이 정도 규모의 전집과 연구서들이 나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식민지 시대 '최대 비평가'란 말에 값한다...

 

 

 

12. 0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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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이번주엔 미국의 사회학자 에릭 올린 라이트의 <리얼 유토피아>(들녘, 2012)가 타이틀 도서다. <계급론>(한울, 2005)으로 소개된 저자는 마르크스주의 계급 분석으로 명성을 얻었다고 한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부친 서문에 따르면 책은 2009년 여름에 완성됐다. 어떤 시기였나.

 

신문과 대중지는 현존하는 자본주의 모델의 실패, 그리고 진정한 제도적 변화의 필요성과 국가의 활발하고 적극적인 역할에 관한 토론으로 가득 차 있었다. 좌파는 위기 상황을 곧잘 진보적 사회 변혁에 관한 새로운 제안을 밀고나갈 수 있는 최상의 맥락으로 봐왔으며, 2009년의 상황은 이러한 기회를 제시하는 것 같았다. <리얼 유토피아>의 중심 목적은 해방적 이상을 구현하는 제도들을 창조하는 문제에 관해 전반적인 전망을 제공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 시기는 이 책이 나오기에 특히 적절할 때로 보였다.

하지만 2010년 가을 정작 이 책이 나왔을 때는 "적어도 미국의 정치적 맥락 속에서는 희망감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2011년 여름. 혼란과 불확실성은 다시금 미국과 선진 자본주의 세계 전체에 걸쳐 계속되고 있고 저자는 "2009년의 낙관주의는 다시 점화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정치적 가능성의 느낌은 되돌아오기 시작했다." 2012년 봄을 맞는 우리의 느낌도 비슷하지 않을까. <리얼 유토피아>와 같이 읽을 만한 책은 자본주의의 역사를 다룬 조이스 애플비의 <가차없는 자본주의>(까치, 2012)다. 거기에 월스트리트 시위 리포트로 나온 두 권의 <점령하라>와 '<자살론>의 21세기 버전'으로 제임스 길리건의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교양인, 2012)를 더 엊는다. 그리고 오늘날 '리얼 아메리카'의 적나라한 초상을 제시해주는 데일 마하리지의 <미국을 닮은 어떤 나라>(여름언덕, 2012)가 <리얼 유토피아>의 짝이다. 알라딘의 상품넣기가 먹통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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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유토피아- 좋은 사회를 향한 진지한 대화
에릭 올린 라이트 지음, 권화현 옮김 / 들녘 / 2012년 2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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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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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차없는 자본주의- 파괴와 혁신의 역사
조이스 애플비 지음, 주경철.안민석 옮김 / 까치 / 2012년 2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2012년 02월 28일에 저장
절판
점령하라- 99% 대 1% 월가 점령 인사이드 스토리
시위자(Writers for 99%) 지음, 임명주 옮김 / 북돋움 / 2012년 2월
3,300원 → 2,970원(10%할인) / 마일리지 160원(5% 적립)
2012년 02월 25일에 저장
절판

점령하라- 세계를 뒤흔드는 용기의 외침
슬라보예 지젝 외 지음, 유영훈(류영훈) 옮김, 우석훈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2월
13,500원 → 12,150원(10%할인) / 마일리지 670원(5% 적립)
2012년 02월 25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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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겔스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두레, 2012) 완역본이 출간됐다(실물은 아직 못 봤지만 분량으로 보아 완역본인 듯싶다). 예전에 나왔던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아침, 1989)은 발췌본이었다.

 

 

이후에 나온 <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책세상, 2007)이나 <가족, 사유재산 그리고 국가의 기원>(계명대출판부, 2008)도 마찬가지였다. 책은 다 구해놓고도 읽어볼 마음은 들지 않았는데, 지난달에 인류학 책을 몇권 보면서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됐다.

 

 

사실 엥겔스의 책은 미국의 인류학자 루이스 헨리 모건의 <고대사회>(문화문고, 2005)에 자극을 받아 쓰인 것이기에 <고대사회>를 같이 읽거나 먼저 읽는 게 순서에 맞다. 하지만 이미 절판된 지 오래인 책. 그나마 아쉬운 대로 인류학 개론서들이나 김용환의 <모건의 가족인류학>(살림, 2007)을 예비적으로 참고할 수 있다.

 

 

<맑스사전>(도서출판b, 2011)의 '가족, 사유재산 및 국가의 기원' 항목 설명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은 부제 '루이스 H. 모건의 연구를 계승하며'가 보여주고 있듯이, 모건의 고대사회(1877, 부제 '야만에서 미개를 거쳐 문명에 이르는 인류 진보의 계열의 연구')를 계승하면서 유물론적인 역사관을 발전시킨 엥겔스의 저서. 서문에 있는 바와 같이 "어느 정도까지 맑스의 유언을 집행한 것"이기도 하다. 1891년 대폭 증보, 개정된 4판이 나와서 이것이 현재까지 계속해서 읽혀지고 있다.

<칼 맑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저작선집6>(박종철출판사, 1997)에도 <가족, 사적 소유 및 국가의 기원>이 수록돼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진 않았지만 이 역시 발췌역으로 보인다. 후주에는 이런 설명이 제시돼 있다.

엥겔스는 <가족, 사적 소유 및 국가의 기원>을 1884년 3월말에서 5월말까지 집필하였다. 맑스의 수고를 교열하던 중, 엥겔스는 맑스가 1880/1881년에 아메리카의 민속학자 루이스 헨리 모건의 <고대사회>에 관해 작성해둔 상세한 개요를 발견하였고, 모건의 책에 붙인 맑스의 비판적 주석을 이용하여 역사 유물론의 관점에 선 그 연구 성과를 분석하고 일반화하기로 결심하였다. 동시에 엥겔스는 자본주의 이전의 사회구성체 등에 관한 북아메리카, 영국, 독일, 러시아, 프랑스 등의 과학자들의 최신 연구 성과들을 비판적으로 충분히 이용하였다. 그밖에도 그리스 및 로마와 게르만인 및 고대 아일랜드의 역사에 관해 엥겔스 자신이 다년 간에 걸쳐 이전에 행한 연구의 결과들도 거기에 활용하였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마르크스 사후에 쓰인 책이다. 같이 읽어보기 위해 펭귄판 영어본도 주문했는데, 2010년에 나왔다. 영어판으로도 '오래된 새책'이다...

 

12. 02. 23.

 

 

P.S. 저녁에 책을 받아보니 옮긴이 후기에 이렇게 적혀 있다. "이 책은 특히 고대사, 인류학, 여성학, 사회학 등 제반 학문의 연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번역한 것이다. 그리고 이 분야 전공자들은 모건의 <고대사회>(최달곤, 정동호 공역, 현암사, 1978)를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451쪽) 번역자가 같은 것으로 보아 <고대사회>는 문화문고판 이전에 현암사판이 먼저 나왔던 것. 표지를 찾아보니 오른쪽 표지는 기억이 난다. 아마도 학부시절엔 서점에서 구할 수 있었을 책이다. 그러나 '고대사회'에 대해 관심을 갖기까지는 한 세월이 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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