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도 버스가 오지 않는
안성공도터미널 승차장 바닥에
죽은 듯 붙어 있는 나방 한 마리
죽은 건가 건드려 보려다
내게 무슨 권한이 있나 싶다
그러다 버스에 몸을 실으니
인연도 아니구나
그렇게 죽은 듯 붙어 있는 나방이었으리
죽은 건가 건드려 보려다
인연이 아니구나 떠나갔으리
그대 떠나고 나는 남은 건가 싶다
안성공도터미널 승차장 바닥에
승천을 기다리 듯 나는 숨죽이고 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dmsdud5789 2018-09-13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께서 직접 쓰신 글인가요? 어제 저녁에 안성에서 쿤데라,농담 강의 들은 공도주민인데 괜히 반갑네요^^ 유익한 강의 너무나 고맙습니다. 다음주가 마지막이라니 너무 아쉽네요

로쟈 2018-09-13 23:13   좋아요 1 | URL
네, 주민이시군요.^^ 다음주에 뵐게요.~
 

문학의 도시는? 사랑의 도시는? 묻는다면 어디를 댈 것인가? 런던과 파리라고 하면 바로 맞히지는 못하더라도 대략 수긍할 수 있겠다. 두 도시를 한꺼번에 다룬 것은 아니고 각각 다룬 책이 나왔다. 엘로이즈 밀러의 <문학의 도시, 런던>(올댓북스)과 데이비드 다우니의 <로맨틱, 파리>(올댓북스)다.

원서도 시리즈인지는 모르겠는데(확인해봐야겠다) 번역본은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 기획된 것 같다. 당장은 아니지만 내년쯤에 런던, 그리고 후년쯤에 파리를 문학기행차 방문해볼 생각도 있기에 두 권 모두 눈에 띄는 대로 주문했다(<런던>은 이미 구입한 책이고 <파리>는 오늘 주문). 파리 여행기 혹은 체류기는 적잖게 나와 있어서 <로맨틱, 파리>가 어떤 특장이 있는지 궁금하다. 파리 여행의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더 흥미롭겠다. 이왕 시리즈로 나온다면 <모스크바> 같은 책도 더해졌으면 싶다.

오늘 아침에 펴본 책인데 ‘유럽여행 마니아‘ 정여울의 <내성적인 여행자>(해냄)도 유럽 여행의 길잡이가 될 만한 책. 다음달에 찾아보게 될 독일의 도시들에 대한 방문기부터 나로선 눈길을 주게 된다. 저자가 제일 먼저 소개하는 건 뉘른베르크인데, 여정에는 들어 있지 않지만, 혹 도로 표지라도 보게 될지 어찌 알겠는가. 아, 초등학생 때 읽은 <뉘른베르크의 난로>라는 동화도 기억나는군. 난로와 같이 연상되는 유일한 도시가 뉘른베르크라니, 동화는 힘이 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뒷북소녀 2018-09-12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스크바 원해요

로쟈 2018-09-12 07:47   좋아요 0 | URL
^^
 

"베를린에 살면서 독일어와 일본어, 두 가지 언어로 소설을 쓰는 작가"라는 게 다와다 요코에 대한 소개다. 문학상도 독일과 일본에서 두루두루 수상한 작가. 몇몇 작품들이 번역돼 나왔는데, 이번에는 여행기까지 출간되었다. <여행하는 말들>(돌베개)이다. 이번 겨울에 다와다 요코의 작품 두 편 정도를 강의할 계획이어서, 이 여행기도 읽어볼 것 같다. 소개된 책들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여행하는 말들- 엑소포니, 모어 바깥으로 떠나는 여행
다와다 요코 지음, 유라주 옮김 / 돌베개 / 2018년 9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8년 09월 10일에 저장

헌등사
다와다 요코 지음, 남상욱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3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2018년 09월 10일에 저장
품절
용의자의 야간열차 (무선)
다와다 요코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4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8년 09월 10일에 저장

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1년 3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18년 09월 10일에 저장
구판절판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거의 매일 세계문학에 대해 강의하고 있지만 주로 근현대 소설 위주여서 드라마를 다루는 일은 드물다(소포클레스나 브레히트 등은 강의에 포함된다). 특히 고전주의 드라마를 읽는 일은 희소한 편인데(러시아의 고전주의 드라마도 번역본이 절판된 게 이유지만 강의에서 다룬 지 정말 오래 되었다), 예외가 라신의 <페드르>다. 초역본인 <페드르와 이폴리트>를 두 차례 강의에서 읽었다. 알려진 대로 라신은 코르네유, 몰리에르와 함께 프랑스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극작가이다. 프랑스 고전주의가 갖는 위상이나 의의를 고려하면 몇 편 더 다룸직한데, 나로서는 <페드르> 외에 몰리에르의 희극들을 언젠가 읽어보고 싶다. 



<페드르>를 오랜만에 읽으며 '프랑스 고전극' 시리즈를 주문했다. 코르네유부터 몰리에르까지 주요작을 한 권씩으로 묶은 선집이다. 대학 강의용으로는 적합할 것 같은데, 일반 독자를 상대로 한 강의에서는 편수가 너무 많은 편이고, 가격도 비싼 게 흠이다. 하지만 장서용으로는 맞춤하다. 



강의용으로 더 실제적인 건 <페드르와 이폴리트>(열린책들)과 <바자제. 페드르>(책세상), <페드르>(지만지) 등인데, 열린책들판과 책세상판이 경제적이다. 



코르네유의 작품은 <연극적 환상. 오라스>(책세상)과 함께 대표작 <르 시드>, <시나>(지만지) 등을 번역본으로 읽을 수 있다. 코르네유를 강의할 일은 아주 드물지 않을까 싶다. 


 

 

반면에 역시 가장 많은 작품이 번역된 극작가는 몰리에르다. 일부만 나열해도 적잖은 번역종수를 자랑한다. 강의에서 교재로 쓸 만한 것은 역시나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나온 <타르튀프>(열린책들)이나 <상상병 환자>(창비) 등이다. 몰리에르 같은 경우 한두 작품을 대표작으로 읽으려고 할 때 어떤 작품을 골라야 할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이건 자료를 좀 보고 판단해야겠다. 


프랑스문학의 경우 17세기 고전극을 다루게 되면, 19세기 소설로 넘어가기 전에 18세기 소설들이 남는다. 내게는 아직 공백으로 남아 있는 시기다. 18세기 러시아문학도 강의에서 다루지 않는데, 18세기 프랑스 소설을 읽을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18세기 영소설은 사정이 달라서 아마도 내년 봄학기에는 읽게 될 것 같다. 그렇게 세계문학 일주를 하다보면 인생이 저물어 가겠다...


18. 09. 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현듯 주중에는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부랴부랴 고른다. 지난주에 시작은 했다가 중단했었다. 저장된 걸 보니 이렇게 적었다. "독서의 달이면서 마지막 주엔 추석 연휴도 껴 있는 9월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렸던 한달 전과 비교하면 너무도 '친'독서적인 계절이다. 조건이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 친해지는 건 각자의 몫이다." 이어서 적는다. 



1. 문학예술


문학 쪽으로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2차분으로 나온 시집 여섯 권을 고른다. 1차분과 다르게 이번에는 하드카바로 나왔다.김행숙부터, 오은, 임승유, 이원, 강성은, 김기택 시인의 신작 시집이다. 김행숙, 오은, 이원, 김기택은 구면이고, 임승유, 강성은은 초면이다. 시집 독서가 밀린 분들에게는 반년치 몰아 읽기로도 의미가 있겠다. 


  

편혜영과 박형서의 소설로 시작한 소설선은 지난 여름에 세 권이 추가되었다. 김경욱, 윤성희, 이기호의 신작들이다. 이 시리즈의 책들을 모아놓으니 표지에 꽤나 공을 들였구나 싶다. 시인선이건 소설선이건 적당히 골라서 읽어보면 되겠다. 


 

예술 분야는 오랜만에 음악 쪽에서 고른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로 나온 유윤종의 <푸치니>(아르테), 그리고 조르주 무스타키의 대담집 <알렉산드리아 고양이>(한국문화사), 2015년에 세상을 떠난 팝칼럼니스트 김광한의 유고 자서전 <다시 듣는 김광한의 팝스다이얼>(북레시피) 등이다. 조르주 무스타키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불어시간에 처음 소개받았으니 30년도 더 된 일이다. 그리고 팝스다이얼이 언제적 FM 프로였던가. 오후 2시면 '김기덕의 2시의 데이트'와 '김광한의 팝스다이얼' 시그널 음악이 울려퍼지던 때, 나는 열아홉 살이었다. 



2. 인문학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김영사)은 이달의 필독서다. 이언 골딩 등의 <발견의 시대>(21세기북스), 과학자가 쓴 빅히스토리 책으로 월터 앨버레즈의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아르테) 등도 비교해서 읽어볼 만하다. 북극과 남극의 빙산이 녹고 있다는 불길한 뉴스를 접하다 보면, 호모 데우스의 시대나 4차산업혁명보다 지구 종말이 더 빨리 닥치는 게 아닌가 싶지만, 여하튼 당장에라도 해야 하는 일은 역사를 좀더 긴 안목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이다. 원하건 원하지 않건, 준비가 되어 있건 그렇지 않건, 그래야만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생각이다. 



새로 나온 <한국현대사>(전2권, 푸른역사)와 <한국 현대사와 사회경제>(경인문화사)도 추석용 읽을 거리로 미리 주문했다. 세계사와 함께 한국 현대사에 대해서도 다시 짚어볼 만한 시간이다. 



3. 사회과학


날로 심화되고 있는 불평등 문제를 다룬 책들로 <세계불평등 보고서 2018>(글항아리)와 <세계화 시대의 불평등 문제>(소와당)도 읽을 거리. 거기에 박노자의 칼럼집 <전환의 시대>(한겨레출판)도 고른다. 남북관계뿐 아니라 국제관계, 더 나아가 지구의 미래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기에 이래저래 읽어야 할 것도 많고 고민할 주제도 많다. 



예판으로 뜬 고 노회찬 의원의 <우리가 꿈꾸는 나라>(창비),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의 저자인 일본 사회학자 기시 마사히코의 인터뷰집 <거리의 인생>(위즈덤하우스), 그리고 시카고대학 사회학과 교수 야마구치 가즈오의 <직장에서의 남녀 불평등>(연암서가)도 덧붙인다. 



4. 과학


과학 쪽으로는 원제대로 다시 나온 스티븐 제이 굴드의 <원더풀 라이프>(궁리)를 고른다.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경문사)란 제목으로 14년 전에 나왔던 책이다. 김홍표의 <가장 먼저 증명한 것들의 과학>(위즈덤하우스)은 "역대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의 발견과 증명의 과정을 엮은" 책이다. 댈러스 캠벨의 <진짜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책세상)는 말 그대로 '진짜 안내서'다. "우주 탐사의 과거·현재·미래, 우주인의 실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일목요연하게 담아낸 이 책은 우주과학·천문학·항공학 등의 전문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전해준다."



5. 책읽기/글쓰기


과학책 이야기이면서 과학 이야기로 <이명현의 과학책방>(사월의책)과 노승영, 박산호의 번역 이야기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세종서적), 번역가 조영학의 번역특강, <여백을 번역하라>(메디치) 등을 고른다. 



<장미의 이름> 리커버판이 알라딘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언젠부턴가부터 지속되고 있는 리커버판에 대한 이런 반응은 분석 거리다) 도서관을 주제로 한 책으로 스튜어트 켈스의 <더 라이브러리>(현암사)도 나로선 관심도서다. 거기에다 <책에 빠져 죽지 않기>(교유서가)도 슬쩍 올려놓는다...


18. 09. 09.



P.S. 미국의 사회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의 대표작 <유한계급론>(에이도스)이 새로 번역돼 나왔다. <한가한 무리들>(동인, 1995)로 처음 나왔던 번역본까지 포함하면 서너 종의 번역을 갖고 있는 듯싶다. 1899년에 나왔으니 내년이면 출간 120주년이 된다. 요즘 발자크와 드라이저의 작품들을 강의에서 읽다 보니 자연스레 베블런의 통찰과 만나게 된다. <유한계급론>과 함께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도 다시 책상(식탁)에 펼쳐놓았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이달의 읽을 거리로는 결코 모자라지 않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돌이 2018-11-29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신 <유한계급론>중 어느 걸 추천하시고 싶은지요?

로쟈 2018-12-02 23:06   좋아요 1 | URL
현재 책을 대조해볼 수 없어서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렵고, 최근 번역본을 읽으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