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맹 가리의 소설 <레이디L>(마음산책, 2013)이 번역돼 나왔다. '로맹 가리 혹은 에밀 아자르' 시리즈의 한권인데, 근간 목록이 아직도 아홉 권이나 더 된다(로맹 가리의 책은 마음산책 외에도 문학동네와 문학과지성사, 책세상 등에서 펴내고 있다). 마저 다 소개된다면 카롤린 봉그랑의 <밑줄 긋는 남자>의 여주인공처럼 우리도 굉장한 근심에 휩싸일지 모르겠다. 로맹 가리의 책을 다 읽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근심 말이다(나로선 '다시 읽으면 된다'고 말하고 싶지만). 아무려나 그런 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찾아보니 2008년초애 '로맹 가리 읽기' 리스트를 한번 만든 적이 있는데, 중간 단계의 리스트를 한번 더 만들어놓는다(나중에 최종 리스트를 한번 더 만들면 되겠다). 주로 2010년 이후에 번역된 작품들로 <유럽의 교육>(책세상, 2013)은 다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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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L
로맹 가리 지음,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13년 4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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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교육
로맹 가리 지음, 한선예 옮김 / 책세상 / 2013년 2월
12,500원 → 11,250원(10%할인) / 마일리지 6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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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개
로맹 가리 지음,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12년 8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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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솔로몬 왕의 고뇌
에밀 아자르 지음, 김남주 옮김 / 마음산책 / 2012년 6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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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 독자들에겐 아주 반가운 책이 출간됐다. '러시아문학의 아버지' 푸슈킨(푸시킨)의 전기로 세계적인 기호학자이자 러시아의 대표적 인문학자 유리 로트만의 <푸시킨: 작가의 생애>(고려대출판부, 2013)가 나온 것.

 

 

 

 

 

 

 

 

 

 

 

 

 

 

 

 

 

 

로트만의 전기는 단행본으로도 있지만 그의 전집 중의 한 권인 <푸슈킨>에도 포함돼 있다(푸슈킨에 관해 쓴 그의 글들을 모두 모은 것이다). 아래가 각각 단행본과 전집판이다.

 

 

 

연구자들에겐 필독서이지만 어려운 학술서가 아니어서 중고등학생도 읽을 수 있는 책이다(러시아에선 그렇다). 푸슈킨의 전기가 여러 종 있지만 가장 먼저 소개될 만한 책이 번역돼 기쁘기도 하다. 간략한 책소개는 이렇다.

구조주의자 특유의 통일된 이론적 관점에 근거해 푸시킨의 작품과 삶을 조명한 책. 1981년 출간된 이래 현재까지도 푸시킨 연구가들에게서 기본서로 인정받고 있다. 저자는 풍부하고 정확한 전기적, 역사적 사료로써 세계 문학 발전에 한 획을 그은 푸시킨의 삶과 작품 세계를 그가 살았던 시대적, 역사적 상황과 연관을 맺으면서 일관성 있게 분석해 나간다. 푸시킨을 둘러싸고 있던 가족, 친척, 친구, 여인들은 물론 역사적 인물들과 사건, 당시 문학, 예술계에서 유행했던 흐름 등도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그간에 나왔던 푸슈킨 전기로는 생애와 문학을 간추려준 쯔베또바의 <푸슈킨>(건국대출판부, 1997)과 독일의 '로로로 시리즈'를 옮긴 구드룬 치글러의 <푸슈킨>(한길사, 1999)이 있었다. 내가 쓴 <애도와 우울증>(그린비, 2011)에도 논문을 쓰면서 참고했던 로트만의 <푸시킨>이 인용돼 있다. 논문을 쓴 것도 벌써 10년 전 일이군...

 

13. 05.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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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주간경향(1024호)의 북리뷰를 옮겨놓는다. 지난주에 부산에 내려가기 전에 급하게 써보낸 원고인데, 한윤형의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어크로스, 2013)를 다뤘다. 언젠가 <뉴라이트 사용후기>(개마고원, 2009)도 다룬 적이 있기에 나로선 구면이다(<안티조선 운동사>(텍스트, 2010)는 읽지 않았지만 데뷔작인 <키보드 워리어 전투일지 2000-2009>(텍스트, 2009)를 읽은지라 왠지 친숙하다). 20대 담론이 이슈가 되면서 호명된 논객/필자군(한윤형을 비롯해 노정태, 김현진, 김민하, 조연호, 박가분 등)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 듯싶다.

 

 

 

주간경향(13. 05. 07) 잉여세대의 문제는 시대의 문제다

 

한윤형의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자칭 ‘청년논객 한윤형의 잉여탐구생활’이다. 스스로를 잉여라고 부르는 세대의 자화상과 세대의식, 사회적 열패감과 무기력을 넘어서고자 하는 정치의식과 사회비평을 두루 담았다. 저자는 “군대를 다소 늦게 다녀온 25살 청년이 31살이 되는 동안 사적인 공간과 담론의 영역에서 어떻게 분투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하면서 야심도 털어놓았다. “또래에게는 위안을 주고, 다른 세대에겐 이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읽어봐야 하는 책이 되면 좋겠다”는 야심이다. 어떤 위안을 건네고, 어떤 이해를 돕고자 하는가.

전체적인 골자는 세대 문제가 결국은 시대의 문제라는 점이다. 잉여세대 문제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시대를 반영하는 어떤 세대의 문제’일 뿐이다. 특정 세대가 뒤집어쓸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우석훈·박권일의 <88만원 세대>(2007)가 세대간 착취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켰지만, 한윤형이 보기에 “세대 담론은 계급문제가 철저하게 정치에서 배제된 결과로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담론이다. 게다가 <88만원 세대>를 베스트셀러로 만든 건 ‘원래부터 88만원 정도를 벌었던 젊은이들’의 관심이 아니라 그런 빈곤층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중간계급의 불안감이었다. 그래서 88만원 세대 담론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인 쪽은 명문대생들이었다(루저들의 정서를 잘 표현한 노래 ‘싸구려 커피’를 부른 가수 장기하가 명문대 출신인 것도 우연만은 아니다). 말하자면 ‘계급 불평등의 세대 전이’가 ‘88만원 세대 담론’의 성공 요인이었다.

중산층의 불안심리 내지는 중간계급의 욕망과 결부돼 있는 세대 문제는 한국 자본주의 체제의 재생산 문제와 직결된다. 저자가 간추린 바에 따르면, 한국의 중산층은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통해서 자산을 축적했고, 그와 함께 정치적으로 보수화됐다. 기업 활동에 투자돼야 할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자연스레 기업 경쟁력은 떨어졌고, 이를 보충하기 위한 손쉬운 방법이 노동시장에 신규로 진입한 젊은 세대의 임금을 낮추는 것이었다. ‘집값’은 높이고 ‘사람값’은 낮춘 것이 한국식 자본주의의 운용방식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가 아는 대로 중산층 자신의 자녀가 월급으론 독립을 꿈꿀 수 없는 사회다. 이 ‘멋진 신세계’에선 부모가 몇억원 보태주지 않으면 전셋집 하나 장만하기도 어려워 어지간한 청춘들은 취업,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세대’로 전락한다.

이러한 구조적 현실을 외면한 멘토 담론은 아무리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어낸다 하더라도 공허할 수밖에 없다. 그 공허는 잉여세대를 근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386세대의 위선과도 맞닿아 있다. 가령 교육문제를 보더라도 386세대에게선 한국의 교육 현실에 대한 급진적 비판과 자기 아이를 외국이나 대안학교에 보내는 일이 양립 가능하다. 우파가 자식을 미국으로 보낼 때 소위 좌파는 독일이나 핀란드로 보내는 것 정도의 차이다. ‘결국 다 똑같다’는 냉소는 그래서 나온다.

물론 냉소가 우리를 구제해주지는 않는다. 어떻게 할 것인가. ‘창의성을 말살하는 값싸고 질 나쁜 공교육’을 그대로 받아내는 것이 오히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가장 급진적인 일은 아닐까라는 저자의 반문에서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그의 제안은 진보담론이나 개혁정책이 실효적 의미를 갖기 위해선 한국 사회의 제도와 문화라는 맥락에서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지에 대한 매우 세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대학생의 85%가 비정규직이 되는 세상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동류의식을 가능하게 한다. 이건 계급간 연대의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 문제다. ‘루저’와 ‘잉여’를 양산해내는 사회체제와 경제구조가 과연 언제까지 지속가능할까?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이 서로에게서 ‘우리’를 발견하고 눈짓을 교환할 때 균열은 시작된다.

 

13. 0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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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가장 대표적 과학철학자의 한 사람인 칼 포퍼의 <객관적 지식>(철학과현실사, 2013)이 번역돼 나왔다. <추측과 논박>(민음사, 2001), <과학적 발견의 논리>(고려원, 1994)와 함께 그의 '과학철학자 포퍼'를 대표하는 책으로 안다(<과학적 발견의 논리>는 절판됐다). 그래서 '칼 포퍼 읽기' 리스트를 만들어놓으려고 했는데, 마침 같이 나온 책이 폴라 스테판의 <경제학은 어떻게 과학을 움직이는가>(글항아리, 2013)이다. 원서 자체가 작년에 나온 최신작이며 저자는 과학경제학자로 소개된다(국내에 '과학사회학'은 소개됐지만 '과학경제학'은 처음 아닌가 싶다. 저널리즘적인 책은 있었던 듯싶지만). '최첨단 과학 프로젝트 뒤에 숨겨진 경제적 논리'가 부제. 포퍼가 주장하는 '객관적 지식'으로서의 과학관과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 싶어서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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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지식- 진화론적 접근
칼 포퍼 지음, 이한구 외 옮김 / 철학과현실사 / 2013년 4월
28,000원 → 28,000원(0%할인) / 마일리지 0원(0%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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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칼 포퍼 지음, 허형은 옮김 / 부글북스 / 2006년 10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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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과 논박 1- 과학적 지식의 성장
칼 포퍼 지음, 이한구 옮김 / 민음사 / 2001년 12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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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과 논박 2- 과학적 지식의 성장
칼 포퍼 지음, 이한구 옮김 / 민음사 / 2001년 12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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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행의 여독이 풀리지 않아 하루 미뤄진 '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리스트는 물론 정해놓은 터였다. 제목에 두 사람은 성만 달았는데, 이름까지 적으면 '스테판 에셀-크리스토퍼 히친스-폴 콜린스'이다.

 

 

<분노하라>의 저자 스테판 에셀의 책은 이번에 세 권이 한꺼번에 나왔으니 단연 '이주의 저자'로 손색이 없다. 1917년생으로 지난 2월 생을 마감한 이 노투사의 마지막 책들인데, <세기와 춤추다>(돌베개, 2013)는 회고록이고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문학동네, 2013)는 자서전이며 <포기하지 마라>(문학세계사, 2013)는 마지막 메시지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가능하다'가 한국어판 서문 제목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현 프랑스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그의 삶을 기리며 이렇게 회고했다.  

스테판 에셀은 이런 분이었습니다. 국경 없는 시민, 헌법 없는 유럽인, 당파 없는 투사, 한계 없는 낙관주의자였습니다. 그에겐 비밀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에 우리에게 그 비밀을 알려주었습니다. 그의 비밀은 바로 ‘사랑을 사랑하기’입니다.

더불어, 그의 삶의 교훈을 이렇게 정리했다.

여러분, 스테판 에셀이 우리 곁을 떠나도 이러한 삶의 교훈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정신은 결코 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정신에는 합당한 이름이 있으니 바로 '공화국'이라는 이름입니다.

 

 

영국의 지식인이자 논쟁가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책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이어 세 권이 출간됐다. 지난주에 나온 책이 <논쟁>(알마, 2013). 다섯번째 선집이자 2011년에 세상을 떠난 그의 마지막 비평/칼럼집이다(내가 제일 먼저 읽은 건 나보코프의 <롤리타> 주석서에 관한 리뷰인데,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페이퍼로 정리해보겠다).  

 

 

한국어판은 두 권으로 나오는 듯한데, <논쟁>은 그 첫 권으로 원서의 여섯 개 부 가운데 네 개 부를 옮겼다(원서는 어제 주문했다). 조만간 나머지 두 개 부도 마저 번역돼 나오길 기대한다.  

 

 

<타블로이드 전쟁>(양철북, 2013)은 미국의 '문학  탐정' 폴 콜린스의 신작이다. <네모난 못>을 필두로 <밴버드의 어리석음>, <토머스 페인 유골분실 사건>, <식스펜스 하우스> 등 다섯 권의 책이 국내에 소개됐는데, 모두 같은 출판사에서 같은 역자의 번역으로 펴낸 것이다(이런 꾸준함이 마음에 든다). 이번에 나온 건 '황색 언론을 탄생시킨 세기의 살인 사건'이 부제로 역시나 폴 콜린스 표 스타일을 보여준다. 어떤 이야기인가?

1897년 6월, 뉴욕의 한 부둣가에서 빈들거리던 아이들이 방수천에 싸인 채 바다에 떠있던 시체 토막 하나를 건진다. 비슷한 시기, 뉴욕 브롱크스 숲으로 버찌를 따러 간 가족들이 가시덤불 사이에서 심하게 썩은 한 남자의 몸통을 발견한다. 며칠 뒤, 지나가던 배에 부딪힌 시체 꾸러미를 사람들이 바다에서 건져낸다. 한편, 롱아일랜드에서는 한 농부가 자기 오리들 깃털에 무언가 이상한 것을 발견한다. 처음에 단순히 의대생들의 장난이라 여겨졌던 이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묘한 기운이 감지된다. 뉴욕 곳곳에서 발견된 시체 토막들이 한 사람의 것이고, 시체 조각들을 싸맨 방수천이 같고, 머리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결국 뉴욕의 모든 신문들이 대대적으로 보도 경쟁에 들어가면서 이 사건은 1897년을 뜨겁게 달군, '세기의 살인 사건'이라 불릴 '이벤트'가 되고 말았다. 이 시체의 주인공은 대체 누구이며, 누가 이런 끔찍한 일을 벌인 것일까?

궁금하다면 '타블로이드 전쟁'에 참전해보시길. 원제는 '세기의 살인자'다...

 

 

13. 0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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