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체지향 존재론에 대한 지젝의 검토와 비판을 읽으려다 보니 그레이엄 하먼과 레비 브라이언트의 책에까지 손이 갔다. <존재의 지도>(‘기계와 매체의 존재론‘이 부제다)가 <객체들의 민주주의>보다 먼저 나왔는데, 총서(사변적 실재론 총서) 편집자인 하먼이 서문을 붙였다. 서문의 한 단락이다. ‘유물론의 갱신을 위하여‘는 저자 서론의 제목이다...

브라이언트는 이 책에 앞서 두 권의 책을 출판했다. 첫 번째 책은 『차이와 소여 : 들뢰즈의 초험적 경험주의와 내재성의 존재론』 Difference and Givenness: Deleuze‘s Transcendental Empiricism and the Ontology of Imma-nence(2008)이라는 들뢰즈에 관한 책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많은 독자가 이 책을 들뢰즈의 걸작 『차이와 반복』에 관한 최고로 유용한 책으로 여기는데, 그런 영예를 놓고 경쟁하는 다수의 훌륭한 책이 있음에도 말이다. 내가 브라이언트와 개인적으로 알게 된 시기는 그의 첫번째 책이 출판된 직후였는데, 요컨대 그 만남은 두 사람 모두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친 지성적 우정이었다. 브라이언트는 객체지향 존재론(이하 000)으로 알려진 운동에서 빠르게 핵심 인물이 되었는데, 그 용어는 2009년에 브라이언트 자신이 고안한 용어다. 브라이언트는객체지향 패러다임과 브뤼노 라투르의 저작에 몰두함으로써 『객체들의 민주주의 The Democracy of Objects』(2011)라는 자신의 두 번째 책을 저술하게 되었다. 그 책은 장점이 많은 책이면서, 어쩌면 바디우와 들뢰즈 같은 기성의 대륙적 명사들에서 프란시스코 바렐라와 움베르토마투라나, 독일인 체계 이론가 니클라스 루만에 이르기까지 놀랍도록 다양한 사상가를 종합한 점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책일 것이다. 그 책은 자체의 많은 흥미로운 참고문헌을 넘어서 향후 수십 년 동안 읽힐 법하게 만드는 참신함과 명쾌함으로 특징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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