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주 페미니즘 관련서가 나오고 있기에 별도의 주목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구면의 책이 있어서 적는다. 라캉주의 페미니스트 제인 갤럽의 <페미니즘과 정신분석>(꿈꾼문고)이 번역돼 나왔다. 원저저를 구한 게 20년쯤 전일 듯싶은데(원저의 표지가 낯익다), 그래서 이미 소개된 걸로 착각하고 있었다. 번역본은 제목과 부제가 바뀌어서 '딸이 유혹'이 부제로 붙었다.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되어 소개되는 페미니즘 이론가이자 문학비평가 제인 갤럽의 <페미니즘과 정신분석: 딸의 유혹>은 페미니즘 이론과 정신분석의 관계를 연구하는 책이다. 갤럽은 정신분석, 특히 라캉의 이론과 그와 연관된 다양한 페미니즘 텍스트들을 특유의 자세히 읽기(close reading)’로써 아주 세밀하게 분석한다."





 










덕분에 떠올리게 된 여성 이론가 몇 명. 우선 <여자가 없다고 상상해봐>의 조운 콥젝. 역시 대표작 <나의 욕망을 읽어라>가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반면 엘리자베스 그로스(그로츠)의 책은 몇 권 번역된 상태. 역시 라캉주의 페미니스트인데, <뫼비우스의 띠로서 몸>으로 소개됐던 책이 재작년에 <몸 페미니즘을 향해>로 다시 나왔다. <페미니즘과 정신분석>과 같은 시리즈로.
















분류하자면 들뢰지언 페미니스트에 속하는 로지 브라이도티의 <변신>도 같은 시리즈의 책이다. <유목적 주체>로 처음 소개됐던 이론가다.

















라캉주의 페미니즘 이론가로 엘리자베스 라이트도 꼽아볼 수 있는데, 일찌감치 번역됐던 <페미니즘과 정신분석학 사전>의 편자이기도 하다. 절판된 지 오래됐는데(정신분석사전 류가 대개 절판된 상태다), 다시 나올 수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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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대사('인민3부작') 연구자로 국내에 소개된 프랑크 디쾨터의 신작은 <독재자가 되는 법>(열린책들)이다(원제도 그렇다). '히틀러부터 김일성까지, 20세기의 개인숭배'가 부제인데, 목차를 보면 무솔리니부터 멩기스투(에티오피아)까지 8명의 독재자를 다루고 있다(겸사겸사 독재자 관련서들을 검색해봤는데,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책이다. 덕분에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까지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독재자가 되는 법>에서 프랑크 디쾨터는 20세기 들어 오싹할 정도로 효과적인 개인숭배를 강요한 8인을 돌아본다. 세심하게 연출된 행진, 치밀하게 구축한 신비주의 장막, 지도자를 찬양하는 노래와 출판물에 이르기까지 이들 독재자는 자신의 이미지를 포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안간힘을 썼고 전 국민이 자신을 찬미하도록 부추겼다."


히틀러나 스탈린, 마오쩌둥, 그리고 김일성까지는 '친숙'한데, 대표 독재자 가운데 무솔리니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다는 생각에 관련서를 여러 권 찾아보고 다운받기도 했다. 이탈리아 레지스탕스 운동과 관련하여 궁금하기도 해서다. 

















<무솔리니 나의 자서전>을 빼고는 갖고 있는 책들인데, 역시나 서고를 뒤져야 한다. 
















이탈리아 레지스탕스 운동과 관려해서는(프리모 레비도 그 일원이었다) 몇년 전에 책들을 구입한 게 있는데, 순서상으로는 이탈리아 현대사를 먼저 참고해야 할 듯하다. 


 














이탈리아문학, 특히 현대문학(단눈치오부터 움베르토 에코까지)을 언제 강의에서 다루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 준비로도 필요하다. 책들을 모아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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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이론가 더글러스 러시코프(러쉬코프)의 신작은 ‘팀 휴먼‘이다. 위기의 시대이지만 역전도 가능하다고 설득한다. 인류가 ‘팀 스피릿‘을 가져야 한다는 게 역전의 조건이다...

그러나 새로운 미디어가 나타날 때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인터넷도 시작은 소셜 플랫폼이었으나 결국에는 ‘고립의 플랫폼‘이 됐다. 디지털 기술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구축한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가 있을 자리에 다른 무언가를 가져다 놓았다.
우리는 수많은 소통 기술을 손에 쥐고 살고 있다. 우리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 중에는 내가 직접 살아 본 경험보다 간접적으로 알게 된 경험이 더 많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외롭고 원자화되었다. 최신 기술은 우리를 서로 이어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어지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 기술은 인간성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고 평가절하하며, 갖가지 방식으로 우리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심을 훼손하고 있다. 안타깝지만 이 상황은 처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상황을역전시키는 것 역시 가능하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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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인들이 가장 많이 읽은 로마사 책이라고 알려진 인드로 몬타넬리의 <로마 이야기>가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앞서 <로마제국사>(까치)라고 번역됐던 책이다. 원저 초판은 1957년에 나왔고 1988년에 개정판도 나왔다. 짐작엔 서문만 다시 쓴 것 같다. 개정판 서문의 첫 단락이다...

제 앞가림도 변변치 못한 내가 이 책을 몇 번이나 다시 찍었는지 기억할 수 있겠는가. 다만 다른 외국어로 번역된 것을 제외하고도 이탈리아어 판만 50만 부 이상 팔린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결코 그것을 자랑할 생각은 없다. 항상 그렇듯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사실은 결코 그 책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잣대가 되지 못한다. ‘올해의 책‘이라고 과대하게 광고된 책이 이듬해에 독자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경우를 수없이 보아왔다. 이 경우, 오히려 풍자적인 의미에서 성공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를 들어 『로마 이야기』와 같은 책이 적어도 35년의 긴 세월 동안 독자들로부터 꾸준히사랑받았다면, 이는 크든 작든 분명히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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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체지향 존재론에 대한 지젝의 검토와 비판을 읽으려다 보니 그레이엄 하먼과 레비 브라이언트의 책에까지 손이 갔다. <존재의 지도>(‘기계와 매체의 존재론‘이 부제다)가 <객체들의 민주주의>보다 먼저 나왔는데, 총서(사변적 실재론 총서) 편집자인 하먼이 서문을 붙였다. 서문의 한 단락이다. ‘유물론의 갱신을 위하여‘는 저자 서론의 제목이다...

브라이언트는 이 책에 앞서 두 권의 책을 출판했다. 첫 번째 책은 『차이와 소여 : 들뢰즈의 초험적 경험주의와 내재성의 존재론』 Difference and Givenness: Deleuze‘s Transcendental Empiricism and the Ontology of Imma-nence(2008)이라는 들뢰즈에 관한 책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많은 독자가 이 책을 들뢰즈의 걸작 『차이와 반복』에 관한 최고로 유용한 책으로 여기는데, 그런 영예를 놓고 경쟁하는 다수의 훌륭한 책이 있음에도 말이다. 내가 브라이언트와 개인적으로 알게 된 시기는 그의 첫번째 책이 출판된 직후였는데, 요컨대 그 만남은 두 사람 모두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친 지성적 우정이었다. 브라이언트는 객체지향 존재론(이하 000)으로 알려진 운동에서 빠르게 핵심 인물이 되었는데, 그 용어는 2009년에 브라이언트 자신이 고안한 용어다. 브라이언트는객체지향 패러다임과 브뤼노 라투르의 저작에 몰두함으로써 『객체들의 민주주의 The Democracy of Objects』(2011)라는 자신의 두 번째 책을 저술하게 되었다. 그 책은 장점이 많은 책이면서, 어쩌면 바디우와 들뢰즈 같은 기성의 대륙적 명사들에서 프란시스코 바렐라와 움베르토마투라나, 독일인 체계 이론가 니클라스 루만에 이르기까지 놀랍도록 다양한 사상가를 종합한 점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책일 것이다. 그 책은 자체의 많은 흥미로운 참고문헌을 넘어서 향후 수십 년 동안 읽힐 법하게 만드는 참신함과 명쾌함으로 특징지어진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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