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막강 저자들'의 책이 나왔다고 했는데, 지젝과 바디우, 바우만 등의 신간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국내서도 만만치 않아서 조정래, 유홍준, 고미숙 같은 스타급 저자들의 책도 작당한 듯이 한꺼번에 나왔다. 한꺼번에 다룰 수가 없어서 일단은 국내서 저자로만 꾸미도록 한다.

 

 

 

조정래 선생의 신작은 모처럼 나온 대작이다. 규모와 분량이 모두 그렇다. 중국을 무대로 한 점이 가장 특징적인데, 소개는 이렇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의 작가 조정래 장편소설. 경제민주화의 청사진을 제시한 <허수아비춤> 이후 3년,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작가적 고민이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대한 통찰과 전망으로 이어져 집필로 결실을 맺게 된 <정글만리>는 각권 당 원고지 1,200매로 구성되어 총 3,600매의 전 3권으로 완결되었다. 이는 90년대 초반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작가가 소련의 갑작스런 몰락과 달리 건재한 중국의 모습을 보고 중국을 무대로 소설을 써봐야겠다고 마음먹고 20여 년을 꾸준히 고민해 온 결과다.

<아리랑>과 <태백산맥>의 작가가 본 '중국 자본주의의 모든 것'에 눈길이 안 갈 수 없는데,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니까 군말은 필요 없겠다. 읽어보는 수밖에.

 

 

 

예약판매에 들어갔던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 1,2>(창비, 2013)도 담주에는 출간된다. 국내편의 마지막 권으로 제주도편이 출간된 게 작년 9월이었으니 거침없는 강행군이다. 아직은 계획에 없으나 일본에 갈 일이 생긴다면 제일 먼저 읽을 책일 듯싶다.

 

 

 

'고전평론가'이자 <열하일기> 가이드 고미숙의 기대작 <두개의 별 두개의 지도>(북드라망, 2013)도 예판이 끝나 바로 구입이 가능하다. 어제 주문했기에 정상배송이라면 오늘 받아볼 책인데, '다산과 연암 라이벌 평전1탄'이 부제다. 계속 이어진다는 뜻이겠다. 다산과 연암을 두 개의 별과 지도로 꼽은 것이지만 이 책이야말 다산과 연암을 읽는 친절한 '지도'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 평전으로는 <윤선도 평전>(한겨레출판, 2013)을 잇는 것인데, '고미숙식 평전'이 더 이어지길 기대한다...

 

13. 0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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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막강 저자들의 책이 다수 출간된 까닭에 몇몇 책들은 '이주의 저자'에서 다룰 참이다. 그렇게 걸러내고 고른 이주의 타이틀북은 피터 싱어의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오월의봄, 2013)다. '철학자 피터 싱어가 쓴 동물운동가 헨리 스피라 평전'이 부제.

 

 

 

헨리 스피라는 피터 싱어의 실천윤리학과 동물해방 사상을 현실에 구현한 가장 모범적인 운동가라고 한다. 같이 읽어볼 만한 책은 물론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연암서가, 2012).

 

 

두번째 책은 장대익 교수의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바다출판사, 2013)이다. '진화학자 장대익의 인간 탐구'가 부제. 저자의 단독저작으로는 <다윈의 식탁>(김영사, 2008) 이후에 오랜만에 나온 책이다. '과학저술가'로서의 역량을 가늠해볼 만한 책. 세번째 책도 오스트리아의 진화학자 프란츠 M. 부케티츠의 <도덕의 두 얼굴>(사람의무늬, 2013). 사회생물학적 맥락에서 쓴 도덕론이라고 소개된다. 저자의 책은 국내에 꽤 소개됐지만 특이할 만큼 인지도가 없다. 거의 대부분의 책을 구입해놓고 본격적으로 읽지 않은 나부터라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나머지 두 권은 한국사회에 관한 두 언론인의 책으로 골랐다. 네번째 책은 '해직기자 김종철의 젊은이를 위한 한국 현대언론사', <폭력의 자유>(시사IN북, 2013). "저자에 따르면 한국 언론 현대사는 폭력의 자유를 마음껏 누린 역사이다. 한국의 언론은 강자인 일본 제국주의와 군사 독재에 언론의 자유를 헌납하고 그 대가로 약자인 민중에게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한국의 언론은 권력과 대자본에 빌붙어 살아가다가 나중에는 스스로 권력의 일부가 되었다. 저자는 오늘날 조중동과 관영화한 방송들은 일제 강점기의 친일언론이나 박정희 정권 시절의 반민주언론과는 또 다른 차원의 ‘극악한 압제의 도구’로 변해버렸다고 본다." 지난해 KBS나 MBC 사태도 그렇고, 아직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한국일보 사태와 관련해서도 눈길을 주게 되는 책이다.  

 

그리고 마지막 책은 이용우의 <삼성뎐>(감고당, 2013). '전직 중앙일보 기자의 내가 겪은 삼성 이야기'다. "이 책은 1970년부터 삼십여 년간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한 저자가 직접 겪은 삼성과 중앙일보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는 중앙일보 영남취재본부장(제2사회부장)을 거쳐 영남총국장(편집부국장)까지 지내면서 삼성상용차 및 삼성자동차 설립 과정과 삼성의 노사문제 등 취재 외적인 문제까지 깊숙이 관여했다. 삼성의 해결사 역할을 자임했던 그가 풀어놓는 비화들을 통해 오늘날 삼성과 중앙일보가 어떻게 협력하며 성장해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철학자 피터 싱어가 쓴 동물운동가 헨리 스피라 평전
피터 싱어 지음, 김상우 옮김 / 오월의봄 / 2013년 7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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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 진화학자 장대익의 인간 탐구
장대익 지음 / 바다출판사 / 2013년 8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2013년 07월 20일에 저장
구판절판
도덕의 두 얼굴- 인간은 얼마나 많은 도덕을 감당할 수 있는가
프란츠 M. 부케티츠 지음, 김성돈 옮김 / 사람의무늬 / 2013년 7월
14,000원 → 13,300원(5%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2013년 07월 20일에 저장
절판

폭력의 자유- 해직기자 김종철의 젊은이를 위한 한국 현대언론사
김종철 지음 / 시사IN북 / 2013년 7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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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은 앤서니 보개트의 <무성애를 말하다>(레디셋고, 2013)이다. '모성애'가 아니라 '무성애'(asexuality)다.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그리고 무성애.

 

 

일단 주제부터가 눈길을 끄는데, 역자 임옥희 교수에 따르면 무성애가 특정한 성 범주로 등장한 것은 2000년부터라고 한다. 데이비드 제이란 인물이 선구적인 역할을 했는데, '무성애'를 검색하면 아메바밖에 안 나오던 시절에 무성애 웹 사이트를 만들고 무성애 교육 네트워크인 '에이븐'을 창시하는 등의 활동을 펼쳤다. <무성애를 말하다>의 저자 앤서니 보개트는 무성애를 포괄적으로 연구한 캐나다의 성 과학자로 무성애 연구에 있어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다. 소개는 이렇다.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무성애 연구의 ‘아버지’ 앤서니 보개트가 현대 사회에 등장한 또 다른 성애인 무성애를 고찰한 책이다. 세계 최초로 현대 무성애를 다룬 이 책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서야 수면 위로 떠오른 무성애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본다. 또, 실제 무성애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 이를 통해 무성애를 쉽게 설명해 준다.(...)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무성애의 정의부터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무성애를 말하다>는 무성애에 관한 탁월한 입문서이자 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관점에서 성애를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뭔가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 양서라면 거기에 딱 맞는 책. '무성애자'가 궁금한 분은 지금 바로 검색해 보면 된다. 위키피디아에는 이런 정보도 들어 있다.

영국에서 1만 8000명을 조사한 결과, 약 1%인 180명 정도가 무성애자로 판명되었고,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전 세계 인구의 1%인 7,000만명이 무성애자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또한, 백인과 대비 되는 유색 인종들이 무성애자일 가능성이 높고, 종교적 신념이 강한 사람들이 무성애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무성애를 물론 진화적 본성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본성의 오작동이거나 문화적 적응으로 보는 게 진화심리학적 입장일 것이다. 이런 쪽으로도 앞으로 관련서가 더 나오면 좋겠다. 한 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무성애를 말하다>에 참고문헌과 색인이 다 빠져 있다는 점이다. 원서에도 빠져 있을 리는 없을 테니 번역본에서만 누락된 게 아닌가 싶다. 새로운 분야를 처음 소개하는 책일수록 그런 정보가 요긴한데, 아쉽다...

 

13. 0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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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보예 지젝의 주저 <레스 댄 낫씽(Less than Nothing>(2012) 번역본이 드디어 출간됐다. 제목이 <헤겔 레스토랑>, <라캉 카페>(새물결, 2013). 분량상 두 권으로 분권돼 각기 다른 제목이 붙여졌다(책값은 원서와 비슷하다). 처음 검토중이라는 번역본의 제목을 듣고, 귀를 의심했지만 결국은 그렇게 낙착된 모양이다.

 

 

원제를 옮기긴 어렵겠지만, 이 묵직한 철학서를 제목만 소프트하게 비꾼다고 해서 독자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부제대로 <헤겔과 변증법적 유물론의 그림자>로 가든가 <헤겔의 유산> 같은 제목이 어땠을까 싶다. 

 

 

아무려나 제목과 무관하게 8월에 땀흘리며 읽어야 할 책 하나가 늘어났다. 지젝도 곧 방한한다고 하는데, 출간과 맞물려 행사라도 갖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기대를 갖고 있는 지젝의 올 예정작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기>(폴리티, 2013)다. 한국어본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궁리, 2012)의 영어판. 인디고 연구소에서 기획하고 류블랴나까지 직접 찾아가서 인터뷰한 책인데, 편집은 한국어판과 다르다고 들었다. 근간 예정으로는 R. 버틀러의 <지젝 사전>도 궁금한 책 가운데 하나.

 

 

개인적인 필요 때문에 <헤겔 레스토랑, 라캉 카페>와 같이 읽으려고 하는 책은 <시차적 관점>(마티, 2009)이다. 부분적으로는 세번째 읽는 게 된다. 지젝-헤겔-라캉과 씨름하다 보면 가을이 코앞에 와 있겠다...

 

13. 0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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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시사IN(304호)에 실은 북리뷰를 옮겨놓는다.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서평을 쓴 것도 잊어먹고 있었다. 장 지글러의 <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갈라파고스, 2013)를 읽고 쓴 것이다. 국내에 소개된 책 가운데서는 가장 먼저 쓰인 것이니 '장 지글러의 기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시사IN(13. 07.16) 부패의 성소 스위스 은행

 

대표적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한국인 명단이 <뉴스타파>를 통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소문만 무성하던 ‘검은돈’의 실체가 온전히 드러나게 될지, 그래서 ‘지하경제 양성화’의 전기가 마련될지 궁금하다. 물론 버진아일랜드에 한국인이 은닉한 재산이 드러난다고 해도 전모가 될 수는 없다. 흔히 말하듯 ‘스위스 은행의 비밀계좌’가 밝혀지기 전에는 말이다. ‘조세피난처의 원조’라는 오명을 덮어쓰고 있는 스위스 은행의 실상은 어떤 것일까. 때마침 궁금증을 풀어줄 책이 출간돼 단숨에 읽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뉴시스</font></div>6월3일 <뉴스타파>가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한국인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같은 베스트셀러 저자로 우리에게 친숙한 장 지글러의 <왜 검은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갈라파고스)는 1990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출간된 책이다. 국내에 소개된 그의 책 가운데 가장 먼저 쓰인 것이다. 그렇다고 ‘지나간 얘기’를 다룬 건 아니다. 저자가 한국어판 서문에 적은 바에 따르면 “오늘날에도 스위스는 여전히, 아니 예전보다 훨씬 더 노골적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효율적인 조세 천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2013년 현재에도 전 세계 역외 재산의 3분의 1 이상이 스위스 은행들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니 놀랄 만한 수준이다. 인간이 거주하는 면적의 불과 0.15%를 차지하고 세계 인구의 0.03%가 사는 이 작은 나라가 1990년 기준으로 세계 2위 금융시장, 세계 1위 금시장, 세계 1위 재보험시장이라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하지만 엄청난 자산 규모를 자랑하는 스위스 은행들의 비밀은 그들이 합법적 거래를 통해 오가는 깨끗한 돈뿐 아니라 회색 돈과 검은돈까지 다룬다는 데 있다. 물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검은돈이다. 스위스 은행들은 해마다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받아들여 은닉하고 ‘세탁하며’ 재투자한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1934년에 제정된 은행비밀법 때문이다. 마약조직의 범죄 자금부터 부패한 권력자들의 불법 정치자금까지 온갖 검은돈이 스위스 은행으로 몰려드는 이유다.

‘조국의 배신자’ 욕 먹으며 쓴 책
일례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필리핀의 독재자 마르코스 일가가 크레디 스위스를 비롯한 스위스 은행 40여 곳에 예치한 돈은 무려 15억 달러(약 1조7120억원)에 달했다. 이런 엄청난 규모의 국부를 국외로 유출하는 데는 복잡한 전략과 수완이 필요했는데, 마닐라에 파견돼 있던 스위스 은행가들은 1968년 이후 거의 모든 시간을 독재자의 장물을 빼돌리는 데 매달려야 했다. 아예 자금 이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마르코스는 1978년부터 크레디 스위스의 간부를 취리히 주재 필리핀 영사로 임명했다고까지 하니 뻔뻔함의 극치다. 바로 이런 일을 합작해온 게 스위스 은행의 맨얼굴이다.

탐사 저널리즘을 방불케 하는 저자의 ‘보고서’를 채운 정서는 통탄과 분노다. 연방 법무부에서 일하며 자금세탁방지 법안을 준비하던 법률가가 자금 세탁으로 악명 높은 은행의 법률 자문으로 취업하는 게 스위스의 현실이라면 어찌 통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스위스 연방의회 의원이었던 저자는 이 책으로 ‘조국의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으며 의원의 면책특권을 박탈당하고 생명의 위협까지 받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시민의식의 봉기와 항거를 말하는 그의 분노는 쩌렁쩌렁하다. “시민의식의 봉기는 스위스 은행 비밀이라는 치명적인 제도를 대번에 쓸어버릴 것이다.”

 

13. 0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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