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세계문학에 대해 강의하고 있지만 주로 근현대 소설 위주여서 드라마를 다루는 일은 드물다(소포클레스나 브레히트 등은 강의에 포함된다). 특히 고전주의 드라마를 읽는 일은 희소한 편인데(러시아의 고전주의 드라마도 번역본이 절판된 게 이유지만 강의에서 다룬 지 정말 오래 되었다), 예외가 라신의 <페드르>다. 초역본인 <페드르와 이폴리트>를 두 차례 강의에서 읽었다. 알려진 대로 라신은 코르네유, 몰리에르와 함께 프랑스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극작가이다. 프랑스 고전주의가 갖는 위상이나 의의를 고려하면 몇 편 더 다룸직한데, 나로서는 <페드르> 외에 몰리에르의 희극들을 언젠가 읽어보고 싶다. 



<페드르>를 오랜만에 읽으며 '프랑스 고전극' 시리즈를 주문했다. 코르네유부터 몰리에르까지 주요작을 한 권씩으로 묶은 선집이다. 대학 강의용으로는 적합할 것 같은데, 일반 독자를 상대로 한 강의에서는 편수가 너무 많은 편이고, 가격도 비싼 게 흠이다. 하지만 장서용으로는 맞춤하다. 



강의용으로 더 실제적인 건 <페드르와 이폴리트>(열린책들)과 <바자제. 페드르>(책세상), <페드르>(지만지) 등인데, 열린책들판과 책세상판이 경제적이다. 



코르네유의 작품은 <연극적 환상. 오라스>(책세상)과 함께 대표작 <르 시드>, <시나>(지만지) 등을 번역본으로 읽을 수 있다. 코르네유를 강의할 일은 아주 드물지 않을까 싶다. 


 

 

반면에 역시 가장 많은 작품이 번역된 극작가는 몰리에르다. 일부만 나열해도 적잖은 번역종수를 자랑한다. 강의에서 교재로 쓸 만한 것은 역시나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나온 <타르튀프>(열린책들)이나 <상상병 환자>(창비) 등이다. 몰리에르 같은 경우 한두 작품을 대표작으로 읽으려고 할 때 어떤 작품을 골라야 할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 이건 자료를 좀 보고 판단해야겠다. 


프랑스문학의 경우 17세기 고전극을 다루게 되면, 19세기 소설로 넘어가기 전에 18세기 소설들이 남는다. 내게는 아직 공백으로 남아 있는 시기다. 18세기 러시아문학도 강의에서 다루지 않는데, 18세기 프랑스 소설을 읽을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18세기 영소설은 사정이 달라서 아마도 내년 봄학기에는 읽게 될 것 같다. 그렇게 세계문학 일주를 하다보면 인생이 저물어 가겠다...


18. 09. 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