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최후의 교수들과 인문학의 미래

6년 전에 쓴 독서 칼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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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간 밀린 책들이 많아서 페이퍼 거리도 쌓여 있는데(처리에 며칠이 걸릴 듯싶다) 일단 제쳐놓고 오늘 눈에 띈 책에 대해서. 미국의 심리학자 샌드라 립시츠 벰(샌드라 벰)의 <나를 지키는 결혼생활>(김영사)이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저자인데, 젠더 문제에 관한 연구로 명성을 얻었다 한다. <젠더의 렌즈>가 대표작. <나를 지키는 결혼생활>은 <색다른 가족>(1998)의 번역본이다('언컨벤셔널 패밀리'를 어떻게 옮겨야 할까?). 저자 자신의 결혼생활을 모델로 실험적인 결혼생활에 대한 탐색과 제안을 담고 있는 책으로 보인다. 




 













"여성과 남성, 아내와 남편, 엄마와 아빠, 딸과 아들. 사회 관습이 부여한 성역할을 뛰어넘어 새로운 가족 형태를 고민했던 페미니즘 학자의 자전적 실천기. 남편의 커리어를 위해 아내가 희생하고 엄마와 아빠의 역할은 구분되며 딸과 아들을 성별에 맞게 다르게 키워야 한다는 세상의 고정관념에 의문을 던진다. 동등한 파트너이자 부모로 역할을 다하고 젠더라는 고정관념에서 자유롭게 아이를 키우려고 노력한 저자는 학문적 페미니즘이 일상에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고유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새로운 가족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낮에 케이트 쇼팽의 <각성>에 대한 짧은 리뷰를 쓰느라 여성과 결혼과 가정 문제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본 터라 샌드라 벰의 책에도 눈길을 주게 된 것. 샌드라는 심리학자인 남편 대릴과 학생과 교수의 관계로 만나 결혼하고 '평등주의 결혼생활'을 실천했다고 한다. 
















다른 실험적 사례로는 헬린과 스콧 니어링 부부의 '조화로운 삶'도 떠올려볼 수 있겠다. 한편으로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계약결혼'은 또다른 결혼에 대한 모색일 텐데, 조만간 보부아르에 관한 페이퍼를 적으며 따로 생각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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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독서모임 '아사독'에서는 이번 겨울에 일본근대문학 특강을 진행한다. 비대면(줌강의)으로 진행하며(지방에서의 수강도 가능하다. 전강 비대면이지만 일부 강의는 대면강의로도 진행한다). 강의시간은 월요일 11시-13시이며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유료강의이며 강의 문의 및 신청은 010-8778-3971 홍경애). 


로쟈와 함께 읽는 일본문학


1강 12월 07일_ 모리 오가이, <아베 일족>



2강 12월 21일_ 시마자키 도손, <파계>



3강 1월 04일_ 나쓰메 소세키, <그후>



4강 1월 18일_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라쇼몬>



5강 1월 25일_ 다니자키 준이치로, <치인의 사랑>



6강 2월 01일_ 가와바타 야스나리, <산소리>



7강 2월 15일_ 미시마 유키오, <가면의 고백>



8강 2월 22일_ 오에 겐자부로, <개인적인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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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맘 2020-11-11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문학 다시 듣고 싶었는데
시간을 만들어봐야겠네요~
읽을 책들이 걱정되긴 하지만ㅎ

로쟈 2020-11-13 12:12   좋아요 0 | URL
아주 두꺼운 작품은 없어요.^^

모맘 2020-11-13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쌤,별일 없으신거죠?
수강생들 걱정하고 계십니다
창백한불꽃을 못하게된거 넘 아쉬워하면서요ㅠ

모맘 2020-11-13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구현대수강생들요~ㅎㅎ

2020-11-13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명 2020-11-17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시간이 11~13시 인가요? 왠지 애매한....

2020-11-17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번주 주간경향(1402호)에 실은 리뷰를 옮겨놓는다. 브론테 자매의 작품 강의 마지막 작품이 <아그네스 그레이>(1847)였고, 그에 대해서 간단히 적었다...


 















주간경향(20. 11. 16) 19세기 영국의 여성상 차분하게 묘사


브론테 자매의 막내로 서른 살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난 앤 브론테가 남긴 소설은 두 편이다. 우리말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언니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과 나란히 출간된 <아그네스 그레이> 한 편이다. 주인공의 이름이 제목인 점에서, 그리고 아그네스가 가정교사라는 점에서 <폭풍의 언덕>보다는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와 닮았고, 또 자연스레 그와 비교된다. 소위 가정교사 소설로 분류되는 작품이다.


당대에 상당한 주목을 받은 <제인 에어>나 걸작으로 평가받는 <폭풍의 언덕>에 비하면 앤 브론테나 <아그네스 그레이>는 덜 알려졌다. 영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세 자매 가운데 가장 덜 흥미로운 인물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언니 샬럿의 회상에 따르면 에밀리와 달리 앤은 온화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힘과 열정은 부족했지만, 그만의 독특한 미덕의 소유자였다. 문학에 한정하자면 당대의 현실을 차분하게 관찰하고 과장없이 묘사한 미덕은 두 언니보다 앤에게 돌려져야 할 듯싶다.

<아그네스 그레이>는 무엇보다 현실의 사실적인 재현에 주력한다. 작품에서는 가정교사 아그네스가 처한 현실이다. 19세기 중반 영국은 대외적인 식민지 확장 정책으로 남성들이 국외로 빠져나가고 다른 한편으론 결혼 비용의 상승으로 결혼 기피 현상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전체 여성의 30%가량이 독신 여성이었고, 이들은 절실하게 생계의 방편을 찾아야 했다. 교구 목사인 아버지와 대지주 집안 출신의 어머니(그렇지만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으로 인하여 모든 특권을 잃어버린다)를 두었지만, 아버지의 투자 실패로 가계가 몰락하자 아그네스는 자청해 가정교사 일에 나선다.

여성이 가질 수 있는 대표적 직종이었지만 가정교사에 대한 사회·경제적 대우는 박한 편이었다. 보수로는 하녀와도 큰 차이가 없었던 가정교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대표자로 간주되기도 했다. 소설은 아그네스가 가정교사로서 겪는 일을 일인칭 시점으로 자세하게, 그리고 실감나게 묘사한다. 제인 에어가 이상적인 여성상을 시범적으로 보여준다면 아그네스는 현실적인 여성상을 제시한다. <제인 에어>에서는 제인이 결국 자신을 고용한 주인 로체스터와 결혼하는 반면 <아그네스 그레이>의 아그네스는 교구 목사와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결말로 마무리된다.

제인 에어의 극적인 드라마가 빠진 자리를 채우고 있는 건 아그네스가 가르치기도 한 귀족 계급의 처녀 로잘리의 결혼 이야기다. 제인 오스틴 소설의 인물로도 등장할 법한 로잘리는 자신의 미모와 지위에 대한 허영으로만 채워진 여성이다. 그는 아그네스와 같은 ‘하층’ 계급을 무시하며 부유한 귀족과 결혼하여 대저택의 안주인이 되기를 갈망한다. 자신의 계산대로 원하던 남자와 결혼하지만 로잘리는 뒤늦게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걸 깨닫는다. 비록 도드라지지는 않더라도 로잘리라는 반면교사 덕분에 독자는 아그네스의 미덕에 공감하게 된다. 작가 앤 브론테의 미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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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도스토예프스키와 로렌스

13년 전에 쓴 페이퍼다. 그때가 186주년이었으니 오늘은 도스토예프스키의 탄생 199주년(내년이 200주년이다)이 되는 날이다(빼빼로데이여서 기억하기 쉽다. 물론 나도 ‘지난오늘‘을 둘러보고서야 상기한 것이지만). 올해 도스토예프스키 전작 강의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데 강의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 당분간은 도스토예프키와 함께 지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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